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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투자 - 딱 한 번 읽고 바로 써먹는
박희성.오승연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6월
평점 :
부동산에 딱히 관심도 없고 그래서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나와 반대로 부모님은 부동산으로 자산을 조금씩 불려왔다. 지금은 몇 년째 일 층에는 남동생의 체육관을 차리고(임대료 세이브) 위층은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는 적당한 주택을 찾고 계시다. 재테크에 관심 많은 육촌 동생은 연락이 닿을 때마다 세종시에 청약하라고 정보를 알려준다. 관심 없고 싶은데 강제로 주입 당하고 있다. 이것이 으른의 삶인 것인가….
그런 중에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지식산업센터'라는 부동산을 알게 됐다. 최근 P2P 플랫폼에 부쩍 '지식산업센터' 건축자금을 모집하는 상품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었다. 요즘 P2P 플랫폼 투자를 제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생소한 단어에 궁금증이 생겼다.
<딱 한 번 읽고 바로 써먹는 지식산업센터 투자> (이하 <지식산업센터 투자>)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그런 사소한 계기에서였다. 그리고 어쩌면 가족들에게 이 낯선 부동산 상품의 존재를 알려주고 운이 좋으면 부모님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식산업센터의 원래 명칭은 '아파트형공장'이라고 한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형공장은 1989년에 건설된 '인천주안공장'이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산업이 제조업 기반에서 정보통신, IT 기반으로 넘어가면서 제조 공장보다는 사무 공간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되었고, 2010년 4월 명칭도 '지식산업센터'로 변경되었다.
다양한 업체들이 한 건물에 사무실을 차린 건물의 존재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등 여러 이유로 그런 건물에 있는 사무실들을 방문했던 경험이 이따금 있었다. 특히 구로나 가산디지털단지역에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솟아 있는 건물들을 올려다 봤던 기억은 지식산업센터의 강렬한 존재감을 떠올리게 했다.
지식산업센터에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 건 주택 규제 강화 때문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50~90% 대출 가능해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주택으로 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투자포인트가 되었다. 단, 기숙사의 경우 임대인이 주거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주택으로 카운트되어 지식산업센터 내의 기숙사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지식산업센터의 3/4이 수도권에 분포되어 있다. 한국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약되어 있다는 걸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책에서도 수도권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업의 효율성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돌아온 지방인 일 년차로서 초반부터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경남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경남의 지식산업센터는 25개로 전체 대비 약 2%에 불과하다. 아무리 지방이라도 이렇게까지 적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솔직히 꽤 충격적이었다. 한편으론 역으로 생각하면 희소성 있는 부동산 상품이기 때문에 더욱 투자 가치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지식산업센터 투자는 블루오션이라는 저자들의 말은 현재에 와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되어버렸다. 2020년 정부의 주택 규제 강화로 단 1년 동안 과거 대비 5~10배의 일반 투자자가 지식산업센터 투자에 유입됐다. 이로 인해 분양가가 전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임대 수익률이 낮아졌고, 지식산업센터 투자도 갭투자의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임대 수익률이 평균 4% 정도로 낮아졌다. 여기에서 또 한 번 실망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금이라는 모 전문가의 팩폭대로 지식산업센터 3개 호실 투자로 매달 약 810만 원의 임대 수익을 받고 있으며, 시세 차익이 호실당 6억 9천만 원이 된 사례를 보니 나의 식견이 짧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식산업센터 투자 시 지역 선정을 위해서는 첫째 기업체가 많은 곳, 둘째 교통 인프라와 인력 수급이 좋은 곳, 셋째 개발 호재가 있는 곳, 넷째 공급 물량이 적은 곳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참고로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대기업이 근처에 있는지 여부가 다른 부동산과 달리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대기업 협력업체의 경우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지식산업센터 내에서 소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한다. 오피스텔, 상가와 달리 기업이 입주하는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이런 차이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역 선정이 끝난 후 지식산업센터를 결정할 때는 수요 규모, 교통 여건, 건물 규모, 브랜드 건설사, 건물 연식, 희소성과 함께 주차 및 엘리베이터, 화장실, 화물 엘리베이터의 수용성과 에너지 효율을 위해 실외기 위치 및 냉난방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 건설에도 이미 브랜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업인과 일반투자자로 대상을 분리하여 책을 출간하거나 공통된 부분은 지금처럼 함께 기술하되 다른 부분은 분명하게 나눠서 설명해줬다면 좀 더 이해가 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을 때는 크게 못 느꼈는데 정리하다보니 두 가지 내용이 섞여서 좀 헷갈렸던 부분이 다소 있었다.
처음 <딱 한 번 읽고 바로 써먹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의 제목을 보고 '딱 한 번만 읽고 할 수 있는 투자가 어딨어?'라는 생각을 했다.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어쩌면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식산업센터 투자와 관련해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이론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부동산 문외한인 나에게는 눈높이에 꼭 알맞는 책이었다. 꼭 지식산업센터 투자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투자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기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읽어봐도 좋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