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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네 번째, 전쟁 속으로 ㅣ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5년 6월
평점 :
#협찬 '가짜 전쟁(Phoney War)'
냉전(Cold war)은
많이 들어봐서 조금은 알았지만..
가짜 전쟁(Phoney war)은..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내용을 찾아보며
읽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한글로 정리된 내용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이건 제가 못 찾은걸지도;;;;)
예전에 알릴레오 북스에서
'역사란 무엇인가'편을 보다가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유독 그 책을
어려워 하는 이유가..
그 당시 글을 쓴 저자(E.H 카)가
시대 배경(당시의 영국)을 기본으로
전제하고 썼기 때문이었다고...
(강의를 글로 옮겨 엮은 책이어서
아마 더 그럴거라고 생각됩니다.)
맥락을 모르고는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게 마련이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을 넣어서 대화를 한다고 치면 굳이..
배경 설명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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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잊혀지기에는 많이
아쉬운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다 풀어 내기에는..
이미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기에~
적당한 이야기만 풀고 놓아줘야겠습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
'날 것 그대로의 매력'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추구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최근 챗GPT 사용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과정인데요.. 그 이유도 사실 제가 올리는
게시물에서 가공 식품의 느낌이 강해지고
그것에 스스로 길들여지는 게 아닌 가..
하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글은 더 나아질테지만..
나의 색을 덮는다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싶은거죠.
그래서 다시 과정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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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도 생각났는데요..
우리가 역사적으로 개념을 공유하고 있는..
양차 세계대전 중, 유독 세계 2차 대전을
더 많이 기억하는 이유가..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 기억이 납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도 2차 세계 대전 과정에서 생겼고..
우리 대부분이 최악의 악인이라고 대부분 동의하는
히틀러도 이때 활약했죠.. 그에 비해 1차 세계 대전 하면
저는 떠오르는 인물이 없습니다. 전쟁 과정에서 교착
상태도 꽤 있었다고 알고 있고요..
..무식해서 용감합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관련 지식이 아직 부족하지만..
전쟁의 내용으로 보나, 결과로 보나..
(기간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그에 비해 사망자 수 차이가 엄청납니다.)
2차 세계 대전의 결과로..
우리가 지금 그나마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견해도
일부 있던데..;;;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실제로 지금 우리 인류가 처한 상황이..
무척 위험한 빅 사이클에
근접해 있다고 표현하더군요.
글로벌 뉴스를 챙겨보는 분이라면..
충분히 이해할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젠 정말로..
큰 범위에서 여러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하게 됩니다.
비슷한 일들이 과거에도
늘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꾸준히 자기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이 늘 있었다는 점 같아요.
나도 그런 사람이 되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합니다.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발췌 내용도 별도로 첨부합니다.)
끝!
#어느영국여인의일기네번째전쟁속으로
#EM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이터널북스
가짜전쟁(Phoney War) ...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woojoos_story 모집
@eternalbooks.seoul 도서 모집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최소한으로) 수정 하였습니다.
9월 23일
세레나는 나를 무척 반가워하며 일하러 왔느냐고 열의 있게 묻는다.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고 (나는) 애매하게 대꾸한다. (…)
세레나는 맞장구치며 자기도 다 안다고 대꾸한다. 그녀도 전쟁이 선포되기 이틀 전에 이곳 지휘관에게 달려와 바닥이라도 닦겠다고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여기 있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지휘관은 그녀의 제안에 그럼 차를 몰면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차를 몰고 있어요?
세레나는 한숨을 쉬더니 큰 눈을 굴리며 딱 한 번 스트레텀에 지휘관의 세탁물을 가지러 다녀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다른 운전자들이 무섭게 질투했다. 모두 대기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전쟁이 나름대로 재밌지 않나요? 나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고(진심이다), 지금껏 일어난 어떤 전쟁과도 다르다고 동조한다. 게다가 모두가 끊임없이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하고 있다.(…)
p. 51 ~64
10월 6일
라디오에서 히틀러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말도 안 되는 평화 제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세레나가 중간에 라디오를 끄며 하는 말, 차라리 BBC가 그렇게 좋아하는 "런던데리의 아리아"가 휠씬 더 재미있겠어요.
나도 맞장구치며 체임벌린 총리가 아돌프 히틀러의 헛소리에 성급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한다. 세레나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면서 늘 솔직한 견해를 내는 미국 신문들은 뭐라고 할지 무척 궁금하단다.
p. 146~147
10월 31일
몰스워스 씨는 이번 전쟁이 1914년의 전쟁(*1차 세계 대전)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도 정부 부처는 똑같은 것 같지만 이 말은 속으로 삼킨다.)
그는 훈계조로 말을 잇는다. 1914년에는 거대한 체계를 마련해야 했지요. 그래서 무한한 비용과 무수한 실험을 동원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난번에는 마지막에야 비로소 완성된 그 체계가 이번에는 처음부터 작동했으니까요. 그리고 비용도 무한히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지요.
그야 그렇죠, 하고 나는 대꾸한다.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기라도 한 것처럼.(…)
나이는 나와 비슷해 보이고 조금 반항적인 얼굴에 렌즈가 유난히 불룩한 안경을 쓴 제리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내가 글 쓰는 사람이라 들었다고 한다.
네, 맞아요.
그렇다면 '글 쓰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딱 하나, 바로 모두가 평소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가라면 계속 소설을 쓰고 시인이라면 전처럼 시를 쓰며 가벼운 기사를 쓰는 사람이라면 계속해서 가벼운 기사를 써야 한다. 단, 전쟁과 관련된 주제는 피해야 한다. 전쟁에 대해서는 한 글자도 써선 안 된다.
강연은요? 하고 내가 묻는다.
제리는 너그럽게 대답한다. 강연은 무조건 해야지요. 과정에 관한 글을 많이 읽되 역사는 피하세요. 역사는 멀리하는 게 좋습니다. 패류학, 우표 연구, 빙하기의 여성의 지위 등을 다룬 글이 어떨까요? 현재 국제 정세와 전혀 관련 없는 글을 읽으세요.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현재 알고 싶어 하는 게 국제 정세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제리는 아주 단호하게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글 쓰는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한다. 전쟁과 관련된 뭔가를 하고 싶어 안달이지요. 그래선 안 됩니다. 전쟁에서 벗어나 있어야 합니다. 전쟁을 있어버리세요. 전쟁이 없는 것처럼 글을 계속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말에 나는 참지 못하고 짚어 준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과 식솔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글을 쓰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글을 판매로 이어지게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 하나의 주제를 일부러 피하지 않아도 충분히 어려운 형편이라고.
제리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 건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겹니다. 작가들. 시인들, 예술가들(어쩐지 그가 실제로 내뱉고 싶은 말은 '쓰레기들'인 것 같다), '그쪽 사람들'은 모두 그저 평소처럼 살아가는 데 만족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도움은커녕 방해가 될 겁니다.
이쯤 되자 제리가 내게 중요한 일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전혀 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가는 게 낫겠다는 확신이 든다. 그래도 마지막 충동을 누르지 못하고 묻는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어떤 글이든 시장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아시나요? 제리는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당연히 종이 부족은 아주 삼각하고 앞으로 휠씬 더, 휠씬 더 심각해지겠지요.
하지만 한편으로 사람들은 다른 소일거리가 없으면 자연히 읽을거리를 찾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노인네들, 전쟁에 보탬이 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여자들. 그들은 가벼운 소설을 읽으며 긴 저녁을 버티려 하겠지요. 그러니까 부인께서도 전쟁이 터지지 않았을 때와 똑같이 생활하신다면 문제없을 겁니다.
그의 결론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굳이 말하지 않고 그저 일어나서 작별 인사를 한다. p. 233~244
11월 13일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얼마나 무능했는지 새삼 깨닫고 깊이 절망하며 서로를 본다. 오늘날 세상이 이렇게 엉망이 된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아. 내가 말한다.
펠리시티는 한술 더 떠서 혁명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목이 잘릴 사람은 우리일 거라고, 그렇다 해도 할 말이 없다고 한다. 그 말에 불편해진 나는 우리가 사회에 아주 중요한 자산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고칠 능력과 의향이 있으며 수년째 이를 위해 거듭 배우고 있지 않냐고 반박한다.
펠리시티는 고개를 저으며 단언한다. 너랑 나는 달라. 넌 자식도 둘이나 있고 책도 쓰고 있잖아. 난 잉여 인간이야.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달리 고칠 방법도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머리가 좋지도 않고 몸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예술에 뛰어나거나 집안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잖아. 특별한 재주도 없고 힘이 없어.
펠리시티의 커다란 눈과 괴로운 표정을 보니 자기 말대로 혁명이 일어나면 스스로 단두대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나는 아주 솔직한 말로 그녀를 위로한다. 대신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잖아. 늘 사람들에게 공감해 주고 사랑스러울 뿐 아니라 다정하다는 것. 무얼 더 바라겠니? 나는 화를 내며 덧붙인다. 네가 없으면 친구들이 몹시 아쉬워할걸. 네가 늘 기운을 북돋워 주어서 모두가 무척 고마워하고 있을 거야. p. 283- 288
옮긴이의 말: 부디 모두 안녕했기를
1938년 9월 30일, 영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은 유럽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체코의 일부를 히틀러에게 넘기는 뮌헨 협정을 맺었다. 약소국인 당사자를 철저히 배제한, 비겁하기 짝이 없는 이 협정은 야망에 눈이 먼 히틀러의 야욕을 겨우 1년여 유예했을 뿐이다. 1개월 뒤인 1939년 9월 1일, 독소 불가침 조약으로 고립된 폴란드를 독일이 침공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그로부터 이틀 뒤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하지만. 사실상 준비 부족과 여타 사정으로 폴란드를 적극 지원하지 못했다. 그사이 독일은 폴란드 공격에 집중하면서 취약했던 서부전선 병력을 보강했고, 영국도 항공전에 대비한 방어 체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듬해 5월 본격적인 런던 공습이 시작되기 전까지 영국에는 개전 휴전 상태가 이어졌다. 이 폭풍 전야 같은 시기를 '가짜 전쟁(Phoney war)'이라고 부른다.
그 시기에 쓰이고 출간된(1940년 초) 이 작품은 허구라고는 해도 그 후에 일어날 참상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그때 그곳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당시의 상황은 기록이나 매체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으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 설명을 하려 한다. 작품 속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공습 대비대(ARP)는 공습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규모로 조직된 다양한 기관과 지침을 모두 아우르는 일종의 민방위 체계다. (…)
2차 세계 대전은 여러 면에서 엄청난 재앙이었지만, 첫 대전에서 활약한 뒤 가정으로 돌아간 수많은 여성에게는 억눌러 온 사회 진출의 욕구를 충족 시키는 기회였다. 여성 의용대는 라디오 홍보와 같은 효과적인 방법을 활용해 사회 활동에 목말라 있던 여성들을 매료시켰다. 각 지역 당국이 전쟁 준비 단계부터 이들을 다양한 방면에 투입해 활용하면서 그저 모병 기관이었던 이 조직의 역할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고, 전쟁이 시작되었을 무렵에 는 '민방위 여성 의용대'가 되어 엄연한 공습 대비대 조직의 일부로 인정받았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20대였던 E. M. 델라필드는 데번주의 간호 봉사대에서 일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1917년에 첫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1940년부터 정보부에서 선전 관련 일을 말아 프랑스로 파견되었다. 작품 속 주인공이 결국 해외로 파견될지도 모를 일자리를 얻는 것을 보면 이 시리즈의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여전히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추정할 수 있다. p. 319~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