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고발한다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개정판) 47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책세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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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밀 졸라가 신문에 게재하거나 팸플릿으로 발표한 13편의 시론을 묶은 <멈추지 않는 진실>에서 11편을 번역한 것이다. 교과서에 잠시 스치듯이 나온 그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서 에밀 졸라가 13편의 시론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은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에 '행동하는 지식인'에 대해 널리 알렸다. 그리고 그 13편 중에서 2편은 프랑스의 두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었다. 그 첫 번째 '나는 고발한다'로 에밀 졸라는 그 편지에서 고발한 사람들에게 모두 연예 훼손죄로 고소당해 유죄 판결을 받아 영국으로 망명까지 가게 된다.

반유태주의와 내셔널리즘 (국수주의, 민족주의 등)을 보여주는 드레퓌스 사건은 군과 정부가 오심을 수정하지 않고 덮음으로써 진실을 땅속에 묻어 두려 했고, 그것을 졸라와 같은 지식인들이 투쟁에서 그 진실을 세상 밖으로 꺼냈다.

그 행동하는 지식인 졸라는 사건이 종결되고 얼마 후, 불의의 가스중독사고로 죽고 만다.


프랑스 문학은 18세기 철학의 시대, 20세기 인문학의 시대라고 불리고, 19세기는 문학의 시대라고 불린다.

18세기 프랑스 문학은 내가 좋아하는 볼테르, 루소 등이 있었고, 20세기에는 사르트르와 푸코, 라캉 등이 있었다.

19세기에는 낭만주의, 사실주의, 상징주의 등 새로운 문예 사조가 있었고, 거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위고, 발자크, 스탕달, 플로베르, 졸라 보들레르, 랭보 등이 있었다. 그중 에밀 졸라는 자연주의였는데, 그의 자연주의는 이름 그대로 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졸라의 자연주의는 '자연과학적 방법론의 문학에의 적용'이라는 직역하면 좀 이상해 보이는 것이었는데, 그 자연 방법론을 뜯어보면 '유전론'과 '환경결정론'이다.

그가 1871년부터 1893까지 쓴 20여 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루공마카르 총서는 유전론을 종축으로 환경결정론을 횡축으로 쓰였다. 하지만, 졸라의 유전론은 과장되었고, 환경결정론은 그 시절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은 결국 힘이 있는 부르주아에 의해 개선될 것이라고 맥락 되어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프랑스 제2 제정의 사회적 타락을 고발했고, '훌륭한 작가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다' p201을 보여주었다.


로로르지 1면에 실린 에밀졸라의 격문 나는 고발한다

<이미지 출처: 드레퓌스 사건 위키피디아>


1870년대 보불전쟁에서 독일에 패한 후, 프랑스 국민은 독일에 대해 좋지 않았고, 군대는 '수단'이 아니고 '목적'으로 착각되었다.

1894년 12월 19일 군사 법정에서 드레퓌스 사건에 관한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독일에 전달되었다는 명세서 작성자가 필적 감정에 의해 드레퓌스 대위로 추정되었고, 그는 공개 군적 발탁과 종신 유배를 선고받았다.

1896년 프랑스 정보국은 '청색엽서'라는 우편을 입수하는데, 그 우편을 통해 조사한 결과 드레퓌스 사건의 문제의 명세서는 드레퓌스가 아니고 '에스테라지 소령' 이었다. 이를 조사한 정보국장 피카르 중령에 의해 드레퓌스 사전 재심 운동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1898년 1월 11일 군사 법정은 에스테라지를 만장일치로 무죄 석방했다.
1894년 졸라는 소설 '로마'의 자료 조사를 위해 이탈리아에 머물러 있어서 사건을 알지 못했던 에밀 졸라는 이 무죄 석방 때 일어난 드레퓌스파와 반드레퓌스파의 대립 때, 사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에스테라지의 무죄 판결 이틀 후인 1898년 1월 13일 에밀 졸라는 그 유명한 '나는 고발한다.' <공화국 대통령 펠릭스 포르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로로르지에 게재한다.
'나는 고발한다.' 이후 재심 운동은 더 확대되었지만, 1899년 9월 9일 렌의 군사 법정은 드레퓌스의 유죄를 다시 확정해버린다. 그리고 죄가 있지만 없애준다는 사면이 1899년 9월 19일 이루어진다. 그 '사면'을 바로 잡기 위해 지식인과 학생들 시민들의 운동으로 1906년 7월 12일 파기원은 원심을 파기하면서 드레퓌스에게 내린 유죄 선고가 오류였음을 만천하에 선언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는 명제- P11

처벌이 없다면, 범죄도 없는 셈이지요- P180

그렇지만 저는 역사의 복수가 낙원의 약속보다 더 엄격하게 이행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P192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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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0-10-04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75년 연설에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곧 악의편이라고 말씀하신 김대중 선생의 어록이 떠오르네요^^;

초딩 2020-10-06 11:13   좋아요 1 | URL
북프리쿠키님의 댓글을 무척 무척 좋아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레삭매냐 2020-10-10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범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의 부재가
사회가 혼란한 데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초딩 2020-10-11 23:27   좋아요 0 | URL
징벌적~ 이런거 중여한 것 같아여.
올바르게 단죄하고 또 공정하게 상을 주는 것이 무척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
 
Grammar in Use Intermediate : 한국어판 (3rd Edition, Paperback, with Answers, 미국식 영어) - 중급자용, 해답지 포함 Grammar in Use Intermediate 20
Raymond Murphy & William R. Smalzer & 송희심 지음 / Cambridge University Press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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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합정 교보문고에서 Grammar in Use 표지에 "한국어판"이 쓰인 것을 보았다. 한국어판! 예전엔 영어는 영영사전에 영어로 된 영어 공부 책에,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이 왕도라고 생각했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한국어도 잘하고, 한국어로 제대로 깊이 있게 이해해야 영어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Grammar in Use는 영어 그대로여도 자꾸 보면 아주 미묘하지만, 굉장히 큰 차이를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배울 수 있겠지만, 한국어판도 그 이해를 더 돕는 것 같다. 정확하게는 책 속의 한국어가 이해의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이해에 집중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한국어로 더 빨리 옆으로 치울 수 있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오밀조밀하게 인구밀도가 높게 조판 된 Grammar in Use를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속도를 내서 통독한다고 해서 머릿속에 남기도 힘들고, 내려놓고 천천히 보아가니 조바심도 안 나고 좋다. 뭐라고 할 선생님도 없을 나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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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04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글을 읽고, 제 책상 구석에 있는 basic grammar in use을 번갈아보니 죄책감이 밀려옵니다… 오랜만에 영어공부해야겠어요~ 아 물론 연휴 끝나고요ㅎㅎ

초딩 2020-10-04 21:32   좋아요 1 | URL
^^ ㅜㅜ 저도 너무 내려 놓고 있는 것 같아서 파이팅 해봅니다 ^^
긴연휴 잘 보내셨죠~? 내일 또 활기찬 하루 한주 되세요~

han22598 2020-10-08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배움에 힘쓰는 많은 알라디너분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하고, 자극도 많이 받습니다. ^^초딩님도 그중에 한분이세요 :)

초딩 2020-10-08 19:35   좋아요 0 | URL
아.. 열심히 하겠습니다 ^^
좋은 연휴 되세요~
 
[eBook] 미국 주식이 답이다 2021 - 생초보도 돈 버는 글로벌 투자 원포인트 레슨
이항영.이승원.장우석 지음 / 예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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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주식을 사 본적이 딱 한 번 있다. 친구가 다니는 회사가 곧 어떤 회사를 살 것이니 사란다. 몇 배가 오른단다. 주식을 어떻게 사는지도 몰라서 아는 동생에게 부탁해서 몇십만 원치를 샀고 1.5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던 것 같다. 그게 십 년도 전의 일이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는 주식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주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자신이 열심히 할수록, 더 열성적으로 주식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 역설적이기도 하고 도박 중독처럼 무섭게도 보였다. 본인은 남들과 다르다고 했는데, 번 돈은 구경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에게 주식은 돈 놓고 돈 먹기인 투기에 가까웠고, 미국 회사들의 기업공개와 배당, 투자 문화를 보며 부러워했다.

이것이 주식의 'ㅈ'자도 모르는 내가 가진 주신의 지론이다.

그러다 어느 날, 카카오뱅크에서 가입하면 해외 주식을 살 수 있는 만 원을 준다고 했다. 몇 번의 클릭이면 계좌도 만들어준단다.

내가 좋아하는 애플의 주식을 0.1주라도 살 수 있는 것이다. 아주 복잡하고 돋보기가 필요할 것 같은 - 본다고 해도 의미를 알 수도 없지만 - Box Plot Chart와 Candlestick Chart 없이, Line Graph로 주가 추이를 보여주고 기업의 간단한 정보와 설명 그리고 관련 뉴스가 제공되는 페이지에서 쇼핑하듯이 클릭하면 구매 신청이 되었고, 환전도 알아서 해주고, 구입한 금액만큼 알아서 주식도 쪼개서 주었다. 하루 정도 지나면 거래도 완료된다.

국내 주식을 해보지 않으니, 이 절차가 간단한 것인지도 모르는 무지 상태이다. 하지만, 텔레비전 뉴스 화면에서 보이는 증권 거래소의 복잡하고 분주한 그리고 아주 전문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였다.

옛날에 주식 고수가 있었단다, 그는 많은 돈을 날리고, 백의종군해서 투자할 회사를 철저히 조사하고 직접 방문해가며 주식을 했고, 그래서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참 끄덕거려지는 이야기였다. 실적이 있고 올바른 기업의 주식을 사서 회사는 자본을 모으고, 투자자는 회사가 성장함으로써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이나 배당 이익을 보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그래서 애플 주식을 사고 싶은 것이 아니고 가지고 있고 싶었는데, 그것이 이루어진 것이다. 내 친 김에 미국 주식 책을 알라딘에서 검색해서 이 책을 만났다. 세일즈 포인트가 높고, 평점 수와 평점이 높고, 북플 친구분의 글도 발견되어 바로 구매했다.

책을 펼치고 곧 만난 다음 문장들이 그 끄덕거리는 이야기에 힘을 실어 주었다.


기업의 실적을 근거로 장기 투자하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주식 투자이고 주식시장 본연의 모습이다. p6
투자자가 봐야 할 정보는 기업의 실적과 가치value가 전부다. p8

그리고, 이 책은 코로나의 팬데믹의 한 가운데인 2020년 8월에 출간되었다. 재택근무가 급증하면서 IT 관련 회사와 재택근무를 위한 노트북 구매 - 우리 회사도 최근 데스크톱 개발자들의 재택을 위해 그 비싼 맥북을 몇 대를 구매했는지 모른다 - 에 따른 ADM, 애플 등의 관련 주에 대해서도 보다 생생한 정보를 담아서 소개해준다.
그리고, 펀드와 비슷하지만 결국 주식인 ETF (Exchange Traded Fund)도 상세히 설명하고 후반 부에는 기나긴 목록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2009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려다 애플 주식을 산 사람의 사례에서 그가 2016년까지 애플은 700%, 삼성전자는 70%의 수익률을 거둔 것 그리고 그가 2020년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애플은 2,000%, 삼성전자는 400%의 수익이 났음을 보여주면서, 미국 시장의 상향 곡선의 크기를 보여주고 또한, 국내는 작전 세력, 기관, 외국인 등이 시장을 어떻게든 조작할 수 있지만, 미국은 시총이 3조 6천조 원으로 시장 조작 자체가 불가한 것을 잘 알려준다. 시장이 상향 곡선이고 삼성과 같은 회사들이 즐비한 곳, 그래서 미국 주식이 개인이 하기에는 더 안전한 것 같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해외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19년이 지났지만, 국내 주식 시가 총액의 1.2%밖에 안 된다고 한다. 영어를 알아야 한다는 오해와 막연히 어렵다는 생각이 낮은 비율을 만든 것 같다.
이 책은 미국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유명 투자자 또는 투자사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사이트, 주요 지표를 확인하는 사이트, 실적 발표, 배당일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알려줘서 길라잡이가 될 것 같다.
오늘 강남 교보에 갈 일이 있어 다른 미국 주식 책이 있나 찾아보았지만, 우연히 고른 이 책이 그나마 괜찮았다. 다른 책들은 지나치게 기업 소개에만 치중하거나 배당 쪽으로만 쓰여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주차권 확보를 위해서 한 권 또 샀다.
이 책은 전차 책으로 봤는데, PDF 형식의 전자책은 처음인데, 책장 넘기기도 안 되고 폰트도 작고 목차도 제공되지 않아 굉장히 불편하다. 종이책을 다시 사야겠다.
한 참 쓰다 보니, 주식의 'ㅈ'도 모르는 내가 너무 주식 이야기를 쓴 거 같아 주제넘은 것 같다.
아, 그런데, 이벤트로 받은 만원으로 애플과 나이키 주식을 사고, 애플 주식 만 원치를 더 사서 총투자 금액 2만 원인데, 무려 8.31%의 수익률로 1,659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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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0-10-1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8%의 수익률이라니 대단하시네요ㅎ 저도 미국주식을 투자하고 있고 추천하고 싶은 1인입니다.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던, 아주 얇지 않은, 그렇다고 두껍지 않은 영어책들을 리스트업해 봤다.

책을 읽어주고, 책 뒤의 바코드 스캔으로 북플에 추가해두었던 것들이다. 시리즈 별로 묶고 싶었지만, 책이 많고 정렬이 힘들어서 일단 그냥 뿌렸다.


Critter

이 녀석은 참 개구지고 능청스럽다. 얇아서 몇 권씩 한 번에 읽어 주기가 좋았다.


Arthur

미국 중고등학교 드라마에 나오는 생각이 많고, 아주 뛰어나지 않지만 노력하고 좌충우돌하고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내는 주인공 캐릭터인 Arthur 이야기로 Critter와 비슷한 수준이다.


Olivia

Olivia를 보고 있으면, 역시 남자아이들 보다 여자아이들이 깊거나 또는 좀 더 멀리 가 있는 생각을 하는구나를 알 수 있다. Arthur와는 다르게 뛰어나다. 그냥 뭘 좀 잘한다.


Amelia Bedelia

Maid가 현재에는 참 이해하기 힘들다. 처음에는 이 책들을 애들에게 읽어줘야 하나 고민했다. 주인집의 하녀가 펼치는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인데, 이민 와서 말을 잘 못 알아듣지만, 착하고 열심히 해서 모든 게 잘 된다는 결말인데, 썩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아이들은 웃었지만, 계속 읽어주고 싶지는 않았다.


USBORNE YOUNG READINGS

이 책들은 좀 두껍지만 아주 좋아한다. 딱 이 정도의 문장과 내용이 있는 한글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아주 축약하지도 않고 어른이 읽어도 상식이 쌓일 정도이다. 70-80쪽 되어서 한 번에 읽어주기는 입이 좀 아파도 좋다.


앤서니 브라운도 ZigZag 시리즈도 한 번에 몇 권씩 읽어주기 좋다.


올해가 또 많이 갔지만, 좀 더 두꺼운 영어 동화책, 청소년 책을 다시 나도 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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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코끼리를 쏘다 : 조지 오웰 산문집 반니산문선 4
조지 오웰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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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의 첫 산문인 '너무나 즐겁던 시절'을 마냥 듣고 읽었었을 때는 1984와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이 쓴 단편집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디오북으로 먼저 듣고 읽는 것의 단점일 것이다. 첫 산문을 읽고 나서야 이것이 조지 오웰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았다. '너무나 즐겁던 시절'의 세인트 시프리언스 학교에서 상급 학교 장학금 획득을 위해 입학이 허가된 가난한 아이의 이야기는 단편의 허구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너무나 즐겁던 시절'에서는 그 시절 영국의 기숙사 학교에서 아이들이 취급당하는 만행에 가까운 작태를,

'코끼리를 쏘다'에서는 버마 경찰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전체주의'의 모순을

'나는 왜 쓰는가'에서는 민낯의 작가들에 대해서

'책방의 추억'에서는 상업적으로 취급되는 책과 허영으로 사는 구매자들을

'어느 서평가의 고백'에서는 서평의 참 현실적인 '찍어냄'을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는 유토피아, 디스토피아에서 과연 다루는 것은 무엇인지, 종국에는 그것들이 그리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인류애임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그래서 왜 어떻게  조지 오웰이 1984와 동물농장을 써나갔는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흑백 사진 속의 다부지게 입을 다물고 있는 작가가 쓴 책의 내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p123

이 문장을 마주하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일단,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리고 몇 번인가를 읽고, 인터넷에 조지오웰에 대해서 찾아보고야 뜻을 알게 되었다.

글이 현란할수록, 복잡할수록, 즉 기교를 부릴수록 그것은 작가의 진실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거나 진실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 조지 오웰의 글을 쓸 때의 6가지 원칙을 보자.


(i) Never use a metaphor, simile, or other figure of speech which you are used to seeing in print.

(ii) Never use a long word where a short one will do.

(iii) If it is possible to cut a word out, always cut it out.

(iv) Never use the passive where you can use the active.

(v) Never use a foreign phrase, a scientific word, or a jargon word if you can think of an everyday English equivalent.

(vi) Break any of these rules sooner than say anything outright barbarous.


간명하고 명확하게 쓰라는 것이다.
여기서 위트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의 산문을 읽다가 혼자서 허공을 대고 몇번이나 크게 웃었는지 모른다.

"철도 안내서 수준만 넘으면 어떤 책이든 미학적 고려해서 자유롭지 않다" p116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를 알아야하고, 그 '작가'가 속한 사회와 시대상을 또 알아야할 것이다. 'E.H. 카'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코끼리를 쏘다'는 조지 오웰과 그의 그 유명한 '1984', '동물농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버마 경찰 시절의 여권 사진

출처: Shooting an Elephant 위키 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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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01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책과 겹치는 글들이 있더라고요.
어디에선 이런 책을 산문집이라고 하지 않고 칼럼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지요.

초딩 2020-10-03 01:50   좋아요 0 | URL
Essay, Prose를 한참 찾아봤는데 ㅜㅜ 무슨 차인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게다가 칼럼집까지하니 갑자기 더 어렵습니다 ㅎㅎ
^^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