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소설을 읽는다는 건 읽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난 이제야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을 읽는 방법을 간신히 깨달았고 그건 로런스 블록이라는 훌륭한 작가 덕분이었다.
SF에 관해선 누가 날 도울 수 있을까
삼체를 읽고나서야 그게 아이작 아시모프가 아니었단 사실이 안타깝다. 그 사람에게 배웠으면 이 두껍고 장황하면 수선스러운 이야기를 읽기가 좀 나았을지도.
중국인이 쓴 SF. 당신이었어도 반은 기대하고 반은 미심쩍었을테다.
그 기대와 그 의심은 부질없지않다.
이 책은 고정관념에 맞도록 지나치게 광활하고 수선스럽고 이딴 일을 왜 하는거지. 싶어지니까
게다가 일을 해결하고자 내놓는 방법조차 너무 조잡하거나 인간적이라서 1차원이니 2차원이니 더 나아가 11차원. 그래서 내장의 내장이 보이니. 하는 것들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래. 실망스럽다.
내가 깨달은 과학 소설을 읽는 방식은 이러하다.
그들이 설명하는 과학적 지식들을 교과서 읽듯 이해하며 읽는다. 그리고 곁들여지는 이야기를 즐긴다.
이 책을 읽으며,
화가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