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선생전 1
조미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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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흑.. 표지만 봐도 모에로움이 넘쳐 흐르는구나. 근데 본문 컬러 일러스트를 보니 더더욱 므흣함이 넘쳐 흐른다. 원래 기모노같은 걸 좋아해서 일본 시대물을 즐겨 봤는데, 인젠 우리나라 만화에서 한복을 입고 나오는 작품이 등장하니 더이상 바랄 게 없소.

『동현선생전』은 한성에서 의원을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그의 미색은 지나가는 여자, 남자를 불문하고 한번씩 뒤돌아 보게 할 정도란다. 게다가 그는 의술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다지 돈 될 거리가 없는 것도 묘하도다. 아무래도 그만의 처방전이 그 이유일지도...

어느 날 밤 동현선생을 찾아온 강진사. 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동현선생과는 어린 시절부터 악연으로 이어지는 남자다. 순진한 성균관 유생을 꼬셔놓고 걸릴 것 같으니 혼자 도망이나 치는 비겁함도 가진 남자다. 이 남자, 동현선생을 유혹하는 듯 해도 동현선생, 강진사의 속은 다 꿰뚫고 있어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 강진사는 지나가는 바람 정도라 생각하는 듯 하다. 그래, 생각 잘 했소. 정혼자도 있는 남자가 쉴새없이 남색을 탐하니, 그런 남자는 가까이 두어 무엇이 좋겠소. 대략 이런 내용이 1장 <미색의원 한성재중>의 내용이다. 동현선생과 강진사의 프로필을 대략 읊어주는 부분으로 보면 될 듯 하다.

본편은 2장 <서안정>으로 동현선생의 마음을 앗아간 한 가련한 청년의 이야기다. 조선시대 왕실의 권력다툼에 희생된 효란 남자의 쓰라린 인생 중에 찾아온 유일한 행복한 시기가 바로 동현선생을 만난 그 짧은 나날이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운명, 그리고 서서히 죽임을 당하고 있는 운명. 아이러니컬하게도 동현선생이 그 짧은 인생을 더욱 짧게 만들어 버렸으니... 애틋하고 안타깝도다.

1장을 읽을 때만 해도 색기 풀풀 넘치는 의원과 바람기 풀풀 넘치는 진사가 나와 뭐 그렇고 그런 내용이겠거니 했는데, 2장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비록 장르는 BL이지만 당시 구중궁궐에서 이루어지는 음모와 그에 희생당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니 이래저래 만족스럽다. 단순히 연애만 하는 내용이었다면 그다지 끌리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마음을 준 사람을 사지로 몰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 가게 될 동현선생.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소. 당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할 일이었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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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일기 소녀
나카무라 아스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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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요즘 꽤 노선이탈(?)이 잦다. 한때는 BL물만 나오더니 요즘은 순정만 나오는구나. 뭐, 나야 팬이니까 작품만 꾸준히 나와 주면 좋지만 말이지. 표지를 보면서 느낀 건데, 작화도 좀 달라진듯. 예전에는 날카로운 느낌이 강했는데 조금 동글동글한 느낌이란 말이지. 난 예전의 날카로운 느낌이 좋았는데... 본문을 보니 예전 느낌도 나지만 그림이 확실히 변했다. 여자들이 나와서 그런가? (笑)

첫번째 작품인 <아빠와 아들과 방어 무조림>은 게이가 되어 가출한 아들 미츠루와 그 아들을 찾아온 아빠의 이야기이다. 오랜만에 아빠와 마주한 상황이 당황스러운 나머지 미츠루의 여자친구 노리코라 대답해 버린 미츠루는 2주간 아빠와 생활하면서 왠지 모를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역시 부모란 존재는 자식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어도 그 모습을 껴안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보다. 코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찡했던 작품.

<기다리는 사람>은 자신을 늘 기다리게 만든 여자친구와 얼마전 헤어진 남자와 자신의 남자친구를 늘 기다리게 만들어 헤어질 위기에 처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 웃음이 터지는 건 무슨 연유일꼬. 어쩌면 두 사람, 인연일지도 몰라요~~

<딸아이 또래의 소녀>는 원조교제를 하는 딸아이의 친구를 보는 아빠의 미묘한 마음의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내 품의 딸아이는 아직도 이렇게 어리기만 하고 내가 보호를 해줘야 할 것만 같았는데, 딸아이의 친구는 같은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미묘하게 성숙하다. 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이란 걸 알게 되는 아빠는 품안의 자식이었던 자신의 딸 역시 조금씩 성숙해져가고 있단 걸 알게 된다. 아빠들은 딸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늘 내 품에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 버리니... 모든 순간순간이 아쉬울 수 밖에 없을지도.

<체인지해서 만나요>는 급만남을 하겠다는 누나를 보호하기 위해 누나 대신 급만남에 나간 남동생의 이야기이다. 근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상대방 남자는 시간이 갈수록 꽤 괜찮은 남자인듯 한데... 어찌보면 BL삘로 흘러갈 만한 이야기인데, 순정단행본답게 적당한 선에서 끊은 느낌!?

<원색 안경 남자 표본>은 금욕적인 안경소년을 유혹하는 보건교사의 이야기. 근데 아무래도 이 선생님, 상대를 잘못 점찍은 듯. 이 아이는 여자에게만 금욕적인 아닐까요? (제멋대로의 상상. 푸하핫) (난 상상을 해도 꼭 이런 쪽으로 흘러가니, 나 원참)

표제작인 <짝사랑 일기 소녀>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기장을 우연히 접수하게 된 타카시가 일기장 속의 소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가볍게 보자면 아버지의 유지를 잇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고, 조금 깊게 보자면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우리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일지도.

이 단행본에 수록된 작품 중 네작품이 가족과 관련되어 있다. 그래, 가족이란 이런 거지, 라는 느낌도 들고 가족이기 때문에 이럴 수도 있겠지, 라는 느낌이 든달까.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족이지만 우린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청나게 감동을 줍니다, 뭐 이런 건 없지만 가족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따스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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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벤 9 : 토호쿠 편 3 - 철도 도시락 여행기 에키벤 9
하야세 준 지음, 채다인 옮김, 사쿠라이 칸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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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에키벤 가게를 운영하는 다이스케는 아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일본 전지역을 돌며 기차여행겸 에키벤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큐슈에서 시작해서 츄고쿠와 시고쿠, 간사이, 홋카이도를 지나 토호쿠 지방을 여행하고 있으며 이번이 토호쿠에서의 마지막 여정이다. 프랑스 아가씨인 크리스티나와 함께. 

 

다이스케와 크리스티나가 함께 여행하고 있는 곳은 토호쿠 지방 중에서도 동해쪽에 면한 쪽이다. (지난번은 태평양쪽) 이곳은 특별한 쌀을 생산하는 곳이 많아서인지, 맛있는 밥요리가 많았던 편이다. 물론 지역 특산물로 만든 에키벤도 많지만.. 밥이란 건 좋은 쌀로 지으면 그자체로 훌륭한 요리가 된다. 혼자 생각하길 일본은 섬나라라서 맛있는 쌀이 많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많더이다. 오호, 놀라워라.

사카타역의 <어머니의 찰밥>은 이름만으로는 이와테 누마쿠나이역의 <사나에 할머니의 찰밥 도시락> (토호쿠편 2에 등장)을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헐~~ 정말 밥만 들어 있는 도시락이다. 밥에 간을 한 모양이지만 순무만 들어서야, 이거 완전히 단무지에 쌀밥, 뭐 이런 걸 떠올리게 만들었달까.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데 이거 정말이지... 나같으면 안살 것 같은 도시락이었다. 또다른 맛있는 쌀도시락으로는 아이즈와카마츠역의 <아이즈 맛있는 쌀 도시락>이란 게 있는데, 여기에는 4가지 주먹밥이 들어있다. 이 4가지 주먹밥의 쌀은 모두 다른 지역의 쌀로 구성되어 있다. (반찬있음)

<반짝반짝 우에츠 도시락>은 차내 판매 에키벤으로 모양이 참으로 이쁘더이다. 직사각형 도시락통 안에 별모양 밥통이 따로 들어 있었는데, '반짝반짝'이란 표현과 잘 어울리는 듯.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뭐, 그래도 밥도 두 가지 종류이고, 반찬도 여러가지인데다가 모양도 이뻐서 괜찮은 듯.

니가타역은 판매하는 에키벤 종류만 65가지 이상이란다. 우와아, 진짜 많기는 많구나. 고르는 데에도 애를 먹을 듯 싶은 곳이다. 다이스케와 크리스티나가 선택한 것은 <사도 두근두근 도시락>과 <새우 천냥 치라시 초밥>이다. <사도 두근두근 도시락>은 보기엔 근사해 보이지만 의외로 반찬은 가짓수만 많아서 한 번 집으면 없어질 것 같았고, <새우 천냥 치라시 초밥>은 겉보기엔 달걀말이만 있는 것 같아서 별로인 듯 했어도 막상 달걀말이를 젖히니 이런저런 반찬이 가득. 역시 에키벤도 겉보기만 보고는 잘 모른달까.

도시락통 모양이 특이한 걸로는 니이츠역의 <눈사람 도시락>과 야마가타역의 <꽃삿갓인형>이었다. <눈사람 도시락>은 말그대로 눈사람 모양 도시락통이 귀여운 도시락. 눈사람 표정이 바뀌기도 하고, 나중에 저금통으로도 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꽃삿갓인형>은 뚜껑을 연 모습은 고양이같았지만 자세히 보면 코케시(일본전통 목각인형)의 머리부분을 본따 만든 도시락통같은데 나같으면 안고르고 싶을 듯. 코케시가 원래 그렇잖우. 게다가 머리속에 들어있는 걸 먹는다니.. 아, 정말이지 싫다. (내가 생각하는 게 좀 이상한가?)

토호쿠 3편에서는 일품식 도시락으로 괜찮은 것들이 많았는데, 아이즈 타지마역의 <소스 돈까스 덮밥>이라든지, 코오리 야마역의 <여주인이 재운 도시락>도 괜찮아 보였다. 여주인이 재운 건 돼지고기로 특제 소스를 이용했다고. 후쿠시마역의 <토종닭 유자 된장구이 도시락>은 닭고기 덮밥이고, 요네자와역의 <한가운데 소고기>는 소고기 덮밥 느낌이다. 그리고 야마가타역의 <이 몸의 만찬 (쇼나이 돼지고기 도시락)> 역시 쇼나이산 돼지고기를 듬뿍 사용한 도시락. 나의 경우 같은 값이면 일품식 도시락을 먹을 것 같다. 한젓가락 거리 반찬이 가득한 것보단 한가지라도 듬뿍 들어 있는 것이 그 도시락 맛을 음미하는 데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외 특산물로 구성되어 있는 도시락으로는 후쿠시마역 <후쿠시마 맛기행>이 있고, 해산물 도시락으로는 하라노마치역의 <바닷가 도시락>과 <썰물도시락>, 이와키역의 <게 · 성게 욕심쟁이 필라프 도시락>이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특히 온천에 가는 장면이 많았는데, 토호쿠 지방도 온천이 많구나 하고 감탄을. 그리고 마츠오 바쇼가 들렀던 명소도 소개되어 있고, 영화의 배경이 된 지역도 소개되어 있었다. 참으로 알뜰하게 소개를 한단 말이지. (笑)

이번 여행 역시 두 식신의 즐거운 에키벤 이야기로 가득했는데, 정말 모든 에키벤이 맛있는지 궁금해진다. 특별한 에키벤만을 먹으면서 다닌다 해도 어째 그리 한결같이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는지. 게다가 프랑스인인 크리스티나의 입에도 어쩜 그렇게 꼭 맞을 수 있는지. 에키벤 소개 만화니까 어쩔 수 없나 싶으면서도 진실성이 안느껴진단 말이지.. (쩝) 또 한가지 더. 근데 정말 크리스티나는 다이스케와 다이스키를 구별 못한 것이우? 마츠오 바쇼의 하이쿠나 일본 속담을 줄줄 읊는 실력의 소유자가 설마 그 두가지를 끝까지 구별못한다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나요? 설정상.

어쨌거나 토호쿠 3편을 마지막으로 크리스티나는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었다.
안녕, 크리스티나.
Bon Voyage~~

사진 출처 : 책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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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っちとこっち (ビ-ボ-イコミックス) (コミック)
腰乃 / リブレ出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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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벌써 6월달에 받아 놓고 이제껏 손도 안대다가 겨우 읽게 되었다. 아, 이런 밀물같은 후회가!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왜 그냥 놔뒀지? 그래도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야~~

 

 책표지를 살펴보다 띠지를 보고 빵터지고 말았다. "도츤데레 겁쟁이 소녀 샐러리맨 VS 성실하고 남돌보기 좋아하는 소녀 성소년"이란 표현이 넘 웃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쪽 하트안의 그림도 역시 웃기긴 마찬가지. 양쪽이 같은 사람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이잖아. 도대체 왜? 이유는 읽어 보면 안다.

여름방학 종업식날 담배를 소지하고 있던 걸 들켜 여름방학 내내 화단가꾸기 봉사를 하게 된 나카지마군은 툴툴대면서도 열심히 화단을 가꾸던 중 펜스 바깥에 떨어져 있는 명함첩을 발견한다. 그 명함집의 주인은 펜스 바깥쪽 회사에 다니는 마츠자카 다이스케란 사람의 것이었다. 기념으로 한 장을 빼고 어떻게 돌려줄까 고민하던 중 마츠자카와 떡하니 만나게 되는 상황이 발생!! 펜스를 두고 매일 점심시간 마다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놀림을 받기도 하는 나날이 시작된 것이다.

고2의 남학생과 23살의 샐러리맨이 만나 이야기 나눌 것이 무어 그리 많겠냐 만은 의외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두 사람. 그러나 능글능글한 어른의 여유를 보이는 마츠자카씨에게 늘 당하고 마는 소년 나카지마군이었으니... 이 나카지마군은 키도 크고 잘생긴 녀석인데다 조금 노는 소년처럼 보이지만 의외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머리방울, 머리띠, 핀 등을 이용해 머리를 묶고 화단을 가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게다가 마츠자카씨에게 고백을 하면서 내민 손으로 만든 명함과 그 명함이 들어 있는 딸기 지갑.. 푸하하하핫. 미친 듯이 대폭소. 왜 띠지에 소녀란 말이 들어 있었는지를 잘 알겠더이다.

그렇다면 마츠자카씨는? 도츤데레와 겁쟁이소녀란 말은 아무래도 간극이 너무 큰데...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유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달까. 펜스를 두고 있을 때는 짐짓 어른의 여유를 보이며 츤츤거리기도 하며 능글능글하게 굴지만 일단 펜스가 없어지면 그야말로 순둥이랄까. 특히 나카지마 소년과 데이트를 할 때 그런 모습이 더욱 부각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표정을 보인달까.

뭐, 그도 그럴 것이 나카지마 소년과 마츠자카씨 모두 남자는 처음 사귀는 것이니까. 나카지마 소년은 소년답게 좋아죽겠단 걸 잘 못감추는 것이고, 마츠자카씨는 어떻게든 그 어색함을 감추지 못해서 츤츤거리는 거겠지. 나카지마 소년은 얼결에 마츠자카씨에게 키스를 해놓고 어쩔줄 몰라서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소년다운 순진함을 보이지만, 의외로 소년답게 대폭주하기도... 푸하핫. 아이 참 이걸 어째.

한걸음 다가섰다가 깜짝 놀라서 두걸음 물러서고, 마음속 장벽인 펜스를 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외로 그게 쉽지 않아서 벌벌 떨고. 이런 두 사람의 이야기는 깨알같은 재미를 준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남자들의 심리를 굉장히 잘 표현한달까. 근데 그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웃겨 죽겠단 말이지.

읽는 내내 대폭소를 하면서 읽었던 코시노의『あっちとこっち』. 이제껏 읽었던 코시노의 작품 중 가장 즐겁게 읽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다. 특히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벽인 펜스를 효과적으로 이용한 것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자칫 하면 폭주하기 쉬운 고교생인 나카지마군의 이런저런 야릇한 생각을 표현한 부분도 꽤 좋았다. 반면 어른인 마츠자카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도. 겉보기엔 어른의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달달 떠는 겁쟁이인데다가, 일외에 자기 주변 정리같은 것도 잘못해서 고교생인 나카지마 소년에게 의지하는 건 좀... 정신 좀 차리시오, 마츠자카씨. 나카지마 소년이 남 돌보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니 이러고 있는 것 아니겠소? 그나저나 나카지마 소년 역시 이런 상황에 점점 적응해 가니 별 문제 없으려나? (笑)

뒷부분에는 4컷만화가 있는데, 이 부분의 경우 본편의 이야기를 첨가해주는 부분이라고 하면 될듯 싶다. 굳이 본편에는 없어도 되지만 보충해주는 이야기라 그건 그 나름대로 즐거웠지요.

사진출처 : 책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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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빵 6
토리노 난코 지음, 이혁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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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호쿠 지방 이와테현의 베드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가 주변에 사는 들새와 고양이, 먹거리, 풍경, 생활 등을 소재로 그려내는 야생의 삶,『토리빵』제 6권의 표지모델은 쇠박새이다. 앙증맞은 모습으로 크리스마스 리스에 앉아 있는 두마리의 모습이 정답기만 하구나.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토호쿠지방은 정말 춥구나. 코샤크춤을 추며 등장한 위의 정찰부대가 왔을 때는 -27˚C였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입춘이 지난 마당에 들이닥친 시베리아 한랭기단 본대는 무려 -40˚C라니욧. 거기가 무슨 북극입니까? 하고 묻고 싶어진다. 이러니 눈이 녹았다 얼었다 하면서 변해가는 모습도 가히 놀라웠던 게지. 유리창을 뚫을 정도로 뾰족해진 눈이라니, 나로서는 상상도 안된다. 물론 눈이 평펑 쏟아진 후 차지붕 위의 눈만을 치우지 않고 달리는 생크림차는 나도 종종 본적이 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요, 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내가 사는 곳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마찰계수 한없이 0에 가까운 '더러운 녹말가루눈'은 그림이나 이야기만으로는 상상조차 안된다. 그래도 작품으로 읽는 나로서는 보는 것으로도 즐겁지만, 매년 그걸 겪어야 하는 삶이란...

그래도 강추위나 폭설도 적응한 사람들에겐 나름대로 피하는 방법이 있는 듯 하다. 안그럼 진즉에 그곳을 떠났을 테니까.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불편한 삶이고, 힘겨운 삶이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는 것도 사람들의 능력일지도 모르지. 

 

6권에는 앞권에 등장했던 희귀조 시리즈가 이어진다. 4권에서 블랙스완이 나왔고, 그 앞에는 언제 나왔는지... 기억이 잘.... (^^; 아하핫, 궁금하시면 직접 찾아보시어요.) 이번에 등장한 희귀조는 오리와 무척이나 닮은 기러기와 우리나라에서는 낙동강 하구에서 볼 수 있는 물닭이다. 물닭은 발가락이 참으로 독특하게 생겼네... 물갈퀴가 있다곤 하지만 - 물에 사니 물갈퀴는 필수 - 내가 보기엔 그냥 닭발처럼 보이오. (궁금해서 직접 검색해 봤는데, 특이하게 생기긴 했다)

늘 등장하는 들새 중 역시 빠뜨릴 수 없는 건 히요짱과 츠구밍. 이번에 새롭게 알았는데 히요짱은 히요도리(ひよどり, 직박구리)에서 츠구밍은 츠구미(つぐみ, 개똥지빠귀)에서 따온 애칭이었구려. 푸핫, 내가 일본어로 새들 이름까지 알기엔 아직은... 멀었지요. 어쨌거나 요 녀석들의 먹이터 싸움은 여전하다. 게다가 츠구밍 내부분열사태까지!? 순한 화이트 츠구밍에, 거친 블랙 츠구밍, 거기다 뚱땡이 데구밍까지 합세. 먹이터 주변은 크고 작은 소란으로 늘 붐빈다.

이번 편에 등장한 익숙하지만 새로운 얼굴들 중에는 까마귀와 올빼미, 그리고 솔개등이 있다. 까마귀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까마귀의 높은 지능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선 불길하다고 여겨지지만 의외로 까마귀가 까치보다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머리도 좋고 귀엽기도 하다. 예전에 봤던 동물프로그램에서도 까마귀의 지능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새대가리란 표현은 이제 삼가는 게 좋을지도... 까마귀는 머리도 좋고 기억력도 좋기 때문이다. 너의 매력을 더욱 많이 발산해 줘.

올빼미와 솔개는 둘 다 맹금류에 속한다. 이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참새나 백조, 오리, 콩새, 쇠박새, 직박구리, 개똥지빠귀, 곤줄박이, 물까치는 대부분 곤충이나 열매등을 먹고 살지만 맹금류에 속하는 올빼미와 솔개는 철저히 육식성 조류다. 근데, 솔개가 식빵을 받아가다니욧. 혹시 T마츠 연못에 오면 그렇게 되나요? 라고 묻고 싶을 정도. 시력이 좋은 매종류가 식빵과 날아가는 새를 구별하지 못하지는 않을텐데, 신기한 일이로다. 덕분에 T마츠 연못에는 평화가 지켜졌을지도. (笑) 올빼미의 경우 5월 둥지떠나기 편이 나왔는데, 나도 티비에서 몇번 본적이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새끼때는 정말이지 솜털이 보송보송해서 어찌나 귀여운지...

아, 정말이지 깨알같은 에피소드가 차고 넘치는『토리빵』. 등장하는 들새나 동물들에 큰 변화는 없구만요,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늘 새로운 것으로 넘쳐난다. 사람도 각각 개성을 가지고 있듯 새들도 똑같은 생김새처럼 보여도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신비롭고 신기한『토리빵』이다.

아참. 일본에선 『토리빵 대도감』이란 책이 출판되었던데, 혹시 번역판으로도 나오려나요? 이 작품 속에 엄청나게 많은 들새와 동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사진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많은데 말이지요.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25+ 41p, 29p,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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