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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커트 보네거트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자기 앞의 생 보다 이 책이, 더 많이 읽혔더라면 세상은 달라졌을거다.
커트 보네거트가 말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꿈꾼다면 세상은 훨씬 나아질거다.
자기 앞의 생 이 고작 넋두리라면 (인생의 책이 이 책인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난 정말로 이 책을 넋두리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사회. 인간. 좀 더 거시적이다.
인간들은 좀 더 거시적이어야만 하며
세상을 넓고 크게 바라보아야만 한다.
세상이 이따위인건 글쎄 무엇을 탓할 수 있을까?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이 또 다르다.
처음엔 대체 뭘 읽었나 싶을 정도로 .
다시 읽으니 놀라웠던 것 이상으로 놀랍다.
부디 평안하사기를, 친애하는 사촌 또는 아무개 씨.
관대하시오. 예술과 과학 따위는 무시해도 상관없소.
그런 것들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소.
가난힌 자들의 세심하고 진실한 친구가 되시오.
ㅡ 22p
공상과학 소설가들의 회의에서 ㅡ
오직 여러분만이 인생이란 우주여행이라는 것.
짐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수십억 년 동안 계속되는 항해라는 것을 아는 미친놈입니다.
오직 여러분만이 진정으로 미래를 걱정하는 배짱을 지녔고 기계가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전쟁이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도시가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단순무식한 생각이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엄청난 오해, 실수, 사고 재앙이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 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오직 여러분만이 무한한 시간과 거리에 대해 결코 사라지지 않는 신비에 대해 번민하며, 바로 지금 우리가 다음 십억년 동안의 우주여행이 천국이 될지 지옥이 될지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번민합니다.
ㅡ 29p
이 사람들, 이 미국인들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아시오? 그들은 더이상 자신을 보살필 능력조차 없다는거요. 어디에도 쓰일 데가 없기 때문이오. 강 이쪽의 공장, 농장, 광산은 다 자동화 되었소. 미국은 이제 이 사람들을 전쟁에도 써먹지 않소. 더 이상. 실비아, 나는 예술가가 될 거요.
예술가요?
난 이 버림받은 미국인을 사랑할 거요. 비록 쓸모없고 볼품없는 사람들이지만.
바로 그게 나의 예술작품이 될 거요.
ㅡ 56p
늙은이는 희망을 잃으면 노골적이고 천박해지는 경향이 있으니
이해하기 바란다.
ㅡ82p
안녕 아가들아. 지구에 온 걸 환영한다.
여긴 여름에 덥고 겨울엔 춥단다. 그리고 둥글고 축축하고 붐비는 곳이야.
여기선 고작해야 백 년 정도밖에 못 산단다.
아가들아, 내가 아는 단 하나의 규칙을 말해줄까?
제기랄. 착하게 살아야 한다.
ㅡ146p
엘리엇은 마음 아파하거나 놀라지 않았다.
망은이 어떤 것인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ㅡ2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