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열린책들 세계문학 17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 펼쳐 들었고,
나는 자신만만했다.
시대의 다행과 함께하며 1984를 읽는 독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1984의 판매율이 높아졌단 것에 대한
일종의 우월감도 있었다.
곤혹과 곤욕의 십년을 어쩌고. 말이다.

이 책은 재밌다.
탄핵이 인용되어 재밌는건지
원래 재밌는 책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조지오웰의 글은 재밌다.
그는 각혈하며 쓴 책이라고 하는데...

1984를 읽으며 꾸준히 생각한다.
인간에게 있어 감정이란 것은 인간 자체를 규정짓고 구분짓게 만든다고.
이성보다 강한게 감정이며
싫고 좋음에 따라, 그 모든 것이 결정나 버리는거다.



당은 체제의 안정성을 사상경찰보다는 아무런 의심없이 열성적으로 충성하는 이런 인간들에게 의존한다
32

모든 행위의 결과는 그 행위 자체에 들어 있다.
38

복권은 그들의 기쁨이고 그들을 어리석게 만드는 것이며 고통을 잠재우는 진통제이고 지적 흥분제였다.
101

패배도 더 나은 패배가 있는 법이오.
160

그들은 이해력이 결여되어 있는 덕분에 정신은 정상이었다.
184

아무리 원하더라도 우리가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 또한 우리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그들은 우리가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 자신에게 조차도 신비스러배ㅣ 작용하는 우리의 속마음까지는 결코 알 수 없다.
196

지배 집단이 권좌에서 물러나는 길은 단 네가지 밖에 없다. 즉 이 네 가지란 외부로부터 정복당하는 경우, 비능률적으로 통치를 한 나머지 군중이 반란을 일으키는 경우, 강력하고 불만에 찬 중산 계급이 출현하는 경우, 통치할 확신과 의지를 스스로 상실하는 경우이다.
239

세상에는 진실과 거짓이 존재하는데 만일 당신이 전 세계를 상대로 그 진리를 고수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미친 사람이 아닌 것이다.
2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너무 어렵다.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데 너무 어려워 글이 읽히지 않고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너무 너무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어느 책, 어느 주인공이 마시는 술들을 메모해 놓고는 했다.
맥주나 막걸리, 정종만 마실 줄 아는 내게
어느날 더없이 심심한 날
하드보일드나 추리소설 속, 이를테면 레이먼드 챈들러나 매튜 스커더가 마시던 술을 따라 마셔보려고.
어느 날엔 아는체 하며 잔뜩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에 와선 그 짓도 접어야겠다
싶었다.
너무 많은 술을 너무나도 재미없게 낭비하는 주인공이란.
술에 대한 내 흥미를 떨어뜨린다.

대신 잭 테일러는 책을 읽는다.
습관처럼 그냥 읽는다는 그의 말은 보기에 좋다.
어디서든 뭐든 읽는단 사람들이 좋다.
적어도 그 시간동안은 남의 말을 듣고 있단 얘기니까.

이 책은 순전히 북플에서 만난 친구의 추천으로 사게 됐다.
그리고 결론은.
다신 그의 취향을 믿지 않으리라.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이 책의 표지가 되기엔 거하다.
이 책 속 문장과 이야기는 외롭지만 에드워드 호퍼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의 책은 아니다.
게다가 책이 연약하다.
아니 잘못 만들었단게 아니라
손에 닿는 그 감촉이 연약하다.
마치 책처럼.
잭테일러처럼

무엇보다 거슬리는 건,


그림
아파트
강아지

식의 글자 나열들이다.

그래도 이건 일종의 범죄 풀이 일기글이고
그래서 바른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책에 그나마의 신로가 가는건.
우연도 실마리도 빌미도 사는 법도
내가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않다.
어찌나 나는.
잘 못 사는건지.

어쨌든,
이 책은 만원 이상하면 안된다.
아쉬운 책이다.
아 글쎄 내 일기장도 이 정도는 한다니까.




성급한 용서는 사람을 바보같아 보이게 한다
24

지옥 가장 깊은 곳에 사는 이들만이 그런 순수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카프카˝
누구요?
그가 했던 말이잖아요.
그를 알아요?
이래 봬도 지옥에 대해선 빠삭하거든요.
35

나는 그의 웃음소리를 듣기 전까지 조롱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살았었다.
75


이상한 일이다.
별로라 생각했는데
또 보고싶다...
소개팅에 이런 남자가 나오면
전화목록에서 차단 시키고 기억에서 지운다.
술을 마신 이후 나도모르게 또보자고 할지 모르니
그런 카르마는 미연에 방지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어쩌나...
책을 다시 읽는다니...
진짜 그런 일 잘 없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시아 단편집 바벨의 도서관 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외 지음, 연진희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삶의 일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일들.
죽음의 일들.

세 개의 단편이 수록돼있다.
도스토예프스키.
안드레예프.
톨스토이.

그 어마어마한 이름들은 이 어마어마한 단편들을 보증한다.
그리고 보르헤스가 공증한다.

<악어>

이 대단한 글 속엔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계몽주의 보수주의 진보주의
인간의 어리석음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속 늘 등장하는
어여쁘고 지루해하는 여인.
이 고루 범벅되어 있다.

악어의 뱃속에 사람이 갇혔다.
악어가 사람을 죽였으면 좋았을텐데...
관대하고 자비로운 악어는 몸 속, 고무냄새나고 널찍한 공간을 내어준다.
갇힌 놈은 뱃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워대고
도움을 요청받은 고위관리는 보수주의의 대표적 인물로 진보주의자를 욕하며 그의 아름다운 아내에게만 관심갖는다.

첫문장 ;
올해 1865년 1월 30일 오후 12시 30분, 나의 교양있는 친구이자 동료, 그리고 다소 먼 친척인 이반 마트베이치의 아내 엘레나 이바노브나는 파사주에서 일정한 요금에 전시되고 있는 악어를 보고 싶어했다.


인간의 머리는 비어있으면 비어있을 수록 그것을 채우고자하는 갈망을 덜 느끼지
-61p



<라자로>

난 이토록 아름답고 황망한 좀비 이야기를 본 적 없다.

첫문장;
라자로 ( 요한복음에 나오는 인물로 병사해 매장당했다가 예수에 의해 부활했다) 가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죽음의 불가해한 힘에 사로잡혀 있던 무덤에서 걸어 나와 자신의 집으로 살아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서 머지않아 그의 이름 자체를 무시무시하게 만들 그 불길한 기이함을 한동안 눈치 채지 못했다.



시체 위에서 죽음이 행하던 파괴적인 노동은 기적적인 힘에 의해 단지 중단된 것처럼 보였을 뿐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92

잠시후, 현자는 끔찍한 것에 대한 지식은 끔찍한 것 자체가 아니며 죽음을 본다는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118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죽음은 삶의 심판이다.
옳지 못한 것들은 전부 죽음 직전에 심판 받는다.


첫문장;
법원의 큰 건물에서 멜빈스키 소송 사건의 재판이 휴정된 동안, 판사들과 검사는 이반 예고로비치 셰베크의 집무실에 모여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크라솝스키 소송 사건을 이야깃거리로 삼았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전혀 부유하지 않지만 부유한 이들을 닮고 싶어하는 사랑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따라서 서로서로 비슷하게 되고 마는 그런것에 불과했다.
-168

자, 이제 준비되었다. 죽어라!
도대체 이게 뭐지? 어째서? 그럴 리 없다. 삶이 그토록 무의미하고 추악할 리 없다.
-226

나의 모든 생애가, 의식적인 삶이 정말로 ‘옳은 것‘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하지?
...
그는 자신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옹호하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문득 그는 자신이 옹호하고 있는 것들의 모든 약점을 깨달았다.
옹호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2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좁고 음습한 감방. 낭만적인 동성애자와 냉소적인 게릴라의 만남.
싸구려 멜로드라마를 매개로 펼쳐지는
성과 억압. 사랑과 편견. 자유와 폭력에 대한 매혹적인 소설.

책의 맨뒷장에 쓰여진
책 소개말 이다.
완벽한 줄거리 줄임이다.

몰리나는 감방에서 자기가 보았던 영화들을 발렌틴에게 말해준다.
몰리나의 이야기 솜씨는 대단해서
보고 > 듣고 > 읽게 된 독자까지
이야기에 빠져든다.
각각의 이야기는 싸구려 영화라 하는데
메세지가 있다.
개중 특히 기억에 남는건
표범여인 이야기다.

이전에 보았던 저지대는 대화체 없이 이야기를 전개했고
거미여인의 키스는 대화체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대단한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내 능력이 협소하고 조악하여
무엇이 대단하다. 말해지지가 않지만...
대단한 책이다.

텍스트의 기법만으로 마누엘 푸익은 영화를 그려 놓았다.
대중매체와 고급 예술이 혼재한다고 한다.

그래.
그렇다.

거미여인의 키스
제목의 이유는,

넌 거미여인이야. 네 거미줄에 남자를 옭아매는...
-344

발렌틴은 몰리나에게 키스를 해준디ㅡ.

거미여인의 키스가
왜. 왜 책의 제목이 된걸까
거미여인은 몰리나고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행한 키스가
결국 유의미한 것일까...
근데 왜 발렌틴의 환상 속에는 마르타만 등장했을까

텍스트의 모양을 변형시켜 말을 하는건 무슨 의미였나.
몰리나의 죽음을 발렌틴은 단지 대의라고만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논문이라도 찾아 읽는 덕질을 좀 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