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주무셨어요? - 잠 잘 자는 사회를 위한 숙면의 과학
페터 슈포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 황소자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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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방지를 원하면

 

비싼 돈 들여 안티에이징 의사, 피트니스 센터 다니지 말고,

 

잠부터 자라 ㅎㅎ

41p. 망막의 빛센서에게 한낮의 피트니스센터는 해질녘의 야외보다 더 밝지 않다.
게다가 햇살이 환한 야외에라도 나갈 때면 많은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낀다. 빛니 너무 눈부셔서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밝은 빛이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아니면 패션코드가 더 중요하거나.

42p. 비만, 당뇨, 심근경색, 뇌졸중, 암, 대사증후군, 우울증이 리듬을 상실한 삶과 관련있음을 지적하는 이는 비단 시간생물학자들만이 아니다. 신경정신과와 내과 의사들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체내리듬이 흐트러지면, 신체와 두뇌의 신진대사가 균형을 잃고 만성 질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한둘이 아니다.


43p. 그래도 해결책은 있다. 우리가 몸소 경험한 휴가를 기억하기만 하면 된다. 낮에 더 많은 햇빛을 쬐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44p. 함부르크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따르면 전등의 밝기만 개선해도 독서 속도가 9개월 만에 9% 신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시계를 고려할 때 조명과 관련하여 두 가지, 즉 밝기와 색온도가 중요하다. ... 2,000 룩스 이상의 광도에 파르스름한 흰색을 띠는 5,500켈빈 이상의 빛은 야외의 햇빛에 특히 가깝다. 생체시계의 중요한 측정 센서들은 그런 빛에 가장 잘 반응한다.

48p. 하루 최소 15분씩만이라도 규칙적으로 햇빛을 쬐우면 생체리듬이 안정되고 강화되며 아울러 생체시계가 정확히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햇빛은 성취능력과 집중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통증을 경감시키고 생체리듬을 안정시키고 강화시킴으로써, 여러 질병을 예방해준다.

65p. 우리 몸은 고도로 복잡하게 조직되고 서로 섬세하게 조절되는 무수히 많은 분자생물학적 시계들의 모음이다. 그밖에도 우리는 하나의 리듬에만 복종하지 않고, 수백 개의 리듬을 따른다.

81p. 요즘은 텔레비전도 LED 모니터들인데다 그 사이즈가 점점 더 커지다보니 방출하는 빛의 양도 동반 상승해, 우리의 생체리듬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사려 깊은 텔레비전 제조업체라면 소비자들이 저녁과 밤에는 파란색 비율이 적은 화면을 대할 수 있도록, 파란색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이브닝 혹은 나이트 모드를 신제품에 장착해야 할 것이다.

105p. 사회적 시차증이 두드러진 사람일수록 담배 피우고 술 마시고 커피 마시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뢰네베르크는 "사람들이 부지불식간에 이런 식으로 만성 수면부족을 상쇄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사회적 시차증이 1시간 이하인 그룹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비율이 다서 명 중 한 명꼴도 되지 않았다. 반면 사회적 시차증이 5시간에 이르는 그룹에서는 거의 세 명 중 두 사람이 정기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125p. 2주간 8시간, 6시간, 4시간의 수면을 취한 뒤 낮에는 각종 테스트를 받았는데, 잠을 푹 잘 수 있었던 참가자들만이 2주간의 테스트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특히, 4시간만 수면을 취한 그룹은 2주 뒤 이틀 밤낮을 새운 사람들과 같은 결과를 냈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주의력 체계와 작업 기억에서의 신경인지적인 기능장애가 진행되었다"고 진단하였다. 참가자들은 평균 나흘 연속 수면을 적게 취한 뒤에는 더 이상 피곤을 느끼지 않았고 실험이 끝날 즈음에는 졸음이 쏟아져서 힘들다는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은 지속적인 수면부족이 우리를 상당히 멍청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129p. 미국의 생물심리학자 토마스 베어는 유명한 실험을 통해 그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24명의 실험 대상자로 하여금 넉 달간 매일 저녁 14시간씩 깜깜한 수면실험실 침대에 누워있게 하였다. 그러자 실험 대상자들은 처음에 12시간 이상을 졸거나 잠을 자며 그동안 쌓였던 수면부족을 모두 상쇄하였다. 그러고 나서 4주쯤 지나자 평균 약 8시간 15분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수면-각성 주기가 안정되었다. 게다가 실험 대상자들은 기분이 아주 좋아졌는데, 살아가면서 이토록 컨디션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한 사람도 여러 명이었다.

132p. 수면부족은 종합적으로 말해 우리를 늙고, 병들고, 멍청하고, 뚱뚱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133p. 안티에이징 전문의를 찾아가고, 피트니스센터에서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레슨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이런 사람들이 누구나 규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체의 가장 자연스런 젊은 유지 프로그램을 무시하며 살아가는 듯 하다. ...

잠을 자면서 우리는 젊음을 유지하고, 신진대사의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잠자는 상태에서 생체시계들이 서로 소통을 하면서 헝클어진 균형을 맞추어 동시 진행한다.(동기화한다.) 그것이 바로 잠을 푹 자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장기적으로 더 날씬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164p. 수면 생체리듬은 어느 정도 새롭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생체리듬은 자꾸만 타고난 기본 패턴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생체시계를 조작하려는 시도들은 빠르게 그 한계에 부딪힌다. 그리하여 대략적인 공식은 최대 2시간까지는 하루 리듬을 앞으로 혹은 뒤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상은 무리다.

169p. 시간생물학자들은 "유럽에서 뉴옥으로 여행을 하면 두뇌는 5일 후에 도착을 하고 간은 2주 후에나 도착을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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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홍신 세계문학 12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 지음, 최규남 옮김 / 홍신문화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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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원 25시가 가독성은 조금 더 나은데,

 

홍신이 1권짜리고 번역이 더 좋은 부분도 있다.

공장 관리 : "기계는 무질서를 용납하지 않는다. 기계는 게으름이나 인간의 나태함도 묵인하지 않는다."(효리원)
"기계는 규율의 문란을 용서하지 않는다. 기계는 무질서와 태만, 그리고 인간의 나태를 용서하지 않는다 말이야."(홍신)

독일 지휘관 : "비록 패배를 했지만 우리는 문화 민족이다! 부상자를 구급차에 태워라. 서둘러! 어서 여기를 떠나자." (효리원)
"우리들은 비록 패배는 했지만 문명국의 국민이야! 구급차에다 부상자를 싣고 빨리 출발해." (홍신)

320p 트라이안 : "한 인간을 물고기에나 알맞은 조건과 환경 속에서 살게 한다면 몇 분도 못 가서 죽어버릴 거고, 또한 반대로 물고기를 인간의 조건과 환경에 놓아보더라도 마찬가지 결과가 오겠지. 서구는 지금 기계와 같은 사회를 만들어놓고 인간에게 그 사회 속에서 살면서 기계의 법칙에 순응하도록 강요하고 있소. 어떤 면에서 볼 때 서구 사회는 성공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 그러나 트럭과 정밀 시계를 지배하는 것과 똑같은 법칙으로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간을 죽이고 있는 거요.
-- 효리원은 이 부분 엉망

농사꾼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욘, 요한-야곱-얀켈-야노스 모리츠 (효리원)

한 집안의 가장이며 농사꾼인 모리츠 이온(요한, 야곱, 양켈, 야노스) (홍신)

"자네는 모든 걸 개인적인 사사로운 문제로 생각하고 있어. 뭐든지 자네 자신과 결부시키고 있단 말이야. 미개한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야." (효리원)
"자네는 모든 걸 개인적인 문제에만 결부시킨단 말이야. 자네 생각밖에 할 줄 모르니 딱하네. 원시적 인간에게나 어울리는 생각이야" (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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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 하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 지음, 이선혜 옮김 / 효리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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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 번역본 보다는 가독성이 좋은데, 월등한 수준은 아니다.

하권 146p.
트라이안 : "지금은 구원을 받기에는 너무 늦어 버린, 그렇다고 죽기에도 너무 늦고, 살아가기에도 너무 늦은 25시입니다. 이제 무엇을 하기에도 늦었습니다."

32p. 독일 지휘관 : "비록 패배를 했지만 우리는 문화 민족이다! 부상자를 구급차에 태워라. 서둘러! 어서 여기를 떠나자." (효리원)
"우리들은 비록 패배는 했지만 문명국의 국민이야! 구급차에다 부상자를 싣고 빨리 출발해." (홍신)

76p. 트라이안 : "한 인간을 물고기에나 알맞은 조건과 환경 속에서 살게 한다면 몇 분도 못 가서 죽어버릴 거고, 또한 반대로 물고기를 인간의 조건과 환경에 놓아보더라도 마찬가지 결과가 오겠지. 서구는 지금 기계와 같은 사회를 만들어놓고 인간에게 그 사회 속에서 살면서 기계의 법칙에 순응하도록 강요하고 있소. 어떤 면에서 볼 때 서구 사회는 성공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 그러나 트럭과 정밀 시계를 지배하는 것과 똑같은 법칙으로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간을 죽이고 있는 거요.(홍신 320p)

79p. 트라이안 : "나는 로봇과 같은 기능만을 갖게 된 "기계 인간"은 감당할 수 있어도 "기계화된 야수‘와 맞서 싸울 수는 없어. 그건 불가능해. 소련군 손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남은 수단을 동원해서 탈출을 시도하겠어. 만약 실패한다면 자살할 거야"

99p. 트라이안 : "‘시민’이라는 이름 갖고 있는 이 동물은 숲이나 밀림에 살지 않고 사무실에 살지. 하지만 그들은 밀림에 사는 야생동물보다 훨씬 더 잔인해. ‘시민’은 인간과 기계의 교배로 생겨난 잡종이야... 그들은 기계처럼 행동하거든. 그들의 가슴에는 심장 대신 정밀 시계가 들어 있어. 그리고 일종의 기계장치가 뇌를 대신하지. 그들은 기계도 사람도 아니야. 그들은 야수와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야수도 아니야.

121p. 트라이안 : "재판관들은 무고한 사람을 벌할 때 관례적으로 양 옆에 죄인을 세워 두었어. 상투적인 일이었지... 예전에는 무고한 사람 한 명에 죄인 두 명을 들러리로 세웠지만, 이제는 1만 명이나 되는 죄 없는 사람들이 죄인 두 명 사이에 끼어 있어. 이런 대수롭지 않은 차이를 빼놓고 나면 방법은 똑같아. 더 편리해지긴 했지. 이젠 기계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자동으로 십자가에 올라가게 됐어."

136p. 농사꾼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욘, 요한-야곱-얀켈-야노스 모리츠 (효리원)
한 집안의 가장이며 농사꾼인 모리츠 이온(요한, 야곱, 양켈, 야노스) (홍신)

152p. 미군 장교 : "우리나라의 법이 영구불변한 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건가? 그런 비난을 듣는 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니지. 하지만 당신들을 체포한 우리의 법에 불변성과 보편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하는 당신들이야말로 우스꽝스러운 사람들이야! 첫째로, 어떤 나라건 자신들이 원하는 법을 만들고 적용할 권리가 있어. 우리한테 중요한 건 우리나라가 실행 중인 법이지. 둘째로, 영구불변한 법의 원칙이란 없는 거야. 정의란 인간의 손으로 만드는 거고, 인간의 손에 달린 것치고 영원히 변치 않는 건 없어. 전체적으로 볼 때, 모든 법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는 거야. 따라서 법이란 덧없는 동시에 영원하지. 이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결국 자신을 기만하는 거야... 우리가 법을 만들 때 자네한테 조언을 구해야 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154p. 미군 장교 : "사실, 이번에 죄수들을 심문하는 것도 일부 자료를 확인하고 죄수들을 유형별로 분류하기 위해서야. 체포와 석방에 관한 조항은 특정 부류에 속하는 사람 전체를 대상으로 적용되거든. 우리는 죄수를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이건 수학적인 정확성을 요구하는 작업이야."
트로이안 : "인간성을 무시하고 사람을 특정 범주의 일부분으로 간주하는 행위가 비인간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까?"
미군장교 :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 같은 방법은 실용적이면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게 해 주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정해. 이 같은 절차를 따를 때 정의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 거야. 정의는 수학적, 물리학적 방법, 다시 말해 가장 정확한 방법을 따라 움직이게 되지. 우리의 업무 방식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시인과 신비주자들뿐이야. 그런데 현대 사회는 신비주의와 시를 청산했지. 우리는 오차 없는 과학과 수학의 시대를 살고 있어. 감상주의에 빠져 왔던 길을 뒷걸음쳐 갈 수는 없어. 게다가 감정 따위는 시인과 형이상학자의 창조물에 지나지 않아."

161p. 아브라모비치 박사 : "우리는 예방 차원에서 각 부류별로 체포를 했어. 한번 예를 들어 볼까? 혹시라도 범죄자나 전범을 체포할 일이 생기면 더 이상 그 사람을 찾아서 이 마을 저 마을을 헤매고 숲 속을 뒤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 벌써 우리 손 안에 있거든. 안 그렇다면 엄청난 시간 낭비를 해야 했을 거야. 하지만, 미리 체포를 해 둔 덕에, 찾는 사람 이름의 머리글자가 붙은 단추만 누르면 3초도 안 돼서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얻을 수 있어."

162p. "자네는 모든 걸 개인적인 사사로운 문제로 생각하고 있어. 뭐든지 자네 자신과 결부시키고 있단 말이야. 미개한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야." (효리원)
"자네는 모든 걸 개인적인 문제에만 결부시킨단 말이야. 자네 생각밖에 할 줄 모르니 딱하네. 원
시적 인간에게나 어울리는 생각이야" (홍신)

165p. "승리 안에 아름다움이란 없으니
승리를 아름답다고 하는 자는
살육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니.
그리고 살육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 자는
세상을 통치하려는 야망을 이룰 수 없느니라.
민중 학살에는 가슴 찢는 통곡이 뒤따라야 하느니
승리는 장례식의 엄숙함으로 축하해야 하노라" (노자)

170p. 코루가 사제 : "서구 기계 사회는 삶에 객관적인 목표를 부여하려 하지. 삶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데 그보다 좋은 방법은 없거든. 그들은 삶을 통계자료로 전락시켰어. 그렇지만 ‘모든 통계에는 그 나름대로의 예외가 있는 법이야. 그리고 인류가 발전할수록 각 개인과 각각의 경우만이 갖고 있는 유일성은 더욱 중요하게 여겨져야 해. 그런데 기계 사회는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어. 서구 사회는 모든 가치 있는 것을 일반화하고 일반적인 것에서만 가치를 찾으려고 한 결과로 유일성 안에 내재하는 가치를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어. 결국, 각 개인의 존재 가치마저 그 의미를 잃게 된거지. 바로 여기에서 그 위험한 소련식, 혹은 미국식 집산주의가 생겨난거야"(헤르만 카이저링 백작)

173p. 코루가 사제 : "그 어떤 교회나 국가, 대륙도 집단적으로, 혹은 부류에 따라 사람을 구하지는 못해. 종교, 인종, 사회적 지위, 정치적 성향과 아무 관계 없이 개별적으로 선택된 인간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어떤 부류에 속해 있는가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돼. 사람을 부류로 나누는 것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가장 위험하고 야만적인 판단 착오야.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그 역시 어떤 부류로 나눌 수 없는 한 명의 인간임을 기억해야 한다."

179p. (단식을 결심한 트로이안) "원한다면 내 몫까지 먹어도 좋아" 잠시 후
"왜 내 몫까지 안 받아 왔어 늘 먹는 게 부족하잖아. 그 정도로 배가 찰 사람은 아무도 없어?"
"도련님 걸 먹을 수는 없어요. 그랬다가는 하나님이 벌하실 거예요. 도련님이 이렇게 고통 받고 계신데 제가 어떻게 도련님 걸 먹겠어요? 그건 나쁜 짓이죠. 그럴 순 없어요"

⇒ 상권 79p. 모리츠 혼자서 수잔나를 일으켜 차에 태웠기 때문이다. 아무런 도움도 안 되었지만 트라이안은 모리츠가 수잔나를 차에 태우는 내내 비를 맞으며 그의 곁에 서 있었다.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트라이안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똑같은 행동을 하리라 생각했다. "내 행동이 실질적 도움이 안 되고 쓸데없는 것이었다고 해도 그건 내 곁에 있는 인간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한 거였어" 사제가 거실로 들어왔다. 그 역시 흠뻑 젖은 채였다. 그의 이마와 볼, 그리고 수염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아들이 그랬듯이 아무런 소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를 맞으며 요한 모리츠를 마중 나갔던 것이다.
‘하나님 역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이처럼 공연한 수고를 하셨다.’ 트라이안은 생각했다. ‘하나님은 실제적으로 유용하지 않은 것들을 창조하셨다. 하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이다. 인간의 생명 역시 쓸모 없는 창조물이다. 나의, 혹은 아버지의 행동만큼이나 부질없고 허황된 것이다. 하지만 그 열정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그 무용성에 불구하고 인간의 생명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다.’

272p. 엘레오노라 : "저는 969살이에요. 참, 여자는 언제나 실제보다 나이를 줄여서 말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우리들 사회에서 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세상의 다른 어떤 여자로도 그 여인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살하는 사람이 빈번히 생겨나는 거죠. 그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대체될 수 없어요. 진정으로 저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나 한 사람만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여자라는 느낌이 들게 해 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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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 상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 지음, 이선혜 옮김 / 효리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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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홍신 번역본 보다는 가독성이 좋은데, 월등한 수준은 아니다.

 

상권 74p.
"소설 제목이 뭐야?"
"25시" 트라이안이 말했다. "구원을 위한 온갖 시도가 소용 없게 되는 순간이지. 구세주의 왕림도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순간이야. 이건 최후의 시간도 아니야. 최후의 시간에서 한 시간이나 더 지난 시간이지. 서구 사회가 처해 있는 정확한 시간, 지금 이 시간, 바로 이 시간이야.."

상권 214p.
루시안이 말했다. "지금 몇 시죠, 아버지?"
"지금은 25시야!"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루시안이 말했다.
"이해 못 하는 게 당연해. 아무도 이해하려 들지 않거든. 지금은 25시야. 바로 유럽 문명이 봉착해 있는 시간이지."

65p."인류를 위협하는 그 위기가 뭔데?" 게오르그가 물었다. "기계 노예!" ...
"현대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기계 노예의 동지인 인간 노예 역시 그리스 인과 로마 인들에 의해 단순한 힘으로 여겨져 왔어. 생명이 없는 존재로 간주되었던 거지. 그들은 인간 노예를 사고 파는 건 물론이고 선물로 주기도 했고 심지어는 마음대로 죽이기도 했어. 인간 노예들은 체력과 노동 능력에 의해서만 가치를 평가 받았어. 오늘날 우리가 기계 노예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과 다를 게 없었지."

66p. "고대 로마나 그리스에서는 어두워진 뒤 주인이 손뼉을 치면 노예가 손에 횃불을 들고 왔었지. 그러나 오늘날에는 노예를 부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자들마저 해가 져도 손뼉을 쳐서 그들을 부르지 않아. 단지 버튼을 돌릴 뿐이지. 그러면 기계 노예가 방을 밝혀 주거든."

68 p. "기계 노예 특유의 법칙 중에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자동성, 획일성, 익명성 등이야. 로마 시대의 노예들은 그리스와 트라키아, 그리고 다른 식민지로부터 유입된 관습에 따라 말하고 기도하고 생활했어. 우리 사회의 기계 노예 역시 그들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으며 자신들 민족 특유의 법에 따라 살아가고 있어. 이와 같은 본질, 혹은 현실은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면서 점점 그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어. 인간은 기계 노예를 부리기 위해서 그들의 관습과 법을 배우고 모방해야만 해. 고용주는 직원들을 통솔하기 위해서 그들의 언어와 관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모방해야 하는 법이야."

69p. "인간의 기본 요건을 포기하지 않고는 이제 그 사회에 통합될 수 없어. 여기에서 열등감과 기계를 모방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는 거야. 또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인간 고유의 특성마저 포기하려는 욕구도 생겨나는 거지...
인간은 자신들의 법칙과는 너무 다른 기계적 법칙에 따라 생활하고 행동해야 해. 사회법으로 승격된 기계적 법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처벌을 받게 돼... 급기야 인간의 사회적 관계는 기계 안의 각 부품이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은 명확하고 단정적이며 기계적인 관계로 축소되는 거야."

70p. "그럼 우리가 ‘인간 기계’로 변한다는 말이야?" 여전히 빈정거리는 말투로 게오르그가 물었다.
"바로 거기에 비극의 씨앗이 있는 거야. 우리는 기계가 될 수 없어. 기계적 현실과 인간적 현실이라는 두 개의 상반된 현실 간에 충돌이 발생하겠지. 기계 노예는 전쟁에서 승리해 자유를 얻게 될 거고, 우리 사회의 기계 시민이 될 거야. 그리고 우리 인간은 다수의 시민, 다시 말해 ‘기계 시민’의 필요성과 문화에 의해 조직된 사회에서 프롤레타리아 계층으로 전락하고 말 거야."

71p. "각 개인은 생존권조차 상실한 채 기계의 피스톤이나 부품으로 취급받게 되겠지. 사생활을 보장받으려는 사람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거야. 피스톤에게 사생활이 있는 거 봤어?"

73p. "인간이 기계적이고 사회적인 가치에 의해서만 평가받는 존재가 된 순간부터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는 거야... 기계 사회는 생산이라는 유일한 윤리만을 가진 채 추상적인 정책을 관리하면서 오로지 기계적 법칙에 의해서만 움직여."

74p. "반면에 동양인들은 기계 사회를 정복하고 거리와 주택을 밝히기 위해 전깃불을 사용하겠지만, 그 노예가 되어 전깃불을 신처럼 모시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거야. 오늘날 무지함 속에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는 서구 기계 사회의 경우와는 반대지"

76p. "시민은 사회적인 범주의 삶만을 살아가는 사람이야. 그들은 기계의 피스톤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한 가지 동작만을 수행하지. 단지 기계의 피스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민에게는 자신들의 행동을 상징화하고 이를 온 세상에 알려서 모든 사람들이 모방하게 만들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는 거야. 시민은 인간과 기계 노예가 만난 이래로 지구상에 출현한 가장 위험한 동물이야. 그들은 사람과 동물이 가진 잔인함과 기계의 냉담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소련 사람들은 인민위원이라는 가장 완벽한 시민 유형을 만들어 냈지."

89p. 헌병 대장 "문 좀 열어 줘."
수잔나 "그냥 거기 있어요" ...
헌병 대장 "남편이 오지 않는다면 이 문을 열어 줄 거야?"
수잔나 "별걸 다 알고 싶어 하는군요!"
헌병대장 "넌 유부녀야. 뭐가 그렇게 무서워?"
수잔나 "그만 귀찮게 하고 가세요"
헌병대장 "대답해 주면 갈게"
수잔나 "모르겠어요"
헌병대장 "열어 줄 건지 안 열어 줄 건지 말해 줘. 대답을 듣기 전에는 안 가겠어!"
수잔나 "왜 그런 걸 알고 싶어하죠?, 야니는 집을 떠나지 않아요"
헌병대장 "만약 떠난다면?"
수잔나 "그 때 가서 볼 일이죠. 하지만, 야니는 아무 데도 안 가요. 우리는 축사를 만들어야 해요. 그 다음엔 우물도 파야 하고요.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어디를 가겠어요?"
헌병대장 : "네가 그렇게 단순한 여자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130p. 마르쿠 골든버그 "수로 공사는 제 정치적 신념에 반하는 것입니다!. 수로 공사는 적군(赤軍)의 전진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공산주의자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동지들의 앞길에 장애물을 놓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죄수들은 마르쿠의 용기 있는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그의 생각에 동의를 표했다. 그러나 그가 작업을 거부할 경우, 그에게 할당된 만큼의 땅을 자신들이 대신 파야 한다는 소리를 듣자 곧 흥분을 했다

164p. 레오폴드 슈타인은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여인이 흠잡을 데 없는 논리의 소유자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그녀의 대답은 광신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광신자에게 논리란 없는 법이었다. 그는 감히 그녀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인간이 명철하기를 포기할 때, 그의 말을 반박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에게 진실을 보여 주기 위한 모든 노력은 헛수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169p. 레오폴드 슈타인 :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행복이 존재함을 믿어야 하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그 행복이 영원하리라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그 행복을 줄 수 있으리라고 믿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걸 믿기에는 아가씨는 너무 영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아가씨는 사랑해서 결혼한게 아닙니다... 두려움에 의한 결혼입니다. 아가씨는 궁지에 몰린 사람이 그러하듯이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셨습니다."
엘레오노라 : "그럼 사랑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말씀인가요?"
"관계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가씨의 사랑은 인간이 야생에서 살던 시대에 여인들이 느꼈을 법한 사랑을 닮았습니다. 당시의 여인들은 밤낮을 가릴 것 없이 날마다 야수에게 잡아먹히게 될 위협을 받으며 살았죠. 그래서 그 여인들은 강렬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보호, 사랑, 그리고 생명을 요구하면서 필사적으로 남자의 무릎에 매달렸던 겁니다."

211p. 바르톨리 백작 : "현대 사회는 그리스인들에게는 없던, 노예를 감시하는 방법을 보유하고 있어. 기관총이나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만을 뜻하는 게 아니야. 인간을 감시하는 데 쓰이는 관료적인 모든 기법을 말하는 거지. 식량 배급권, 경찰이 발급하는 호텔 숙박 허가증과 기차 승차 허가증, 통행 허가증, 이사 허가증 같은 것들 말이야. 현대 사회와 같은 통제 방법이 있었다면 그리스 인이나 이집트 인들도 노예를 쇠사슬로 묶지 않았을 거야. 어쨌든 노예 제도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바르톨리 백작 : "우리의 문화에는 세 가지 장점이 있었지. 첫째, 미를 사랑하고 존중했어. 이건 그리스로부터 유래된 거였어. 둘째, 법을 사랑하고 존중했어. 이건 로마로부터 유래된 거였지. 셋째,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했어. 이건 많은 시간과 노력 끝에 기독교도들이 전파한 거였어. 인간, 미, 그리고 법이라는 세 가지 상징을 존중함으로써 서구 문명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어. "

214p. 바르톨리 백작 : "그 암울하던 시절, 인간은 무시당했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은 무지로 말미암아 자행됐지. 그러나 마침내 우리는 무지함에서 벗어났고 인간을 존중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어.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었거든. 그런데 기계 사회가 출현하면서 오랜 문명기를 통해 우리가 얻어 내고 창조해 낸 것들이 모두 파괴되고 말았어. 오늘날 인간은 사회적인 가치로만 평가받게 됐어."

232p.. 공장 관리 : "기계는 무질서를 용납하지 않는다. 기계는 게으름이나 인간의 나태함도 묵인하지 않는다."(효리원)
"기계는 규율의 문란을 용서하지 않는다. 기계는 무질서와 태만, 그리고 인간의 나태를 용서하지 않는다 말이야."(홍신)

241p. (모리츠는) 이제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그의 얼굴과 눈은 칙칙한 빛을 띠었다. 그것은 흙빛이 아니라 기계의 빛깔이었다. 요즘 들어 요한 모리츠는 자신이 옮기는 상자에 단추가 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아주 가끔씩 그 사실이 기억날 때면 그는 미소를 지었다.

272p. 모리츠는 힐다의 집에 가서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완치될 때까지 한 달 동안 그녀와 사랑을 나누라는 명령을 받았던 것이다. 나쁘지 않은 명령이긴 했지만 명령은 명령이었다. 그리고 그 어떤 명령도 그를 기쁘게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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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길을 묻다 - 안소니 퀸의 25시
앙리 베르누이 감독, 버나 리지 외 출연 / 유비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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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영화다.
1978년 개봉 당시에는 스타워즈를 누르고 흥행 6위에 올랐다는데,
책이 훨씬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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