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노래
장연정 지음, 신정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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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이 있다. 그런 밤이면 나는 음악을 듣곤 했다. 잠 못 드는 불면의 밤이 계속되면서, 때로는 발라드, 때로는 신나는 음악, 때론 팝, 클래식까지... 이런 저런 음악들과 함께 했었다. 나는 이 책의 부제가 참 맘에 든다. '불면의 밤, 당신의 머리맡에 놓일 한 권의 책'. 이 부제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나에게 건네기엔 참
부끄럽고도 어려운 그 말.
나, 수고했다. 오늘도. ㅡ21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잠을 자려고 운동도 빡세게(?) 해보고, 힘든 일도 해보고, 지칠 때까지 이것 저것을 해보았지만, 정작 힘들었던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냥 힘든 하루의 끝이 왜 더 힘든지에 대해 고민만 했었던 것 같다. 읽으며 나 자신에게 작게 속삭였다. "그래,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이 책은 여러 노래로 이루어진 책이다. 읽으면서 약간 심야라디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 소개와 함께 사연이 나오는 느낌이랄까. 노래에 어우러지는 작가의 생각은 또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내가 좋아했던 노래, 내가 좋아하는 노래. 그리고 새로운 좋은 노래들. 들을 때는 그저 스쳐 지나갔던 가사들을 곰곰이 되새김질 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좋은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


많이 닮아 있는 건 같으니 어렸을 적 그리던 네 모습과
순수한 열정을 소망해오던 푸른 가슴의 그 꼬마 아이와
어른이 되어 가는 사이 현실과 마주쳤을 때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 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오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푸른 가슴의 그 꼬마 아이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니
어른이 되어 가는 사이 현실과 마주쳤을 때 ㅡ물어본다, 이승환 ㅡ 55


 좋아하는 가수이고, 자주 들었던 노래인데도... 가사를 곱씹으며 다시 새로워졌다.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가지 않으려....

난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던가... 나였던 꼬마아이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을까...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아직은 어린 아이 같은 나에게 물어봤다.


 


  노래뿐 아니라 사진도 참 좋았다. 여행 사진들, 일상적인 사진들... 사람, 풍경, 일상. 하늘, 구름, 바다... 글과 같이 덤덤한.... 때로는 흐릿함과 색감들이 글과 어우러져서 좋았다. 
 

네가 여행을 떠나기로 한 한 모든 건 다 괜찮을 거야.
다 좋을 거야.
기억할 수 있는 행복이 많은 사람은 절대로 가난해지지 않아.
Everything is ok.
Everything is alright. ㅡ84


돌아왔을 때의 나는 떠나기 전의 나와는
분명 달라져 있을 테니, 괜찮다. ㅡ91


괜찮다, 괜찮다고 말해주다 보면 어느새 정말 괜찮아져.
까만 저 창밖에 나의 우울과 슬픔쯤은 더 던져 넣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어. 편안해져.
그러니까 말이야. 마음껏 쓸쓸하고 싶을 땐, 야간열차를 타.
그리고 잠들지 않은 채 그 밤을 통과하는 거야. ㅡ97


  나는 여행을 참 좋아하는데, 힘들거나 어떤 일이 하나 끝난 후에는 꼭 어디론가 떠나곤 한다. 그럴 때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이 책이 흘러나온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도 달라지는 건 없고,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이상하게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괜찮을 것만 같고. 심지어 괜찮아질 때가 있다. 괜찮다. 오늘도. 떠나도. 쉬어도. 잠들어도. 괜찮다.


확인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다.
그동안 모른 채로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ㅡ170


슬프지 않은 이별에 익숙해지는 일이 슬프지만은 않다고
위태로운 노른자를 터트리며 생각한다.
더 위태로울 수 없을 땐, 강해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ㅡ184


괜찮다고 말하면, 언젠가는 괜찮아진다.
슬프지만, 눈물 나도록 속상한 일이지만 그렇다.
내가 나를 속이고 의심 없이 속는 일은 그렇다. ㅡ198


  왜 좋아하게 되면, 사랑을 하게되면 확인하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사랑하는지, 내 어디가 좋은지, 왜 좋은지. 왜 알고 싶어지는 걸까. 좋은 게 좋은 것일텐데 말이다. 그렇게 끝없이 확인하다보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확인 끝은 이별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별도 괜찮다고 말하다 보면 괜찮아질까? 분명한 건...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긴 한다.
 


잊는다는 말은, 아직 잊지 못한 마음이 시키는 말이다.


정말로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잊어버린 사람은,
잊는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잊어야 할 그 '무언가'가 이미 마음에서 잊혔기 때문에. ㅡ221


  정말 크게 와닿았던 문장이다. 잊는다고 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잊지 못한 사람이다. 정말 잊은 사람은 그 사람을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도 그렇다.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 정말 괜찮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게 괜찮다. 잊는다....하다보면 정말 잊혀지고 괜찮아 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악몽같은 현실과 현실같은 악몽.
나는 오늘도 그 사이 어디쯤엔가에서 눈을 뜨고 감는다. ㅡ269


불면증.
왜 내 머리가 밤을 새워 동글동글 눈을 뜨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지만 알 수가 없는 병. ㅡ292


아마도 누군가는 오늘 밤도 불면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기대는 것이 무엇이어도 좋다.
술이든 때로 너무 힘들면 한 알의 수면제이든 푹신한 베개이든
사랑하는 이의 품이든 엄마의 목소리 이든 아니면 한곡의 노래이든.
......오늘도, 잘 자는 밤.
밤다운 밤.
Good Night. ㅡ296

 

   오늘도 그런 밤이다. 잠 못 드는 밤. 악몽보다 더 악몽같은 현실 속에서, 악몽이 더 끔찍한지 현실이 더 끔직한지 고민하는 그 어디엔가서 잠들고 깨어난다. 잠 못 드는 사람이 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나에게만 힘든 하루가 아니었다는 현실에 위로를 받아야 하는 건지 위로를 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오늘 밤에. 나는 책 한 권 머리맡에 놓고 잠이 들겠지. 노래를 틀어 놓고. 오늘도 밤답게.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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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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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엔 이 책의 제목이 정말 맘에 들었다. 딱 오늘의 나같아서 말이다. 오늘이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그런 오늘을 살고 있는 내가 보여서 이 책이 더 맘에 들었다. 책의 첫인상은 핑크였다. 핑크핑크한 외관에 핑크핑크한 책의 옆편, 봄과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에는 소소하면서 일상적인 그러나 소중한, 그런 봄같은, 일상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느끼는 지금 이 순간, 오늘, 오늘이 중요한 것 같다. 

책 중간중간의 사진과 짧은 글들이 어쩌면 뻔한 형식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글도, 책도 읽기 참 좋았다. 

작가가 찍은 것 같은 사진과 툭툭 던져진 것 같은 글은 일상의 어떤 울림이 있었다.

 

정말 그러했음 좋겠다. 걱정따위 없어지고, 행복이란 놈이 나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행복한 날들이 많아야 할텐데... 그러했음 좋겠다. 인생의 얼마큼 살아왔는지, 내 길의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행복이란 놈은 참 만나기가 힘들다. 길 한구석에서 숨어 날 늘 기다리는 것 같은데, 왜 찾아도 찾아도 찾아오지는 않는 건지.. 이 글을 읽으며 생각했다. 행복이란 녀석은 변덕스러워서 찾아다니면 꼭꼭 숨어버리지만, 편하게 생각하고 내 옆에 있다 생각하면 정말 내 옆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다.
 

 

요즘 이런 글들에 힐링을 느낀다. 그렇다는 건, 내가 남들보다 뒤처지거나, 남들이 나보다 빛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해버리는 것일까? 어쨌거나 마음에 콱 박힌 글 중 하나이다. 나를 믿고, 내 주위에 있는 빛들이 나를 가릴 빛이 아니라, 결국은 나의 빛과 함께 빛날 이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를 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히 살 것. 마음껏 열심히 살 것! 오늘이 어딘인지 모르겠지만 마음껏 열심히 살아야겠다.

 

뻔한 위로가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러나 그런 뻔한 위로라도 꼴에 위로라고... 그것에 마음에 풀어지고, 마음이 다잡아지곤 한다. 흔들릴 순 있지만, 무너지진 않기. 쉽지만, 너무나 어려운 위로인 것 같다. 바람은 누구에게나 불지만 누구는 흔들리고, 누구는 넘어진다.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작은 위로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배려와 표현은 한끗 차이인 것 같다. 전에 로맨스소설을 읽다가 너무나 고구마인 내용에 "지나친 배려는 상대방을 지치게 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소설에서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런 것 같다. 배려가 필요할 때가 있고, 표현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각각의 때를 적절히 알고 적절히 행동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래서 사랑이, 현실이 힘든 것 같다. 잘 몰라서 말이다.
 

 

 가끔은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모든 생각들이 바람결에 같이 날라가 버렸으면 할 때가 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어딘가 소리치고 싶은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소리칠 숲이 없다. 나는 그럴 때 책을 본다. 책 한 구절 한 구절에 내 생각은 점차 사라지고, 많은 글들만 남아 나를 적셔온다. 책은 언제 읽어도 참 좋은 것 같다. 오늘도 봄바람과 함께 꽃 한 송이가 내 안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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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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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아하는 최갑수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다. 작가님의 책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고,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작가님의 책은 제목이 정말 멋있다. "잘있나요, 내인생",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우리는 사랑이 아니면 여행이겠지"에 이어 정말 멋진 제목의 책이 나온 것 같다. "사랑보다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이라는 로맨틱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은 내용도 참 로맨틱하다.

  책은 "그래서, 그리고, 그러나, 그래도"라는 네 가지 내용을 가지고 있다. 마치 그래서 너를 사랑하고, 그리고 너를 사랑하고, 그러나 너를 사랑하고, 그래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 하듯이 말이다.

 마술처럼 바다를 덮쳐오던 노을, 그 앞에서 세상엔 설명할 수 없는 일, 설명 안 해도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쩌면 그게 사랑이었던 것일까요. ㅡ18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먼 시간을 지나 올 수 있었을까요. 사랑을 지나와 사랑에 당도할수 있었던 것일까요.
 사랑 앞에서 우연이라는 건 없다고 믿게 됐어요. 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우주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까지 계산한다고 믿게 됐어요. 기적 같은 필연. 내가 당신 앞에 설 수 있었던 걸 한낱 우연으로 돌리긴 싫었던 거죠. 그러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는 거죠.
 나는 지금 당신의 사랑을 지나가는 중입니다. ㅡ19

 작가님의 책은 글과 사진이 늘 좋다. 이번 책은 사랑을 이야기 해서 그런지 더 달달하고, 더 쓸쓸하고, 더 씁쓸했다. 지나갔던 사랑들이, 지나가고 있는 사랑이, 지나갈 사랑이 이 책과 함께 나를 스쳐가는 듯했다.

 

내 인생의 가장 큰 낭비는 당신,
여행 그리고 음악.
곧 사라지고 말 것들.
낭비하지 않고 어떻게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당신을 기다리는 데 사용했던 유용한 시간들.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내 그림자와 함께 낭비했던 시간들이여.
낭비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70

운명이라는 전철은 정거장을 열한 곳이나 지나쳐
당신 앞에 데려다놓았다.
....때로는 오늘처럼 내려야 할 정거장을 아득하게 지나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구나. -71

 

  작가님을 처음 안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책을 접했을 때였다. 아 이런 사진을 찍는,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있구나. 이런 여행을, 이런 생각을,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있구나.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낭비라는 말이, 사랑이라는 말이, 지나친다는 말이 이렇게 쓰일 수도 있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누군가의 낭비가 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낭비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그 동안 너무 검소하게 살았던 것 같다. 좀 더 사랑을, 시간을, 인생을, 여행과 사람에 낭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한 시간에 한 시간만큼, 하루에 하루만큼. 그리고 나는 당신 쪽으로 더 가까이 가고 있다. 그림자가 길어지듯 당신에게 겹쳐가고 있다. 내일은 어떨까. 사라다빵을 오물거리며 당신이 물었을 때 나는 대답했다. 속으로. 하루만큼 당신에게 더 가까이 가 있겠지. 내일은 오늘보다 더 봄이렸다. -83

 

아마도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이 아닐까. 우리 삶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으며 어느 한순간 핸들을 틀어 90도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 104

내가 사랑한 당신 그리고 당신을 사랑한 그 이후의 날들이여. 신비가 아니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 111

여행을 떠나보면 안다.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때로는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아름답고 선명하다는 것을....어쩌면 우리는 그리워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닐는지. - 116

 

사랑이라는 말은 사랑을 닮았구나. - 139

우리는 점점 소멸해갈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 보낸 시간만이 희미하나마 즐거움이겠죠. 어쩌면 당신과 사라지는 속도를 맞추는 일이 사랑이겠죠. -167

인생을 잊기 위해 당신을 만났고, 당신을 잊기 위해 남은 생을 산다네. - 171

 인생과 시간은 또 흘러간다. 참 공평하고도 슬픈 사실은 시간과 함께 사랑도, 그리고 이별도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가을이, 겨울이가고, 또 봄이 오고 꽃이 피고. 또 지겠지. 꽃 피는 봄에 흘러간 사랑과 이별과 함께, 앞으로 떨어져 져갈 꽃잎에 서러워진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말을 닮았다. 나는 나라는 말을 닮았을까? 봄도 봄이라는 말과 여름도 여름이라는 말과 닮았고, 사랑도 사랑이라는 말을 닮았으니, 이별도 이별이라는 말과 닮았을까? 누군가 이별로 슬퍼하는, 봄비 내리는 밤에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일보다 오늘이 더 봄일텐데, 인생의 겨울은 왜 지나도 지나도 봄이 안 오는지.

 

인생이 계속되어야 한다면 사랑도 계속 되어야 하는 거지. 나는 남은 커피를 마시고 일어섰다. 누군가 나를 사랑 쪽으로 끌어당시는 것 같은 저녁이었다. - 220

이리저리 여행을 다니노라면, 인생이란 게 참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짧으니까, 그래서 미워하고 시가하며 살기엔, 한곳에 머물러 살기엔, 아까운 것이 인생이다. 우리는 저마다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같지만 사실은 밥 먹고 설거지하고 영화 보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살아왔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그게 대부분이다. 팔 할은 이런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이 가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어쩌면 우리 삶의 실재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랑을 하도록 하자. 열심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떠나자. 혁명은 멀고 사랑은 간절하니까. - 227
 

 누군가 나를 사랑 쪽으로 끌어당기다니 정말 표현이 멋있다. 우리 인생의 팔 할은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런 것이 아니라.... 밥 먹고, 수다 떨고, 설거지하고, 내일 뭐 입지 걱정하는 그런 장면들이 맞을 거다. 그래서 우리 삶의 이할의 특별함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질리지도 않고 또 불타는 사랑에 나를 던지는 거겠지. 이상은 멀지만, 꿈은언제나 꾸게 되니까 말이다. 작가님의 책은 나를 언제나 여행 쪽으로 끌어당긴다. 문득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고 싶은 독자는 내가 유일할까나. 아니 분명 다른 어느 누군가도 떠나고 싶은 충동에 한 손엔 책을 들고, 귀에 흘러들어오는 음악에 취에 무작정 길을 나서지는 않을까. 내가 그 누군가가 되어도 좋겠다 싶다.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죽을 때 나의 직업을 뭐라고 할까, 여행이라고 할까, 사랑이라고 할까, 생각했다. -230

 

오래도록 당신을 떠나왔네요. 당신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알아주시길 바래요. -235

아참, 당신 그리고 당신. 당신이 있어 나이를 먹는 것 따위는 조금도 두렵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시간은 우리를 지나가지만 사랑은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는 것. 그것. - 241
 

  정말, 혼자 외롭기엔 너무도 붐비기 좋은 세계인 것 같다. 문득 집에 혼자 갈 있을 때면, 여행지에 혼자 멍하니 생각에 휩싸일 때면, 지나간 사랑에 눈물날 때면, 밤비 내리는 소리에 문득 누군가 떠오를 때면,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눈을 감고 싶을 때면 외로워지다가도 티비에서 떠드는 소리에, 친구들의 전화 한 통에, 가족들과의 수다에,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만남에, 사랑했던 그 추억에 내 마음이 붐빈다.

  시간은 우리를 지나가지만, 사랑은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작가님은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여행이라고 했지만, 내 생각엔 만약, 그런 말이 있다면 그건 '그리움'이 아닐까 싶다. 보고 있어도 그립다고 누가 그랬던가. 나는 오늘부터 또 작가님과 작가님의 책을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책을, 글을, 사진을 곱씹으면서 난 또 그리움에 빠질 것이다. 작가님의 새 책에 사랑에 빠지기까지.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며, 여행을 떠나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사랑을 하며, 인생을 조금 낭비하기도 하면서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사랑한다는 말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 봐야지.

  오늘 하루도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스쳐지나갔지만, 그 하루만큼 내 인생의 봄도 다가오겠지. 다가올 봄을 잡고 놓치지 않도록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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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나 좀 도와줘
헤더 히브릴레스키 지음, 김미란 옮김 / 걷는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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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동안 고민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고민상당일지라고 해야할까? 이 책은 고민 상담자의 편지와 작가의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잡지에 연재하던 것을 책으로 옮겼다고 한다.

 나도 많은 생각과 고민과 이런 저런 복잡한 마음으로 "나도 좀 도와줘!"하며 이 책을 폈다. 이 책 속에는 많은 고민이 있었고, 여러 사람이 나온다. 그들은 나와 전적으로 똑같지는 않지만, 역시 사람이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싶었다. 이 사람도 나같고, 저 사람도 나같달까? 폴리가 나의 많은 고민들을 이 사람들을 통해서 답해주는 느낌이었다.


 당신이 최우선으로 배워야 할 아주 중요한 실존주의적 춤이 있습니다. 바로 당신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고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춤이에요. 당신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요. 그 점은 아주 바람직해요. 그렇다면 이제 문 밖으로 나가서 원하는 것을 가지세요. ㅡ22

 망친다 해도 당신이 망가지는 게 아니라 그냥 그날이 완벽하지 않을 뿐이에요. 모든 날이 그렇듯이. ㅡ32

 당신이 썼듯이 당신은 소중히 여겨져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고 당신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고요. ㅡ43


 망가진다 해도 내가 망가진 게 아니라 모든 날이 그럿듯 그냥 그날이 완벽하지 않은 것이라니... 이 간단한 말에 왜 이렇게 위로를 받는지... 요즘 이런 말에 위로를 많이 받는 걸보면... 나도 모르는 새 약간은 완벽주의자적인 생각이 있었나 싶다. 나는 완결도 완성도 별로 없는 인간인데... 아이러니다.  


 

ㅡ 47


 폴리가 완벽에 대해 많은 말을 한 건지, 아니면 나처럼 뭔가 그런 강박이 있는 사람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위로가 참 많다. 아니면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 그런 것이어서 그런 문장만 보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위로를 얻었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당신은 나약하고, 맨정신이고, 망가졌지만 괜찮아요. 거기가 진짜 시작점이니까요. 당신을 그 상태에 던져 넣으세요. 그리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뭔가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세요. 실망감, 상실,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솔직하게 받아들이세요. ㅡ63

 나만의 공간을 갖고 나를 존중해 주되, 무관심한 사람들 때문에 그 공각을 줄이거나 무너뜨리진 마세요. 무관심 앞에서 사랑을 갈구하지도 마시고요. 무관심은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이게 당신의 진짜 인생이고 그 앞은 밝고 아름다울 거예요. ㅡ92

당신의 진짜 문제는 당신이 누구이고,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에 있어요. ㅡ154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불안전한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건 누구보다도 당신이 더 잘 알잖아요. 완벽하지 않은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요. ㅡ166

 인생이란 완벽하지 않아요. 세상도 완벽한 곳이 아니고요. 가끔씩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과 당신 역시 완벽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잔하면서 했던 말을 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기준을 낮추고 마음의 빗장을 열고 그들을 안으로 들여보내주세요. ㅡ178


 폴리는 완벽함은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모든 날처럼 '그날'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당신'도 완벽하지 않으며, '남'도 완벽하지 않고, '인생'도 '세상'도 완벽하지 않다. 완벽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준에서 벗어나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고, 그렇게 인생을 이해하고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너무 바쁘고 컴퓨터 같은 완벽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나도 나를 무시하며 많은 날들을 살았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세상 속에서 완벽하지 않은 내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었나보다.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이런 '다른 점'때문에 저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원합니다. ㅡ183(본인이 이상하다고 인정한 여자)

 저는 당신이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똑똑히 안다는 점, 세상이 어떻든 자기를 스스럼없이 드러내 보인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당신은 누가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사람이죠. 부디 이런 것들을 잃지 마세요. ㅡ188

 지금이 때입니다. 이 순간을 잡아요, 젠장! 격려와 의욕이 어디서 나올 건지 따위는 묻지 말고요. 위기가 당신에게 필요한 격려와 의욕을 줄 거예요. 그러니 이미 거기 있는 거네요. 당신은 지금 불행하고 실패자같은 기분일 겁니다. 완벽해요! 슬프고 화나고 실망한 에너지를 한껏 활용하세요. 그 에너지를 당신이 진정 사랑하고 하고 싶은 일로 옮기세요. ㅡ206

 저도 지금 새벽 5시에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바로 여기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이자 바로 저라고 생각하는 자리, 지금 인생을 이룬 자리입니다. 그 소중한 공간을 음미하세요. 모든 것이 당신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처음에는 그 공간이 지옥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그러나 모든 것이 당신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결국 그 공간이 구원으로 느껴질 겁니다. ㅡ213


 이 책에서 격공했던 또 다른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다른 점 때문에'였다. "너의 이런 이런 모습이 있지만 그럼에도 너를 사랑해!" 이런 말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반대로 "너의 이런 이런 모습을 사랑해!"라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그렇게 사랑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솔직히 사랑에 빠지면, 연애를 하다보면... 나는 나보다 그사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까를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고, 그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내 생각의 그사람을 만들고, 나도 거기에 맞추려고 하고, 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될 때 실망하고 말이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다. 내 맘대로 생각하고 내 맘대로 실망하고... 그런데 웃기게도 사람을 또다시 좋아하고 연애를 하면, 그 짓을 반복하는 나를 만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많은 사람들과 많은 고민들을이 있지만, 그것들의 고민들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 있다. 누구는 연애에, 누구는 결혼식에, 누구는 친구에, 누구는 장래에... 많은 고민이 있지만, 그 결론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나 자신'을 보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든 먼저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면... 어떻게든 결론이 도출되지 않나 싶다. 문제는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데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금 얻은 이 위로가 현재의 나를 보게 하고 현재의 삶을 보게 했다. 살아가던 방식을 쭉 돌아보라는 그녀의 충고가 격려가 마음에 박힌다. 모든 것이 변할 것이다. 내가 변할 것이기 때문에.


 당신이 지금 살아가던 방식을 쭉 돌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기억해 두세요. 이제 막 모든 것이 변하려고 하니까요. ㅡ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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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 - 아무 일 없듯 오늘을 살아내는 나에게
가와이 하야오 지음, 전경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많은 때 왈칵 눈물과 함께 마음이 쏟아지는 날들이 있었다.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날. 이 책을 처음 만난 날도 그런 날이었다. 처음엔 제목에 끌렸다. 제목이 어찌나 가슴에 와닿는지.. 그 제목만으로도 내 마음을 울렸다.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전에 산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살고 있는 것이다. ㅡ13

괜찮지 않은 날도 아무 일 없듯 '살아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ㅡ14

고민하고 괴롭고 마음이 흔들릴 때, 머릿속을 꽉 채울 정도로 마음들이 쏟아질 때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아주 강렬한 의문이 밀어닥칩니다.ㅡ46

'별것도 아닌 시시한 일에 마음을 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곱게 접어버리셔도 됩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찾기 위한 힘든 여정을 버티고 있으니까요. ㅡ47

정답이 없어서 인생이 더욱 재밌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다들 '정답'이 어느 쪽인지 찾으려다 결국에 '나'를 잃어버립니다. '어땋게 사는 것이 정답인가'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이 아닙니다. ㅡ49

평생 꾸준히 80점 인생을 살았는데, '나는 왜 일이 잘 풀리지 않을까'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100점을 맞아야 될 때,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ㅡ59


 이 책은 가와이 하야오라는 심리학자의 말을 모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멘토인 사람이자 융심리학자인 그가 무슨 말을 할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폈다. 이 책은 7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ㅡ너ㅡ배우자ㅡ아이ㅡ비밀ㅡ꿈ㅡ 듣기' 특히 아이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봐도 참 좋을 것 같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명언이 떠올랐다. 정답 없는 인생에서 정답이 아닌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그저 살아가라고 말하는 이 말마저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좋은 날이 있으면 힘든 날도 있는게 인생이라는 것을, 너만 그런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참 좋았다.


'이해한다' 또는 '이해받는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는 길을 가다 뭉칫돈을 발견하는 확률 못지않게 매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를 받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더불어 상대방을 먼저 헤아리지 않으며 안 됩니다. 적어도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자기 이해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받고 싶다면 역시 상대를 사랑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ㅡ25

우리는 수많은 문제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럴 때는 지금의 상태를 탓하지 말고, 자신을 먼저 돌아보며 평온한 일상과 마주할 수 있는 '열쇠'를 찾아야 합니다. ㅡ28

실제로 삶이란 엉킨 실을 푸는 것과 같습니다. 서로 한데 뒤섞인 실을 풀려고 할 때, 조바심을 내고 그 안에서 실 하나를 억지로 빼내려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면 실은 점점 더 꼬여버립니다. ㅡ32

어떤 일이든 조금씩 살살 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나중에는 눈 깜짝할 새에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날뛰는 마음을 끌어안고 어루만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ㅡ33


 이 책은 너만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고, 너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넘어간다. 네가 이해받고 싶다면, 너도 남을 이해해야 한다는 그 간단한 진리를 말하는데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다. 나도 인간관계에서 '내가 이렇게 힘든데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왜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잃어냐냐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나도 다른 사람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나 자신의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간단하고도 당연한 사실이 왜 그때는 당연하지 못했는지.

 

 

 

 

'나ㅡ너ㅡ배우자ㅡ아이ㅡ비밀ㅡ꿈ㅡ 듣기' 이 7가지의 주제로 고민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나도 중요하고 너도 중요하고 우리로 있을 수 있고, 그 가운데 열매가 생기고... 그 관계 가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고민 아닐까.


 이 7가지 소제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듣기'였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기 원한다면, 내 귀가 먼저 뚫려 있어야 한다는 그 말은 참 당연한 건데... 너무 많은 때 잊고 사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을 마지막으로 같이 공유하고 싶다. "마음은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말은 누군가가 들어주기를 바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맘이 이렇고, 너의 마음이 이럴지.. 새해엔 내 귀도 조금 더 열고, 마음도 조금 더 열고.... 더 듣고 볼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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