토니오 크뢰거 / 트리스탄 /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
토마스 만 지음, 안삼환 외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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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만 : 1875년 북독일 Hansa 도시 뤼베크에서 출생, 195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망
1929년 노벨 문학상 수상, 20세기 초반의 가장 위대한 독일 소설가.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1891년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짐
쇼펜하우어, 바그너, 니체에 심취했으며 1898년 <키 작은 프리데만씨를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섬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인 1918년에 논문집 <비정치적인 사람의 관찰>이라는 600쪽이 넘는 논문에서 세계대전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나 이후에는 민주주의와 시민계급을 옹호하게 됨
1933년 <리하르트 바그너의 고난과 위대함>이라는 해외 강연 중 히틀러의 집권으로 신변 위협을 느껴 귀국을 포기하였으며 1936년에는 독일 국적을 포기하고 1938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함 
1952년 스위스로 거처를 옮겼으며 1955년 취리히에서 사망함.
* 하인리히 만 : 토마스 만의 형, 1971년 뤼베크에서 출생,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 
<어느 가정에서>로 작가 활동을 시작, 보수 성향의 월간지 발행, 1933년 3월 베를린을 떠나 니스로 향한 후에 독일에 돌아오지 않았다. 나치 독일이 유대계이며 좌파인사였던 그의 시민권 박탈, 히틀러가 프랑스를 점령하자 스페인으로 피신했다가 리스본을 거쳐서 미국으로 망명
동생인 토마스 만과는 정치성향이 달랐으며, 하인리히 만은 에밀 졸라에 관한 에세이를 쓰면서 동생의 정치관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이로 인하여 형제간의 사이는 안 좋았으나 나중에 하인리히 만이 병에 걸리자 토마스 만이 문병을 오면서 형제간의 화해가 이루어졌다.
하인리히 만은 토마스 만의 자녀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히했다. 그 이유는 토마스 만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치밀한데 반하여 하인리히 만의 성격은 활발하여 인맥이 넓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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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의 대표작인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을 읽기 위해서 구입한 책이 민음사의 <토니오 크뢰커, 트리스탄,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이다.
이 책에는 토마스 만의 작품 8편이 실려 있다.

그중의 첫 번째 단편인 <토니오 크뢰커>는 토마스 만의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인 토니오의 아버지는 공직을 겸한 대상인으로 도시 전체에서 가장 훌륭한 저택을 가졌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했으나 아버지의 사망 후에 남미 출신의 어머니는 재혼을 하고 아들 곁을 떠나면서 고독하고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된다.
토니오가 사랑하는 친구로는 한스 한젠이 있다. 목재 적재장을 소유한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승마와 수영을 즐기는 우등생이다. 토니오는 시를 쓰고 바이올린을 켜지만 이미 그의 집은 아버지의 사망으로 몰락했다. 
거기에 의사 딸인 잉에브르크 홀름은 의사 딸로 토니오가 16살에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말을 할 정도이지만 그에게 다가가지는 못한다. 한스와 잉에브르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의식이 강한 토니오는 더 이상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를 못한다. 시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웃 사이더가 된다. 그래서 토니오는 고향을 떠난다. 
고향에서의 삶은 부유한 계층의 화려함이 있으나 현재의 토니오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ㅓ 토니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길을 택한다. 그에게 작가란 소외된 자아이며 고독한 예술가의 숙명이다. 
토니오는 그곳에서도 어떤 예술인 그룹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외톨이가 된다. 화가인 리자베타에게 '길 잃은 시민'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어느날, 토니오는 리자베타의 곁을 떠나 1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간다. 자신의  저택이 있던 곳을 돌아보기도 하고, 다시 코펜하겐으로 헬싱키로~~~
어느날, 한스와 잉에브르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 너희들을 잊은 적이 있었던가?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니, 결코 없었다! 너 한스도 잊은 적이 없고, 너 금발의 잉에도 결코 잊은 적이 없어! 정말이지 내가 작품을 써서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너희들이었어. 그리고 내가 박수 갈채를 받을 때, 난 남몰래 내 주위를 살펴보곤 했지, 그중에 너희들이 참석해 있나 하고, 한스 한젠, 네 집 정원 문 앞에서 약속한 대로 이제 <돈 카를로스>를 읽었니? 읽지 마라! 난 너한테 그것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 외로워서 우는 왕이 너한테 무슨 상관이겠니? 넌 우울한 시 나부랭이를 보다가 네 밝은 눈을 흐리게 하거나 어리석은 꿈에 잠기게 해서는 안 된다. (...)"
이 문장 뒤에는 사랑했던 잉에에게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절절히 이어진다. 아마도 토니오의 속마음이 여기에서 폭발하는 듯하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속 마음을 내뱉는 토니오는 자신의 정체석의 혼란으로 부터 해답을 얻게 되고 리자베타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신은 이제 시민적 사랑을 지닌 예술가의 길을 걷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적인 것, 생동하는 것, 일상적인 것에 대한 (...) 시민적 예술가의 모습을.
" 내가 지금까지 이룩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니고 별로 많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리자베타. 나는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약속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바다의 물결 소리가 내게까지 올라옵니다. 그래서 나는 눈을 감습니다. 그러면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림자처럼 어른거리고 있는 한 세계가 들여다 보입니다. 그 세계는 나한테서 질서와 형상을 부여받고 싶어 안달입니다. " (p. 117)
<토니오 크뢰커>와 함께 '삶과 죽음, 시민과 예술가, 정신과 삶이라는 이원성을 거듭 대결시킴과 동시에 조화를 모색하는 작품으로는 <트리스탄>이 있다. 두 작품은 비슷한 시기에 쓴 작품인데, <토니오 크뢰커>가 아름답고 서정적인 이야기라면 <트리스탄>은 시민성과 예술성의 또 다른 변주라고 할 수 있다. 시민적 인간과 예술적 인간의 특징을 객관적이고도 반어적으로 묘사했다. 두 작품 모두, 토마스 만의 시민적 세계와 관능적,예술적 세계 사이의 갈등을 나타낸 소설들이다. 

<타락>
은 토마스 만이 아버지의 사망으로 집안이 몰락하자 가족들이 뮌헨으로 이주를 한다. 거기에서 토마스 만은 보험회사에 근무하게 되는데, 그당시 19살에 쓴 최초의 단편소설이다. 
여성 라우베, 의학 박사 젤텐, 마이젠베르크, 나. 이 네 사람이 모인 가운데, 젤텐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준다. 자신이 이 정도는 소설로도 쓸 수 있다고 말하면서.
말하자면, 소설 속의 소설, 액자소설 형태이다.  순진무구한 의대생이 여배우에게 마음을 빼앗겨 첫사랑을 하게 되는데, 그의 순수한 마음과는 달리 그녀에게 늙은 애인이자 후원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순수한 첫사랑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르지만 마지막 장면에서의 황당함이 의대생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주 진부한 이야기같으면서도 애틋한 마음이 엿보이는 사랑 이야기. 
"청년 작가 토마스 만의 반어적 기법이 돋보이며, 후일 토마스 만의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에로틱한 요소도 이 작품에서 이미 그 싹이 엿보이고 있다. " (p.583)

<행복에의 의지> 
몸이 약한 화가 파올로는 사랑하는 아다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의 부모가 파올로의 건강을 이유로 청혼을 거절한다. 홀연히 떠난 파올로에게 아다는 자신이 그를 기다릴 것이라는 뜻을 전하고자 한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후에 이미 아다의 마음을 알고 있던 파올로는 아다와의 결혼을 허락받는다.
그러나 신혼 첫 날 밤에 파올로는 죽는다. 그동안 파올로는 몸은 약하지만 정신력으로 죽음을 눌러 왔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가 그토록 오랫동안 죽음을 눌러 놓을 수 있었던 것, 그것은 의지, 행복에의 의지, 오로지 그 힘때문이 아니었을까? 행복에의 의지가 충족되었을 때 그는 투쟁도, 저항도 할 수 없이 죽어야만 했다. 그는 더 이상 살아야 할 구실이 없었던 것이다. " (p.p. 284~285)

<키 작은 프레더만 씨> 

프레더만은 생후 한 달이 채 안 돼서 기형아가 된다. 보모가 술에 취해서 프레더만을 아기 탁자에서 떨어 뜨렸기 때문이다. 곱사등이가 된 프레더만은 16살에 연정을 품은 소녀가 있었으나 그녀가 어떤 청년가 있는 것을 본 이후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 이런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과 기쁨을 베풀지만, 내게는 언제나 원한과 고통만 안겨 줄  뿐이야 " (p. 291)
그는 자신만의 행복을 음악을 사랑하고, 시를 음미하고 소설이 지닌 분위기에 심취하고 연극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행복과 교양을 쌓아간다. 
" 이제 30년이 지났군. 아마 아직도 한 10년이 남았겠지, 아니 20년이 남았는지도 모르지, 하느님만이 아실거야. 다가오는 날들도 흘러간 세월이 그랬던 것처럼 고요하게 와서는 소리 없이 흘러가겠지, 난 평화로운 마음으로 다가오는 날들을 기다리고 있어." (p. 296)
그러던 어느날 그 지방에 육군 대령 폰 린링엔이 부임하게 되는데, 린링엔 부인의 거만한 모습....
그녀의 가족 초대에도 가지 않을 정도로 절제된 삶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그녀를 찾아가게 된다. 프리데만은 그동안 절제되어 왔던 감정을 린링엔 부인에게만은 과감하게 풀어 버린다.
그러나 그것은 프레더만의 착각이었다.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길을 택한다.
이 소설은 초기의 작품이지만 프리데만의 내면을 선명하게 묘사라고 있다. 아웃사이더의 슬픈 체념, 그리고 체념한 자의 금욕적 평화가 잘 그려져 있다. 마지막의 린링엔 부인에게 향하는 마음도, 그것은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알게 된 부끄러움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더욱 마음 아픈 작품이다. 

<어릿광대>

이 작품은 1897년, <키 작은 프리데만 씨>는 1898년 작품으로 토마스 만의 초기 작품의 성향을 엿 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의 예술가 기질을 희화해 놓은 작품으로 자전적 요소가 여과없이 많이 들어 간 작품이다.
토마스 만의 작품에서 주요 설정인 부유한 대상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부모의 사망으로 몰락하게 되는 것, 청년 시절 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을 떠난다, 주인공은 예술적 교양을 쌓는 것에 비중을 많이 두지만 그 이외의 인물들은 물욕을 더 중시한다 등의 설정이다. 이런 요소들은 토마스 만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려운 건 내가 계속해서 살고 먹고 자고 무슨 일인가를 하면서 점차로 바보처럼 '불행하고 우스꽝스러운 인물' 이라는 것에 익숙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맙소사, 누가 이것을 생각이나 했을까, '어릿광대'로 태어난 것이 이처럼 절망적인 숙명이며 불행이라는 것을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p. 379)

<트리스탄>은 '아인프리트 요양원'에서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 요양원은 폐질환 전문병원이면서 부유층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날 클뢰터얀 부인은 기관지 질환으로 입원을 하게 된다. 그의 남편은 사업이 날로 번창하는 부유한 상인이다. 작가 슈피넬도 요양원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아름다운 여인인 클뢰터얀 부인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슈피넬은 클뢰터얀 부인이 자신의 이름도 남편 이름을 따르고 결혼 전에는 피아노도 치고 예술적인 생활을 했는데, 현재는 남편의 부르조아 욕망에 갇혀 사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슈피넬은 평소에 진정한 삶의 의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예술적 활동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느날, 요양원 사람들이 눈썰매 놀이를 가게 되면서 몇 사람만이 요양원에 남게 된다.
그날, 슈피넬과 클뢰터얀 부인이 단 둘이 남게 되는데, 대화를 하던 중에 부인은 예전에 아버지는 바이올린을, 자신은 피아노를 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슈피넬이 피아노 연주를 부탁하자 거절하던 클뢰터얀 부인은 피아노를 치게 되는데, 피아노 위에 있던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이다. 그리고 연거푸 몇 곡의 연주가 계속된다. 
슈피넬과 클뢰터얀은 예술적 교감을 하게 된다. 슈피넬은 예술적 소양을 가지고 있는 클뢰터얀 부인이 남편의 속물적인 돈에 대한 욕망으로 억압당하고 그로 인하여 시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편지로 써서 보낸다. 
그리고 그 편지를 들고 나타난 클뢰터얀과 슈피넬은 격론을 벌이게 되는데....
갑작스러운 병의 악화로 아름다웠던 클뢰터얀 부인은 세상을 떠난다.
현실적이고 무력하지만 예술적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 슈피넬
예술과는 상관이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야비하지만 당당한 클뢰터얀
이 두 사람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토마스 만의 소설의 특징이기도 한 시민적인 세계와 관능적, 예술적 세계와의 갈등이 잘 나타난 단편소설이다. 
아마도 이 작품은 토마스 만이 존경하는 음악가가 바그너였기에 그의 작품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고 생각된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은 베네치아에서 구스타프 말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의 주인공 이름은 구스타프 아셴바흐이다. 그는 '프리드히의 소설'의 작가로 귀족의 칭호를 받은 명예로운 시민 계급이다. 아내가 일찍 세상을 떠나서 결혼생활은 시한부의 짧은 행복이었다.

결혼한 딸이 있는 성공한 노년의 작가이다. 그는 어떤 활력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뮌헨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여행길에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발생하지만 그는 미지에 대한 동경과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 해방되고자 했던 충동을 여행지에서 만끽하고자 한다.
그런데, 베네치아에서 그리스 조각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미소년 타치오를 보게 된다. 그의 여행은 타치오를 쫒아 다닌다.  플라톤적인 사랑?, 동성애?
아마도 구스타프 말러의 동성애적 성향 그리고 토마스 만의 소설에도 등장하는 동성애 그런 감정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베네치아에는 이상한 소문들이 돌게 된다. 전염병이 돌고 있으나 당국에서는 이를 비밀에 부치고...
많은 사람들이 베네치아를 떠나지만 구스타프 아셴바흐는 타치오의 모습을 찾아 해변을, 호텔을 서성거린다. 결국에는 해변가에서 그림을 그리는 타치오를 바라보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여기에 소개하지 않은 작품으로는 <마리오와 마술사>가 있다.  이렇게 토마스 만의 단편 8작품을 읽으면서 그의 문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러나, 이런 고전을 읽지 않는 독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요즘 작가들의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에 비하여 토마스 만을 비롯한 19~20세기 초중반의 작가들은 내면적인 묘사 또는 유려한 문장에 집중하는 경향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전적 설정이 이 작품 저 작품에 나오는 것도 AI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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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크기
서귤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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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귤의 첫 번째 책인 <책 낸 자>에서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는 과정이 소개되는데, 그 책에서 출판할 책의 스토리가 바로 <고양이의 크기>이다.
작가는 회사원이며 퇴근 후에는 책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한다. 야근도 있고, 회식도 있고 그렇지만 책을 출판하겠다는 생각에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작가는 '쭈쭈'라는 9년 2개월된 삼색 냥이와 '마노'라는 8살로 추정되는 2마리의 고양이를 기른다. 
어느날 삼색냥이는 갑자기 3m정도의 커다란 고양이로 변해 버린다. 그 정도의 고양이는 집에서 기르기란 쉽지 않다. 잠 잘 때에 코고는 소리로 동네 민원에 집에서 나와 모텔로 가지만 거기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던 중에 고층 건물에서 뛰어 내리려는 술주정뱅이 아저씨를 구하면서 매스컴을 타고 인터뷰를 하고...그러나 이런 좋은 일도 잠깐, 다시 문제를 발생하게 되어 골칫거리가 된다. 



이건 내가 책을 보면서 그림을 보고 생각한 이야기이고, 책 속에는 그림만 있을 뿐 단 한 마디의 지문도 나오지 않는다.그런 그림만 보고 독자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꾸며 나가면 된다. <책 낸 자>에서는 흑백 만화였는데, <고양이의 크기>는 고양이의 모습에만 색이 칠해져 있고 모든 그림은 흑백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것은 인물의 얼굴은 얼굴 윤곽만 있을 뿐 눈, 코, 귀, 입 등을 그려 넣지 않았다.



그런데, 책의 내용에 공감이 간다.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끝까지 지켜 주지 못한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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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낸 자
서귤 지음 / 디자인이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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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한 작품, 한 작품 골라서 읽게 되는데, 서귤의 작품도 그런 의미에서 차례 차례 읽게 된다.
<판타스틱 우울백서 : 2019년>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말하기 꺼려 하는 우울증 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읽게 됐고, 그 이야기 이전의 작품인 <환불불가여행 : 2018년>을 읽었다. 아주 짧은 이야기이고 만화이기에 부담감없이 읽게 됐는데, 차츰 서귤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가서 4권의 책을 또 읽게 됐다.
<책 낸 자 : 2017년>은 서귤의 첫 번째 책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기에 직장을 다니면서 독립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내 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한 권의 책이 출간되는 과정을 그대로 담은 책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게 된다. 
한 권의 책이 독자들에게 오게 되는 과정은 초보 작가에게는 힘겨운 일이지만 '책만들기 워크숍'을 통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작업을 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낼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인데, 작가는 두 마리의 반려묘를 사랑하기에 삼색냥이 쭈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책 제목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 드디어 <고양이의 크기 >라는 제목과 함께 한 컷, 한 컷 만화를 그려낸다.그렇게 4컷짜리 만화에는 이야기가 담긴다. 이 이야기는 <책 낸 자 : 2017년 11월>가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고양이의 크기 : 2018년 2월>에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된다. 
나는 이미 <고양이의 크기>를 먼저 읽었기에 서귤 작가가 <책 낸 자>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책이 출간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이 있다. 
독립출판을 위한 워크숍에서 많은 정보와 함께 책의 스토리 만들기, 원고가 완성되면, 인쇄, 유통까지 작가가 직접 뛰어 다니면서 해야 한다. 



독자들은 별 생각없이 대하는 책의 크기, 책의 종이 두께, 색 등도 직접 결정해야 한다. 초판은 몇 부를 찍어야 할까, 얼마의 가격을 매겨야 수지타산이 맞을까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출간하는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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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불가 여행
서귤 지음 / 디자인이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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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귤의 책 중에 두 번째 읽은 책은 <환불불가여행>이다. <환불불가여행>은 2018년,  <판타스틱 우울백서>는 2019년에 출간됐다. 아마도 <환불불가여행>에서 서귤은 처음으로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을 잠깐 언급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쓴 책이 <판타스틱 우울백서>이다. 
책제목만을 얼핏 보고는 여행사의 횡포로 여행중에 있었던 일에 대한 환불을 못 받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아니고, 서귤은 회사를 5년 다니고 2주의 휴가를 받는다. 휴가를 이용해서 이탈리아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혼자 해외여행이 그리 쉽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비행기표, 호텔 모두 환불불가로 예약을 한다.



그리곤, '혼자 잘 갈 수 있을까?', ' 안 가면 안 될까'...드디어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고 14일간의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탈리아 여행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어린이 책방 찾아가기, 공원 산책하기, 수상버스 타기, 맛있는 음식 먹기.
두렵기만 했던 여행은 한국에 돌아 오는 순간, 다음 여행을 생각한다. 부록으로는 14일간의 여행일정이 담겨 있다.
아! 이탈리아 가고 싶다. 너무 오래돼서 기억 조차 가물거리는 이탈리아의 여러 곳들
그래도 그때의 추억이 새록 새록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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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우울백서 - 서귤의 정신과 치료일기 후룩문고 2
서귤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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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우울백서>는 작가 서귤의 정신과 치료일기이다. 서귤은 작가가 귤을 너무도 좋아해서 자신이 붙인 이름이다. 작가는 회사원이지만 퇴근한 후에는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거나 글을 쓴다.
작가에게는 가족 외에 반려묘 2마리가 있다. 작가 소개글에는 '고양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회사에 다닌다. 퇴근하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작가는 전 남친과 헤어질 때에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과정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요즘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그 사람을 우리들과 뭔가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을 밝히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용기가 필요하다고 할까....
특히, 회사에서 파리로 출장을 가게 되는데, 혼자 가기가 힘들어서 회사 동료와 동행을 하게 되고, 마지막 이틀은 혼자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처음에는 숙소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바깥으로 나가게 되니 혼자서도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다닐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이런 과정이 바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두려움 없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닐까...
" 의사 : 부모님의 생각과 감정은 부모님거예요. 서귤씨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부모님의 문제죠"
" 서귤 : 그걸 속단하는 것은 무례한 것이예요. 존중하고 지켜보고 내버려두세요. 상대의 감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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