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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 100만 달러
너새네이얼 웨스트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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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작가들의 작품은 그의 작품 스타일이나 문체를 가늠할 수 있기에 처음부터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어느 정도의 책읽기가 이루어져야 적응이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거금 100만 달러'의 작가인 '너새네이얼 웨스트'가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한다. 생판 들어보지도 못한 작가이기에, 그리고 그의 작품세계가 남다르고 작가 특유의 문체와 그로테스크함. 그리고, 풍자의 은유까기 겹쳐지기 때문이었다. 또한, 신화, 종교, 문학,예술을 망라한 인용은 어느정도의 식견을 동반하여야 책읽기가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줄거리야 모르겠냐만은 작품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와 풍자적 은유를 찾기위해서는 작가의 프로필이나 작품세계, 옮긴이의 말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이 '너새이얼 웨스트'의 작품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너새이얼 웨스트'는 살아있을 때는 그의 작품들이 별로 각광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37살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죽었기때문에 남긴 작품도 -'발소 스넬의 몽상' '미스 론리하트' '거금 100만 달러' '메뚜기의 하루' - 4작품뿐이다. 그는 미국인이지만 대학 졸업후에 프랑스에 머물면서 미국의 사실주의가 아닌 프랑스의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영향을 받아서 첫작품인 '발소 스넬의 몽상'(1931)을 썼고, 그가 죽은후에 프랑스에서 '미스 론리하트'가 출간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해서 그의 작품이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 문학평론가는 '너새네이멀 웨스트'를 '피츠제럴드' '헤밍웨이'와 함께 20C 미국문학의 3대 봉우리라고 했다고 하니 작가의 천재적 작품세계를 1930년대에는 이해하기란 너무 난해하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너새이멀 웨스트'의 작품 '거금 100만 달러'와 '발소 스넾의 몽상'이 실려 있다. 



'거금 100만 달러' 작품도 사전 지식을 가지고 읽으면 그 작품의 풍자적 요소들을 쉽게 찾아내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1930년대의 미국 사회의 병폐를 17살의 레뮤얼(렘)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낡고 오래되었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렘의 집이 그 집을 탐내는 인테리어 업자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채무관계가 이루어지게 되고, 대출금을 내지 못하자 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미망인인 엄마를 대신해 이 집을 찾기 위해 마을 은행에 들린 렘은 그 은행의 소유자인 전직 대통령의 권유로 돈을 벌기 위해서 꿈의 도시 뉴욕으로 향한다. 그런데, 과연 뉴욕은 그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곳일까?

렘의 시련은 뉴욕행 기차에 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엉뚱한 사건에 얽혀서 감옥에 가고, 감옥에서는 느닷없이 치아를 모두 뽑아버린다. 그리고, 계속되는 악운에, 불운에. 모든 나쁜 단어는 총집합해도 좋을 정도로 깨지고, 터지고~~~
작가는 꿈을 찾아 가는 17살의 어린 소년에게서 얼마나 많은 것을  빼앗아야 할까? 어디까지 망가뜨려야 되는 것일까? 치아, 눈, 다리..... 그밖에 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한 시련이 소년을 힘겹게 만든다. 그런데, 독자들이 느끼는 것과는 다르게 소년의 태도는 자신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셰크포크'의 행동은 마치 '돈키호테'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변호사 '슬렘프'의 행동은 지식인의 모습과는 딴판의 모습이고, 불을 끄는 소방대원은 나태하고 화재난 집의 값진 물건에 손을 대고, 그 집의 소녀를 성폭행하기도 하고. 수시로 나오는 경찰은 폭력을 일삼고. 그야말로 요지경 세계.
'앨저'가 말하는 '아메리카드림'과는 대조적인 세상이니, 작가는 이런 미국사회와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하기 위햐여 '앨저'의 작품의 모든 장치들을 의도적으로 차용하기로 하였나보다. 그런데, 이 정도의 불우한 '렘'의 삶이 그려진다면 끔찍하다 못해, 나중에는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풍자적 미'(옮긴이의 말 중에서)가 그대로 엿보이게 되는 것이다

'발소 스넬의 몽상' 은 그야말로 '몽상' 그자체이다. 처음 이 작품을 대한 느낌은 '도대체 뭔소리야?' 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다. 생소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라고나 할까? '그로테스크' - 이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일 것이다.
작가가 프랑스에 머물면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영향을 받아서 쓴 작품이다. 시인인 '발소 스넬'은 트로이목마의 안으로 들어간다. 말하자면 목마의 내장속이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내미는 작품이나 편지들을 읽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내용이다. 즉, 꿈(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특징은 신화, 종교, 문학, 예술가, 문학가, 작품 등 문학적 인용이 거침없이 작품속에 나온다는 것이다. 그 인용이 왜 그 문장속에, 내용속에 필요한지를 알려면 어느 정도의 식견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면 '발소'가 목마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안내인인 '말로니'는 성푸기의 전기를 쓰는 사람, 10대 소년인 '존길슨'은 도스토엢스키 양식의 범죄일지를 적어 나가는 아이, '맥기니'는 새뮤얼 퍼킨스의 전기 작가. 그녀를 배신한 남편을 죽여달라는 곱사등이 여인 '제이니'. 그녀는 남편이 보낸 편지를 발소에게 보여준다. 이들은 아무런 연관성도 없을 것같은 인물들이고, 그들의 이야기 역시 어떤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은 청중을 애타게 찾는 작가들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예술가의 고뇌를 가진 사람들. 현실과 소통하지 못하는 예술가의 고민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작가인 '너새네이얼 웨스트'가 세상에 외치고 싶은 이야기들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와같이 '너새네이얼 웨스트'의 두 작품은 모두 풍자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풍자소설보다도 더 풍자속의 의미를 깊게 각인시켜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어떤 소설가보다도 더 독특한 문체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930년대의 독자들에게는 아무래도 '너새네이얼 웨스트'의 작품을 이해하기엔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당시와는 많이 달라지고 새로워진 문학사조속의 21C 에도 실험적 정신이 엿보이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사이에서 낯익은 작가들의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때론 '너새네이얼 웨스트'처럼  모르고 있었던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그 작가를 알게 되고, 그의 작품세계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나머지 두 작품은 어떤 작품들이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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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2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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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올림픽'
내 기억속의 첫번째 올림픽이다. 그리곤 우리나라의 '88 올림픽'만이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다. 어릴적의 느낌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떠들석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호기심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그럴만도 했었던 것같다. 도쿄는 1940년에 제 12회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이 되었는데, 일본의 중국 침공으로 인하여 국제사회의 비난이 많았으며,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자 취소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후 19년만에 얻어진 올림픽 개최지였으니 일본 정부는 올림픽의 정신보다는 일본을 국제 사회에 좋은 이미지로 남기고 싶은 의도가 다분히 들어가 있는 정치적인 올림픽이었던 것이다. 또한, '도쿄 올림픽'에 얽힌 이야기로는 로마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에티오피아의 '아베베'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도 마라톤에서 올림픽 최고기록으로 마라톤 2연패를 차지했다. 그런데, 아베베는 로마 올림픽에서 맨발로 뛰어서 '맨발의 아베베'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그리고 '올림픽의 몸값2'의 내용중에 북한 선수단이 올림픽 직전에 출전을 하지않고 돌아가는 내용이 있는데, 그때에 북한 800m 선수인 신금단선수와 한국의 아버지와의 만남이 결렬되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많은 이야기를 담았던 '도쿄 올림픽'은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이었으며,일본인 모두의 희망이고 열광적인 기대속에 개막식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올림픽 경비 총책임자인 스가 슈지로 경시감의 말이 담긴 신문기사 내용에는

경비력은 국력이다. 일본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p17)
바로, 일본정부나 경찰이 원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문명도가 의심받는 것이다. 서양인들에게 '노란 원숭이'라고 비웃음 당하는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맺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통 일에 지쳐서 합숙소에서 필로폰을 맞아가면서 올림픽관련 각종 공사에 동원되고 있는 노동자속의 구니오는 이런 생각을 한다.
도쿄만 느닷없이 근대도시로 얼렁뚱땅 꾸며놓고 도대체 무엇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는 것인가. (p17)
일본 사람 모두가 인정하는 수재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는 '도쿄대' 경제학부 대학원생인 구니오. 그 누가 보아도 전도유망(前途有望)한 청년 구니오.
그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테러리스트로 변신하는 것이다. '올림픽의 몸값'을 요구하는 것이다. 누가 보아도 무도하기만한 행동. 그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행동. 나는 장래가 촉망되고 지적 능력을 갖춘 엘리트 청년의 변해가는 모습이 안스러웠다. 노동에 지쳐서. 필로폰에 찌들어서. 공사장 먼지를 뒤집어 쓴 구니오가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언제나 아버지와 같은 '무라타'가 함께 하고 있었다. 전쟁의 마지막날에 아내와 아들을 잃고, 소매치기로 전전하며 노숙을 일삼는 '무라타'가 있었다. 무라타에게 구니오가 아들처럼 생각되듯이, 구니오에게도 무라타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구니오 출생의 아픔 기억. 아버지의 사랑을 미처 받지 못한 청년의 쓸쓸한 모습. 그런 구니오에게 무라타는 단순한 이해관계로 함께 행동하는 것이 아닌,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인 것이다. 그런데, 연쇄폭발사건이 일어나도, 국민들에게는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국주의시대를 막 벗어난 일본의 그당시의 실정이나, 민주주의가 꽃을 피웠다는 오늘날이나 정부는 최소한의 알 권리만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왜 이렇게도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일까?



이런 판국에도 국민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건 국가의 위신이 최우선이고 국민의 안전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p330)

허무하고 황망하기까지한 '천안함 침몰사건'과 함께 맞물리는 생각들이기에 더욱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을 읽을수록 '구니오'의 마음에 수긍이 가게 되었다. 형의 죽음에서 비롯되기는 했지만, 그것은 단순한 형의 죽음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닐 것이다. '구니오'가 마르크스 경제론을 전공하고, 룸펜프롤레탈리아를 자칭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부의 집중현상과 가난은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도 일조를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출생과 성장한 고향의 모습과 생활하고 있는 곳과의 괴리감도 작용을 하였을 것이며, '구니오'의 행동은 뚜렷한 가치관과 목표의식에서 출발하였음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무도 안하는 일. 인식(認識)조차 하지 못하는 일.
구니오는 그 일을 행동으로 실천한 것은 아닐까?
올림픽을 위해서 급조되는 건축물들, 서구적인 도시로 탈바꿈하는 도쿄,거짓되게 꾸며지는 모습들에서 국민들에겐 헛된 꿈만을 안겨주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는 행동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구니오'만이....
일본인 모두의 염원인 도쿄 올림픽의 성공을, 전세계에 자신의 조국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음을 알리고 싶은 일본인들 중에 단 한사람 '구니오'만이 그리고, 그를 도와주는 '무라타'만이 제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올림픽의 몸값1'의 리뷰에도 썼지만 '도쿄올림픽'이라는 한 사건을 몇 개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 구성이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두 시간대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도....
'구니오'의 과거시간의 구성과, '마사오'와 '다다시'의 현재시간의 구성.
그런데, 이 시간개념도 내용이 후반에 접어들면서는 시차가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흔히,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군대에 있는 젊은이들이 말한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구니오'의 행동이후에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경찰도. 마사오도. 다다시도. 요시코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저 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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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춤을 추자 - 우리춤 야호! 신나는 체험 시리즈 3
이야기꽃.김지원 지음, 이지원 그림, 김찬복 사진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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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들썩들썩, 발을 동동동. 이 세상에서 가장 신명나는 춤, 어떤 것에 구애받지 않고 내 멋에 겨워서, 내 흥에 취해서 추는 춤. 바로 그건 우리 춤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 들어서는 우리춤을 구경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같다. 아이돌 가수들의 춤이 유행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아이들도 그런 춤에 매료되고 그러다 보니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우리의 신명나는 춤이다.


'우리의 것은 좋은 것이여~~'라고 아무리 일깨워 준다고 해도, 우리춤의 본질을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 바로 이런 춤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야호! 춤을 추자'라고 생각된다.
'야호' 시리즈'는  '야호! 난장판이다'에서 우리의 場에 관한 이야기를.  '야호! 돈이다'에서는 화폐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이제 우리의 춤이야기로 다시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찾아 온 것이다.  '야호! 춤을 추자'는 춤의 기원에서 부터 어원, 그리고 춤의 종류,함께 따라하기 까지 다양한 우리춤에 관한 이야기를 체계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들려준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추었던 '궁중춤'
종교의식을 행하며 엄숙하게 진행되었던 '의식춤'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었던 '민속춤'
세계무대에서 한국춤의 아름다움을 더욱 승화시켰던 '신무용'
우리춤을 이와같이 4분야로 나누어서 설명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이 많이 접해본 춤은 1920년대 이후에 최승희에 의해서 발전된 신무용이 아닐까 한다. 궁중연회와 궁중춤의 우아함을 더욱 발전시킨 '화관무'나 화려한 '부채춤'을 우리들은 많이 보아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화려한 춤과 함께 서민들을 중심으로 추었던 '농악' '강강술래''탈춤' '병신춤' 그리고 '승무' '강강술래'' 살풀이' 등도 낯설지는 않은 춤들인 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우리춤의 설명후에 '어디 한 번 따라 해 볼까?' 라는 내용이 있어서 춤동작이나 숨쉬기, 표정까지도 그림과 함께 설명해 주기때문에 어린이들이 한 번쯤 따라해 볼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평소에는 우리의 춤에 대해서 등한시하다가도 체육대회때는 부모님들께 우리의 춤을 보여주곤 했었다. 방과후에 부채를 들고 땀을 흘리면서 연습을 하는 것이 때론 힘들기는 했지만, 고운 한복과 함께 펼쳐지는 부채 펼치지는 소리. 그리고 부채로 수놓았던 아름다운 꽃모양. 화려한 부채를 펼쳐서 나풀나풀거리기도 하고, 파도타기처럼 앉아다 일어섰다를 하기도 하고, 부채춤의 꽃중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소담스러운 원형의 꽃를 만들내면 부모님들의 박수소리는 공연장을 떠나갈 듯 우렁차게 들렸었던 그런 추억들이 생각난다. 한국적 곡선미를 한껏 살린 화려하고 아름다움 춤. 그것은 우리의 자연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의 춤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의 조상들이 '멋'을 중요시하였기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춤은 우리 민족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승화된 결정체이기도 하며, 춤 속에는 우리 민족의 살아온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서양의 문물에만 길들여지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우리춤의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야호'시리즈는 앞으로도 '야호! 놀자' '야호! 장담그기'가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그 또한 기대가 되는 것이다.
짧은 독서 시간이었지만,  '우리 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참 유익한 독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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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건축 - 꽤 인간적인 그래서 예술적인 건축 이야기
최준석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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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타워브리지를 가노라면 만나게 되는 시청건물은 참 특이하게 생겼다. 반구를 좀 다른쪽보다 크게 잘라놓은 것같은 건물이 기울듯이 비스듬하게 누우려고 하는 듯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영국의 건축가인 '노만 포스퍼'가 건축한 푸른색과 그보다 좀 옅은 색의 하늘을 향해 쏘아 올라가는 듯한 총알모양의 '메리액스 빌딩'이 자리 잡고 있다. 시청건물은 그 자체가 태양열을 받아 들이는  green bulding 인 것이다. 그런 건축물을 보고 떠오르는 예술적 단상들. 그런데, 나는 폭넓은 예술적 지식이 없기에 그저 경이로움과 새롭다는 느낌밖에 더 이상의 말을  꺼낼 수 없다. 그런데, '어떤 건축'의 최준석 건축가는 이런 건축물을 보면 영화속 한 장면이, 소설속의 장면이, 미술 작품이 머리에 떠오르고, 건축물과 그러한 이야기가 매치되어서 술술 글로 써지는 것이다.  

 

가우디 건축의 비잔티움 색채 파편들을 보면서 '클림트'의 '키스가 떠오르는 것이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보면 우아한 곡선과 순백의 살결과 같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가 생각이 난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너무도 많이 닮았음을 금새 알아 본다. 계동의 '공간' 사옥에서는 '르네마그리트'의 '전사술'이. 삼성동의 아이파크 타워에서는 '칸단스키'의 '무제'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연관성을 가지고 보면 너무도 이미지나 느낌이 닮아 있어서, 혹은 정말 그렇구나 하는 탄식을 자아낼 정도로 건축물을 바라보는 혜안이 느껴진다. 
 
 
10여년이 넘게 다양한 실무 건축가로 활동한 저자는

글로 짓는 건축이 콘크리트로 짓는 건축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가소개글 중에서)
'배움으로서의 건축은 건축 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역사와 철학, 정치와 사회현상과 밀접한 종합적인 학문이었다. ' (p5)
이책은 건축이라는 근엄한 성곽주변에 흩어진 소소한 이야기를 주워 담은 것이다. (5~6)

그가 그동안에 '건축'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상의 건축물에 담겨진 이야기를 너무도 박학다식하게 펼쳐 보여준다. 그 이야기들은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로, 영화이야기로, 미술작품 이야기로, 소설처럼 들려준다. 그렇다고해서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속에 건축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또한 담겨 있기에 건축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생소한 느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새롭고 재미있으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건축물을 보면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의 작품과 인물들의 이야기가지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그가 다양한 분야에 심취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건축당시에는 많은 비난과 가십거리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건축으로는 가우디의 작품들이 그런 것이다. 평생을  건축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는 구엘공원과 성가족 성당이라는 불멸의 작품을 남긴 것이다. 가우디에 의해서 깨어져서 붙여진 색색의 타일들에 의한 모자이크. 이것에서 바로 '클림트'의 '키스'를 연상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가우디와 클림트의 작품세계뿐만이 아니라 살아온 발자취까지 더듬어 주는 것이다.
  선유도 공원을 통해서는 골동을 존중하는 마음과 과거의 흔색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모습을. 그리고 겸재 정선의 그림속 '선유봉'이 바로 과거의 이곳이었음을 찾아내 주는 것이다.  프랑스 '롱샹 성당'의 전형적 성당의 모습을 뒤엎은 건축물을 보면서 그 지역 특성까지 꿰뚫어 본다. 그 유명한 에펠탑의 일화처럼 건축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다던 건축물이 지금은 건축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있는 사례들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건축가들의 기발한 발상들. 그리고 건축가들은 건축물을 통해서 후세대에까지 자신의 이름을 남겨 주는 것이다. 국내와 해외의 유명 건축물들, 특히 좀 특이한 건축물들이 이 책에는 많이 소개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제 거리속의 건축물들이 온갖 이야기들이 담겨져서 눈에 들어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소설속의. 詩속의. 사진속의. 미술작품속의. 아니면 자신들의 추억속의 한 부분이. 지나간 어떤 날들의 모습이.  건축물들과 함께 떠오르지는 않을까?
우리들이 그동안 무심하게 스쳐가던 건축물들, 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축물까지 그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들려준다
국내 건축과 해외 건축물을 넘나들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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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 개정판
원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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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연 시인은 스무 살에 첫 시집을 낸 이후에 시인, 소설가, 작사가, 영화감독 등 폭넓은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그의 첫 소설책인데, 이 책을 영화로 만들면서 영화 감독으로도 데뷔를 했다. 비슷한 장르같기는 하지만 각기 다른 장르를 넘나든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인데....
 

그의 시 제목이기도 하고, 그의 다른 많은 시에서 마치 후렴구처럼 반복적으로 나오는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것이다.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그의 시의 소재들이 사랑을 이야기하기에, 특히 가슴아픈 사랑. 헤어진 사랑의 詩들이니 가슴 아픈 시의 구절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그의 시들은 미사여구로 꾸며진 그런 시들은 아니다. 생활속에서 느껴지는 마음들이 꾸밈없이,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시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어쩌면 더욱 친숙하게 마음에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랑후에 느끼는 감정들이, 아픈 사랑을 끝낸 후에 정리되지 않은 마음 그대로의 표현으로 시에 담아내고 있다.
이 시집은 '원태연' 시인이 새로 쓴 시들을 모은 시집이 아니라. 2000년에 출간하였던 책을 새롭게 단장하여 출간한 것이다. 처음 출간 당시에는 시낭송 시집으로 CD가 포함되어서 '유지태'의 음성으로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CD를 제외시키고 시집만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도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도 있는듯하지만, 항상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곱씹어 가면서 읽는 것이 시집이니 마음이 공허해 질때마다 읽고 또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집은 아무래도 시를 읽어보아야 하는 것이니, 짧막한 시 세 편을 함께 실어 본다.


달팽이의 사랑
그래도 거기다
그랬어도 거기다
그래봤자 거기다
그래도 거기다
(P66)

비  

저녁내내 끊임없는 비
덧문을 닫고 스탠드를 켠다.
조용한 것이 무거워 틀어 놓은 음악과
덧물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가슴을 휘젓고 다닌다.

 
저녁내내 끊임없는 비
아직도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82)




사람의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은 시가 바로 '원태연'시인의 시일 것이다. 그의 시는 감성적인 언어들로 쓰여졌다. 그리고 새롭게 바뀐 따뜻하고 정서적인 일러스트까지 읽으면서 보는 아름다움까지.....

사랑
사랑이란 멀리 있는 것
멀리 있어 안 보이는 것
그렇게 바라만 보다 고개 숙이면
그제야 눈물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것
그래서 사랑은
더 사랑하는 사람의 것
상처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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