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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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저는 그 사람의 과거를 좋아왔어요.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이나 이름, 지명, 시기, 연도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결국 그 일기는 그의 생의 기록이었어요. 그러니까 그는 아이와내가 거짓말에 취해 잠든 벽 건너편에서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던 거예요.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어올랐고, 나중에는 맥이 풀려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군요. 시간이 지나자, 제게는 한 가지의 질문만 남았어요. 그 사람이 어디로 도망갔는가, 왜 나를 제물로 삼았는가, 계획적인 접근이었나.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어요. 그보다 제가 묻고 싶은 건 그가 대체 왜 그 일기를 내게 보여줬는가예요. 마음만 먹는다면 떠나기 전에 얼마든지 그걸 없애버릴 기회가 있었을 텐데, 전시라도 하듯 책상 위에 올려두었거든요. 마치 날더러 이걸 읽으라는 듯이 말이에요. 그건 또다른 기만이었을까요. 아니면 일말의 참회였을까요?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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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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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준공된 순간 건축가의 손을 떠나, 고객과 시간의 흐름에그 운명을 내맡기게 된다. 손질할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고객이라 해도, 삶의 변화에 따라, 예컨대 가족 수가 늘거나 줄거나하면 증개축할 필요가 생긴다. 다시 설계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고 전혀 다른 건축가, 혹은 시공사가 원래 구상과는 관계없는 플랜을 세워서 형태를 바꿔버릴 때도 있다. 팔린 뒤에 자비 비슷한 감정과 함께 다시 살기도 하고 가차 없이 부숴버릴 때도 있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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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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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나는 신문을 읽다가 흥미로운 광고를 보았다.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신문 전면에 소설의 한부분이 실려 있었다. 언뜻 뻔한 광고 같았지만, 첫 문장이 한눈에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어나가던 나는 잠시 후 그것이내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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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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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많은 대안 공동체들을 봤어. 모두 같은 패턴이었지. 처음에는 거창한 기치를 걸고 모여. 유토피아 공동체를 표방하거나, 종교를 중심에 두기도 하고, 사냥꾼들이 모인 집단일 때도 있고, 그도 아니면 평화로운 생존을 바라는 사람들이 모이기도 해. 모두 돔 시티 안에서는 답을 찾지 못해서, 돔시티 밖에서 대안을 꿈꾸는 거야. 하지만 그게 뭐가 됐든 결국무너져. 돔 밖에는 대안이 없지. 그렇다고 돔 안에는 대안이 있을까? 그것도 아니야. 나오미 네 말대로 돔 안은 더 끔찍해. 다들살겠다고 돔을 봉쇄하고, 한줌 자원을 놓고 다른 사람들을 학살하지. 그럼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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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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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망해가는데, 어른들은 항상 쓸데없는 걸 우리한테 가르치려고 해."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왜 망해가는 세상에서 어른들은 굳이 학교 같은 것을 만든 걸까 생각해보았다. 나를 비롯한 아이들은 대체로 하품을 하며 수업을 듣는 반면, 칠판 앞에 선 어른들은 늘의욕에 가득차 있었다. 나는 이것이 어른들의 몇 안 되는 즐거움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워야 해서 학교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행위 자체가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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