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바위 얼굴 바벨의 도서관 7
너다니엘 호손 지음, 고정아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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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너다니엘 호손은 주홍글씨로 유명하다.
그의 삶은 그의 글이 되었고, 그는 그러지않고선 글을 쓰지 못했다.

그는 오랜 식민지 개척 가문의 후손이고
선조들 가운데 한 명은 마녀재판을 주관했던 판사이기도 했다.

‘존 호손은 열아홉 명의 여인을 교수형에 처했고, 그 가운데에는 노예 티투바도 있었다.‘

‘그는 마녀 재판에서 너무나 중요한 직책을 맡았기에, 그 불쌍한 여인들의 피가 그에게 얼룩을 남겼다 해도 틀린 생각이 아니다.얼룩이 너무나 깊어서 차터 가의 공동묘지에 묻힌 그의 뼈는 아직도 썩지 못한 채 남아있을 것이다.‘

호손은 자신의 선조에 관해 엄격하고 솔직하게 임했다.
아버지 호손 선장이 죽자 미망인과 그의 자식들은 방 안에 틀어 박혀 버렸다.
너새니얼의 <웨이크필드>나 <목사의 검은 베일>은 이때 쓰여진 것이라 한다. 이 조용하고 은밀한 생활 습관은 12년을 이어졌다고 한다.

호손은 마르고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였다.
그리고 바다 사나이 특유의 그런 불안한 충동을 지니고 있었다.

아동문학이 없던 시대에 태어나 일곱 살때 <천로역정>을 읽은 아이가 성장해서는,
세관에서 일하고 영사를 지냈으며 현실은 청교도 사상에 물든 땅거미진 세상 속에 살았다.

난 보르헤스의 이 해제( 칩거와 몽상의 우화)를 읽고선
소설이 시작했다, 착각했다.
마녀재판. 너무 먼 옛날이라고 여겨졌다.
그 시대에 살았던,
그 피가 흐르던 작가의 이야기를 읽어본다.

1.대지의 번제
가끔 고전을 읽다, 세상에!!! 할때가 있다.
지금 있는 일이 그때도 있고 또 있고 또 있어서.
지금 반성하는 일을 그때도 하고 또 하고 또 해서.

이 글은
이 넓은 세상에 세월에 찌든 쓸데없는 물건이 너무 많이 쌓이자, 이 땅의 거주자들은 큰 화톳불을 일으켜 그것들을 태워없애기로 결정했다.
는 엄청나고, 마음에 쏙드는 말로 시작한다.
모든 걸 태워 없앨때
나는 호손의 급진주의적 마인드를 엿보고선 흠칫한다.
모든 걸 태우는 그 속엔 모든 역사와 유물 정신을 태워버린다.

보르헤스는 이 글 속에 선험주의가 포함되었다고 했다.
칸트나 애머슨의 관념이다.


선험주의가 무엇인지, 어디에 도움이 되며 어디에 방해가 되는지를 체계적으로 해설하려면 ˝선험적인 존재˝, ˝관념론˝, ˝실재˝, ˝감각˝, ˝초월˝, ˝현실 세계의 무한성˝, ˝이상주의˝, ˝신비적인 범신론˝, ˝허황˝, ˝고답˝, ˝칸트˝, ˝에머슨˝, 등에 관한 체계적인 해설을 건너뛸 수 없게 된다. 그러다보면 책 한 권으로도 공간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연재의 독자들에게 대단한 관심사도 아닐 터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아예 체계적인 해설은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 이것이 경험, 선험, 초월, 세계, 현실, 실재, 따위의 개념들과 관계가 되며, 칸트의 경우처럼 철학적인 논의의 주제일 뿐 아니라 에머슨의 경우처럼 어떤 사회적 운동과도 관계가 있었으며, 나아가 때로는 허황하고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는 정도를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삼는다.


라고 한다

무엇인지 여전히 감도 오지 않는다.

다만, 모든 것을 화톳불에 밀어넣는 이 상황에서
신분주의를 없앴고,금욕을 신성시했으며, 단두대와 교수대를 불태웠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먼저 화톳불에 밀어넣을 자들이 개혁주의자들이고
그 후에 자기들 스스로를 죽일 것임을 말한다.
꽤 이상적인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교양있는 숙녀들이 드레스와 속치마를 불에 밀어넣고 남성적 의무와 직업, 책임도 지니겠다고 말한다.

˝우리의 지성뿐 아니라 심장도 목소리를 내게 합시다. 그리고 성숙에 대해, 진보에 대해, 인류가 언제든 그때까지 얻은 가장 높고 친절하고 고귀한 일을 하게 합시다. 그 일은 절대 틀리지도 때에 어긋나지도 않을 겁니다.˝

현장의 들뜬 분위기 때문인지 화톳불을 둘러싼 선량한 사람들이 정말로 매 순간 계몽되어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찌나 열렬하게 거기에 동참하는지 곁에 계속 있을 수가 없었다. 예를 들면 어떤 이들은 결혼 증명서를 불길 속에 던지고, 태초 이래 지속된 혼인보다 한층 높고 신성하고 포괄적인 결합의 후보자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34p

이렇게 사람들이 진정성과 진실함을 쫓을 때
교수형 집행인, 도둑, 살인자 와 같은 악의 무리는
저물어버린 자신들의 막을 슬퍼한다.
그러자.

˝낙심할 거 없어. 앞으로 좋은 시절이 올 거야. 저 헛똑똑이들이 깜빡 잊고 불에 던져 넣지 않은 게 있어. 그게 없으면 저 화염은 아무것도 아니야. 온 지구를 숯으로 만들어 버린대도 말이야.˝
˝그게 뭔데?˝최후의 살인자가 흥분해서 물었다.
˝바로 인간의 심장이지.˝

심장. 그 작지만 끝없는 공간 안에 근원적 부조리가 있고, 바깥세상의 범죄와 불행은 그 발현 형태일 뿐이다.

-46p


2.히긴보텀 씨의 참사

읽으면서.
그래. 예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겠다.했다.

그야말로
‘미래의 일‘이 ‘과거에 그림자를 드리웠는지‘를 말하게 되는 이야기다.
작은 소문으로 퍼져나가
그 일이 고친 일어나지 않은 일.

호손은 이 이야기에서 코믹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래. 웃겼다.

3.목사의 검은 베일

섬뜩한 이야기.
우리 각자의 심장은 베일로 덮여있어 이웃에게 진실된 마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꽤 심오하게 그려냈다.
난 제일 좋았다.

4.웨이크필드

이야... 이 인간 ... 하게 된다.
대체 왜 그런 장난을 하게 된건지.
장난치다 우주의 추방자가 된 자의 이야기.

˝모호한 계획과 그것을 난데없이 실천하는 것은 모두 정신이 연약한 자의 특징이다.˝

-100p

내 얘기인가...

5.큰 바위 얼굴

이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실린 이야기라 한다.
읽다보니 기억이 나는 듯도 했는데...

바위의 얼굴은
이목구비가 고귀하고 표정은 사랑으로 인류를 보듬었으며 장엄하고 다정했다.
그 얼굴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던 소년은
그 얼굴이 된다는 이야기.

˝이 소박한 사람이 살아 있어서 세상은 매일 조금씩 좋아졌다.˝

-125p

우리 모두에겐 그런 의무가 있을것이라 여겨졌다.







너대니얼 호손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단편을 각각 남겼다한다.
보르헤스는 그중 좋은 것들만 골라잡았다고 한다.
읽는내내 시대를 앞서간 감각과 함께 했다.
세련된 이야기. 전개. 생각. 표현.
이런 자들과 함께 하는 게 문학이 주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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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번제 중 23p



진짜. 그런때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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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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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 ; 가로등 불빛 아래 눈송이가 솜털처럼 춤을 췄다.

노르웨이는 참 추운 나라다.
가본적 없는 그곳을 요네스뵈로만 본다.
어마 무지하게 춥고
눈은 자주온다.
핏방울도 눈들이 전부 빨아 먹는다.

어디서 본듯한 이야기.
살인을 해결로 여기는 자가 사랑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이야기.
그러나 이런 본듯한 얼굴도
요네스뵈가 말하면
전혀 새로운 얼굴이 된다.
플롯은 꼼꼼하고 소재는 버릴 것 없다.
이야기는 꾸준하다못해 성실하게 흐른다.

자신을 멍청하다 부르는 똑똑하고 위태로운 자의 이야기
기억력도 좋지 않고 (사실 좋다)
이해력도 느리며 (사실 꽤 괜찮은 편에 속한다)
이 책에선 주인공 올라슨의 지각능력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꽤 똑똑한 자가 타자에 의해 겪게된 학대와 자기 학대를 세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정신세계가 지니게 되는 정신 방어 체계는
스스로를 무지하다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
실상은 더욱 위험한 것이었지만.

운전도 못하고
매맞는 어머니를 보고 자랐으며 아버지가 싫고 그 피를 혐오하며
사랑에 쉽게 빠지는
해결사.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는게 이상하다.

흉갑... 그걸 흉갑이라 부르는 줄 처음 알았다.




난 그들 개개인에게 어떤 반감도 품고 싶지 않다.
그저 그들이 틀렸다고 생각할 뿐이다.
-9p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틀린 자들에게 반감이 생기는 게 아닌 그저 틀린 것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살인으로 해결하는 해결사라면. 난 무지하게 죽여댔을거다.
틀린 자들에게 반감을 가지니까.


사람은 누구나 가끔씩 자기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다. 아버지는 내게 어떤 기대를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건 아마도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리라. 엄마는 당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돌보는데 능했다.
-13p

보통은 생각이란 걸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면 할 수록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22p

때때로 좋은 일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나쁘기도 하다.
자, 그러니 똑똑한 포커꾼이라면 이 상황에서 좋은 패를 포기하고 손해를 감수하며 다음 판에 더 나은, 그리고 더 적절한 행운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23p

그녀는 씩씩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무시해버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씩씩한 것이다. 나도 그렇다면 좋을 텐데.
-54p

나도 그렇다면 좋을텐데...
씩씩은 가끔씩 우리가 세상에서 발견하는 보석이다.

˝요즘에는 착한 심성이 영 돈벌이가 안 되죠.˝
-55p

그러게나 말이에요.

상대를 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확실히 아는 것은 별개이고, 예전에 내 생각이 틀린 적도 있었다.
-59p

탐욕은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과 같인서 한쪽 길이 막히면 그저 새 길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64p

그것이 내 핏속에 흐르는 바이러스다. 아버지의 바이러스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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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일반적이고 평범하지만 옳거나 맞는 사상을 지니진 못한 사람들 ; 보통사람

이라고 정의 한다면
이 책은 보통 사람과 같다
우리 주변 51% 중 하나를 마주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는다.

재미없는 대화와 즐겁지 않은 상황 전개
영민하지 못한 작가의 시선 세련되지 못한 인식체계가 맞물려
이 두꺼운 세계가 돌아가고 있다.

캐릭터의 장점을 뭉개버리고
상황의 공포를 얼버무린다.
고작 이 정도인가. 문장마다 물었다. 마이클 코넬리는 대답해야한다는 어거지가 피어올랐다.

읽다가 가장 화가 났던 건.
매춘부가 지나가자 주인공인 매케일랩은
자신의 행운에 관해 생각한다.
남의 불행으로 자신의 행운을 저울질하거나 경계하는 자의 수준을.
나는 믿지 않는다.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정이 가지 않는다.







ㅡ 포기다. 못 읽겠다. 뭐 이딴 게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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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외모지상주의다.
아름다운 외모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여지가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 과 외모. 라는 것 모두 주관적인 해석이 바탕이 되기에
나의 생각을 천박하다 손가락질받을 정도의 외모신봉자는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점수를 깎는다.5 점에서 1점 반 정도.
3점 반이 남았다.

이 책의 표지는 너무하다.
탐미주의란 말도 안되는 인간 본성 변명 단어를 방패로 삼는다면
이 책의 표지는 이 책을 태워버려도 될 이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표지는 중요하고 영리하며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인터넷소설 읽는 기분으로 쭉쭉 읽어 내려갔다.
섹스니 남자니. 하는 말들이 싫어 단 한 문장도 기억하지 않고
재미만을 위해 읽었고
세 번쯤 포기했던 책에 대한 오기로 끝까지 읽었다.

읽고나니 재밌고
나름 머리쓴 얘기다.
그럼에도 ...
이보다 훌륭할 수 있지 않느냐. 묻고 싶어진다.
그래서 반 점 더 감점.
3점
이보다 잘할 수 있잖아?
속이는데 급급할 필요 없잖아?

그래도 속여서 뿌듯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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