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글쓰기 - 읽히는 이야기와 쓰는 삶에 대하여
이영관 외 지음 / 사회평론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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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들의 작가 인터뷰 모음집. 좋아하는 작가 새롭게 접하는 작가 골고루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김소영, 김초엽, 서은국, 장강명, 정재찬, 김호연, 이슬아, 장류진, 이해인, 김동식, 김혜남, 임경선, 베르나르 베르베르, 요시모토 바나나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을 모았다. 이 책을 통해 김금숙, 양정무의 책을 알게 된 것은 새로운 소득이었다.

특히나 서은국의 요즘 유행하는 감사일기나 마음 비우기만으로 행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언급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불편한 환경을 바꾸고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행동을 자주 하는 것만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한다. 절대 동감이다.

또 인간은 잉여가 생기면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도록 설계된 존재라는 생각도 공감. 권태라는 주제를 연구 중이라고 하니 차기작이 기대된다.

영업이 끝나가는 뷔페에서 아이스크림이 초코맛 두 개 바닐라맛 한 개가 남아있는데 내 뒤에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면 내가 고를 아이스크림이 뒷사람을 선택하게 해줄 수 있도록 초코맛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많지 않다고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잠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일화.

장강명의 개인은 존엄하다, 현실은 복잡하다, 사실은 믿음보다 중요하다는 삶의 원칙도 멋지고.

오래도록 글을 쓰기 위해서 몸의 근육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오는데 이도 공감이 많이 되는 이야기이다.

멋진 작가들의 면면을 엿볼 수 있는 알찬 인터뷰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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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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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떡볶이로부터 #김동식 #김의경 #김민섭

김민섭과 김의경 작가 책에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어 찾아 읽게 되었다. 게다가 수록된 첫 작품이 김동식 작가 작품이니 더 기대되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떡볶이와 연관된 소설이라니 제목만 봐도 군침이 돌았다.

김서령 작품에서는 떡볶이를 가지고 이렇게 여성 대상 범죄의 끔찍함과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대함을 고발할 생각을 했을까 감탄했다.

김민섭 김의경 작품은 내가 알던 작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고 정명섭의 작품은 의외였고 다른 새로운 작가들도 알게 되었다.

개성 강한 작가들이 떡볶이를 중심으로 헤쳐 모여한 느낌이다. 떡볶이의 입장에서 써내려간 떡볶이의 일생, 떡볶이가 없는 미래 세계(그러니까 디스토피안 소설이다.)에 사는 사람들이 떡볶이를 만들려 노력하는 이야기, 러닝머신이 타임머신이 되어 고대 중국으로 가 떡볶이의 맛을 소개하게 되는 이야기, 떡볶이가 초끈(?) 또는 세포가 되어 한 인간의 몸 속에서 그와 생애를 함께 하는 이야기, 교포의 떡볶이에 대한 소회, 기간제교사가 떡볶이로 제자와 연결되는 이야기 등등.

개인적으로 김동식 작가의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컵볶이에 진심인-아니 컵에 담긴 떡볶이가 여섯 개인지 일곱 개인지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초등생의 심리를 어쩌면 그렇게 귀엽고 천진하게 그릴 수 있을까. 아무래도 떡볶이는 동심과 제일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작 나의 떡볶이에 대한 기억도 대학 때 학교앞에서 먹던 즉석 떡볶이와 알바할 때 먹었던 작고 허름하던 분식집 밀떡볶이로 둘 다 성인이 된 이후의 추억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최근 들어 떡볶이는 일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는 음식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떡볶이 관련 이야기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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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안의 맛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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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경 #두리안의맛

김의경 작가를 좋아해서 그의 작품은 다 찾아본다. 작년말에 출간된 ‘두리안의 맛‘. 수록 작품 발표 지면을 보니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코스트 베니핏‘ ‘당신의 떡볶이로부터‘에서 접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들 책에 수록되었던 ‘순간접착제‘ ‘두리안의 맛‘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이외의 작품 ‘시디팩토리‘ ‘호캉스‘ ‘주인집 딸‘ ‘나비‘ ‘최애의 후배‘ 등을 위주로 읽었다.

김의경 작품은 여전했다. 계속되는 취업실패로 단기알바를 하는 주인공, 이십여년간 판매업 일을 하다가 호캉스를 오게 되는 절친들,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만나 서로의 상황에 대한 공감을 나누는 여자들, 실업급여를 받아 구직 중이던 때에 아이유 광팬으로 단기알바 제안을 받아 아이유와 관련된 곳을 찾아다니며 알바를 하게 된 젊은 여성 등이 주인공이고 이러한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준다. 너는 이런 세계에 살고 있다고. 그리고 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고 너도 별반 다를 것이 없으며 네가 이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그래서 난 김의경 작품이 좋다.

마지막 허희 평론가의 평론도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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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무튼, 명언 - “○○○은 이렇게 말했다” 아무튼 시리즈 73
하지현 지음 / 위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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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리즈 최신작. 하지현 의사의 글을 처음 접했다. 읽고보니 엄청 유명하신 저자. (책을 읽다가 부랴부랴 밀리의 서재를 뒤져 ‘심야 치유 식당‘을 찾아 읽고 있다. 뒤늦었지만 그 신박한 발상이라니!! 뒤늦게 감탄사를 연발하며 듣고 있다. ) 정신의학 관련 책을 오래 전에는 참 많이 읽었었는데 최근 들어 등한히 했었다. 그러다 간만에 읽으니 새롭고 역시나 내가 예전에 왜 그렇게 빠져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여러 부분에 하이라이트를 했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좋은 어른의 세 가지 덕목이었다.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가 그것이다. (며칠 전 부원들을 모아놓고 불평만 늘어놓고 몇 날 며칠 후회했던 내 모습이 되새겨졌다 ㅠㅠ)

자신의 마음, 타인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한다는 측면이 이런 분야의 책이 가진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웬만한 자기 계발서보다 효과도 더 뛰어나다.

하지현 작가 책을 역주행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듯 하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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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말고도 방법은 있습니다
강진아 지음 / 마음세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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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로로 이 책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책. 편집이나 구성 및 내용 측면에서 뭔가 허술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생각할 거리는 있었다.

검사 남편과 행정 고시 패스 고급 공무원 부부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5인 가정으로 남게 되었는지를 서술한 책.

아내의 입장에서 서술되어 있어 전직 검사 남편 분의 입장을 듣고 싶기도 했다.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검사라는 것만 보고 중매 결혼했는데 아이 셋 낳고 키우다 보니 검사 남편이 근무 15년만에 조기 은퇴를 했다니! 그야말로 청천벽력!

연애 결혼은 연애의 감정이 변해서 쉽게 이혼할 수 있지만 중매 결혼은 중매했을 때의 그 조건이 변하지 않기에 연애 결혼보다 더 굳건하다고들 하는데 중매 결혼의 그 하나만 봤던 조건이 무너졌으니 이것은 백퍼센트 이혼감인데. 조기 퇴직하고 매일 밤 술마시고 느지막히 일어나 아이들 하교 이후에 밥만 챙겨먹이는 남편(각종 쓸모없는? 자격증 따기는 논외로 한다고 해도.)과 어떻게 이혼하지 않고 사는지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라고나 할까. 에필로그는 ‘검사 남편이 백수가 되니, 더 나아졌습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시작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다만 저자가 연애 초(중매로 만나 2년간 연애를 한 듯하다.) 콩깍지가 씌워져 좋은 것만 보일 때처럼 다른 색깔 렌즈를 끼고 남편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더 나아지게‘된 것이다. 검사 시절에는 세 아이 육아에 전혀 기여를 하지 않았지만 전업 주부 역할을 남편이 하게 되었으니 육아 측면에서는 더 나아졌다는 것.(같은 일도 바라보기 나름인 것이지.) 물론 양가 부모님의 적극적인 조력이 있어서 그 전에도 생활유지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처음에는 저자가 75년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지방 출신이라 그런지 이것이 40대 후반 여성의 일반적인 삶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86세대 아니 그 이전에나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활상과 사고방식이 여기저기 엿보였지만 그의 남편이 70년생이라니 그런가 보다 해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읽어내려갔다. 숨이 막혀 간간히 쉬어가면서 읽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간간히 나오는데 그 중 하나는 30,40,50,60,70대로 갈수록 남성들은 아내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을 더 많이 후회하게 된다는데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결혼 자체를 후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이가 들면 남편에게 더 잘 해줄 걸 하는 후회를 남편이 죽고 나서야 하게 된다는 통계 자료였다. 이 사례만 봐도 결혼이 얼마나 남성 위주의 제도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비난, 경멸, 방어, 담쌓기‘가 존 가트맨 박사가 말하는 부정적인 관계의 방식, 결혼을 위협하는 4대 요소로 규정했다고 한다. 대부분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라 섬찟했다.

‘남편과 함께 했던 즐거운 날은 ‘행복‘이라는 감정으로 새겨졌고, 힘들었던 날은 ‘경험‘이라는 무늬로만 남았다. 최악이라고 여길 만큼 고통스러운 날은 내게 ‘교훈‘을 남겼고, 완벽한 하루로 다가온 날은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다.‘니. 아무래도 저자가 보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도를 잘 닦은 느낌이다. 물론 큰 고통을 극복하고 마음을 닦은 결과이겠지.

으르렁대고 싸우고 갈등하고 이혼하고 해봤자 가정만 깨지고 나이는 먹고 좋을 것이 없으니 어차피 백년해로하기로 했으니 서로의 결점은 눈감아 주고 다른 렌즈를 끼고 배우자를 바라보며 서로 위해주며 함께 늙어가는 삶을 택한 것이다. 연금법 개정으로 15년간만 일해도 200만원의 연금을 남편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목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정말 말그대로 명목이고, 결혼 생활 유지의 비결은 추해 보이는 남편의 모습-매일 술먹고 느지막히 일어나 밑반찬 몇 개로 아이들 밥을 챙겨주는 일 정도만 하는 것, 오만가지 책을 사들여 경제적 기여를 하지 못하는 자격증만 따기를 반복하는 것-을 눈감아주고 그래도 남편이 아이들을 챙겨 자신의 직장생활을 더 수월하게 해준다고 발상을 바꾼 덕에 있는 것 같다. 나이들면 남편에 대한 기대가 없어져 그저 옆에서 숨만 쉬어주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한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저자를 응원한다. 역시 엄마는 위대한 것인가, 여성은 위대한 것인가. 아니 모든 인간은 살아남는 것 자체로도 위대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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