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그루잠을 잔다. 깨었다가 다시 드는 잠.하루 중 내가 좋아하는 순간이다. ‘그루잠‘이라니. 말의 어여쁨을 생각한다. 새벽에 작은 잠 한그루를 심는 일 같다.우리는 기회를 한번 더 얻은 것처럼 안도한 표정으로 잠든다. 손끝으로 고양이의 체온, 따뜻한 털의 감촉을 느끼면서. - P14
무지와 경계심이 한계에 달하면 집단은 이빨을 드러내지. - P91
하지만 마찬가지로 믿을 만한사람도 분명 있어. 곤란에 처한 백설 공주에게 필요한 건 난쟁이‘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어른‘이야. - P76
그건...가즈키는 인간에 절망하지 않았어.가즈키를 곁에서 도와준 어른이있었기 때문 아닐까?새아버지가 되어준 아사노씨와 이다씨. 큰여사장님과 구라 아저씨.다들 가즈키를 소중히 여기며 지켜 주셨어.피로 이어진 관계만 의미있는 게 아니야. - P74
여기는 오랜 역사를 지닌 온천 마을이야. 유곽도 있었던지라 이성 간의 치정에는 비교적 관대해. 하지만 성소수자가 자기 주변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야. 시골 공동체는 잘 모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해. 무지와 경계심이 한계에 달하면 집단은 이빨을 드러내지. -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