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 현직 정형외과 의사가 들려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촌철살인 의료사용가이드 닥터트릴로지 시리즈
김현정 글 그림 / 느리게읽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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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위주, 행위 위주로 의료 수가를 주니까,

 

과잉 진료가 성행하니

 

역시나 의사는 공무원화 ㅎ

 

14p. 의과대학생 증후군 medical student syndrome이라고 의대 학생들이 농담처럼 겪고 지나가는 병이 있다. 수업시간에 어떤 병의 증세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나면 마치 그것이 내 병인 것처럼 느껴지고 염려되는 것이다.

12p. 의사들은 건강검진 받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인공관절이나 척추, 백내장, 스텐트, 임플란트 등등 그 흔한 수술 받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심지어 항암치료 참여율도 떨어진다. 요컨대 검사도 덜 받고, 수술도 덜 받고, 몸을 사린다.

12p. 주위에 가족이나 친한 친구 중에 의사가 있어서 질문해본 사람들은 나의 이러한 지적에 공감할 것이다. 어떤 질문이 날아가도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비슷하다. "괜찮아, 그냥 지내봐. 좋아질 거야" ===> ㅋㅋㅋ

13p. 그 이유는 1. 현대 의학의 혜택뿐 아니라 한계와 허상도 잘 알기 때문이다. 웬만한 검사나 치료에 섣불리 몸을 맡기지 않는다. 2. 근원적인 치료는 자기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여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기다린다. 3. 정부의 진료지침, 학회 권장 가이드, 병원 경영방침, 보험회사 수급기준에서 자유롭게 진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보수적이고, 보존적이고, 최소한의 의료를 선택한다.

14p. 몇 해전 전립선암에 걸리셨던 우리나라에서 으뜸 가는 모 대학병원의 의료원장이신 은사님도 거의 모든 치료를 거절하시고, 마지막에 약간의 통증 치료만 받으시고 돌아가셨다.

27p. 2008년 EBS 다큐넨터리 <감기>에 보면, 머리가 아프고 맑은 콧물이 난다는 가짜 환자가 한국, 네덜란드, 독일, 영국, 미국에서 진료를 받는다. ... 실험 결과 다수의 한국 의사들이 서양 의사들에 비해 감기 치료에 약을 과도하게 많이, 그것도 항생제를 포함해서 자주 처방한다. 이 실험의 설계는 정교 하지 않았지만, 우리 나라 의료 현황의 씁쓸한 일면을 잘 보여 주었다.

36p. 제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기발한 약들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치유를 일으키는 것은 우리 몸이다. 건강은 우리 자신의 체력과 저항력에서 나온다.

39p. 어느 잡지에 실린 미국 의사의 얘기를 보니, 병원에 아프다고 오는 환자들 중 약 1/3은 실은 정서질환 EII emotionally induced illness 때문이라고 한다. ..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교수님은 말하기를 `정신과 환자들이 정형외과에 다 모여있다.`고 한다. 정신과보다 정형외과의 심리적 문턱이 낮기 대문이다. ... 이를 다른 용어로 `신체화` somatization 현상이라고 하는데, 근골격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어젯밤에 얼~마나 아팠다구요.." 여기에서 `아프다`가 아니라 `얼마나`에 방점이 찍힌다.

45p. 종양학에서 암환자들의 심리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거부denial, 협상negotiation, 분노 angry, 우울depression, 받아들임acceptance. 여기서 받아들임이란 포기와는 다른다. 자신의 상태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인정하고 결의하는 것이다. 특히 만성 통증 계열의 질병은 심리적으로 받아 들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병증이 많다.

57p. 인공관절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본래 자연산 관절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전문가라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미국의 어느 서베이에 따르면, 무릎인공관절 수슬을 받은 사람들 천여 명에게 "당신은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평소 얼마나 인식하고 사십니까?"라는 질문에 100%가 `한시도 잊을 수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이미 해버린 선택에 대해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경향을 보이는데도, 이것은 놀라운 결과다.

58p. 임플란트, 인공관절, 스텐트,,, 자연산보다 더 뛰어난 것은 아직 없다. 그런데, 갈아 끼는 것에 대해 요즘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신중해야 한다.

73p.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을 풍미한 허리 디스크 치료법 `키모파파인`, `뉴클레오톰`,, 2000년대 초반 `유니니uni knee`가 유행했었다. ...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고 하자. 특성상 단기중간보고서 short-terminterim report 결과가 좋게 나오고, 그러므로 이 때부터 모두들 으샤으샤 열심히 한다. 그러다가 몇 년 쯤 지나면서 꿍쳐 두었던 부작용 보고가 하나씩 둘씩 슬금 슬금 증례보고 case report 형태로 발표된다. 어느 날 할 만큼 다하고 기계회사가 본전을 뽑을 때쯤 되어서, 10년 이상 추시 장기보고서 lone-term report가 `결국 별로 안 좋더라`하고 나온다. 이제 다같이 관두는 분위기로 간다. 이런 전철의 반복이다. 그 동안 시술 받은 사람들은 하소연 할 데가 없다.

74p. 같은 치료법 안에서도 내용이 180도 정반대로 바뀌기도 한다. 전방십자인대 재건 수술의 경우 6주 정도 무릎관절을 고정해놓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었다. 그런데 90년대 초반 부터 수술 직후 부터 관절운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완전히 바뀐다.

75p. 줄기세포, 제대혈, 미래전망연구 ... 미디어에서 뉴스인 척하고 보도되는 내요들은 실제로는 선전인 경우가 많다. 인터뷰 하는 의사들은 사실 그 회사에 상당 지분을 가진 주주다. 가짜약placebo도 25%에서는 효과가 있다. 신기루다.

78p. 몇 년 전 어느 저명한 의사 선생님 한 분이 말기 췌장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진단받기 바로 두 달 전 본인이 근무하던 대한민국 최고라는 병원에서 고가의 초정밀 검진을 받았고 본인이 직접 검사결과지까지 확인했다고 하는데, 그 때는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검진이 모든 병을 다 밝혀내는 요술망치는 아니다. ... 그러나 검진과는 별개로,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다는 느낌이 든다. (검진 받는데 쓰는 노력으로 차라리 내 몸의 체력을 기르는 데 그 공을 들이는 편이 낫겠다.)

81p. 영상과 임상은 분명히 다르다. 영상은 영상일 뿐이다. `수술 잘 됐습니다.` 수술 후 엑스레이는 깔끔한데 정작 사람은 죽는 수가 있다. 서양의 어느 연구자료에 따르면 다수의 사체에서 어깨를 해부했는데, 그 중 회전근개 파열이 있는 경우를 골라 살아 생전 의료기록과 비교 분석했다고 한다. 20%는 한번도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시각화라는 미끼에 맹목적으로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82p. 어디까지 예방할 것인가? `지금 이 시술을 받아 두지 않으면.. 지금부터 이 약을 먹어 두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도 못 막게 된다.` 이런 확률적 가정에 사람들은 마음이 약해진다.

112p. 사람은 동물이다. 사람은 골반에서 나서 골반으로 간다. 나이가 들면 뼈가 약해져서 조금만 넘어져도 엉치 주위에 골절이 잘 생기는데, 이것이 사람을 눕혀 뜨려놓게 되고 결과적으로 죽음의 단초가 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움직여야 치료가 빠르다.

124p. 우리 몸의 `자기방어 기제`이며 스스로를 고쳐 나가는 `자정작용`이 나온다. .. 엑스레이에서는 헉 소리나는 심한 퇴행성 관절염을 보이더라도, 실제 환자는 별로 아프지도 않고 별다른 증세도 없는 단계에 이른다. 그래서 실 없는 소리 중엔 이런 말도 있다. "기다리면 안 아파질 테니, 안 아파지기 전에 얼른 수술 받으세요"

128p. 가볍고 때론 일시적인 증세들은 무시해도 안 되고 야단법석을 해도 안 된다. 너무 무시하고 무작정 지내다가는 작은 병을 큰 병으로 키워서 결정적 치료 시기를 놓치는 수가 있다. 반대로 야단법석 호들갑을 부리다가는 가만히 놔두면 지나갈 것을 괜히 건드려서 과잉검사와 과잉치료에 불필요하게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는 수가 되기도 한다.
1) 아프면 쉰다. 이것은 짐승도 원시인도 아는 방법이다.
2) 경증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경종이다. 반성할 점이 없는지 보고, 소 잃기 전에 얼른 외양간 고친다.
3) 어떤 증세가 반복되거나 지속될 때, 혹은 분명한 외상으로 인해 기능제한이 나타날 때에는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4) 검사나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한다.
5)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에 힘쓴다.

161p. 1) 마음 : 마음을 담대하고 쾌활하게 다스린다.
2) 식이와 섭생 : 음식을 깨끗하게, 적당량, 골고루,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섭최한다.
3) 운동 : 자신을 서서히 좀먹어가는 `편리함`에서부터 의도적으로 벗어나 몸을 움직인다.
4) 환경 : 공기와 토양과 물을 깨끗하게 보존한다.
5) 의료 : 인공적이고 과격하고 파괴적인 치료법은 경계한다.

168P. 우리는 신간과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고전과 스테디셀러를 더 신임해야 할 것이다. ==> 신간과 베스트셀러를 신봉하는 이유는 마케팅 "광고" 때문이다. 광고가 자본주의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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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사라질 직업인가 -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김현정 박사가 들려주는 의료계 미래리포트 닥터트릴로지 시리즈
김현정 지음 / 느리게읽기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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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시험 얘기는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예시로 추정된다.

 

역시 의사는 영국처럼 공무원 방식이 맞는거 같다.

 

경쟁을 강요하는 의료시스템에서는 환자가 1차적으로 피보지만,

 

의사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31p. 진료실 문 앞 몇 걸음 채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약 타실 때가 됐네요. 한 달 치 다시 처방해 드릴게요"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본 채 클릭클릭 반복처방을 누른다. 환자는 들어오다 말고 "아.. 네.."하며 다시 나간다. 이렇게 영혼 없고 목적 없는 클릭을 통해 하루에 200명을 진료 보는 의사도 가능한 것이다. ... 우리세대(67년생) 의사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가지를 모두 겪은 세대이다.

33p 먼지와 죄와 병은 털면 털수록, 뒤지면 뒤질수록, 찾으면 찾을수록 나오게 마련인가 보다.

36p. 산부인과의사가 어느 마을을 지나가면 그 마을에 자궁이 모두 없어진다. 비뇨기과 의사가 다녀가면 어느 요양원에 전립선이 모두 없어진다. 정형외과 의사가 지나간 어느 동네에는 무릎관절이 없다. 외과전문의가 지나간 동네에는 갑상선이 없다.

41p. 의대 교육은 최면이고 세뇌다. 질문할 시간도 없고 의문을 품는 것이 용납되지도 않는다. 의과대학과 병원에는 진정한 의미의 대화란 없다. 일방향 지시와 복종이 떠나닐 뿐이다. 의사들은 사실 토론 같은 것 할 줄 모른다. 연장자(시니어)가 한마디 하면 꾹 소리 못하고 모두 쥐구멍으로 들어간다.

54p. 1980년 정형외과 전문의를 막 딴 선배 한 사람이 수도권 도시의 어느 중소병원에 취직을 했다. 설에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느 어른이 월급은 얼마나 받기로 했는지 물었다. 첫 월급이 천만 원이라고 대답했을 때 (당시 천만 원이면 집 한 채도 살 수 있는 값이었다) 방 안 에는 수 초간 정적이 흘렀다.
32년이 지나 2012년, 아는 후배가 정형외과 전문의를 막 따고 수도권 어느 중소병원에 취직했다. (인턴 레지던트를 했고 펠로우는 하지 않았다.) 그의 초임 월급은 팔백만원이었다. 높은 수입임에도 불구하고 감동은 없다.

68p. 대학병원 의대교수들의 진료 양상은 성과급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로 길린다. 2000년 이전의 의대교수들이 공무원에 가까웠다면 이후에는 기업의 임원들에 가깝다. 명예가 아니라 실적이 필요해진 것이다.

80p. 인대재건수술의 방법은 23가지나 할 줄 아는데, 단순한 배탈약 처방은 못하는 의사들을 수없이 양산해 내고 있다. 인대재건을 받아야할 사람이 더 많은가? 배탈약을 처방받아야 할 사람이 더 많은가? 그런데도 92%의 의사가 극도의 전문교육을 받고 있다.

82p. 많은 의사들이 말한다. "인턴은 6개월만 해도 충분해. 레지던트는 2년으로도 차고 넘쳐. 나가서 환자 보는 데 아무 지장 없다. 오히려 너무 오래 하다 보면 기본을 까먹게 되지."

111p. 신개념의 치료기구가 개발되었다고 하자. 돼지 실험과 사체 실험은 마쳤으나, 결과가 썩 좋지 않다. 생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은 아직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러 전문가들도 의구심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동안 쏟은 연구비가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쉽게 접지 못한다. 접는다면 수년간 연구 개발을 이끌어 온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회사를 나가야 할 판이다. 그럼? 계속 가보는 거다. 임상시험으로 갈 차례다. 어느 나라에서 하면 좋을까? 각국의 담당자들은 서로 맡지 않으려고 은밀한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 때 어디선가 이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를 엿들은 모 의대 KOL(Key Opinion Leader 여론주도층) 교수는 눈치 없이 거꾸로 유치 압력을 넣는다. (저 교수는 저래야 정부로 부터 지원금을 받고, 대학에서 실적을 보일 수 있다.)

115p. 결론적으로 나는 근거주의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쥐어짜서 나온 데이터들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으므로 그냥 참고하는 정도에서 받아들인다. 임상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일은 비선형적인 과정이다. 교과서대로 오는 환자는 오히려 드물다. .. 그래서 나는 오히려 산발적인 증례보고와 경험에 기초한 추론적 논문에 더 신뢰가 간다.

124p. 민간병원들 중에 정말 순수하게 자신만의 힘으로 지금처럼 우뚝 선 병원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정부의 장려와 지원 속에서 온갖 이름의 국고지원금과 보조금으로 병원을 신축하고 병상을 늘리고 시설과 장비와 인력을 확충해왔다.

125p. 보건의료 계열 공무원에게 보건대학원이나 경영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제공하느니, 차라리 병원 인턴 업무를 3개월 정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직능관련 자기 개발에 훨씬 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132p. 약을 적게 쓰고도 환자의 병이 낫게 하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비급여항목 비율이 낮은 병원에 대해 혜택을 준다거나, 고혈압이나 당뇨병 유병율이 낮은 기업이나 자기 다리로 걸어 다니는 주민이 많은 지자체에 세금을 낮춰준다거나, 그런 방향의 정책은 어떨까?

139p. "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이유가 뭡니까?"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래도 공공병원은 아직까지 의사들이 비교적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병원입니다. 둘째는, 작은 것에도 환자들이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것이지요. 의사로서는 큰 보람입니다."
"낙후되어 있지 않냐는 어느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시설이나 장비 같은 것은 아마 뒤떨어져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하드웨어는 돈만 들이면 하루 아침에도 뒤엎을 수 있는 것이잖아요. 보다 근원적인 것은 의사들 마인드인데요, 마인드 측면에서는 결코 민간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45p. 문제는 공적 신뢰가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법부 재판결과를 곧이 곧대로 믿질 않는다. 의사들 처방을 의심스러워한다. 단통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가 쓴웃음을 짓는다.

157p. 수십 년간 내과 의사들은 청진기 하나로 수많은 심장병을 몹시도 자세하게 구별해왔다. ... 지금 청진기만을 붙잡고 있다가는 경쟁력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돌팔이 의사 소리 듣기 딱 좋을 것이다. ... 숙련된 의사들은 붕대를 풀며 상처에서 나는 냄새만 맡고도 배양검사 없이도 병균의 정체를 짐작했다.

158p. 예전에는 두드리고 흔들어만 보고도, 십자인대가 끊어졌는지 아닌지, 부분 파열인지 전파열인지, 반월상연골판 어디가 어떤 모양으로 찢어졌을지, 기가 막히게 맞춰냈다. 지금은 MRI 안 찍고 수술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178p. 질환별로 청진 소리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를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들었다.

161p. 점점 더 진찰할 이유도 필요도 사라져 간다. 진찰대에 눕히기 전에 바로 검사실로 보낸다. 의사들은 질병 진단에 있어 컴퓨터에게 자문을 구한다. 고된 노력과 실제 경험을 통해 연마되던 그 기회도 점점 사라졌다. 의사가 고전적 아날로그 `노하우`를 연마하는 경우가 감소한다. 그러므로 진료 노하우를 익힐 필요도 사라져간다.

162p. 진료실에서 의사의 전통적 세 가지 역할, 검사자, 해석자, 치료자로서의 역할 중에서 검사자로서의 역할은 거의 다 넘어갔다. 해석자로서의 역할도 많은 부분 넘어가고 있다. 치료자로서의 역할은 일부 넘어가기 시작하고 있다.

170p. 그동안 병원의 많은 업무가 고학력 저임금 계약직 전공의에 의존하여 불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책임감을 지닌 사람들을 새로운 직능으로 양성화하여 이들에게 전공의들이 커버해오던 여러 기능을 맡기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79p. 의사는 점점 재미없는 직업이 되어가고 있다.
1) 전문가의 자율권이 점점 사라진다. => 보험공단의 지침은 자고 깨면 바뀐다. 꼭두각시가 된다.
2) 할 일이 점점 단순해진다. => 기계가 판독까지 달아서 나오니 재미가 없어진다.
3) 잉여 의사들이 많아져서 재미를 따지기 전에 생존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188p 의사로서 살아남을 자들의 요건
1) 소통 능력. 소통하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이 필요하다.
2) 의료 바이링구얼. 디지털, 아날로그 둘 다 진료가 가능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수련 환경이 어렵지만, 검사장비도 없고 약도 없고 보조 인력이 없어도 조치할 줄 알아야 한다.
3) 의사의 살 길은 전문화가 아니라 환자를 위하는 사명감 재무장이다.

192p. 소화기내과 실습 시절 강진경 선생님이 대학병원의 세 가지 사명은 진료, 교육, 연구, 그 중 제일은 연구라 하셨다. 24년이 지난 2014년 지금 다시 묻는다면 "돈과 명예와 권력 입니다. 돈을 위한 연구, 명예를 위한 연구, 권력을 위한 연구입니다."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병원장들에게 묻는다면 "경영을 위한 진료, 경영을 위한 교육, 경영을 위한 연구, 경영이 최우선 가치입니다."

198p. "우리 병원은 임상시험을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멋진 문구인가? 모든 병원과 의사들이 경쟁적으로 임상시험 한 건이라도 더 수주하여 실적을 올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판국에 이런 엇나감이라니..

199p. 환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병원을 바라는지 의사들과 병원들은 귀 기울여야 한다.
1) 바가지나 속임수 없는 병원
2) 고가의 검사나 수술부터 무조건 들이대지 않는 병원
3) 의료인과 넉넉한 시간을 이야기 나누고 성심껏 진찰 받을 수 있는 병원
4) 과잉 의료가 아닌 적정 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5) 득이 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해가 될 법한 희한한 시술은 권하지 않는 병원
6) 횡행하는 임상시험 없는 병원
7) 돈이 없더라도 꼭 필요한 진료라면 사회복지사를 연결해서라도 어떻게든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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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기본소득
바티스트 밀롱도 지음, 권효정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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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변호사로 활동하는 시절 하루 1천만 원을 벌었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에서 낙마했다. 지금 국무총리 후보로 청문회를 준비 중인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하루 350만원을 벌었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딱 절반에 있는 사람이 번 돈(중위소득)은 연 1,074만원이고, 평균 소득은 연 2,046만원 이라고 한다. 대다수 국민들의 1년 연봉, 한 달 월급을 하루에 버는 사람들이어야 국무총리로 올라갈 자격이 있는 걸까? 5월 21일 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80년대 부자와 서민의 소득 격차가 7배 정도였는데, 현재는 10.1배로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23위를 차지했다. 헌법 119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라는 조항은 분명 실패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대세다. 신자유주의를 거칠게 정의하면 “정부의 규제는 풀고, 세금을 내리면, 부자가 돈을 많이 쓰고, 돈을 많이 쓰면 그 돈이 서민에게 내려올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이 신자유주의의 창시자급으로 여겨지는 사람이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인데, 이 사람의 정책 패키지 중에는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가 있다. 가령, 한 달 최소 160만 원이 있어야 4인 가구가 유지되는데, 김씨라는 4인 가구가 100만 원을 벌었다. 그러면 부족한 60만 원을 보조해줘 전 국민이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하게 해주자라는 개념이다. 그리고 1970년대 미국에서는 이 음의 소득세에 대해 실제로 몇몇 도시를 대상으로 실험까지 했다. 결국 음의 소득세는 시행되지 않았지만, 부자의 세금은 깎아주고, 대기업의 규제는 풀어줬고, 빈부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졌다.

 

 

 

 

음의 소득세가 우파 버전의 기본 소득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본 소득은 전 국민에게 매월 ±20만원씩 주자는 제안이다. 월 20만 원이면, 연 240만 원, 12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대한민국의 1년 예산은 370조다.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선별 복지처럼 신청, 심사, 부정 수급에 대한 감시 비용이 사라진다. 정책이 단순하며,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나라는 기존 복지 정책이 별로 없어 충돌하것도 많지 않다.

이미 미국의 알래스카에 사는 주민들은 1년에 200만 원 가량의 기본소득을 받고 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뛰놀던 스위스는 2016년 매월 280만 원씩 기본 소득 지급에 관해서 국민투표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공약 중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것도 기본소득의 정책 중 하나다. (이 공약은 대통령이 되자 뒤집어졌다.)

  

 

 

 

평화의 한자는 平和다. 평평할 평 + 벼 화 + 입 구를 합친 말이데, 모든 사람 입에 밥이 똑같이 들어가면 평화롭다는 뜻이다. 기본 소득은 가장 현실적인 부의 재분배 정책이며, 또한 가장 비현실적인 대안일지 모른다. 이 대안에 관해서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의 말로 마무리를 짓는다. “200년 전에 노예 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넣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60p 기본소득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기본소득 금액이 충분해야 한다. 모든 이가 꼭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에 아무런 문제없이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각 개인이 일을 않고도 계속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한다. 이 조건 덕분에 노동에 대한 강요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둘째, 기본소득은 이중으로 (완전히) 조건 없이 지급되어야 한다. 어떠한 조건도, 대가도 요구되어서는 안 된다. 이 두 번째 조건 덕에 개인은 실업자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 압력을 이기지 못해 일할 수밖에 없던 그 의무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세 번째,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이 사회적 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103p 흔히 일이나, 경제적으로 인정되고 가치를 매길 수 있는 활동만이 사회적 효용이 있다고 한정해 버려서다. 그러나 시장은 사회적 효용 여부를 판단하기에 적합한 기준이 아니다.

104p 시장을 사회적 유용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공공서비스나 비영리 활동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참에 사회적 유용성이 무엇인지 좀 더 생각해 보자.사회적 유용성은 늘 광의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을 정의하기 위해 끝없이 조사하지 않는 한 사회적 유용성의 범주를 정하기란 사실 어렵다. 그렇다고 시장이 아닌 다른 만족스런 기준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기본소득이 노동시간을 단축시키고 노동시간 단축이 반드시 생산성을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주당 `35시간` 근로 체제가 프랑스인들의 생산성 향상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기억하자. (1997년과 2000년 사이에 주당 35시간 근로 체제를 채택한 기업은 노동시간이 10퍼센트 감소하고, 시간당 생산성이 6.7퍼센트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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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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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4 p. 우리는 (표지판 디자이너) 하딩이 만든 표지판을 `본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우리 뇌의 표면을 순간적으로 스치고 지나갈 때, 그래서 일부러 생각할 필요 없이 정보가 저절로 주입 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38 p. 프린스턴 대학에 재직 중인 심리학자 샘 글럭스버그Sam Gluckserg는 참가자들에게 창의적 발상이 필요한 복잡한 과업을 완수하는 데 대해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외적 보상이 집중력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창의적 사고에 필요한 폭넓은 시각을 좁힌다는 이론도 있다.

84 p. (디자저이너 마크 레빗 曰) "디자인에 감성은 정말 중요한 요소죠. 그렇지만 먼저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갖춰야 합니다."

104 p. 2008년만 해도 전 세계에 존재하는 초고층 건물(70층 이상)은 대략 36곳에 불과했다. 오늘날(2014년) 그 숫자는 72곳에 이른다.

129 p. 인비저블의 세 가지 특성,, 인정받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 꼼꼼함, 책임의 향유

140 p. UN의 통역사들은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옮기는 방식으로만 일한다.(중국어와 아랍어는 이 법칙에서 제외된다.)

159 p. 포덤 대학(Fordham University)의 언론 매체학 교수인 폴 레빈슨(Paul Levinson)을 위시하여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이, 인터넷은 글 쓰는 인구를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준을 낮추는 데에도 공헌했다. 아무 생각 없이 쓴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포스팅과, 신중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작성돼 사실 검증가가 검토하고 편집자의 수정을 거친 훌륭한 잡지 기사 사이의 거리는 겨우 클릭 한 번이다.

166 p. 콰이어트(Quiet)의 저자 수전 케인(Susan Cain)은 역사학자 워렌 서스만(Warren Susman)의 이론을 인용해 우리가 "인격의 문화"에서 "성격의 문화"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인격의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가보다 홀로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였다." 호메로스의 클레오스에서 볼 수 있는 가치관과는 본질적으로 정반대다. 그러나 성격의 문화로 이동하면서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수전은 이렇게 쓰고있다. "새로운 성격의 문화는 모든 사람에게 연기자라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제 모든 미국인은 연기자가 되어야 했다."

168~170 p. 1960년대, 시카고 화이트삭스(White Sox)가 획기적인 사건을 저질렀다. 선수들의 유니폼 등에 그들의 이름을 인쇄한 것이다. ...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메이저리그의 모든 야구팀이 단 세 팀을 제외하고 "선수 이름 없음(No Name On Back, 짧게 줄여서 NNOB)" 정책을 폐지했다. ... "스포츠 경기가 TV에 중계되면서 팬들은 등 뒤에 적힌 이름을 볼 수 있게 되었죠. 그건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을 `개성을 가진 개인`으로 홍보할 수 있는 멋진 방법이었습니다. 인기 선수의 유니폼 판매 수익으로도 이어졌죠. ... "처음에는 그런 게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었죠."라고 말했다. ... 미국이 어떻게 집단주의 사회에서 개인주의 사회로 이동했는지 알고 싶다면 운동선수들의 등을 보면 된다. ... 홈팀 유니폼이 NNOB인 레드삭스는 수십 년간 악명 높은 저주에 시달리다가 지난 10년 새 월드 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00년 홈팀 유니폼에 NNOB를 도입한 이후 월드 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다는 점이다.

173 p. 문화 비평지인 <뉴 인콰이어리 New Inquiry>에 기고한 롭 호닝 Rob Horning은 "과거에 우리의 전자 감시 체제는 소수가 다수를 감시했다."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와 동독의 악명 높은 국가보안부 슈타지Stasi를 생각해 보라. "이를 역전하면 다수가 소수를 감시하는 `대중에 의한 감시souveillance` 체제가 된다. 대중이 소수의 스타들을 관찰하며 가십을 떠들어대는" 전통적인 명성의 세상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 "어디에나 존재하는 소셜미디어는 ... 다수가 다수를 감시하는 다자 간 감시, 다시 말해 `참여적 감시` 체제를 초래했다."

174 p. 2012년 8월, 문화적 심층 비평을 자주 게재하는 더아울닷컴TheAwl.com은 "현재 상태 : 만성적인 자기 노출The Condition : Chronic Self-disclosur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현 상태가) 남들로부터 감시받고 있다거나 특정인이 아니라도 누군가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이해할 수도 없고 말도 안 되는 느낌을 받는 수준에 이르렀다."

180 p. 미시건 대학의 심리학자 제니퍼 크로커Jennifer Crocker는 자존감과 자긍심을 연구한다. "그녀는 외모와 인정, 학업 성적에 이르기까지 외부 요인에서 자존감을 찾는 대학생들은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분노, 학업적 문제, 대인관계에서의 갈등, 그리고 약물 및 알코올 섭취를 보고했다.". "학업 성적에서 자존감을 찾는 학생들은 동기 의식이 높고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은데도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특별히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반대로 "좋은 사람이 된다거나 도덕적 규범을 준수한다 등 내적 요인에 자존감의 중점을 두는 학생들은 학업 성적이 좋고 약물과 알코올의 섭취량도 낮았으며 섭식 장애도 적었다."

306 p. `완벽함은 보이지 않는다.` 많은 인비저블이 이 공식을 준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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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그것을 믿었다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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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는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승호 PD는 이명박 시절 MBC에서 결국 쫒겨나 인터넷 언론사 뉴스타파를 진행중이며,

 

한학수 PD는 MBC 사옥 앞 스케이트장 관리를 맡고 있으며,

 

제보자 K는 전문의 과정을 다시 거쳐 2013년 강원대학교 병리학 교수가 된다.

 

내부고발자가 되려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때 권은희와 마찬가지로

 

변호사 아니면 의사처럼 이 직장 아니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보다.

61p. 드라마 PD들에게는 이야기꾼 자질과 예술적 표현력이 필요하고, 예능 PD들에게는 젊은 감각과 순발력이 요구된다. 시사교양 PD에게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균형 감각이 강조된다. 시사교양 PD의 영역은 다큐멘터리, 논픽션, 르포르타주reportage 등으로 다양한데, 탐사 PD는 바로 <PD수첩>과 같은 르포르타주를 연출하는 사람들이다. 이쪽 아이템은 `의심`으로부터 시작한다. 의심을 혐의로 확증하고 더 나아가 일반인들이 볼 만하게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탐사 PD의 능력이다.

83p. 아내의 바람은 `안전한 전쟁`이 아니라 `전쟁 없는 세상살이`였던 것이다.

177p. 줄기세포의 동물실험 결과는 30% 이상이 즉시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오며, 나머지 경우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줄기세포를 임상에 적용한다는 것은 살인 행위에 다름 아닌 것이다. ... 환자의 부모는 줄기 세포를 이용해 치료되었다고 하는 개를 보았지만,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암에 걸려 죽은 수많은 동물 이야기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

210p. 줄기세포는 암세포처럼 무한 증식의 성질이 있어야 하고, 신체의 모든 장기로 분화할 잠재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피부나 뼈 혹은 근육 등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모두 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확인하려면 사람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해야 하지만,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대신 쥐에 주입해서 확인하게 된다. 이때 쥐에 주입된 줄기세포가 무한 증식해서 자란 실제 조직 덩어리를 테라토마라고 한다.

218p. (2005년) 9월 20일,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에서 황 교수의 특허를 전담하는 김○○ 변리사를 인터뷰했다. 김 변리사는 서울대 수의대 출신이라서 황 교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
-> 황 교수님이 특허를 출원한 것이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었고, 또 몇 가지는 실제로 등록된 것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특허로 수익을 얻은 것이 있나요?
=> 아직까지는 기술이전 계약 협상이 이루어지거나 그런 건 없고요, 특허로 등록된 거는 시기적으로 봤을 때 예전에 동물 복제기술 관련된 것들입니다. 큰 프로세스process라기보다는 조그만 실험 과정에서의 조건들에 대해 등록된 게 있죠. 그리고 실험하시면서 어떤 고안 사항에 대해 특허가 된 것도 있고요. 중간 중간에 나온 것들에 대해 특허를 받은 게 있는데, 그런 것들이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291p. 2001년 미국에 있는 ACT라는 생명공학 회사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난자 모집을 했을 때 1인당 4,000불씩 주겠다고 광고했음에도 불구하고 19개 난자를 확보하는데 그쳤다는 사실입니다. 그것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는 분명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298p. `난소과자극증후군OHSS`과 같은 부작용에 노출되는 환자는 대략 10~2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는데, 학자에 따라 약간의 편차를 보이고 있다. 난소과자극증후군은 이러한 수술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부작용을 일컫는데, 물론 불임의 위험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희귀한 경우지만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385p. (복제소) 영롱이는 그것이 복제소임을 증명하는 결과가 단 한 번도 세상에 공표된 적이 없는데, 온 나라의 언론과 국민들만 믿어 온 것이었다. ... 일이 이 지경이 된 데는 황 교수가 1차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과학기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과학기자들은 처음에는 황 교수에게 속았으나 얼마 지나면서 차츰 의아하게 생각했을 터인데, 이미 그때에는 서로 쉬쉬하는 것이 하나의 `질서`로 자리 잡은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영롱이에 대한 무수한 의혹과 풍문이 학계와 과학기자들 사이에 떠올았건만 이때까지 단 한줄의 의혹 기사도 나가지 않은 이유였다. 과학과 언론 그리고 정권의 삼각동맹이 어떤 것인가를 가장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 바로 영롱이였다. 그것은 <사이언스> 논문 조작의 축소판이며, 말 그대로 `조작의 원형질`이 담겨 있었다.

526p. 자신을 <시카고 트리뷴>의 김성희 기자라고 소개한 사람의 질문은 그야말로 도전적이었다. 그녀는 대뜸 "줄기세포가 있다는 말이냐? 없다는 말이냐?"고 공격적으로 질문했다. ... 나중에 이 사람이 황 교수팀에서 한 역할이 밝혀졌는데, 황 교수 언론팀에서 대외언론 담당자였음이 드러났다.

535p. 가장 과학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람들은 사실과 논리 이외의 책략으로 무장해 있을 때, 정작 과학자도 아닌 우리(PD)만이 외골수처럼 과학적 검증에 몰두해 온 것이었다.`정치의 논리` 앞에 `과학의 논리`가 압도당하는 순간이었다. - 김현기 PD

559p. (황우석 제보 이후) 제보자 K는 강제 사직을 당했다. 이 무렵 제보자 B도 다니던 연구기관을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되었다. K와 B, 이 부부는 졸지에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나앉았다. 나(한학수 PD)와 최승호 팀장은 이날 <PD 수첩>팀에서 배제되어 `대기 발령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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