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의 정치학 - 하버드경제학자가 쓴
알베르토 알레시나 외 지음, 전용범 옮김 / 생각의힘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전 세대의 정부가 추구하는 제 1목표는 경제성장이었다. 물론 지금도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은 국가의 주요한 정책사항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삶의 수준이 이전 세대보다 나아지면서 기초적인 생계를 위한 노력보다 인생을 누릴 수 있는 질적인 측면의 향유에 초점이 맞추어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복지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초점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복지가 먼저인가 성장이 먼저인가?


<복지국가의 정치학>에서는 유럽의 나라들(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과 미국의 복지정책을 비교 분석하면서 어떤 차이점이 존재하는지 그런 차이를 만들어낸 배경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지수를 제시하며 복지의 문제를 논하고 있다. 미디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이념적인 쟁점을 논하는 것이 아닌, ‘미국 예외주의’에 배후에 어떤 배경이 존재하는지 이야기한다. 


America Dream'.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의 이미지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신자유주의가 모든 인류에게 더 많은 물질과 부, 그리고 행복을 가져다 줄 것처럼 선전하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다음의 언급을 통해 미국과 유럽국가의 복지정책의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운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실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는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유럽의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저자는 위에서 언급한 주장에 대한 자세한 분석결과들을 차례로 제시한다. 먼저 세전 소득의 불평등, 경제 개방의 정도, 사회적 이동성 등 순수한 경제적 설명의 차이일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해보지만 미국과 유럽의 복지에 대한 차이를 온전히 설명해 내지 못함을 밝힌다. 이어 저자는 다수대표제, 연방제, 견제와 균형을 중요시하는 미국의제도, 등이 이런 차이를 불러일으켰다는 유의미한 근거를 제시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민족적 이질성에 따라서 분배정책과 국민이 느끼는 복지에 대한 필요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인들이 느끼는 복지와 비교적 단일한 민족으로 구성된 유럽의 나라들이 생각하는 복지의 필요성이 다르다는 것.


최근 읽은 유럽 국가의 복지를 다룬 책에서도 민족의 이민, 또는 개인화를 통해 복지에 대한 기존의 관념이 바뀌고 있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다. 결국 제도는 사람들의 요구와 정책결정자의 사상에 기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것은 미국가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의 복지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결정자와 경제를 좌우하는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게 우리의 현실은 어쩌면 더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형편은 나아지지만 그 안에서 내면은 점점 파괴되어져 가는 사회. 진정으로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복지와 경제의 성장은 선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가야 한다는 어느 노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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