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메이트 영혼의 단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죠
보통 부부에게 쓰는 말이지만 이 책에서는 반려견을 소울메이트라고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부분부터 읽는 것보다 책의 중간 부분을 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처음 읽은 단편은 웰시코기 팸브룩 이 나오는 편이었습니다
평범하고 아름다운 가정에서 잘 케어하고 키우다가
어느 순간 유기견이 되어버리는 반려견들
문제행동을 교정할 생각은 않고 쉽게 데리고 오고 쉽게
버리는 사람들 반려동물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그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당장이라도 슬픔이 쏟아져 내릴 듯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단편소설입니다
유기견들의 눈 그리고 표정은 굳이 유기견이라는 걸
설명하지 않아도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 책에서도 슬픈 표정을 한 유기견 게다가 맞은편 집에서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수컷 웰시코기 램프룩을
주인공인 미나미의 친구 노조미가 집 근처 전신주에 묶어놓은걸
발견하고는 임보(임시보호)를 하고 있었습니다
노조미의 집에서 미나미가 보고는 슬픈 눈을 잊을 수 없어
데리고 가서 원래 집에서 키우던 레이아 와 같이 키우게 됩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강아지 어서인지 사람보다는
레이아에게 먼저 마음을 연다
남편인 료스케와 마나미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임치료도
하고 그래도 생기지 않아 키우게 된 레이아
아이의 성장 대신 개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행복을 찾는
마나미
루크와 레이아를 정성껏 케어하는 모습에 아이처럼 키우는
것 같았다 직접 사료 대신 야채와 쌀로 수프처럼 만들어서
식사 준비를 해주는 주인공입니다
케이지에서 나오지 않는 램프룩(루크라고 다시 이름 붙였다)을
억지로 꺼내보려고 손을 넣었다가 손을 크게 물려
그 후로는 억지로 빨리 적응시키려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레이아와 산책 나가고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그러면 루크도 나가고 싶어서 낑낑 울었다)
친구 강아지들이 놀러 와서 맛있는 간식을
나눠먹고 하는 것을 보고 루크가 자기도 먹고 싶어서
케이지에서 한발 두발 나오다 결국
거실에 나와 딸기를 먹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읽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 서너시가 되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첫 번째로 다시 되돌아가서 읽게 되었네요
첫 번째 이야기는 도키에 와 사에키 부부의 이야기인데
그 부부가 키우는 루비라는 치와와가 남편에게 어떤
의미로 가슴에 와닿는지 알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다 커서 각기 가정을 꾸리고 부인과 지방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 날 췌장암에 걸려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검사 결과를 듣습니다
젊었을 때 주말부부로 지내던 남편의 집에
자녀 중 한 명이 우연히 들러 다른 여자와 같이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그 후 아빠와는 거의 말도 하지 않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사는 아이들
그리고 아직도 용서하지 않았다는 부인의 말을 듣고
마음을 둘 곳은 오직 루비뿐입니다
대형견을 바랐던 남편이지만 비를 좋아하고 사에키나 도키에가
쓰다듬는 걸 좋아하는 루비에게 흠뻑 빠져듭니다
부인을 간호하는 힘든 와중에 루비가 감기가 걸려 동물 병원에
갔는데 바로 앞에 들어간 피레니즈(대형견)견주가
진료 후 나와서 큰소리로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반려견과의 이별을 하게 되면 얼마나 힘들지 미리
같이 힘든 마음을 공감하면서 끝이 납니다
다음 이어지는 내용이 더 있을 것 같지만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다시 다른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보르조이 견종을 키우는 재혼가정의 자녀 유토
보르도이 견인 레일라의 이야기인데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읽듯이
눈물을 알아차리고 위로해 주는 레일라
결국 학교폭력을 당하는 유토를 도와주고 둘 사이 비밀을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않으며
그토록 싫어했던 새아빠와의 거리도 좁혀지는 이야기
입니다 훈훈한 각자의 집안 이야기와 함께 반려견의
이야기가 곁들여지는데 유기견을 집에 들여와 적응하는
이야기나 산책을 갔을 때 또는 강아지의 식사를
만드는 내용이라든지 또 동물보호단체 이야기
등등 반려견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쓰나미 때 주인을 잃은 강아지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설로 지은 세 번째 시바견 이야기는 또 따른 슬픈 내용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사람과의 관계가 단순한 개와 사람이라는
사람들도 많은데 주인이 슬퍼하거나 싸우거나 행복해하는 것을
반려견이 알아차리고 와서 같이 기뻐해 주고 슬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그냥 단순한 가축이 아닌
가족 같은 존재라는 것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 교감하고 더 가족처럼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본 서적이라 가족적이고 따뜻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행복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소설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미래를 예견하고 우는 것은 인간뿐이다. 개는 아무것도 모른다.
울고 있는 인간도, 영문을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개도, 모두 가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