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김현철 옮김 / 새물결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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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프랑스의 한 남성이 누에알을 구하기 위해 머나먼 나라 일본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짧은 소설로 얘기하고 있다. 극도로 절제된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적절한 반복과 완급조절이 실내악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줘서 상당히 인상적이다.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살며시 이야기에 파묻히게 된다. 짧은 소설이지만 이야기가 짧은 것도 아니어서 매력을 느끼게 하지만, 오리엘탈리즘을 강하게 풍기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남성의 성적 환상만을 남긴 채 끝나버린다. 19세기 중반은 제국주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시기인데, 이 시대에 풍미했던 오리엔탈리즘을 끄집어내는 것은 은근히 제국주의적 향수를 느끼고 싶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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