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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 위대한 영웅들의 천하경영과 용인술
최우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평점 :
# 삼국지, 경영학과 만나다.
처음 삼국지를 보았던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어려운 한자어들과 단어의 명확한 뜻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전을 찾아가며 이야기의 흐름이 좋았고, 각 등장인물의 개성이 강해서 흠뻑 빠져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시 삼국지를 만난 건 TV에서 만화 삼국지를 해 주었을 때였다. 어려웠던 지명과 이야기들이 만화를 통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가장 삼국지에 빠져들게 된 건 Koei 사의 삼국지 게임이였다. 원작과 다른 부분도 많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서 무언가 알게 된다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 방학때면 게임과 삼국지 책에 빠져 살았다.
스타크레프트를 모방한 실시간 진행이 되기 전, 깨끗한 2D 그래픽과 한 턴씩 돌아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서 선택해야 하는 긴박감과 고심들은 게임을 더욱 즐겁게 했다. 인재를 향한 영웅들의 끊임 없는 노력과, 중요한 순간 참모들과 상의하면서 내리는 결정,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등을 통해, 경영학과 관련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삼국지와 경영을 접목한 책을 만나보진 못했다. 100년에 걸친 수많은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들을 경영의 관점에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는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 각양 각색의 개성을 가진 3 CEO, 조조, 유비, 손권
글로벌 시대와 무한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회사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변화에 대처하고 인재를 기르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가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한나라의 황실의 쇠락과 함께 많은 영웅들이 노력했지만 결국 위, 촉, 오 세개의 나라가 남았고, 마지막에는 위나라로 통일이 되었다. FTA의 타결과 글로벌 경영으로 무한경쟁의 시대에 직면하게 된 기업 역시, 어제의 대기업이 계속해서 그 명세를 유지하라는 보장이 없다.
능력있는 CEO와 잘 정비된 회사 시스템, 그리고 인재의 삼박자가 조율이 되어야 회사 또한 성장할 거라 믿는다. '삼국지 경영학'에서는 위나라와 촉나라와 오나라의 발전과 쇠락을 조조, 유비, 손권의 세 군주를 CEO에 빗대어 세 CEO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과 매력, 그리고 명망하게 된 연유까지 경영자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군인, 시인, 정치가 세 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기민한 판단력, 재빠른 표정관리, 둔전제와 병호제 등의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법치를 확립하고. 명분보다 능력을 우선시 해 실력만 있다면 과거를 고려하지 않고 등용하고, 자신의 능력 이상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조조의 모습은 뛰어난 정치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삼고초려라는 정성과 예의로 최고의 인재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한 번 보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강한 인간적 매력,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인재들도 서로 충돌하지 않게 잘 이끄는 용인술, 그리고 지나친 인간적 매력은 어떤 사원이던지 이상적으로 바라는 CEO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상처뿐인 전쟁을 한 오나라와의 전쟁은 인간적 매력과 함께 냉정한 판단 역시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아들 역시 적합하지 않으면 직접 통치하라는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마음은 유비가 아니면 힘들지 않은가 하는 마음과 함께, 자신의 아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형 CEO와는 달리, 어느정도 안정된 기반을 잘 이용해서 발전시킨 수성의 명 CEO 손권은 부담스러운 원로들을 잘 달래면서 활용하였고, 뛰어난 인재에 대한 노력과 때론 명분보다 실리를 위해 굽힐줄 도 아는 유연한 처신으로 전쟁을 최대한 피하고, 전쟁을 하게 되면 효과적인 승리를 이뤄낸 뛰어난 CEO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오나라의 강점을 잘 보기 힘들었는데, 손권의 재발견이라 할까, 안정한 리더의 힘과 편안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 각양 각색의 CEO. 난 어떤 인재, CEO일까?
명석하고 정략적이며, 평가 시스템을 정확하게 만든 만기총람형 조조,
인정과 의리로 생사를 함께하는 마음으로 일단 일을 맡기면 끝까지 믿어주는 권한 위임형 유비, 부하를 신뢰하고 인화를 중시하는 합의형 CEO 손권,
세 사람중 자신의 역활모델을 정해서 노력하면 뛰어난 CEO를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선호하는 사람은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이거나 자신이 갖추지 못한 면을 동경하는 경우가 강하다. 둘 중 어느 경우이던지 내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믿는다.
인정과 덕으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유비와 같은 CEO를 동경한다.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강한 매력과 뛰어난 인재를 파악하고 크게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준 마음씨가 멋지다. 그런 멋진 CEO 밑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을 했다.
하나의 CEO에 매이지 말고, 배울 수 있는 매력을 총체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한다. 세 CEO 모두 좋은 인재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고 잘 사용하였다. 좋은 인재를 보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내가 좋은 인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는가 하고 자문하면 부끄러워진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노력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장소에서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중요한 건 이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100권이 넘는 참고문헌과 현장 답사를 통해 꼼꼼하게 고증된 정보와 경영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삼국지를 보지 않은 이에게는 삼국지에 대한 흥미와, 삼국지를 보았던 사람에게는 새로운 형식의
삼국지 바라보기를 엿볼 수 있다.
삼국지를 좋아하고, '인재'와 사람의 중요성을 느끼는 분에게는 좋은 시간이 될거라 믿는다. 오랬만에 보는 삼국지를 보는 즐거움과 인재의 중요성을 함께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