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은 작가 '노아 고든'의 대표작이자 베스트 셀러이다. '노아 고든'독일 작가이지만 한국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이다. 그런데, <신이 선책한 의사: 더 피지션>을 읽다보면 다방면에 걸쳐서 박식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작품 역시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1권과 2권을 합치면 약 1,068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인데, 한 치의 지루함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책은 독일에서만 500만부가 팔렸고 전세계적으로는 35개국에서 1,000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스페인에서는 '전 세기에 걸쳐서 가장
사랑 받는 책 열 권 중 한 권'에 뽑혔고, 독일에서는 '독일인이 가장 사랑하는 문학 작품 7위에 올랐다.
이 소설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데는 1권에서는 롭이 이발 외과의이고, 2권에서는 의학 공부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는데, 이
이야기를 뒷받침 해주는 저자의 약력이다. '노아 고든'은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의학 담당 기자, 과학 잡지 편집장으로 일했고, 직접 의학잡지를
출판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미 1986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퇴설당에서 <메디쿠스>1,2,3 권이 나왔고,
2003년에는 해나무에서 <메디쿠스> 상,중,하가 출간되었으나 절판되고,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
<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은 11세기 중세의 이야기이다. 첫 장면은 영국의 런던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프랑스,
독일, 터키 그리고 옛 페르시아인 지금의 이란 지역까지 소설의 배경은 변화하기에 유럽에서 이슬람 문명의 지역까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사실까지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점이 이 소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영국 런던의 9살 소년 롭에게 닥쳐 오는 비운은 어머니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집으로 찾아 온 여인을 따라서 간 곳은 더러운 마굿간,
그곳에는 아이를 출산한 엄마가 누워 있다. 어머니는 롭에게 재미있게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자수를 수 놓아서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기도 하는
똑똑하고 영리하신 분이다.
그런데, 그렇게 다정다감하던 어머니가 출산 후 며칠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롭은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잡았던 손에서 생명이 빠져 나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롭의 아버지는 바람둥이였는데, 부두에서 일을 하는
목수이다. 그런데 아버지 마저도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순간에도 롭은 잡았던 아버지의 손에서 죽음을 느끼게 된다.
죽음을 예측하는 능력이 있는 롭에게는 이런 능력이 자칫 미신과 편견으로 가득한 그당시에는 마녀와 마법사로 오해받아 죽을 수도 있는 저주와도
같다.
부모를 잃게 된 롭에게는 갓난아기인 동생을 비롯하여 4명의 동생이 있다. 그러나 동생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따라서 여기 저기로 뿔뿔이
헤어지게 된다.
혼자 남은 롭도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아야 되고, 그래서 만나게 된 사람이 바버이다. 그 역시 부모가 노르웨이인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롭과 같은 9살 즈음이다. 바버는 부모를 잃고 성 베네딕트 수도원에 들어가게 되고 평생을 수도원이 정한 계율에 따라서 가난과
자선 속에 살기로 신에게 서약했다.
이후, 바버는 이발 외과의가 된다. 바버는 고아가 된 롭을 데리고 각 지역을 돌아 다니면서 자신의 기술을 가르쳐 준다. 마치 예전의 우리네
시골 장터의 모습처럼 사람들을 모이기 위해서 이들은 마술을 먼저 선 보인다. 5개의 공을 던져서 받기를 하면 사람들이 모이고 이 때가 하고,
바버는 자신이 만든 만병통치약을 설명하고 판다. 그리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돈을 받는다.
그런데, 바버는 제법 환자를 치료하는 실력이 있다. 이를 롭은 전수받는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바버와 롭은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리고 롭은 바버와 함께 런던으로 가서 자신의 동생을 찾는데, 동생 중 한 명의
소식만 접하게 되는데, 이미 죽었다고 한다.
바버가 죽은 후에 롭은 다시 영국에서 프랑스로 다시 독일을 거쳐 터키...
그당시만 해도 길에서 출몰하는 도적떼가 있기에 대상의 무리에 끼어서 먼 길을 떠난다. 대상의 무리 중에서 메리 컬른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데....
롭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는 이발 외과의에 만족하지 않고 정식으로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이스파한으로 가는 길이다.
바버와 함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롭은 자신에게는 누군가를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의술을 배우고 싶어한다.
이스파한에는 최고의 의사인 이븐 시나가 있기에 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그 먼 길을 떠난다.
이런 과정이 소설 속에서는 흥미롭게 전개된다. 11세기 미신과 편견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롭의 신념과 열정은 모험과 도전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20세기에 씌여진 소설 속에서 11세기의 세계를 그린다는 것은 그당시의 역사, 문화를 비롯한 많은 것을 꿰뚫어야 한다는 부감감이 있을텐데도
작가의 상상력과 박식함이 생생하게 소설 속에서 살아난다.
특히, 최고의 의사인 이븐 시나가 있는 학교는 페르시아에 있기에 이슬람 문화에 대한 내용도 많이 담겨 있다.
롭의 의술에 대한 신념이 강했던지 페르시아에서 감옥에 갇히지만 왕은 롭의 탄원을 받아들여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퍼지션>은 중세 도시에 대한 생생한 묘사, 당시의 사상 등의 역사적인 배경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의술에 대한 열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먼 길을 가는 롭의 심경이 바로 그가 신이 선택한 의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꺼운 책이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책을 놓치 못할 정도로 재미있게 읽힌다.
2권에서는 롭의 본격적인 의학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