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가 짜증나서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미뤄두었다
다시 읽기 시작했다
K에게서 나를 보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가 싫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있는 신이라면
카프카는 인간이다. 인간 그 자체다.
얼마나 별볼일없고 짜증나고 열받게 하는게 인간인지 직접 네가 눈으로 보란듯이 그려나간다. 그는 인간은 결코 구원받을 수 없다는 듯 적어 내려갔다.
기가막히게 읽힌다.
이래서 카프카구나 싶을 정도로
문장은 간결하고 이야기는 신들린듯 풀려 나가는데
주인공은 자기 생을 자기가 망치고 있다
아주 즐겁게 읽게 된다.
책장을 덮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끝까지 이러네 이거.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