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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맹자(孟子)가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하늘의 좋은 때는 땅의 풍요로움만 못하고, 땅의 풍요로움은 사람들이 화합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해석 해볼 수 있는데, 일이 될 때는 천시, 지리, 인화라는 삼요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책 “아웃라이어(Outliers, 영외 거주자. 여기서는 뛰어나게 성공한 사람 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에서는 왜 사람들이 성공했을까를 탐구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제 1 특징은 인화(人和), 즉 노력이다.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이 바이올린 연주자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하여 세계적 연주자가 되는 엘리트 그룹, 프로급으로 잘하는 그룹, 그리고 학교 교사가 꿈인 사람들의 연습량을 조사했다. 이들의 연습시간은 1만 시간, 8천 시간, 4천 시간으로 명확하게 구별되었다. 이들만 그랬을까? 비틀즈, MS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 성공한 모든 사람들은 1만 시간 이라는 연습을 했다.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씩 10년을 해야 한다.
IQ등의 재능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 IQ는 정상적인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IQ 50),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느냐 없느냐(IQ75), 고등학교 정규 과목을 성공적으로 습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IQ 105), 4년제 대학에 들어가 대학원 수준의 공부를 하거나 전문적 지식을 익힐 수 있느냐 없느냐(IQ115)의 수준만 되면 된다.
농구선수를 예를 든다면 168cm의 나는 농구선수로 대성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195cm의 마이클 조단이 207cm의 서장훈보다 농구실력이 떨어지는건 아니다. IQ 역시 이와 비슷하다. 충분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창의력이나 통찰력, 성실성, 인간성이 그 사람의 성공을 좌우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두번째 특징은 지리(地利)다, 제도나 정책이다.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 아이스 하키는 거의 모든 선수의 생일이 1월에서 3월 사이라는 특징이 있다. 왜냐하면 캐나다의 경우 1월1일을 학교에 들어가는 연령 기준일로 삼기 때문이다. 유소년기에 있어서 1월생과 12월생의 차이는 엄청나다. 또래 아이보다 큰 덩치로 인하여 코치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게 되고, 이 아이는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되어 연습량에서도 또래 아이들을 월등하게 능가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학습면에서도 TIMSS(국제수학과학평가) 시험 성적을 생일로 나눠보면 일찍 태어난 학생들은 상위 18%에 속하는 반면 늦게 태어난 학생들은 상위 68%에 머문다.
스포츠 스타의 부모들이 판박이처럼 하는 말이 있다. "제 아들은 언제나 또래 중에서 가장 컸어요. 누구보다 튼튼했고 어린 시절부터 강슛을 날려 득점할 수 있었죠. 그리고 나이답지 않게 자상하고 배려심이 있어서 팀의 리더였고...." 당연하다. 그는 실제로 한살이 많으니까. 만일 몇 년전의 우리나라처럼 3월 1일을 기점으로 삼았거나, 유럽의 어느 나라처럼 9월 1일을 기점으로 삼았다면 1월 생인 그 친구는 TV로 하키를 관람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캐나다의 모든 1월생들이 아이스 하키로 성공하는 건 아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특징은 천시(天時)다. 기술의 진보나 사상의 발견이다.
실리콘 밸리의 스타들 스티브 잡스(애플), 빌 게이츠(MS), 스콧 맥닐리(선마이크로), 에릭 슈미트(구글) 의 특징은 모두 1955년을 전후해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PC라는 개념이 생기는 1975년 당시 20대 초 중반을 맞이해야했다. 고등학생이면 1만 시간을 채우기에 너무 어리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라면 IBM 같은 회사에 취직이 되어 대학교 학비나, 주택 융자금을 갚아야 했거나, 결혼이라는 안정적인 생활을 향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가장 부유한 부자 75인 중 14명은 1831년~1840년 사이에 태어났다. 1860~70년대 미국 경제의 역사적 격변기에 그들이 적당한 나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단국대 의대 교수를 하던 안철수씨가 20년 후에 IT 혁명이 도래하고 더불어 컴퓨터 보안 분야가 크게 성공할 거야라는 예측을 해서 의사 생활 하면서 백신 프로그램을 계발했고, 의대 교수 자리를 때려치고 안철수 연구소를 창업했을까? 예측을 했든 안했든 결국 안철수씨는 시대에 편승할 수는 있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의 교훈은 기술의 혁명이나 제도의 변화는 예측할 수가 없으니,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살라고 말한다. 공자도 논어 첫머리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배우고 써먹어봐, 재밌잖아”라고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