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벤트 높새바람 24
유은실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갑작스런 이모의 죽음을 경험하고 생전 처음 장례식에 다녀 온 아들녀석에게 괜히 미안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뭘 알까 싶었는데 이모와 안녕하는 그 마음이 전해져 찡했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른다워진 주인공 영욱이를 통해 왠지 무섭고 낯선 장례식장이 또다른 삶의 모습으로 다가오게 해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사용법 -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작 신나는 책읽기 33
김성진 지음, 김중석 그림 / 창비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는 그냥 저절로 되는게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가르쳐 줘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도 원래는 아이였는데 그래서 모든 게 낯설었지만 네가 있어 엄마가 될 수 있어 고맙다고.. 속도감에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들었던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팽이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연말 모임에서 지인이 강추한  책, <당신 옆을 지난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통해 최진영작가를 만났다.  첫장부터 빨려드게 하는 어휘 ( 와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읽고 난 후  밀려드는 공허함까지 동시다발적인 공격에 무참하게 나는 쓰러졌다.

 

   이렇게 무방비 상태에서 폭격이 준 충격과 지인의 표현대로 다음 작품은 어떨지 기대 반 우려반이다. 첫작품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준 뒤 만나게 된 첫 소설질 <팽이>(2013. 9 창비)이다.  아름답고 충격적인 젊은 소설이라 타이틀이 먼저 들어온다. 아름다운 충격이라..

 

   <돈가방>은 시어머니 산소앞에서 우연히 발견한 돈가방을 둘러싼 두 형제의 아귀다툼을 그렸다.  돈을 본 순간 산소앞인지 어딘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저 각자의 일만 중요하게 되고 그동안 서로에게 서운한 것부터 시작해서 전혀 딴 사람이 되는 인간의 속내를 드러낸다. 열린 돈가방을 본 순간 머리도 속도 모두 발라당 열어보이는 모습은 추하다.

 

   <엘리>는 코끼리와 사는 나다. 마치 지금 키우고 있는 애완 코끼리와의 이야기라고도 생각될 만큼 리얼한 묘사가 재밌다.  성큼 성큼 걸어다니는  코끼리가 상상이 된다. 먹고 싸고 먹고 싸고 골치덩이지만 모두에게 비밀인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그러다 엘리와 자신을 위해 떠나려 한다.  나는 혼자가 아님을 대화할 수 있지만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들 가득 안고 아프리카를 향해 올때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갈 때도 역시 아무도 모르게..

 

   <팽이>는  영화 <마음이>가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두 남매만 사는 데 한적한 집, 엄마가 자기 집을 찾아 나선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어느날 길 잃은 개가 드나들다 집은  나간 버린 후 마치 자기를 버리고 나간 엄마가 생각나 눈물이 날 것 같다. 둘만의 생활은 외롭고 슬프다. 교회라고 나가야 하나. 고심 끝에 난생처럼 교회에 가서 기도라는 것을 한다. 그리고 오빠도 떠나고 혼자 남은 나는 혼자 팽이를 돌리고 또 돌리고 멈추어 버린 팽이처럼  집을 지키며 울다가 잠든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그냥 살다 문득 사람은 가자의 우주에 살게 됨을 알게 된다. 시리도록 슬픈 이야기가 마치 달력에 쓰여진 것을 눈으로 훓어보는 느낌이 들만큼 차분하게 나열하고 있다.

 

   <어디쯤>이나 <주단>은 절대 기분 나쁠 때 읽으면 안된다.  우울감이 더 커질지 모른다.  어지러울 정도다. 거침없는 표현이 믿었던 이의  민낯을 본 것처럼 놀래키지만 어느새 동화된다. 뭐 어차피 내가 만나지 못할 인간들을 만나는 소설속이니까.

 

   책에서 나와 현실로 돌아올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현실은 소설만큼이나 쉽게 이해 시킬 수 없고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에  당황하는 주위 사람들의 놀란 표정을 보고 싶지 않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쇠 창비세계문학 16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이한정 옮김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소설을  한때 닥치는 대로 읽었던 적이 있다. 소설인데 마치 만화를 읽는 느낌은 계속 읽게 만들었다.   쉽게 쉽게 이야기를 이어가고 책을 덮고 나면 싹 잊어버리게 되는 부담없이 읽히는 데 비해 심각한  부작용은 다소 어려운 문체의 작품은 거부반응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 뒤로 만난 내가 일대 전환이 된 작품으로  <금각사>의 미시마 유키오와 <세설>의 타니자끼 준이찌로오가 있다.  충격에 가까운  작가와 작품이었다.  두 작품은 다 일본 특유의 문화와 전통을 표현해 냄과 동시에 결말 역시도 예측불허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설>은 여성의 심리표현을 아주 세밀해서 여성작가도 이보다 더할 수 없을 정도였다. 두 권으로 분권이 되어 있지만 사건의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어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그 뒤로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아도 나와 인연이 안되었는지 만날 수 없었다.

 

  이번 창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중에 타니자끼 준이찌로오의 작품이 나왔다는 소식은  그동안 기다렸던 보람이 느낄 만큼 반가운 소식이었다.  탐미주의의 대가와 만나는 기대감에 전작에 반대로 굉장히 얕고 깔금하다. 파격에 가까운 주제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열쇠> (2013. 6 창비)다.

 

  열쇠는  일기를 잠궈두는 장치이다.  부부의 속마음을 열고 들여다 보게 할 도구가 되기도 하고 쉽게 열리지 않는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있어야 하는 데는 어디에도 없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다.

 

  남편은 50대 중반의 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내는 유교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평범한 40대 중반의 부부다. 그리고 20대 중반의 딸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 없이 보인다. 하지만 이 부부의 관계를 나타내는 일기 속을 들여다 보면 한마디로 동상이몽이다. 특히 부부관계에 있어서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바라는 점이 있지만 일기속에 드러나듯이 너무도 다르다.

 

  브랜디의 힘을 빌어 취해 잠든 아내의 몸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 사진으로 남긴다거나 남편이 안경을 벗은 맨얼굴을 들여다보면 구역질이 난다는 다소 노골적인 묘사는 지금도 사실  거부감이 느끼기 쉬운데 작품이 나올 당시에  어떠했을까 싶다.  딸과 연을 맺어주기 위해 등장하는 남자친구를 이용해 자극제로 쓸 생각을 하고  질투를 느끼는 남편은 사실 의사의 권고를 받고 있는 중이지만 아내는 모른다.

 

  서로의 마음을 나타내는 일기는 일부러 보이려고 쓰는 게 역력하다.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두 사람의 행동을 따라가다보면 어느것이 진심인지 알 수는 없다. 마치 미로같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과연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지 짐작하게 할 뿐이다. 오히려 제일 궁금한 것은 딸이다.  딸이야말로 엄마를 경멸하고 일부러 불륜을 저지르게 한 것인가 의심이 간다. 하지만 결국 피해를 입은 것은 딸 자신임을 - 아버지는 죽고 엄마와 불륜인 상태의 남자친구와 셋이 살게 된 - 후회할 테니 말이다.

 

   중간 중간 흑백의 판화로 된 삽화도 다른 책에 비해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차갑고 냉정해 보이기도 하고 묘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유교적인 관습에 따라 남편을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아내의 숨겨진 비밀을 알 게 된 순간, 이책의 묘미는 이거였어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그리고 더붙여 일기를 본 사람은 두 부부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동 에세이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1
송정림 지음, 김진희 그림 / 나무생각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결혼을 하고 첫 집들이였던 같은 아파트에 살던 회사직원들 동료가족 모임에서  나는 완전히 사람에 대한 새로운 면을 맛봤다.  마치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눈빛에  숨도 못 쉬고 견뎌야 했다. 차려놓은 밥상을 엎고 싶었으나 차마 남편의 직장 동료와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거라 꾹 참았다.

 

   마치 내가 도마위에 놓인 이제 곧 운명을 달리 할 생선이 된 기분이었다.  두 시간을 어떻게 그 자리에 있었는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참 대견할 정도다.  이제는  그들이 왜 처음 본 새색시였던 내게 왜 그랬는지 (하나 부터 열까지 비웃는 듯한 말씨와 동물원 동물보듯 비아냥 거리는 듯한 표정들) 이해할 만도 한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정말 안타까운 생각뿐이다. 다들 잘 살고 있으려나..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그들과 혹시 마주질까 무서워 피해 다니고 급기야  계약기간도 못 견디고 이사도 조용히 했더랬다.

 

  첫 집들이가 이상해서 그렇지(그들이 액땜을 해서 그런가^^;;) 다음집에서 만난 이들로 나는 다시 사람에 대한 마음을 열 수 있었다. 물론 아이를 낳고 어느 정도 아줌마가 되어 두리뭉실 넘어가기도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 만나더라도 내가 먼저 웃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동의 습관>으로 처음 만난 송정림작가의 에세이집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2013. 7 나무생각)은 작가가 만난 보통 사람들과 라디오와 지인들의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이들과의 추억을 되짚어 보게 만들었다.

 

  사실 처음 책을 들고 편 페이지에 아픈 이들과의 이야기에 그만 나는 울컥해 읽기를 접었었다. 몇해전 부터 아픈 언니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언니가 아픈 뒤로 웃음이 사라지고  가슴에 맷돌을 얻고 살고 있는 엄마와 내게 위로가 될 책이라 생각해 엄마에게 선물할 요량이었는데, 생각처럼 되질 않았다.   읽는 기분과 상황은 만신창이가 된 마음의 치유는 커녕 그만 아픈 속을 훑는 기분이 될까 두려워  잠시 잊고 있었다.

 

   사람에 대한 상처는 사람에게서 다시 치유를 얻을 수 있다.

 

   둘째를 낳고, 큰애와 장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현관에서 오래전 큰 애 낳고 먼 산을 바라보던 내 모습을 똑 닮은 이를 만났다. 나도 모르게 유모차에 있는 아이의 개월수를 묻고 내 집 호수를 알려 줬다. 언제든 오라고.. 그게 인연이 되어 나보다 한 살위라는 사실과 같은 라인에 살고 있다는 것 만으로 친해진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

 

   이제는 같은 아파트에 살지 않아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아직 아이가 어린 언니의 이야기와 내 고민을 털어 놓으면서 그렇게 우리는 지내고 있다. 누구에게 쉽게 꺼내기 힘든 이야기도 꺼내놓으면서...

 

   그녀를 만나고 다시 책을 들어 읽었다.  아픈 언니도 피붙이라는 관계로 만나 참 좋은 당신이었고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나게 된 이도 참 좋은 당신이었다.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당신도.. 가족이었다.

 

   그러고 보면 내게 남겨진 사람에 대한 상처도  새롭게 알게 된 책속의 당신들 덕에 내가 지금 이렇게 행복합니다.

 

   인터넷에 까페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내게 준 "추천"이, 한 줄 댓글이 하루를 일주일을 일년을 더 아름답고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 참 좋은 당신었습니다.

 

   아직 참 좋은 당신을 만나지 못하셨다면

   당신이 누군가에게 참 좋은 당신이 되어 주는 건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