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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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최신작 추리소설이다. 일본에서는 바로 지난해인 22년에 발표되었고 우리나라에는 지난달 번역출간되어 아직 나온지 채 한달도 지나지않은 책인데 나오자마자 추리소설 부문에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마도 일본 현지의 각종 미스터리 관련 차트를 석권했다는 정보와 더불어 '스포 절대 금지'라든지 '미친 반전'같은 자극적인 광고문구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많이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반전'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작년에 발표된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최근 일본 추리물의 수준과 트렌드를 대충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구매를 결정했다.


혹시나해서 구글로 검색을 좀 해봤는데, 일본 미스터리 무슨 차트 1위니 4위니 하는 수상 결과라든지 동료 작가나 평론가들의 추천사도 과장없이 비교적 있는 그대로 옮겨온 것 같았다.


물론 이런 것들이 절대로 작품의 완성도를 보증하는 바로미터는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지만 일본의 호들갑은 워낙 유별나서...


작가는 유키 하루오인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고 1993년생이니까 지금 딱 30살이다. 노련미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더 많이 발휘될 나이로 보이는데 이건 어차피 글을 읽어보면 답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렇게 반전에 올인하는 작품들이 의외로 속빈 강정인 경우가 많아서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하도 미친 반전이니 뭐니 하면서 새책은 비닐로 밀봉까지 되어있길래 혹시 작은 단서 하나라도 놓칠까봐 처음부터 정말 신중하게 읽어나갔는데...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럴 필요도 없었고, 여러가지 의미로 참 대단한 작품이었다.



작가가 필력이 뛰어나면 어떤 환경이라도 저절로 집중이 되고 잡생각 따위는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해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갈수록 정신이 산만해지는 희한한 체험을 안겨주었다. 이유는 다른거 없다. 그냥 작가의 필력이 형편없고 개연성이 엉망진창이라서 그렇다.


이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이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지금으로부터 무려 약 100년전인 1930~40년대의 고전추리 작법을 그대로 차용했다.


특히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을 레퍼런스로 한 흔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전체적인 구성과 진행 등이 크리스티의 스타일과 너무나 유사하다. 심지어 마지막에 탐정 역할을 하던 인물이 용의자들 쭉 불러 모아놓고 사건개요를 구구절절 설명한 후에 범인지목하는 것도 딱 엘큘 포와로가 하던 방식 그대로다.


물론 크리스티의 창작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거나 응용해서 더 나은 작품을 만들면 된다.


개인적으로 고전 추리물들에 단점이 있다면 바로 '문학성'이라고 생각한다. 범인찾기와 범행수법에 골몰하느라 캐릭터와 서사가 거의 죽어있으며 등장인물 대부분이 희생자 아니면 용의자 역할이기 때문에 사건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극도로 기능적이고 제한적인 용도로만 소모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캐릭터의 서사와 생명력이 약하다보니까 감정이입 또한 약해지고, 그래서 누군가가 잔인하게 살해되어도 끔찍하다는 느낌이 별로 없고, 누가 어떻게 죽였을까 하는 퍼즐게임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고전 추리물의 단점을 아주 극한까지 끌어올린 결정체에 가깝다. 이 작가는 그저 장기판의 장기말에 불과한 용도로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등장인물들은 캐릭터가 아예 완전히 죽어있다.


각각의 캐릭터에 서사가 전혀 없으니까 어떤 인물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웬만한 소설들은 읽다보면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외모가 대충이라도 그려지고 특정 배우를 떠올리기도 하면서 감정이입이라는 것을 하게되는데,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심지어 외모조차도 전혀 짐작이 안된다.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각자의 이름과 직업 뿐이다.


그래서 중간에 누가 목이 잘려 죽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어차피 생명력이 없던 인물이라 독자의 입장에선 별다른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 퍼즐 진행을 위해 다음 장기말이 쓰러졌구나 하는 딱 그 정도의 느낌일 뿐...

 

사실 아가사 크리스티도 이 정도까지 캐릭터를 허술하게 다루진 않았다.


그런데 이 작가는 제한된 공간이라는 밀실과 그 안에 갇힌 한정된 인원의 사람들... 그리고 한정된 시간 안에 누군가의 희생으로 빠져나갈 수 밖에 없는 특수한 조건과 그 와중에 살인이 벌어지고 살인자를 찾아야만 하는 더 특수한 조건... 이런 기본적인 설정들과 마지막 반전만 구상한 채 나머지는 모조리 여기에 억지로 끼워맞춰 그야말로 간신히 '소설'의 형태를 만들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솔직히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그냥 '시놉시스'에 불과하다. 이러이러한 설정에 이러이러한 캐릭터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면서 대충 뼈대가 되는 줄거리에 약간의 근육 정도만 붙인 수준인 것이다.



도입부 창세기의 구절은 제목이 방주니까 뭔가 있어보이려고 넣은 것일 뿐, 산속의 방주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당연히 성서와의 연결고리 따위도 없다. 작가에겐 그저 출입구가 두 군데 존재하는 밀실 구조물이 필요했을 뿐이다.


지진이라는 천재지변의 우연적 상황부터 현실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주먹구구식 설정인데, 개연성 없고 말도 안되는 살인동기와 살해방식이 납득될 리가 없다. 그냥 그 타이밍에 살인사건이 필요해서 집어넣은 작가의 진행수순에 불과하다.


게다가 등산동아리 대학 동기란 설정이면 오랜기간 친구처럼 알고지낸 사이일텐데 좀전까지 바로 옆에 있던 친구가 살해당해도 별로 놀라거나 슬퍼하지도 않는다. 명색이 소설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서사와 설득력도 없는 것이다.


문장들은 인물들의 행동과 배경이 되는 지형지물만 기계적으로 묘사하고, 대사들도 영혼이 거의 없이 사건 브리핑 위주로 너무나 재미없게 이루어져 있다. 프로작가다운 문학적인 감성이나 문장의 테크닉은 눈씻고 찾아봐도 단 한군데도 없다.


그 와중에 일본소설 특유의 고질적인 나쁜 버릇은 어디서 또 충실하게 배웠는지 분명히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택하고 있으면서도 전지적 작가 시점의 부연설명 모드가 수시로 끼어들어 시점이 애매모호하게 오락가락하는 것도 상당히 거슬리는데... 이것 역시 작가의 필력이 수준 이하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책은 약 350페이지 분량이니까 명목상으로는 분명히 장편소설이 맞지만, 실제 체감상으로는 200페이지도 안되는 중편으로 느껴질 정도로 내용이 빈약하다. 판형과 활자의 크기도 페이지수를 늘리기 위해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데 거기에다 이 책은 상당히 기이하고 신박한 방식을 쓴 꼼수로 페이지를 굉장히 많이 부풀렸다.



문단의 줄바꿈을 아예 기준이 없을 정도로 무진장 집어넣은 것이다. 이렇게 줄을 계속 바꾸게 되면 여백이 늘어나고 페이지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더 황당한건 대사 지문에도 줄바꿈을 수시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인데, 나는 대사에서까지 이렇게 줄바꿈을 쓴 편집 방식은 난생 처음 봤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 이 책을 순식간에 읽었다면, 그 이유는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분량이 적어서 빨리 읽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소설 자체의 완성도가 이렇게 형편없는데... 헛웃음 나오는 그 미친 반전이란 것이 대체 무슨 소용일까 싶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NQcGPzOB9UQ

[블로그] https://blog.naver.com/joonjoo2/22304545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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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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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해리 홀레 시리즈인데 이번에 나온 이 책이 어느덧 시리즈 12번째 작품이었다. 1997년에 첫작품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평균 2년에 1편 꼴로 꾸준히 발표된 셈인데, 세어보니까 나는 이 책까지 포함하면 그 중에 8편을 읽었더라... 노진선씨가 번역한 작품들은 다 사서 읽었지만 중간에 번역가가 바뀐 이후로는 읽는 재미가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신작이 나와도 영 땡기지가 않아서 안 샀더랬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은 제목이 주는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호기심에 구매를 해봤다. 우리는 또 이런 '칼' 같은... 짧고 강하고 뭔가 느낌있는 이런 단어에 약하지 않나... 출간 기념으로 천원만 추가하면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버터나이프를 준다고 해서 또 얼른 신청해서 받았다. 천원짜리 치고는 괜찮은 것 같다. 덕분에 최근 마트에서 장볼 때 일부러 버터도 한 덩어리 사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시리즈 9탄에서 11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의 전작들을 안 읽었기 때문에 그동안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기왕이면 이 시리즈의 세계관을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읽어도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으로서 완성도와 재미를 충분히 보장하는지 또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하는 점에도 괜한 오지랖을 부려가면서 읽어보았다.


결론적으로는 전작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한 편의 추리 스릴러로서 이 작품을 즐기는데 있어 그다지 큰 지장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작가가 이미 그런 부분 정도는 당연히 고려해가면서 쓰는 레벨이라서...


하지만 이 노련한 작가는 기존의 시리즈를 잘 알고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서도 특별하고 차별된 만족감을 주는 설정들을 확실하게 마련해 놓았다. 주인공 해리에게 라켈이라는 여성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이번 작품을 받아들이는 느낌은 그야말로 천지차이일 수 밖에 없다. 전작들을 읽어왔던 독자라면 당연히 해리 못지않은 충격과 상실감에 함께 아파하면서 디테일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 '레드브레스트'라는 작품에서 요 네스뵈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을 어떤 방식으로 묘사하는지 보면서 정말 탄복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라켈의 죽음을 수사하는 과정을 꿈이라 생각하면서 꿈에서 깨지 않으려 애쓰는 해리의 모습으로 묘사하는 명불허전의 필력과 함께 캐릭터를 구축하는 일관성까지도 놓치지않는 치밀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요 네스뵈의 이 해리 홀레 시리즈는 '후더닛'과 '하우더닛', 그리고 '와이더닛'이 골고루 잘 섞여있고, 의외의 범인이라는 반전이 있으면서도 범인은 무조건 초중반부터 등장해서 독자들이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정통 추리소설의 규칙 또한 철저히 따르고 있는 등,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점이 굉장히 큰 매력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주인공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피해자라는 것 자체가 허탈함마저 느껴질 정도의 워낙 충격적인 설정이어서 이 정도 비중의 피해자라면 웬만한 범인으로는 그 상실감을 채울 수가 없다는게 문제였다.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부터는 범인 후보라고 해봐야 불과 서너명 뿐인데다가 그 중에 누가 범인으로 밝혀지든지 간에 아무래도 좀 미흡하고 찜찜할 것 같은 느낌이어서 작가가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할 생각인지 슬슬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이 작가는 소잡는데 소잡는 칼을 쓰는 무서운 저력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중요도에 걸맞는 범인을 만들기 위한 작가의 고뇌가 느껴질 정도로 어떻게보면 거의 막장 수준으로 억지스러운 설정의 반전이기도 해서 이 시리즈를 사랑해온 팬들이라면 충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긴 세월을 이어져 온 시리즈의 마지막을 고하는 듯 하기도 하고 어쩌면 세대교체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 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의 희생자와 범인, 그리고 주인공의 행보를 보면서 왠지 이것으로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 듯한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마치 팬들을 위한 가슴 먹먹한 선물같은 작품이라고나 할까...


특히 '성민'이라는 한국계 형사의 등장은 사실 좀 뜬금없고 의외인데 작가가 한국 팬들에게 남다른 감사의 마음을 담은 나름의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이 작가도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걸까... 어쨌든 만약 이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점점 더 비중있게 나올 것 같기는 하다.


번역은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무난했던 것 같다. 하지만 딱히 좋다는 느낌도 없어서 번역가가 바뀐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이다.


참고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의 순위를 매겨본다면 '레드브레스트'와 '레오파드'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1,2등이다. 3등으로는 '스노우맨'... 그 다음으로 이번 작품 '칼'을 넣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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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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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Eight Perfect Murders'이고 현지에서는 재작년인 2020년에 나왔던 소설이다. 이 작가는 2014년 데뷔작 이후 거의 매년 한 작품씩 발표하는 왕성한 활동과 함께 지금까지 모두 8편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그러니까 이 책 이후에도 작년과 올해 각각 1편씩 벌써 2편의 신작을 순식간에 썼다는 것이고, 우리나라에는 이번에 나온 이 책까지 포함하면 그 중 5편이 번역 소개된 상태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를 좋아하는 팬도 아니고 또 실력을 그리 높게 평가하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국내에 출간된 이 작가의 책은 모두 다 사서 읽었다. 아무래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임팩트가 컸던 모양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이 사람 작품 중에서는 그 책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2015년에 발표했던 작가의 2번째 작품인데 외국 사이트를 둘러봐도 피터 스완슨은 대부분 'The Kind Worth Killing'의 작가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서 현지에서도 확실히 그 작품을 그의 대표작으로 인정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 사람 신작을 나올때마다 읽다보니까 지금껏 꽤 많은 리뷰를 했는데, 전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이 사람이 결코 필력이 뛰어난 작가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아이디어가 좋은 작가라 생각할 뿐...


그가 소설을 창작하는 패턴은 이제까지 읽거나 보았던 책과 영화 등 다른 작품들에서 소재나 플롯에 대한 영감을 얻고 거기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살짝 더해서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는 스타일일 것이라고 이전 리뷰에서 얘기한 바 있는데, 이번 신작은 그런 그의 창작 패턴을 아예 대놓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매니아라면 누구나 알만한 8편의 유명한 고전 추리소설 리스트를 제시하고 각각의 작품들에서 사용한 범행수법을 모방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는 플롯인데, 어떻게보면 참신하지만 또 의외로 상당히 안일한 기획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리스트에 있는 작품들이 최소 30년에서 무려 100년전에 나온 책이라는 사실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이 작품은 범행 동기나 개연성 등에서 흥미로운 도입부에 비해 갈수록 현실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고전 속 범행수법의 결과물만 대충 가져와서 모방범죄라고 억지만 쓰고있지 작가만의 창의적 아이디어나 고민한 흔적 같은 것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마주라는 그럴듯한 핑계로 선배 작가들이 창조한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져와서 너무 편하게 날로 먹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읽다보면 은연중에 자기도 모르게 속내를 살짝 드러낸 것 같은 문장들이 나와서 재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좀 황당하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소설가가 직업인 등장인물을 묘사하면서 자료조사를 싫어하는 터라 최근작을 쓰기 위한 준비라고는 영화 두편을 본 것이 전부일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것이 내게는 마치 작가 자신의 농담 속 진담이자 자학개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를 언급하면서 소규모의 가정 스릴러가 유행하는 요즘 트렌드를 분석하기도 하는데, 웃기는건 이렇게 분석하고있는 작가 본인도 결국 이 부류에 해당이 된다는 거다.



다른 소설이나 영화를 통한 간접 경험을 밑천삼아 창작활동을 하는 이런 작가들은 확실히 스토리를 전개함에 있어 깊이감과 스케일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취약한 전문지식을 굳이 수고스럽게 취재 등을 통해 보강하기 보다는 1인칭 시점 따위의 서술 테크닉과 같은 잔재주로 커버하는게 훨씬 편하기는 하겠지... 


그래서 등장인물도 주로 부부나 가족에 주변 이웃 또는 친구 몇명 해서 매우 단촐하고, 장소도 집과 근처 음식점, 카페 정도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수준으로 처리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로 판을 짜야하니까 스케일이 작을 수 밖에 없다. 사법시스템이나 관련 기관의 행정절차에 대해서도 전문지식이 딸리니까 경찰같은 법집행 공무원들이 나와도 딱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수준의 모습으로 겨우 등장해서는 대부분 기능적인 역할로 생색만 내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만다. 


이렇게 어설픈 작품들을 읽다가 예를들어 토머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 도입부 정도만 읽어보더라도 이제 막 FBI 신참요원이 된 스탈링과 상관이 나누는 디테일하고 수준높은 대화들과 사건을 맡음에 따라 펼쳐지는 전문적인 수사과정에서 비교 자체가 민망할 정도의 실로 엄청난 수준차이와 함께 그야말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소재로 삼고있는 8편의 고전 추리소설들 중에 나는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과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읽었다. 특히 ABC 살인사건은 내가 중학생 때 아가사 크리스티로 추리소설에 입문하면서 최초로 읽었던 작품이라 감회가 남달랐고 잠시 추억에 젖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각 작품들의 간략한 줄거리와 핵심 트릭을 모두 언급하고 있기때문에 꼭 읽고싶었던 작품이라면 스포일러를 당하기 전에 미리 읽어두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그리고 비록 8편의 리스트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크리스티의 또다른 대표작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도 스토리의 기본 뼈대로 삼고 있으니 혹시나 그 책을 읽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먼저 읽어야 할 것이다.


이 작가의 모든 작품을 전담해온 노진선씨의 번역은 여전히 믿음직했지만 이번에는 원작의 완성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냥 좀 쉽게 처리한 것 같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영화까지 똑같은 제목으로 이미 잘 알려져있는데 굳이 '장미의 이름으로'라고 번역한 부분은 좀 성의가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포와로라는 발음이 훨씬 보편적일 터인데 또 굳이 푸아로라고 한 것도 좀... 



여담으로 많은 사람들이 벨기에 하면 와플이나 초콜릿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무조건 '엘큘 포와로'다. 스웨덴 하면 ABBA이듯이 벨기에 하면 포와로가 아니겠는가...


이 작품은 전설적인 고전 추리소설들에 대한 오마주의 컨셉으로 작가의 개인적인 덕력을 아낌없이 과시한 점에서는 흥미로웠으나 작가의 한계 또한 여실히 드러났던 시간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아마도 이변이 없는한 이 작가의 책은 더이상 찾아 읽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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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컵을 위하여
윌리엄 랜데이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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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딱 10년전인 2012년에 발표되었던 작품이고 우리나라에는 그 다음해인 2013년에 곧바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생소했던 작가의 지명도에 비해서는 상당히 빠르게 소개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당시 현지에서는 출간 즉시 각종 상을 휩쓸면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영화 판권까지 팔리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결국 재작년인 2020년 애플TV+의 8부작 미니시리즈 드라마 형식으로 나왔고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주연을 맡아서 상당히 보고싶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넷플릭스만 이용하는 나로선 그냥 책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원제가 'Defending Jacob'이다. '제이컵을 위하여'로 번역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For'가 아니라 'Defending'이라는 단어를 쓰고있다는 점에서 뉘앙스가 살짝 다르다. 아들 제이컵을 '지키기' 위한 부모의 필사적인 노력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Defending'이 주는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작가 윌리엄 랜데이는 1963년생으로 미국의 지방검사보를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매사추세츠주의 미들섹스 카운티와 지방검찰청, 그리고 지방검사라는 주인공의 직업 등이 모두 작가 자신의 경력과 그대로 일치하고 있다. 자신이 오랜기간 몸담았던 지역과 직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그대로 녹아있어서 이 작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법정씬 등에서 사실감 높은 장면을 연출한다.



작가의 필력이 기대이상으로 좋아서 잔잔한 분위기임에도 몰입도가 엄청 높다. 확실히 검사나 변호사 출신 작가들의 작품은 이런 법정공방을 통해 대사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디테일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변호사같은 법조인들은 일단 말투에서 일반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화법을 쓴다. 예를들면 그냥 '난 싫다'라고 쉽고 간단하게 말하면 될 것을 '저라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을 것 같군요'라는 식으로 에둘러서 점잖게 표현한다. 어떻게보면 현학적이지만 어쨌든 뭔가 고상하고 품위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대사 자체에서 오는 지적허영심이랄까 지적만족감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해리슨 포드 주연의 '의혹'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법정스릴러의 걸작 '스콧 터로'의 '무죄추정'이라는 작품이 많이 생각났다. 일단 두 작품 모두 검사 출신의 작가가 썼다는 동질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겠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어가는 플롯과 설정에서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직업이 검사인 주인공이 화자로 등장하는 1인칭 시점을 택하고 있으며, 본인이 사건을 맡았다가 오히려 피고인의 입장에 서게 된다는 설정과, 전에는 적수로 만났던 유능한 변호사에게 변호를 의뢰하는 과정을 거쳐, 그동안 밥맛이었던 동료 검사에 맞서 법정공방을 펼쳐나간다는 플롯이 완전히 똑같다. 아이와 어른이라는 피해자의 차이에 따른 핵심 주제만 다를뿐 거의 동일한 구성과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나는 작가가 '무죄추정'을 레퍼런스로 해서 이 작품을 썼을거라고 100% 확신한다.



하지만 다루고있는 주제가 전혀 다르기때문에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매력 또한 충분히 차별적으로 다가온다. 비록 '무죄추정'에서 가져온 법정스릴러의 외피를 두르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족에 관한 휴먼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주인공 가족이 살고있는 뉴턴이라는 도시는 책에서도 상세히 묘사하고 있듯이 하버드 대학교가 인접해있는 미국 최고의 교육도시로 손꼽히는 곳이다. 바로 옆에 보스턴도 있고... 하여튼 덕분에 몰랐던 지리적 상식을 또 하나 얻게되었다.



인터넷과 SNS가 사람들의 생활 깊숙히 침투하며 발생하기 시작한 여러가지 부작용은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흥미를 끌지만 어느덧 주인공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된다.


자신의 비정상적 성장과정을 되물림하지 않겠다는 신념이 낳은 기이한 집착과 함께 점점 심각해져가는 부모 자식간의 소통단절과 무너져가는 부부간의 신뢰 등, 이 책은 당시 미국 중산층 가정의 혼란과 불안을 풍자하며 파고드는 면이 있다. 또한 실제 판례를 통해 법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MAOA 즉, 폭력유전자라는 요소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루면서 경각심을 주기도 한다.



번역은 중간중간 대사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몇군데 보이기도 하고 보편적으로 잘 쓰지않는 단어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고급스러운 어휘와 법정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까다로운 작품임을 고려한다면 딱히 나무랄 데가 없는 매우 준수한 번역이라 생각한다.


가족드라마와 법정공방의 비중이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범죄 행위는 거의 상징적인 요소 정도로 대충 처리된 느낌이 강해서 범죄스릴러적인 재미는 조금 약한 것도 사실이다. 후반부 다소 뜬금없는 한니발 렉터가 연상되는 아버지와 해결사의 등장 또한 너무 헐리우드식으로 안일하게 처리한 듯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몇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통해 급변하는 시대와 가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준다. 특히 가족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서서히 추락해가는 마지막 장면은 많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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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인 2011년에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표되었던 책인데, 2014년에 영문판이 나오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우리나라에는 다음해인 2015년에 번역 소개되어 당시 서점가를 휩쓸었던 책이다.


저자 유발 노아 하라리는 1976년생으로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이자 대학교수이다. 현재 40대 중반이니까 이 책은 겨우 30대 중반에 썼다는 얘기인데... 대단하다. 원제 역시 'Sapiens'이고 'A Brief History of Humankind'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제목에서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거시적 관점으로 간략하게 정리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총균쇠의 아류작 수준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총균쇠에서 검증했던 인류의 차별적 성장이라는 역사적 흐름에 관한 통찰력이 이 책에서 다루고있는 내용을 지탱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훨씬 폭넓은 관점에서 날카롭고 새로운 시각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마치 '대부1'을 뛰어넘은 '대부2'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그동안 무수히 나왔던 다른 역사책들이나 리처드 도킨스로 대표되는 진화생물학 관련 책들에서 이미 수없이 다루었던 다윈의 진화론을 기반으로 한 보편적인 이야기들의 반복에 불과할 수도 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에르난 코르테스의 아즈텍 정복에 관한 에피소드는 벌써 몇번째 읽는 이야기인지도 모를 정도다. 하지만 최초에 인류가 생성된 이후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만큼 깔끔하고 흥미롭게 정리한 책은 처음인 것 같다.


인간의 역사는 마치 '라쇼몽'처럼 특정 사건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여러 전문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넓혀가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멀리 거시적 관점에서 역사의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중간중간 필요할 때마다 살짝 깊이 들어갔다 다시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독자들이 흐름에 집중하면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잘 유도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일 수도 있는 저자의 주장들이 굉장한 설득력을 가지면서 강력하게 다가오는 점이 아주 큰 매력이다.


초반부에 저자가 농업혁명으로 인해 과연 인간들의 삶이 예전 수렵채집의 시절보다 나아졌는가? 라고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편하게 살아간 줄 알았는데 사실상 더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아갔다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많은 베스트셀러들 중에 초반부 강한 충격요법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서술법을 쓰는 책들이 많다. 예를들어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같은 경우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라는 말은 알고보니 엉터리였다...라고 시작한다. 그리고 '일본은 없다'라는 책에서는 일본인들은 지하철에서도 대부분 책을 읽을 정도로 근면하다고 알고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웬걸 전부 눈감고 자고있더라... 우리랑 다를바 없더라...라고 시작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반적인 통념을 정반대로 깨면서 관심을 확 끌어들이고 그 여세를 몰아서 서서히 본인의 주장에 동조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물론 이런 전략은 책이든 강연이든 매우 효과적인 수법이긴 하다. 다만 그 주장에는 명확한 근거와 충분한 자료조사가 뒷바침되어야만 할 것이다. 단순히 관심을 끌기위한 목적으로 어설픈 일반화의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


다행히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저자가 결코 허술하게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중간중간 기존의 통념을 다른 시각에서 새롭게 설명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과학적 증거나 통계자료들을 제시함으로써 설득력을 충분히 실어주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는 듯한 만족감도 높다.



일단 저자가 글을 정말 재미있게 잘 쓴다. 흡인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어떻게보면 딱딱하고 지루한 내용임에도 너무나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총균쇠를 읽을 때는 그런 생각까지는 안들었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고등학생인 내 딸아이도 꼭 읽어봤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알기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다.


번역도 아주 좋다. 군데군데 오래된 인용문들의 말투라든지 센스있는 주석들이 가독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이 책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지금 현재 나의 삶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가치있는 삶, 그리고 행복한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것 말이다. 역사책을 읽었는데 마치 훌륭한 자기계발서를 읽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이 쓰여진 후 또다시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세상은 엄청나게 빠르게 변했고 계속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저자도 결국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른다고 했다. 다만 현 시점의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지 역사를 통해 되돌아봄으로써 삶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색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던 것 같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어쩌면 근미래에는 국가라는 개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야말로 스마트폰과 인터넷, 스트리밍, 전기차의 시대가 아닌가... 구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그리고 테슬라... 이런 거대기업들이 합병을 거듭해서 나중에는 '구글 유니버스'같은 미지의 존재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를 일이다.


아뭏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을때마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들이 가득하며 저자가 제시하는 화두 덕분에 여러가지 생각들과 뒤늦은 깨달음이 따라온다는 점에서 분명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독서가 되리라 확신하면서 특히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이 많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큰 딸한테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기는 할텐데 과연 읽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책 열심히 읽어도 아이들은 여가시간에 스마트폰밖에 안보니까... 어른이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말 그대로 이것 또한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과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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