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세계 빈곤 인구가 얼마인데 애완동물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붓는지가 항상 불만이었던(물론 동물들의 권리도 보장되어야 겠지만) 내가 애완견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원서 사모으는 취미 때문이겠지..
처음에는 개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진도가 팍팍 안 나갔지만 글쓴이의 삶과 어우러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서서히 이야기에 흡입력이 생긴다.
어렸을 때 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그로건 부부는 아이를 갖기 전에 개를 키우면서 자신들이 과연 아이들을 낳아 잘 키울 수 있는지 연습해 보기로 한다. 그래서 말리를 키우게 되는데. 아주 귀여웠던 말리는 엄청난 거구로 자라고, 그들이 사는 곳인 플로리다에 자주 있는 스톰 공포증이 있어서 스톰이 올 때는 거의 패닉 상태가 되어 모든 집기들을 부숴버린다. 또 과도한 에너지로 훈련 수업을 들어도 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수업에서 쫓겨나기까지 한다. 한 마디로 길들이기 어려운 개인데.
하지만 그로건 부부는 결혼 후 첫 아이를 유산하고 나서 첫 아들을 낳고, 두 번째 아이는 20주부터 조산기가 있어서 누워만 있는 상태로 지내다 낳고, 셋째 딸은 순조롭게 낳고..이런 그들의 삶을 함께한 말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생활한다. 특히나 후반부에 말리가 나이가 들어 귀도 안 들리고 이도 빠지고 엉덩이 힘도 못 쓰고 여러 가지 발작을 일으키며 죽음으로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지켜준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고 죽고 난 후에는 집앞에 묻어주는데..그로건의 아버지도 어린 자식이 죽었을 때와 기르던 개가 죽었을 때 일생 두 번 울었다는데 그로건도 역시 말리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그로건 다섯 식구는 말리의 빈자리를 힘겹게 극복한다. 말썽쟁이 말리가 없으니 평생 다리밑에 붙어다니던 개가 없으니 걸리적거리지도 않고, 늙어서 털을 온 집안에 흩뜨리지도 않고 여행도 쉽게 갈 수 있고 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로건 가족은 말리가 너무나도 그립다. 그러던 중 신문에서 말리와 똑같은 레브라도 리트리버 새끼를 발견하고 말리가 환생한 것처럼 한 번 보러가기라도 하자는 말로 글은 끝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나도 눈물 지을 수 밖에 없었는데. 개는 사람보다 오래 살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개의 죽음을 경험해야 한다고 딸아이에게 말하는 그로건. 한편 바로 그 점 때문에 개를 키우지 못한다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로건의 말대로 기르던 개가 죽으면 너무나도 완벽했던 개라고 미화되지만 이 책에서는 말리의 비정상적인 면들까지 그대로 묘사되어 있어서 오히려 더 감동적이고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그로건 부부는 말리 때문에 돈을 많이 써서 그 돈으로 작은 요트를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말리를 위해 주머니를 연다. 항상 개는 거기 그 자리에 있기에 가장 이기적인 사람들이 개를 키운다지만 항상 거기 그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나의 인생 나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준 한결같은 말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In many ways, he(말리) was like a child, requiring the time and attention a child ahead of us if we ever did have a family.
- 이래서 난 개 못 키운다.
Ireland was everything we dreamed it would be. Beautiful, bucolic, lazy. The weather was gloriously clear and sunny most days, leading the locals to fret darkly about the possibility of drought. As we had promised ourselves, we kept no schedules and set no itineraries. We simply wandered, bumping our way along the coast, stopping to stroll or shop or hike or quaff Guinness or simply gaze out at the ocean.
- 말리를 조금 키우더니 지쳐서 여행을 간다. 개를 키우면서도 지치다니.
They(자녀들) defined our life now, and while parts of us missed the leisurely vacations, lazy Saturdays reading novels, and romantic dinners that lingered late into the night, we had come to find our pleasures in new ways- in spilled applesauce and tiny nose prints on windowpanes and the soft symphony of bare feet padding down the hallway at dawn. -나도 사무치게 그리운 것들. 하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방법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것으로 대체가 되니 그로건은 아이를 셋이나 낳았겠지.
I was aware that maybe he held the secret for a good life. Never slow down, never look back, live each day with adolescent verve and spunk and curiousity and playfulness. -맞다. 맞다. 인간은 너무 복잡해서 탈이지.
The idea of leaving the heat and humidity and congestion and crime of South Florida for a simpler life in the country appealed to her. She missed four seasons and hills. She missed falling leaves and spring daffodils. She missed icicles and apple cider. - 동부 이주 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 4계절이 좋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아무래도 2계절 밖에 없는 것 같아 플로리다 날씨도 괜찮을 것 같은데..아니 캘리포니아 날씨가 계속 되어야겠지. 플로리다는 너무 후덥지근하긴 하다. ㅎ
I thought there were going to be pencils in Pencilvania. - ㅎㅎ 펜실베니아로 이주하고 난 후 7살 5살 아들들의 반응. ㅎ 그렇다. 펜슬베니아였다.
The house was built in the 1950s and had an Old Florida charm - a fireplace, rough plaster walls, big airy windows, and French doors leading to our favorite space of all, the screened back porch. The yard was a little tropical haven, filled with palms and bromeliads and avocado tress and brightly colored coleus plants. Dominating the property was a towering mango tree; each summer it dropped its heavy fruit with loud thuds that sounded, somewhat grotesquely, like bodies being thrown off the roof. We would lie awake in bed and listen: Thud! Thud! Thud! - 처음에 플로리다에서 집을 샀을 때의 느낌..은 이랬는데..지상의 낙원이었다.
Mostly I thought about what a good and loyal companion he had been all these years. What a trip it had been. - loyal companion. 이것 때문에 개에게 중독되는 것 같다.
We take it for granted, but it is fragile, precarious, uncertain, able to cease at any instant without notice. I was reminded of what should be obvious but too often is not, that each day, each hour and minute, is worth cherishing. - it 이 가리키는 것은 바로 인생.
We cocooned into our snug home. - 포근한 문장. 영어의 이런 표현들이 좋다.
I couldn't even muster the energy to indulge my hobbies. I felt out of sorts, not sure what to do with myself. - 말리가 죽고난 후 갑자기 갈피를 못 잡게된 그로건의 상태를 묘사한 문장. 그럴 법도 하다. 워낙 존재감이 큰 개였으니.
He taught me to appreciate the simple things-a walk in the woods, a fresh snowfall, a nap in a shaft of winter sunlight. And as he grew old and achy, he taught me about optimism in the face of adversity. Mostly, he taught me about friendship and selflessness and, above all else, unwavering loyalty. -말리의 단순함을 배워야 한다.
때로 생각한다. 우리가 인간이어서 동물보다 나은 것이 무엇인지. 행복은 단순함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