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넘어지면 사랑 - 썸머 짧은 소설집
썸머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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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작가의 첫 소설집의 서평단이 된다는 건 기존 다른 서평과는 다르게 기분 좋은 설렘을 동반한다

이 책이 끌렸던 건 책 표지,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살면서 책 표지가 예뻐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 해봤다

그만큼 책을 받기 전부터 기대 가득한 상태로 기다렸던 것 같다

책에는 짧은 단편 소설이 총 7편이 실려있고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2편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양호실'이다

여고에 다니는 윤아와 영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서술된다

같은 반이지만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윤아와 영주 사이였는데 어느 날 영주가 읽고 있던 책이 자신의 인생 책이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 이후로 2주 후에 가는 수학여행 버스를 영주와 같이 타고 싶다는 생각에 영주를 향해 적극적으로 친해질 기회를 엿본다

하지만 영주는 매일 수업 시간이든 아니든 항상 어디론가 사라지는데 처음에는 화장실을 갔나 싶어 기다리지만 쉬는 시간이 끝나도록 오지 않는 영주를 보면서 더 궁금해지고 기다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영주의 행방을 찾던 중 반장이 영주가 양호실에 갔을 거라는 말을 듣고 걱정을 하는데 양호실에 갔다 온 사람이라고 하기엔 상태가 좋은 모습을 보고 더 호기심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무리와 친해진 윤아는 체육시간에 부상을 입은 것을 이용하여 양호실에 가게 된다

이때 아픈 것보다 영주의 상태가 궁금하고 걱정돼서 양호실을 방문한 윤아의 마음이 귀엽기도 하고 거의 이모의 마음으로 둘을 바라보게 됐다

(이모 너희 둘 응원 잘하지?^^)

윤아의 진심 어린 걱정과 달리 영주가 양호실을 방문하는 이유는 의외였다

영주는 불면증을 앓고 있는데 양호실에 오면 잠이 잘 온다는 이유로 매일 양호실에 와서 잠을 잤던 것이다

영주의 얘기를 들은 윤아는 안도의 말을 건네면서 걱정했다는 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 윤아의 마음이 통했는지 영주는 마음을 열게 된다

결국 윤아의 수학여행 버스 옆자리는 영주가 앉고 둘은 이어폰을 나눠 끼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나는 양호실을 읽을 때 우정과 사랑이 동시에 느껴졌다

양호실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조용한 양호실의 소음을 듣고 창으로 들어오는 나른한 오후의 해를 맞는 둘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풋풋하고 간질거리는 둘의 우정과 사랑을 응원하고 싶고 어른이 되면서 잘 느끼지 못했던 친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글에서 보여 읽는 내내 기분 좋았던 소설이다

두 번째 소설은 '그녀의 여름방학'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미영은 홀로 서울에 올라와 스스로를 부양해야 하는 대학생이다

미영에게 방학은 국내로,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동기들과 달리 미영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다음 학기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여유 기간으로 생각했다

그러면서 수영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데 새벽 수영을 나오는 어르신들, 직장인을 보고 자신의 깊은 곳에 담아뒀던 열정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항상 보는 사람의 시점이었던 미영은 같이 일하는 화정의 말 덕분에 다음 단계를 꿈꿔보게 된다

화정이 미영에게 해준 말이 나에게도 참 위로가 됐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갓생러, 미라클 모닝 등 자신의 인생을 빈틈 없이 꽉 채우는 삶을 지향하게 됐는데 나도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며 살다 보니 뭘 하지 않으면 불안한 감정이 들긴 한다

이러한 습관은 대한민국에 사는 청년들이라면 모두 조금씩은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측면에서 저 글이 정말 위로가 됐다

소설의 결말은 미영이 항상 일부러 지나쳤던 과일 트럭을 방문해 자신을 위해서 과일을 사 먹는 걸로 마무리가 된다

책을 덮으면서 여름의 풋풋한 초록빛 분위기도 느끼고 누군가에겐 이 여름이 생사의 갈림길이겠구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보는 계절이구나 싶은 뜨끈한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 책은 가볍게 읽기 좋고 내가 지나온 여름의 다양한 분위기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책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잊고 지냈던 간질거리는 여름의 온도를 그리워하며 날것의 무더위를 헤쳐 나가야지 싶은 마음

깨끗한 수영장 레일을 유영하는 마음으로 여유롭고 천천히 이겨내야지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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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넘어지면 사랑 - 썸머 짧은 소설집
썸머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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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지냈던 간질거리는 여름의 온도를 그리워하며 날것의 무더위를 헤쳐 나가야지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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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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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영 작가는 처음 만나는 작가이자 정말 오랜만에 서평단을 신청했다.

제목에서 주는 느낌은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서로 모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고, 서로 모르기 때문에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순간을 서술한 것은 아닐까 싶어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서평단을 신청했던 기억이 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관계가 주는 서늘함과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하얀 거짓말들로 인해 가끔씩 이런 내 모습이 가식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은 요즘이다.

그런 일상 속에서 인간관계가 지치고 어렵고 복잡하기만한 것이 아니라 나를 정의할 수 있는 또 다른 나의 세계라 칭하게 되면서 이 책을 읽어가게 됐던 것 같다.

작가는 책에서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느꼈던 거리감, 오해, 상처를 솔직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그 모습들이 나와 닮아 보여 읽는내내 술술 페이지를 넘겼다.

지극히 사적이고 세세한 감정들을 너무 묵직하게 풀어내지 않고 관계가 주는 복잡성과 사람들간의 미묘한 심리적인 거리를 표현한 구절들이 와닿았다.

책을 읽으면서 와닿았던 구절은 '취향은 말 그대로 사람을 생동하게 한다. 그렇게 확고한 취향은 삶의 나침반이 된다' 인데 최근들어 내가 하는 고민들과 많이 닮아있어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서도 기억이 많이 남은 구절이다.

바쁜 일상을 살고 이 일상들이 점차 획일화된 양상을 띌 때 내가 어떤 삶을 추구하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길을 잃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를 돌아보고 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소위말해 줏대, 개성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어른의 삶을 서술하고 있는데 이때 작가의 솔직한 고백이 위로가 됐고, 그 과정 속에서 작가의 성장뿐만 아니라 나의 감정 변화까지 캐치하고 있는 거 같아 많이 공감 됐던 책이다.

아마 현대인들이라면 책을 읽는 내내 다들 위로와 공감을 얻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섬세한 감정을 건드리는 책을 만나 진솔하게 책을 대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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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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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정을 건드리면서 위로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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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 우리가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리카 산체스 지음, 장상미 옮김 / 동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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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솔직하게 이 책을 쓰기까지 세상에 던졌던 용기, 말도 안 되는 것들 투성이인 세상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을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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