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국문학과 졸업생이라면 '당연히' 글쓰기에 욕심이 납니다. 저 역시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워낙 출중한 글들을 보다보니 눈도 높아져서 내가 쓰는 글들이 마음에 안들기 일쑤지요. 누군가 쓴 글을 보여달라고 하면 "다음에~~"라고 거절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나도 "세상을 놀라게 할 글을 써야지"라고 마음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땐 미처 몰랐어요. 이런 생각들이 '언젠가 일어날 일'을 안 일어나게 한다는 것을.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처음 접하게 된 이 책은 신간 추천페이퍼를 쓰는 순간부터 정말 간절히 '선정되길' 원했던 책입니다. 학교생활을 하든, 사회생활을 하든 글쓰기는 필수적인 '능력'중 하나인데 정작 시중에는 제 마음에 드는 글쓰기 안내서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왕이면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책을 한 권 사서 보고 싶었는데, 그만! 이 책을 발견하고 만 겁니다. 아주 운이 좋게도 이 책이 신간 중 하나로 선정이 되어 7월의 책은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답니다. 

  흔히, 기대한 만큼 실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이 책, 제가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컸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 한켠이 열정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래, 나도 이제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하면 할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그런 열정을 얻게 되었냐구요? 네, 지금부터 제 나름대로 분석해본 이 책의 장점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려 별점 5개를 매긴 책이기에 단점은, 적지 않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이 책의 장점 세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이 책은 정말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투'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경어체 입니다. "국문학과 졸업생이라면 당연히 글쓰기에 욕심이 난다"라는 문장과, 제 글의 첫 문장을 비교해보시면 아마 확실히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의 저자는 경어체를 사용하여 독자와 한발짝 더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느낌은 글쓰기가 자칫 무겁거나 딱딱해질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해 줍니다. 또한 단조로워 질 수 있는 내용을 덜 지루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지요. 때문에 마치 내 옆에서 선생님이 강의해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까지 합니다. 책인데도 누가 옆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니, 집중력도 당연히 높아지겠죠? 이것이 이 책의 첫번째 장점입니다. 

둘째,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개인경험이 잘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한 때 글쓰기 관련 책들을 보면 출간된지 너무 오래되어서 현재의 글쓰기와 맞지 않거나, 옛 문인들의 글이 많이 인용되어 있어서 공감이 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풀어넣습니다. 가령, 묘사는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적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묘사한 글을 넣어주었습니다. 어렵고 딱딱한 예가 아니라 아주 쉬운 예로 누구나 쉽게 묘사를 인식할 수 있게 말이지요. 이는 아마 현재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의 강의 방식이 녹아들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이 뿐 아니라 자신이 직장을 그만두고 글쓰기를 시작하고, 지금처럼 글로 밥을 벌어먹기까지의 과정도 중간 중간 적어두어 인간적인 공감을 이끌기도 합니다.  

셋째, 이 책은 글쓰기를 단계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대신 실제로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단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양을 위한 108배도 한번에 다 할 수는 없듯이 글쓰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계가 있습니다. 소재를 찾고, 개요를 잡고, 글을 쓰고, 수정을 하는 단계별로 친절한 설명을 곁들입니다. 책을 읽고 끝나버릴 수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붙잡아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각 단계가 끝나면 2페이지 정도 실습을 해 볼 수 있는 부분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야말로 글쓰기를 '해 볼 수' 있는 실습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셈이지요. 

자,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한 이 책의 장점입니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자신만의 색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지금, 그리고 각종 소셜네트워크에서 촌철살인의 한글귀를 적고 싶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지금, 글쓰기의 왕도를 찾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충실해야 한다는 진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이 책은 썩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차차, 단, 한 가지는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요. 때로는 지난할 수 있는 글쓰기 과정을 하나씩 하나씩 꼭꼭 씹어먹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면, 이 책 기본서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된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된다 - ‘생존’을 넘어 ‘성장’을 부르는 내 인생 공부 혁명
이창준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며칠전 EBS 다큐프라임 <사교육 제로 프로젝트 4000시간의 실험>이라는 다큐 3부작을 보았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 잡아보기 위해서 서울 시내의 두 학교를 선정하여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남고와 여고에서 총 21명의 학생들이 현재 받고 있는 사교육을 모두 끊고,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교사-학부모-학생이 한 마음이 되어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5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무려 4056시간동안 진행된 이 프로젝트의 결과는 사교육에 의존하던 5월 이전보다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 10월이 학생들의 학업 만족도나, 성취도가 대부분 향상된 것으로 나왔다.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한다>라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 다큐를 본 후 '사교육은 역시 안 좋은거야'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본 이 다큐는 두 매체가 말하는 것이 결국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한다>의 저자가 경계하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인데, 우리나라 학생+학부모가 사교육에 의존하는 이유가 후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즐거운 공부가 아니라 내 친구를 앞서나가서 결국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그야말로 '거짓학습'의 표본인 것이다. 이런 학습을 평생 지속하게 되면 아마도 주체성은 커녕 삶의 목적 조차 생각지 못한 채 살아갈 것이 분명하다. 지금의 나 역시 그렇고, 내 주변의 친구들 역시 그렇다. 

 그렇다면, <진짜~시작된다>의 저자는 거짓학습을 벗어던지고 어떤 학습을 하라고 하는 것일까? 바로 나를 위한 공부, 오센틱 러닝이다. 

 오센틱 러닝,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학습이라고 요약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공부는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아 계발을 하는데 효과적이다. 성과를 내기위해, 성공을 하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강압적이다. 공부를 하는 동안 괴롭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도 기쁨은 잠시다. 이런 공부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공부란 정말 재미 없는 것이며,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정의 힘듦 쯤은 당연히 참아야 한다는 인식을 주게 된다. 하지만 오센틱 러닝에서 바라보는 공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공부는 내가 하고싶은 것,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공부하는 것이며 그것은 즐거운 일이다. 흥미가 유발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설령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금 공부할 힘을 얻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를 위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이런 오센틱 러닝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 인식'이다. 나란 존재가 어떠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물론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 혹은 노력을 조금만 더 하면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야 한다. 즉, 내 스스로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공부 뿐 아니라 삶에서도 '목표'는 중요하다. 삶의 방향을 결정해 주기 때문이다. 자기를 정확하게 인식해야지만 명확한 목표가 설정된다. 목표가 명확해야 구체적인 방법이 도출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결국 목표를 성취로 이끈다.  

 여기서 잠깐, 다시 <사교육 제로 프로젝트> 학생들이 생각났다. 학생들이 사교육을 중단하고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바로 '학습계획서' 짜기 이다. 주도적으로 공부 계획을 짜본 일이 없다는 아이들 대부분은 추상적인 목적제시만 하기에 급급했다. 얼기 설기 짜여진 계획서로 실천한 공부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 다큐에서도, 그리고 책에서도 궁극적으로 말하는 것은 어떤 일을 하기 이전에 자신을 철저히 분석해서,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A라는 방법을 이용해서 공부를 하고, B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고 하면? 그건 누군가의 길일 뿐이다. 내가 그 방법을 할 필요는 없다. 물론, 그 목표를 따라 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결국 나를 정확히 알아야지만 모든 배움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인들, 그리고 학생들은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한 번도 진지하게 현실로 끌어당겨준 사람이 없었다.  

 더구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바로 '조급함','불안함'이다. 책에서는 쿨버드와 핫버드라는 예를 통해서 이를 지적한다. 쿨버드는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사람을 칭하고, 핫버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칭한다. 사실 우리사회는 쿨버드가 핫버드보다 많은 상황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하면 '불안한' 마음에 "유난 스럽게 왜 그런것을 하느냐"며 면박을 주기 일쑤다. 그러면서도 뭔가 '조급해'지면서 자격증이라도 많이 따 두려고 한다. 조급함과 불안함이 거짓학습을 유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오센틱 러닝을 하려면 이런 마음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나를 믿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형성해나가면서 실패 역시 긍정적으로 해석할 줄 알아야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센틱 러닝을 실천하는 5가지 방법을 책에 기술해 두었는데 나는 그 중에서 '도전하고 실패하라'는 내용을 주로 서술한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 사회에서 기존의 일을 멈추고, 다른 일에 뛰어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대기업을 다니던 직원이 어느날 노래를 하겠다고 직장을 그만둔다면 우리는 십중팔구 "미쳤구나" 라는 반응을 보인다. 단 한사람도 "네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구나"라고 응원해 주지 않는다. 도전을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하고 실패는 엄청난 좌절로 극대화시킨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실패가 없다면 성공도 없지 않은가? 그 실패를 극복하고 이겨내야지만 진짜 값진 성취를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단지 실패를 했다고 해서, 그 실패에만 의미를 두고 도전을 경시한다면 그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가? 더구나 나이가 먹으면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해야지 라고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역시 내 스스로가 한 생각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이, 매체가, 우리에게 주입한 사고방식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의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신석기시대의 그 모습 그대로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용기를 갖고 뭔가 바꿔 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인류 문명이 이렇게 발전하지 않았는가.    

또, 저자는 혼자 공부하기보다는 스승을 찾아 함께 공부하기를 권한다. 나 혼자로서는 미숙할 수 있는 학습이 누군가 함께한다면, 더구나 그 사람이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향상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오센틱 러닝은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평생교육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된지 오래인데 아직도 보여주기 위한 학습에 머물러 있는 한국사회에서 '오센틱 러닝'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학교도, 사회도, 가정도, 그리고 개인도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움직여야 할 것 같다. 그래야지만 우리 사회 속 모두가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만날 사람들에게 이를 전파하고, 나 역시 노력하면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머지않아서 우리 사회 역시 모두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현실에 슬슬 안주하기 시작한 30대, 새로운 도전과 현실적 가치 앞에서 갈등하는 20대, 학교에서 공부하기를 강요하지만 진짜 공부를 하고 싶은 10대 모두에게 진실한 공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 진짜 '공부'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했다는 점에서 나에게도 엄청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제는, 가짜 공부를 그만하자.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타인과의 비교'를 이제 걷어내 보자. 나는 나일 권리가 있고, 자유가 있다. 누군가와의 비교, 사실은 내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 이제는 진짜 즐겁고 신나는 오센틱 러너가 되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천원 인생 -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
안수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정말 말이 필요없다.  

 

최고급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지금, 우리에게 '과연 너, 정말 제대로 살고 있는거냐?' 라고 반문하게 하는 책. 나 아닌 내 주변 사람들을, 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한겨레 신문의 기자들이다. 감자탕, 가구공단, 대형마트, 그리고 공장(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혹은 벌어졌던 일들을 바라본 기자들의 솔직담백한 체험기가 실려있다. 4가지 에피소드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임지선기자가 체험한 '감자탕' 집 기사였다. 소위 '이모'라고 불리는 분들이 어떤 대우를 받으면서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더불어 식당에만 가면 상전이 되려고 하는 나의 천박한 마음가짐을 질책하기도 했다.  

   

글쓴이들이 말한 것처럼 이 책은 당장의 해결을 바라고 출판된 것은 아닐 것이다. 화두를 던진다고 해야할까?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 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듯 하다. 그리고 그놈의 '돈' 때문에 인간이 어디까지 참고 희생하고 버텨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기도 한다. 더불어서 과연 이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말이 필요없다. 일단 도서관에서 빌리든, 서점에서 구매하든, 꼭 보기를 권한다. 마음 한켠이 씁쓸해지는 것을 당신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간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한창 열광하는 것들은 그 당시에는 사지도 보지도 않는 편이다. 예전에 <시크릿가든> 열풍이 불 때도 그렇고, 지금 '스마트폰' 열풍이 불 때도 그렇다.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달콤한 나의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2008년도에 방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소설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꽤나 단순한 이유였다. 2008년도에는 20대 초반이었던 내가 2011년도엔 20대 후반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ㅠ.ㅠ 과연 30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은 어떤 일상을 살아가고, 정이현이라는 작가는 그런 현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보게 되었다. (원래는 책을 사서보는 편엔데 요 책은 도서관에서 빌렸다!! ㅠ.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나쁘지 않다'이다. 그렇다고 썩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한 번 쯤 읽을 만 한 책이라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주인공 '오은수'의 심리가 30대 여성의 심리를 오묘하게 잘 반영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평온한 삶과 자극적으로 정열넘치는 삶 사이에서 어느것도 하지 못한채 망설이는 모습(비단 30대 뿐 아니라 20대도 그렇지 뭐...)를 비교적 잘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을 생각이 있다면 드라마를 먼저 보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나는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배우들을 알고는 있어서 오은수=최강희가 떠올라 몰입이 방해되었다. 내가생각하기에 최강희는 그렇게 평범한 아이콘은 아닌데.... 무튼 지극히 평범한 여자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있다는 것이 은근 매력이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오은수, 윤태오, 김영수, 남유희, 하재인 등등 (심지어 오은수의 아버지+어머니까지도)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숨쉬는 것 같아 좋았다. 캐릭터를 연상하면 어떤 모습일지 그려지는 것이 소설읽을 때에는 참 좋은데 이 책의 인물들은 참 좋았다. (특히 드라마에서 지현우와 이선균의 캐스팅은 나이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난 개인적으로 '남유희'라는 소설속 캐릭터가 가장 현실감 없고 이상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유희가 반감시키는 것 외에는 캐릭터와 나를 동일시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은수+남유희+하재인을 섞어놓은 내가 되고싶다만..  

  

그렇지만 이 소설에는 여러가지 아쉬움도 있다. 특히 막판까지 긴장감을 몰고가지 않았던 김영수에게 갑자기 반전을 넣었다던가, 태오와 영수 중에서 누굴 선택할까? 라는 고민으로 책장의 마지막을 넘겼던 독자에게 배신감을 주었다던가, 인물의 성격자체가 너무나 극단적으로 표현되어있다는 점(인간의 여러면보다는 캐릭터에 하나의 면을 주입한 느낌이랄까?) 등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을만하다. 머리가 복잡하고 인생이 막막할 때 읽어보면 괜찮을,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소설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 -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 매뉴얼
제임스 웨슬리 롤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초록물고기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속보입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경제대위기로 전세계의 모든 경제시스템이 마비되었습니다. ,경제대공황이 발생한지 하루만에 대형할인마트는 식량을 구비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전국의 고속도로는 이미 마비가 된 상태입니다. 영화에서만 보던 모습, 이제는 현실입니다.

 

영화에서 한번쯤 보았을 법한 이야기가 만약에 현실로 일어난다면? <레지던트 이블>시리즈, <2012>, <딥임팩트>, <아마겟돈>등의 영화들이 말하는 '세계종말'(이유야 어찌되었든 간에) 이 발생한다면? 이라는 생각은 사실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영화를 보더라도 그저 쫄쫄이를 입은 수퍼맨이 도와주겠거니,,, 혹은 아주아주 첨단문물을 갖춘데다가 선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는 위인이 희생하여 전세계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궁리를 마련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만 막연하게 해왔다. 

 

그런데, 이번 추천도서는 나의 이런 안일한 생각을 발칙하다 꼬집으며 나의 상식을 모두 뒤집어놓았다.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쫄쫄이를 입은 영웅도, 착한 희생자도 아닌 바로 철저한 준비를 한 '나 자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꽤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며 만약에 한 순간에 이 모든 것이 마비가 된다면 준비된 자 아니라면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해준 책이었다. 

 

이 책의 지은이가 늘상 강조하는 것은 '전기'확보의 중요성과 유비무환정신이다. 티오트워키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혹은 가족을 지켜주는 것은) 바로 전기를 얼마나 축적하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느냐이다. 사실상 지금 현상황에서 전기가 끊긴다면 당장에 이 글도 쓰지 못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식자재, 집, 총기, 각종 응급상황 대처방법, 심지어 평소 운동을 통한 체력 구비까지 늘 안전한 평소 상황에서 자신이 위급한 상황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갖추어 놓으라고 조언한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어느순간 내용에 빠져들어서 지금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식료품을 많이 사둘까? 아니면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즉, 평소 안일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 그렇게 살다가 정말 위급하고 난처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그냥 죽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얼른 지금부터 준비하고 대비하고 살아야 해' 라고 말하는 듯한 효과를 주는 책인 셈이다. 특히나 요새처럼 신종인플루엔자나(2009년 신종인플루엔자로 사망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ㅠ.ㅠ) 슈퍼 박테리아 등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은 시점에 삶을 살아가는데 경각심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평소에 이런 부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불안을 느껴서 미리미리 삶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는 정말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은 못하겠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도대체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준비 내용일까?'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이 곳에서 준비하라고 말했던 은신처나 각종 총기, 말(운송수단중 하나), 식료품, 통신방법 등은 전부 '미국'을 기준으로 쓰여져있다. 역자가 친절하게 한국버전이 있는 경우 ( )안에 설명을 해주기는 했지만 솔직히 100% 와닿지는 않는다. 게다가 정말 여유가 있는 중산층이 아니라면 이 책에 나온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하기는 힘들 것 같다.(한 사람이, 아니 한 가족이 생존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이토록 많을 줄은 몰랐다;;) 또한, 생존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당연히 필요한 조치들이겠지만 나처럼 약간의 '운명론'을 믿는 사람들(가령, 삶과 죽음은 전부 타고난 팔자에 의한 것이라는)에게는 무의미한 내용이기도 했다. (나는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 라는 말을 믿는 사람인지라...)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갖고 있는 것,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언젠가는 종말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책의 말미에서서 언급했듯이 정말 인류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에 누군가는 살아남아서 인류의 문명을 전달해야하지 않느냐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라는 점에서는 이 책에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내가 재난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생각하라!' 그렇다면 보다 공감적으로 책의 내용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