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외계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6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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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소설에서 예상되는 것은 아주 진지한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를 주거나 한다. 이 소설은 후자의 경우인데 그 상상력이라는 게 참으로 기상천외해서 시종일관 큭큭거리게 만든다. 억지로 짜낸 상상력이 아니라 아주 조금 발상을 비틀고 나서 그대로 밀어붙이는 식이어서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인데도 신선하다. 기존 발상을 뛰어넘는 외계인과 수준 미달의 지구인들이라는 억지스러운 대비조차 위트로 느끼질 정도다. 그런데 상상력의 재미를 걷어내고나면 작가의 은근한 보수성이 은은하게 느껴져 뒷맛이 재운하지는 않다. 특히 여성에 대한 시각은 더욱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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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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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은 대부분 과학적 지식이나 초자연적 가설 등에 바탕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상당부분 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되어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간을 초월하는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철학적 윤리적 문제까지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간혹 작가가 이 덫에 걸려서 허우적 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지적인 면은 애써 무시하면서 이야기로서 소설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을 넘나듬에 따르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도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가볍게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상력은 돋보이고, 이야기는 감수성을 자극한다. SF소설로는 참으로 보기드문 경우다. 그런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함께 실린 나머지 두 편의 소설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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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검은 안개 - 상 - 마쓰모토 세이초 미스터리 논픽션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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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45년 2차대전 패전 이후 미군에 의해 점령된 일본사회의 틀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추적해서 그 뒤의 내막을 파해치고 있다. 각종 자료를 꼼꼼히 살피고 추리작가 특유의 추리까지 곁들여서 우연한 사건의 뒤에 도사리고 있는 권력관계를 날카롭게 드러냈다. 추리소설 작가로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던 그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데도 흥미진지한 추리소설처럼 아주 재미있게 써내려갔다. 그러면서 사회적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그의 장점도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비슷한 패턴으로 여러개의 사건들을 정리하다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흥미가 떨어진다. 여러 명의 낯선 일본 이름이 계속 등장하는 것도 조금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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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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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털이범들이 또 다른 일당에 의해 돈을 빼앗기고, 그 돈을 되찾기 위해 또 다른 범행을 벌이면서 서로간의 두뇌플레이를 벌인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봐왔던 뻔한 스토리를 가볍고 경쾌한 솜씨로 풀어가려고 한 것 같은데, 그 가벼움마저도 식상하다. 책소개를 보면 '경쾌한 스토리 속에 사회 문제를 녹여내며 사회적 이단아들을 그려온 작가'라고 되어 있는데, 사회문제는 찾아보기도 어렵고, 사회적 이단아들의 특징도 밋밋하기만 하다. 쉽게 읽히는 글재주만 혼자서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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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모리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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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서 고리타분한 물리학의 세계에 빠져들어 학자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를 쭉 늘어놓고 있다. 세상일에 초연한 듯한 연구자의 자세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약간은 전문적인 내용까지 섞어가면서 무미건조한 투로 읆조리는 형식이다. 쉬운 글쓰기 때문에 읽히기는 하지만, 건조한 장편영화를 보면서 중간 중간 졸기에 딱 좋은 그런 소설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은 은근한 매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밋밋한 이야기 속에 삶의 우여곡절이 들어있고, 한 길만을 파고드는 끈기와 열정의 힘을 느낄 수도 있다. 너무 도인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의 모습이라서 피부에 와닿지는 않고, 나쓰메 소세키의 냄새도 은근히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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