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문장
스타일스 씨 집까지 먼길을 다 가서야 애너는 아버지가 긴
장한 것을 알아차렸다.


난 어디 속을 싫어한다.
바닷속은 말할 것도 없다.

맨해튼의 비린내가 물씬 풍긴다.
섬섬한 바람과 함께 읽힌다.

너무 재밌어서 술술 읽다가도 멈칫한다.

난 스타일스가 좋아서
그의 마지막이 서운했고
그가 애너의 아버지를 향해
얼마나 좋아했던 남자인가. 라고 기억할때
뿌듯했다.

좋더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의 형태
안드레아 카밀레리 지음, 음경훈 옮김 / 새물결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월 18일 완독


첫문장,
새벽빛이 아직 스플렌도르 사의 안뜰까지 스며들지 않는 이른 시각이었다.




뭐 아주 재밌진 않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은,

스페인 드라마를 본 적 있는데.
가관이었다.
다들 왜 그렇게들 심각한지도, 왜들 그렇게 저 중요한 일을 그냥 넘기는 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게 이 책에서도 벌어진다.

물의 형태. 란게
대단한 의미있는 제목은 아니고
어디 담느냐에 따라 변하는 물의 형태를 말한다.
그런걸로치면 너무 뻔한 제목 같은데.

엄청 인기있는 작가란다.
이탈리아 국민 작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그래요.


인물도가 굉장히 중요하니까
꼭 기억해야한다.
사람들이 쓸데없이 들쑥날쑥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탈리아 구두
헤닝 만켈 지음, 전은경 옮김 / 뮤진트리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월 10일 완독

첫문장,
추우면 외로움도 깊어진다.


글의 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도 마음에 들지 않기 마련인데
이 책은 주인공은 마음에 들지 않고 책은 마음에 들어
작가가 마음에 쏙 들어온 책이다.
외로움과 황망함이 어느 바보 인생의 결과물이라니
작가도 싫어한 주인공...
근데 그럴 수도 있을 주인공 ...

7p
예전에는 그 엄청난 재난으로 인한 절망과 분노가 너무 고통스러워 이제 그만 끝낼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비겁은 나를 따르는 충직한 동반자다.


이런 사람이다.


115p
간결하고 직선적인 진실은 없었다.진술에는 언제나 망설임이 넘쳐났고 젊은 남자들은 자기가 아니라고 우겼다.

122p
˝무서워한다는 게 그걸 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지.˝

130p
죽어가는 사람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위해 필요한 양 이상은 먹지 않는다.

166p
˝우리 아버지예요.˝
내 딸이 말했다.
˝긴긴 세월이 흐른 뒤에 돌아왔지요.˝
˝선한 사람은 언제나 돌아오지.˝

167p
˝남자는 자기에게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언제나 알고 있지요.어쨌든 당신은 돌아왔어요.루이제가 기뻐하는군요. 내가 알아야 할 것은 그 사실 뿐이라오.루이제는 당신이 숲을 지나서 와주기를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어요.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동안 내내 이곳으로 오는 중이었는지도 모르지요.숲의 오솔길이나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자기 안에서도 길을 잃기 쉬운 법이라오.˝

399p
˝(중략) 다른 사람을 너무 깊이 파고 들어가면 우정을 잃을 위험이 있어요.˝



집에 개미집을 이고 사는 섬의 노인은
자신의 모든 삶에서 도망다니다
끝무렵에 다다라 도망쳤던 것들과 마주한다.
마주한 용기야 가상하지만
그 젊은 시절. 애초에. 마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그가 외면한 부모. 직업. 실수. 사랑들을 향한 나의 아쉬움.
작가는 그를 향해 애정도 슬픔도 아쉬움도 없다.
이런 인간이 있었어...
그래서 작가는 좋아지고 주인공은 싫어진다.
개미집을 떼어내며 노인은 도망쳤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직시를 결심한다.

작가는 2010년에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로 가던 국제 구호선 안에서 이스라엘 해병특공대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게 더 소설같아서 몇 번을 다시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레인송
켄트 하루프 지음, 김민혜 옮김 / 한겨레출판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4월 29일 완독

플레인 송
‘ 고대부터 기독교 교회에서 쓰인 단선율의 성가
단수낳고 꾸밈없는 멜로디 혹은 분위기 ‘

첫문장,
톰 거스리는 홀트의 자기 집 부엌 창문 앞에 서서 해가 막 떠오르는 뒤뜰을 내다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느 독자의 리뷰에
이런 일이 설마 진짜로 있을까 ?
라는 글이 있었다.

좀 비겁하기도 하고 비열할 수도 있는데
나는 그 문장에 대고
아닛. 이 정도의 삶도 생각하지 못하고 살다니.
라고. 생각했다.
삶이 치열하고 삶이 꾸질거려도
이 정도는 보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독자여.
그래야 세상이 뭐가 어떻게 됐든 좀 낫겠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작지가 않다네.

이 정도가 인간의 삶이지 뭐 다를 바가 있나.
열일곱의 임신한 소녀는 자신의 엄마에게선 버림받았고
학교에선 힘들고
그나마 믿을만한 교사는
그 믿을만한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맥퍼런 형제에게 그 소녀를 맡긴다.
다 늙은 아저씨 2명과 소녀의 삶은
그 자체로 안정적이다.
그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난 빅토리아가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길 바래.
맥퍼런 형제가 주고 있는 사랑이
모든 어른들은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하는 사랑이라 생각한다.
나도 가끔 빅토리아의 어떤 문장에 대고선,
이년이...
라고 생각했다.
아마 난 맥퍼런 형제만큼 늙지도 않았고 좋은 어른도 아니겠지.

좋은 책이었다.
4월 중 꼭 다 읽고 싶었는데
정말 4월 거의 마지막에 다 했다.

바비와 아이크도 꼭 좋은 어른으로 크길.
농장의 어른으로 크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4월 20일 완독


첫문장,
제 2차 지각 변동은 내 열한 번째 생애의 1996년에 시작되었다.



이렇게 잘 쓸 수 있다니 !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니 !



69P
시간은 지혜가 아니다. 지혜는 지성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제압당할 수 있는 존재다.
그는 나를 위압했다.

많이 살고 많이 알고 있다면
위압당할 일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 본척하거나 말을 덜 하거나 무시하는 일들은 상대를 무용하게 만드는 방법이고
그 방법을 몸에 익히는 건 많이 살고 많이 아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니라 한다.
계속 사는 자가 아니라 하니
그런 줄 안다.

356P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요.˝ 라고 말했다. 익숙지 않은 말을 조심조심 말했고 씩 웃으며 다시 한 번 연습해보려 했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요. 점잖은 사람들이 점잖은 인생을 살아 가는 게 마치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별 볼 일 없는 것처럼 말씀하시 잖아요. 하지만 좀 들어보세요. 이 ‘점잖다.‘ 는 것, 그게 유일하게 의미가 있는 거예요. 과학자 아저씨, 아저씨가 모든 남자들을 친절하게 만들고 모든 여자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계를 이론화하려 한대도 난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기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발을 멈추고 할머니가 길을 건너는 걸 도와주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노화를 치료하거나 기근을 없애거나 핵전쟁을 끝낸다 해도, 여기(하더니 손등 뼈로 내 이마를 짚었다)하고 여기(라고 말하면서 가슴에 손바닥을 꼭 대었다.)를 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사람은 먼저 점잖아져야 하고, 그 다음에 천재가 되어야 해요. 안 그러면 사람들을 돕는 게 아니라 기계의 노예가 될 뿐이에요.˝
˝ 그건 별로 공산당원 같은 생각이 아닌데.˝
˝ 아뇨, 그게 가장 공산당원다운 생각이에요.공산주의에는 선한 사람들이 필요해요.˝

어디에는 안 그렇겠어요.

483p
콘스턴스를 빤히 쳐다보면서,이 여자도 참, 자기 나름대로,완전히,완전히 돌았구나 생각했다.신경학적으로 미쳤다는 게 아니라, 정신병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문학적인 광기였다.

가끔 그런 인간들이 있다.
완전히 돌았구나... 하는 사람들.
근데 정말 우습게도 가끔도 아니다..
꽤나 자주. 그런 돌아버린 인간들을 마주할 수 있다.



너무 빠르게 일이 처리되니까 그 많고 긴 생들이 한꺼번에 처리가 되니까. 어떤 일은 내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가 버리는 것 같아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어보고 감탄하고. 읽어보고 감탄한다.

나와 동갑인 여자 작가의 이 천재적인 글들에 신이 난다.
이 사람이 제발 이런 책들을 수도없이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내가 너의 직접적 친구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잔인한 말이겠지만.
니가 꼭 죽기전까지 수백권의 멋진 책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길 바란다 친구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