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ing for Pizza (Mass Market Paperback)
Grisham, John / Dell Pub Co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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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존 그리샴이 이번에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시도했다. 

줄거리는 미식축구선수 릭이 큰 실수를 저질러 더이상 미국팀에서 뛸 수 없게 되어버린 상황에서 이탈리아 미식축구팀으로 초청이 되어 이탈리아에서 어렵사리 적응하다가 행복을 느낀다는, 결말이 뻔히 보이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유럽 특히 이탈리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솔직하게 묘사되어 있다. 멋진 음식, 멋진 와인, 멋진 관광지, 멋진 건축물, 멋진 오페라, 작은 차, 좁은 도로, 주차난 등등. 유럽은 처음이고 유럽에서 정식으로 미식축구를 하는지조차 모르던(실제로 존재한단다) 주인공 릭이 좌충우돌 이탈리아에 적응되어가는 모습도 재밌고, 믿음이나 신뢰보다는 돈 때문에 계약을 하고 여기저기 떠돌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단지 미식축구가 좋아서 열심히 운동하는 그들의 태도에 동화되어 미국팀의 유혹도 뿌리치고 계약을 지키는 모습도 구태의연하지만 재미있었다. 미식축구 규칙을 잘 몰라 이것저것 찾아보며 읽어야 했지만 그런 건 뭐 이야기 흐름만 놓치지 않으면 되니 규칙을 잘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미식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다.

제목은 미식축구가 끝나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모두 뒤풀이를 피자집에서 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 이탈리아 미식축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이다.

스릴러물을 제외한 다른 존 그리샴의 작품에서 미국인의 전형을 느꼈다고 하면 과장일까. 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거기다가 이번에는 미국인이면 대부분 열광한다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했다니. 내가 아는 존 그리샴은 가장 미국적인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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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Borrowed (Paperback, Reprint)
Emily Giffin / Griffin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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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출신 작가 에밀리 기핀의 작품을 두번째로 읽다. 그 감흥이 'Baby Proof'보다 덜 한가 싶기도 한데. 주인공 레이첼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의 남자친구를 가로채는 이야기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결국 스와핑처럼 되어버리는데 이것이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그녀의 이런 묘사들이 그녀의 작품을 계속 읽게 만든다. 서른 살이 됐을 때의 느낌을 묘사한 부분.

I remember thinking that they should grow up, suck it up. Stop pondering the meaning of life and start making grocery lists. That was back when I thought my teenage years were dragging and my twenties would surely last forever.....I realize thirty is just a number, that you're only as old as you feel and all of that. I also realize that in the grand scheme of things, thirty is still young. But it's not that young. It is past the most ripe, prime childbearing years, for example. It is too old to, say, start training for an Olympic medal. Even in the best die-of-old-age scenario, you are still about one-third of the way to the finish line.

자신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지 못하고 항상 수동적으로 살던 레이첼이 오랜 인내 끝에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 서양소설에도 이런 캐릭터가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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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Blue (Paperback)
Emily Giffin / Griffin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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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Borrowed'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같은 사건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본 것이 재미있다. 전작 'Something Borrowed'가 단짝 친구의 약혼자를 빼앗게 된 일을 괴로워하는 레이첼의 이야기라면 이번 이야기는 약혼자를 빼앗긴 달씨의 이야기. 레이첼은 연애에는 소질이 없는 공부만 하는 아이였고, 달씨는 공부에는 소질이 없고 적당히 공부해서 좋은 남자 만나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교육받은 아이. 미모가 뛰어났고 미모를 가꾸는 데 소질이 있었던 달씨는 중학교 때부터 서른 즈음인 지금까지 남자에게 거절이라는 걸 당해본 적이 없는데 제일 믿었던 다섯 살 때부터 친구였던 레이첼에게 약혼자를 빼앗기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그녀에게는 전화위복이 되어 멋진 여성이 되어가는데..철부지 달씨가 뜻하지 않았던 여러 일들을 겪고 임신을 하게 되면서 철이 들어가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행복했다. 진정한 사랑과 진정한 우정은 한 사람을 서서히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기 때문에.

It doesn't take vows or genetics to be a family...I want to make it official. I want to make it forever..결혼의 의미를 참으로 명확하게 해준 표현이기에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 결혼은 이래서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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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tain Girls (Hardcover, 1st)
제니퍼 와이너 지음 / Atria Books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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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in bed'의 후속작. 얼마전까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비교적 따끈따끈한 신작. 굿 인 베드를 읽고 나서는 그저 그렇다 싶었는데 계속 마음 속에 남아 제니퍼 와이너라는 작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었다. 후속작도 역시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전작이 20대 여성의 성장기라면 이 작품은 40대가 된 그녀와 그녀의 딸의 이야기인데..조산한 딸을 애지중지 키웠으나 딸은 그것을 오히려 답답해하고 어른들의 세계, 엄마의 과거를 궁금해하지만 엄마는 딸에게 솔직하기 쉽지 않다. 10대 딸과 40대 엄마의 갈등을 그린 부분이 가장 압권이고 10대 딸이 인생을 알아가는 대목, 40대 엄마가 과거와 화해하고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대목, 정성껏 딸을 길러내는 대목 등 감동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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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st Continent: Travels in Small Town America (Paperback)
빌 브라이슨 지음 / Avon A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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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A Walk in the Woods)'으로 유명한 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다. 미국 Iowa서 태어난 그가 20년의 영국생활 이후에 어린 시절 아버지와 여기저기를 여행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그곳들을 찾아다니고 더불어 미국 소도시 곳곳을 육로로 여행한 이야기. 번역판 '나를 부르는 숲'을 읽으면서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위트를 느낄 수 없었는데 확실히 원문으로 읽으니 어설픈 내 영어실력에도 그만의 위트가 느껴져 시종일관 낄낄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 그의 위트를 예로 들자면, Every parked car along the street had a license plate that said, Missouri - The Show Me State. I wondered idly if this could be short for "Show Me the Way to Any Other State." 와 같은 것이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떠올리며, 미국의 역사를 생각하며 미국 소도시를 여행하면서 애처럼 여기도 boring하고, 저기도 boring하다고 말하는 것이 정말 웃기다.

부제가 'Travels in small-town America'인 만큼 그의 고향 Iowa를 기점으로 나비모양으로 미대륙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를 여행한다. Iowa, Missouri, Arkansas, Louisiana, Mississippi, Tennessee, Georgia, Virginia, Maryland, Delaware, Mass, New Hampshire, Maine, New York, Pennsylvania, Ohio, Michigan, Wisconsin, Iowa 여정이 동부여행이고, Iowa, Colorado, New Mexico, Arizona, Utah, Nevada, California, Idaho, Wyoming, Montana, Nebraska, South Dakota, North Dakota, Minnesota, Iowa 여정이 서부여행이다.

토마스 하디를 모르는 대학생이 있을 수 있냐며 꼰대같은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그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천진하다. 끊임없이 코스음식이 제공되는 음식점에 가서 신나게 음식을 먹은 후에 'cement mixer'를 먹은 느낌이라느니,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찬 장거리 버스(미국에서 차를 몰 능력이 안 되는 것은 플라스틱 가방에서 살기 바로 전 단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빠뜨리지 않는다) 속에서 똑같은 질문을 계속해대는 이상한 사람에게 계속 그러면 토해버릴 거라고 협박한다든지,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Nevada and a toilet? Answer: You can flush a toilet."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한다든지, 뉴욕 뉴햄프셔 뉴저지 뉴잉글랜드는 semirecycled names이고 버지니아 조지아 메릴랜드 제임스타운은 toadying, kiss-ass names라고 궁시렁거리기도 한다. 끊임없이 수다를 주절거리다가도 버려진 시골, 시골의 극심한 빈곤, 치솟는 범죄율, 엄청난 미해결 살인사건 등등 미국의 문제를 심각하게 건드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폭설이 쏟아지는 날 우체통에서 나는 소리가 나는 CD player를 사고 싶으면 K mart에 가라고 조크를 날린다.

그의 수다를 예로 들자면 이렇다. 깡시골을 다니다가 식당을 찾지 못해서 감자칩과 초콜렛으로 저녁을 때우고 난 다음 날(마침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당에 가면서 주절거리는 이야기. One reason you have to line up is that it takes the waitress about thirty minutes just to take each order. First you have to tell her whether you want your eggs sunny-side up, over easy, scrambled, poached, parboiled, or in an omelette, and in an omelette, whether you want it to be a plain, cheese, vegetable, hot-spicy, or chocolate-nut-'n'-fudge omelette; and then you have to decide whether you want your toast on white, rye, whole wheat, sourdough, or pumpernickel bread and whether you want whipped butter, pat butter, or low-cholesterol butter substitute; and then there's a complicated period of negotiation in which you ask if you can have cornflakes instead of the cinnamon roll and link sausages instead of patties. So the waitress, who is only sixteen years old and not real smart, has to go off to the manager and ask him whether that's possible, and she comes back and tells you that you can't have cornflakes instead of the cinnamon roll, but you can have Idaho fries instead of the short stack of pancakes, or you can have an English muffin and bacon instead of whole wheat toast, but only if you order a side of hashed browns and a large orange juice. This is unacceptable to you, and you decide that you will have waffles instead, so the waitress has to rub everything out with her nubby eraser and start all over again. 이 장면은 미국식당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실감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고,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뭘 하든 밑도 끝도 없이 기다려야 했던 상황이 떠올라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고, 시종일관 넘쳐나는 그의 위트와 재치, 천진난만함에 즐겁게 독서할 수 있었다. 흔한 여행기와는 다르게 유명하지 않은 곳들을 다니며 궁시렁거리는 것도 좋고, 투덜거릴 때는 어린애같다가도 비판할 때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게 신랄해서 좋고, 무릎이 탁 쳐지는 예리함도 좋고.  

+ I had never conceived of so many people gathered in one place. I couldn't understand why in such a big, open country as America people would choose to live like that. It wasn't as if this were something temporary, a place to spend a few months while waiting for their ranch house in the suburbs to be built. This was home. This was it. Thousands and thousands of people would live out their lives never having their own backyard, never having a barbecue, never stepping out the back door at midnight to have a pee in the bushes and check out the stars. Their children would grow up thinking that supermarket carts grew wild, like weeds.---아이오와 시골뜨기가 십대 때 친척이 사는 뉴욕에 와서 느꼈던 첫인상에 대한 언급. 진정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준다. 우리 너무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 John Steinbeck이 'Travels with Charley'에서 한껏 무게를 잡고 있다면 Bill Bryson은 시종일관 생기발랄, 천진난만하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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