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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 1993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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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가 (화자) 또 다른 작가의 (박부길) 생을 쫓으며 그 작가의 소설과 함께 풀어가는 연막친 자전적 소설의 느낌. 책속의 책에 작가 속의 작가가 있는 독특한 구조. 창작자는 읽어봐야할 소설. 그리고 이승우의 사유를 한껏 즐겨볼 수 있는 소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에 손이 가게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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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감시원 코니 윌리스 걸작선 1
코니 윌리스 지음, 김세경 외 옮김 / 아작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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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치우친 편식 독서를 올해는 개선해보고자, 알라딘에서 뜨겁게 주목한 코니 윌리스의 걸작선 1 '화재감시원'을 덥석 구입해서 읽었다. 1월의 무거웠던 독서로 혹사당한 목뼈에게 휴식도 줄겸. 그래도 무거운 독서는 여전히 좋다.

휴고상 11번, 네뷸러상 7번, 로커스상 13번 그리고 평생 상을 너무 많이 받아서 '데몬 나이트 그랜드 마스터 상'까지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펜들이 뽑는 휴고상에 작가가 뽑는 네뷸러상 그리고 미국 SF와 판타지를 소개하는 '로커스' 잡지가 팬 투표로 뽑는 로커스상. 미국 SF계에서 받을 수 있는 건 모조리 받은 셈이다. 그래서 작가의 소개 첫줄에 있는 '영미권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이라는 수식어가 증거가 있어야만 믿는다는 '과학적 회의주의자'도 끄덕이게 할만하다. 그래서 몸에 안좋을 수록 더 가득 사게되는 팝콘과 절대 제로가 아닌 콜라를 들고 세상에서 제일 편한 소파에 앉아 입을 헤 벌리고 영화를 보듯이 페이지를 넘겨갔다.



처음 나를 맞은 작가의 서문. 자신이 영향을 받은 작가와 작가의 책에 대한 소개, 그리고 입담 좋게 에둘러 단편들을 소개하는 그녀에게 홀딱 반해 찬사를 노트해 포스트잇으로 공손하게 붙여나갔다.



리알토에서

첫 단편을 읽었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추억하며, 입을 꽉 다물고 단편의 카프카적 불친절한 끝맺음도 각오하고 읽었다. 현기증이 나고 토했다. '산만한 의식의 흐름인가?'라는 노트를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를 그리워하며 버겁게 노트해서 포스트잇으로 붙였다. 마지막을 읽고, 내가 SF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급기야 네버를 펼치고 위키피디아를 찾아보았다. SF (Science Fiction, 과학 소설). 모호하단다. 나에겐 모든 장르가 포함될 것만 같기도하고 어떤 장르도 해당되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가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면 그것이 바로 SF다." by 나이트

"판타지는 개연성 있게 만들어진 불가능한 것이고, SF는 가능하게 만들어진 개연성 없는 것" by 셜링

곱씹을 정의를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정의 당하는 것을 몹시 싫어하는 것 같다. SF는. 그저 어려운 양자역학이 은유로 가득 써였다.


"이해가 기다리고 있소!" p39, 리알토에서



나일강의 죽음

코니 윌리스가 자신도 환상특급 같은 것을 쓸 수 있다고 과시한 작품이란다. 난 이제 환상특급을 보지도 찾지도 않을 것 같다. 작가는 각 단편마다 '후기'를 썼다. 어떻게 이야기를 발상하게 되었는지를 주로 쓴다. 나일강의 죽음은 그 후기가 더 볼만했다. 


"진짜로 무서운 것은 기차역 벽시계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시곗바늘이 없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p126, 나일강의 죽음 후기



클리어리 가족이 보낸 편지

나는 더이상 공상과학을 기대하지 않기로했다. 체념했다. 그냥 단편집을 읽고 있다라고 위로했다. 책을 가득 에워싸고 있는 수상경력과 찬사에 의구심을 느끼며, 알라딘의 리뷰를 봤다. 줄곧 별오 (5) 였다. 1984의 전체주의 사회처럼 찬사의 대 장사진을 나는 목도했다. 그래서 난 짜게 별을 줘야지라고 1984의 쥴리아처럼 도발을 결심했다.



화재감시원

드디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다! 공상 과학이다! 하지만 미래의 역사학도가 실습을 위해 2차 세계대전의 영국으로 시간여행을하고 화재감시원이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SF를 잊은 채 화재 감시원의 이야기를 순수하게 해나간다. 걸작선 1의 간판 단편인 화재감시원의 후반부는 작게 의도한 반전 마저도 식상했다. 1983년 수상작이라, 내가 미래에서 읽어 그런가보다.



내부 소행

책을 놓고 싶었지만 샀기 때문에 마지막 단편을 읽었다. 이미 분노의 밑줄도 그어서 되팔기도 무례해 보일 것 같아.


"미국인들의 지적능력을 과소평가하여 망한 사람은 없었다 - H. L. 멩켄" p241, 내부소행


이런 문장에 위로를 받아 본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p320, 내부소행


나는 코니 윌리스를 "입담 좋은 과학적 회의주의자"라고 힘 없이 부르고 싶었다. 2006년에 휴고상을 받은 이 소설은 내가 가까운 미래에 읽었음에도 신선하지도 않았다.



코니 윌리스 걸작선 2 "여왕마저도"에 실린 단편을 소개해주는데, 좀 더 공상과학적인 단편들이 있는 것 같아, 걸작선 1에서 받은 정신적 피해 보상의 대가로 읽어 보고 싶지만, 지금은 그녀의 수다에 힘이 없어 한없이 미루어본다.


SF 소설을 제대로는 처음 접하는 것이라 무지한 상태라 이렇게 비난을 퍼붓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래에 지금의 내가 몹시 부끄러울지 모르지만.





"이해가 기다리고 있소!" p39, 리알토에서

"진짜로 무서운 것은 기차역 벽시계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시곗바늘이 없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p126, 나일강의 죽음 후기

"미국인들의 지적능력을 과소평가하여 망한 사람은 없었다 - H. L. 멩켄" p241, 내부소행

"아무것도 없었다" p320, 내부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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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21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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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그녀를 ‘등대로’를 통해 만났다. 문장력 있고 그 시절부터 페미니즘을 다룬 여성 작가라는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고, 책의 낱장들을 모두 분리하고 그 위의 글자들을 모두 털어내 모은 다음 욕조의 뜨거운 물에 가득 붓고, 알몸으로 들어가 머리끝까지 잠수하며 유영한 것 같다. 울프의 이 자전적 소설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나는 먼저 그녀의 ‘의식의 흐름’과 ‘내적 독백’이라 불리는 서사를 이야기하고 싶다. 책장을 넘기며 노트한 것과 밑줄 친 것들을 가지고.


‘글’이 ‘대화’ 보다는 덜 하겠지만, 그들의 후에는 머리와 가슴속에 ‘이미지’가 남는 것 같다. 동원된 모든 단어들은 몇몇을 제하고 무의식의 바닥에 쌓여있을 것이다. 엄청난 만연체는 이 ‘이미지’ 남기기에 ‘주술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같다. p15의 노트


“급행열차에서 책을 읽다 말고 고개를 들어 농장들과 나무들과 작은 집들을 삽화처럼 바라보고는 읽고 있던 무엇인가를 확인한 듯 만족스럽고 힘차게 다시 책으로 돌아가듯이, 그는 아들과 아내를 딱히 구분하지도 않은 채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고 만족스러워져서 자신의 찬란한 지성의 힘을 온통 쏟고 있는 문제에 대한 완전하고 분명한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했다.” p48


하루 24시간 매분 매초의 모든 주변과 자신의 생각을 이와 같이 갈무리해두었다가, 글을 쓸 때 바라는대로 편리하게 꺼내 쓰지는 못할 것이다. 자신의 외부와 내부에 수백대의 카메라를 가지고 동시에 녹화하고 그것들을 실로 촘촘히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얼마나 벅찬 일일까. 울프는 이 녹화와 저장 그리고 적절하게 불러오기를 탁월하게 잘하는 것 같다. 사유의 시간을 압도적으로 많이 가지며 불러오기를 -어쩌면 무턱대고 - 반복하고 되씹으며 잘 정돈해두는 것일까?


“이제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산정은 안개로 덮였으니, 그만 누워서 아침이 오기 전에 죽으리라는 것을 아는 지도자라면 부끄러울 것 없는 감정이 슬그머니 그를 덮쳐와, 그의 눈빛을 창백하게 하고, 테라스에서 돌아서는 단 2분 사이에도 시든 노년의 표정을 탈색해 버렸다.” p50


비단, 울프 자신의 경험의 녹화 뿐만 아니라 그가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까지도 그녀의 만연체를 촘촘하게 꾸며주고 있다. 간접 경험의 주체에 거의 완벽하게 또는 그 주체보다 더 주체답게 이입을 하지 않았을까?


“하필 인간관계의 불안전함을 떠올리는 것이 고통스러운 바로 그 순간, ... 순간, ... , 순간, ... 순간, ... 카마이클씨가 노란 슬리퍼를 끌며 지나갔다.” p56


이승우씨의 ‘식물들의 사생활’처럼 - 처럼이라고 하기에는 ‘등대로’가 훨씬 일찍 쓰였지만 - 어떤 한 장면의 서사를 만나기도 또 만나지도 않을 여러 분절된 선들이 병렬로 나아가다 툭하니 멈춰 섰을 때 찍은 스냅샵을 배경으로 하며 써나간다. 잠시 한눈을 팔면 무엇을 서사하는 지 잊어버려 문장의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울프가 자신이 간접경험 한 주체보다 더 주체적으로 그것을 경험하듯 독자인 나도 더 울프적으로 그 서사의 한가운데 자리할 수 있다.


“삶이란 낱낱이 살아지는 사소한 일들로 이루어지다가도 또 일시에 파도처럼 커다란 전체가 되어 사람을 휘말아 올리기도 하고 해변에 철썩 던져 버리기도 하는구나 하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p65


그녀의 굴곡진 삶이 뱉어낸 이 문장.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야만 퇴적도 되고 침식도 되는가보다. 그리고 세상엔 일직선으로 곧게 마냥 흘러가는 물은 잘 없는 것 같다.


“한 항아리에 부어 합친 물이 나눌 수 없이 하나이듯이, 그처럼 찬탄해 마지않는 대상과 하나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p71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영혼의 영원성을 대화할 때, 반박하기 힘든 논리가 펼쳐진다. 그 논리의 큰 맥락 중 하나는 세상은 서로 반대되는 것들의 존재함이다. 해가 뜨면 해가 지고, 단단한 것이 있으면 부드러운 것이 있다는 식의. 그 대화에는 많은 예시가 사용된다. 여기의 은유처럼. 소크라테스의 경우는 1부터 차곡차곡 1식 그 예시와 은유로 꾸역꾸역 하지만 빠르게 20까지 논리를 전개해서 1과 20이 같음을 증명한다. 그 쌓아감에 녹아들어 종국에는 자연스럽게 끄덕이게 된다. 울프의 이 은유 또한 그녀의 깊은 사유를 통해 끄덕이게되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 같다.


“비용이 50파운드는 될 거에요” p91


이 현실적인 옥죄임은 여러 번 반복된다. 고결한 사유를 헤치는 이 현실적인 문장은 인생의 무상함마저도 느끼게 한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더 좋아 곡기에 괴로워하는 인간이 되었다면 사유할 수 있을까? 크누트 함순의 굶주림에서도, 그래 결국 배를 타지 않았던가?


“’울프’는 어떠한 사소한 일상에서도, 아무리 짧은 시간에서도, 아주 적은 인물들에서도 인생의 무한한 상념들을 끌어내 흩어 뿌릴 수 있을 것 같다.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현혹한다. 전뇌를 흠뻑 적시게 말이다. “ p110 노트


그렇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 아무 문장이나 낭독하고 우리들은 몇 시간이고 떠들 수 있을 것 같다. 진정으로. 유쾌하고 무겁게.


“새벽이 몸을 떨고 밤이 정지하는 주저의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p185


만연체뿐만아니라 이렇게 간결하고 함축적인 묘사도 일품이다. 울프는.


‘울프가 등대로를 ‘제작’하는 과정을 전기문처럼 자세히 다루고 있어 해설마저도 흥미롭고 경쾌하다. 무엇을 전달할지, 각 ‘부’의 구성은 어떻게 할지, 누구에게 어떤 중요도를 둘지, 울프의 제작 과정을 보는 것이 경이롭다.

p286 노트


울프의 이 어마어마한 문장들을 멋지게 번역해주시고 해설도 이렇게 써주신 최애리 역자님께 감사드린다. 그녀의 신간 알림을 신청하며.


“등대로는 작가 자신의 부모와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 그녀가 이 작품을 소설이 아니라 ‘엘레지’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p288, 해설


엘레지: 서정시의 일종으로 애도와 비판의 감정을 표현한 시. 셜리, 밀턴, 테니슨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 “바로 이거야’ p274의 원문은 “I have had my vision”이다. 최애리님의 멋진 - 의역에 가까운 - 번역이다. 최애리님에게 찬사를 보내면서도 원서 또한 보고 싶다.




Reference


제임스 조이스

자기만의 방

그림형제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월터 스콧 p161

발자크 p167

그리고 ‘최애리’

"급행열차에서 책을 읽다 말고 고개를 들어 농장들과 나무들과 작은 집들을 삽화처럼 바라보고는 읽고 있던 무엇인가를 확인한 듯 만족스럽고 힘차게 다시 책으로 돌아가듯이, 그는 아들과 아내를 딱히 구분하지도 않은 채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고 만족스러워져서 자신의 찬란한 지성의 힘을 온통 쏟고 있는 문제에 대한 완전하고 분명한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했다." p48

"이제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산정은 안개로 덮였으니, 그만 누워서 아침이 오기 전에 죽으리라는 것을 아는 지도자라면 부끄러울 것 없는 감정이 슬그머니 그를 덮쳐와, 그의 눈빛을 창백하게 하고, 테라스에서 돌아서는 단 2분 사이에도 시든 노년의 표정을 탈색해 버렸다." p50

"삶이란 낱낱이 살아지는 사소한 일들로 이루어지다가도 또 일시에 파도처럼 커다란 전체가 되어 사람을 휘말아 올리기도 하고 해변에 철썩 던져 버리기도 하는구나 하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p65

"한 항아리에 부어 합친 물이 나눌 수 없이 하나이듯이, 그처럼 찬탄해 마지않는 대상과 하나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p71

"새벽이 몸을 떨고 밤이 정지하는 주저의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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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2016-02-16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당장 읽고 싶어지는 책인데요!! 저도 글자들을 다 털어내고 욕조에 담아 푹 잠기고 싶어요^^ 문장 속에 잠기는, 짜릿하고 황홀한 그 느낌이 막 상상돼요ㅎ

지금 카프카를 읽고 있고, 그다음엔 프루스트와 관련된 책들을 공부 삼아 읽을 예정이고, 카뮈와 그르니에가 주고받은 서한집도 읽어야 하는데... 이 급 설렘을 책임지세욧!!ㅎ

초딩 2016-02-16 16:40   좋아요 1 | URL
우앙 저도 카프카랑 카뮈 올해 다시 시작해야하는데 :-)
생의 이면, 서양 미술사, 등이 먼저 기다리고 있어요 ㅜㅜ
그래도 어서 그들에게로 빠질래요 ㅎㅎㅎ

에이바 2016-02-16 16:49   좋아요 2 | URL
저도 여기 껴서 수다떨어도 될까요? 이번에 카뮈 `나눔의 세계` 나왔는데 카뮈덕후 물고기자리님이랑 카뮈 재독계획 세우신 초딩님께 추천합니당...

물고기자리 2016-02-16 16:56   좋아요 0 | URL
헐!! 대박^^ 검색해보고 왔는데 가슴이 두근두근해요ᄒ

초딩 2016-02-16 17:00   좋아요 0 | URL
우악 감사합니다. 장바구니 담고 중고알림까지 착실히 했어요!!!!
딸이 쓴거군요. 근데 거의 집대성 같던데~ 우아 엄청 궁금하네요~
에이바님이 이리 글을 남겨주셔서 엄청 좋아하고 있어요~

초딩 2016-02-16 17:01   좋아요 0 | URL
우아 에이바님 서평 바로 있어서 깜딱 놀라고 좋아합니다 ~

에이바 2016-02-16 17:04   좋아요 1 | URL
장난 아니죠!! 사진하고 소개된 거 보고 이건 사야한다 생각했지요. 이런 책은 꼭 사둬야 해요. 두고두고 볼 수 있게요 ㅎㅎㅎㅎ

에이바 2016-02-16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을유문화사 데미안은 나쁘지 않아요. 제가 을유 판형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 출판사 번역 심사가 꼼꼼하기 때문에(그렇대요...), 초역도 많고 그래서 신뢰하는 편이고요. 굳이 단점을 꼽자면 각주가 아니라 미주라 독서할 때 불편할 때도 있어요. 때로는 집중이 잘 되어 좋기도 하고요. 저는 문동 판도 괜찮게 봤는데 제 취향은 을유...

초딩 2016-02-16 17:25   좋아요 0 | URL
아!!! 번역 심사가 까다롭다고하니 무한 신뢰가 가려고하네요. 헤세 책들을 다시 보려고하는데 을유문화사 꼭 침고하겠습니다. 아니었음 문동으로 갔을 것 같아요 :-)

에이바 2016-02-16 17:30   좋아요 1 | URL
문동이 안인희 교수님 번역이었던 것 같은데 문동도 좋아요. 미리보기로 앞부분 꼭 읽어보시고 잘 맞는 번역으로 읽으시길 바랍니다 ㅎㅎ 저도 헤세 책 읽으려고 한참 찾아봤었는데 크눌프 같은 건 제맘에 드는게 민음사밖에 선택권이 없어서 읽지 않았어요.(?) 초딩님 파이팅입니다...!

초딩 2016-02-16 17:36   좋아요 0 | URL
읔 댓글 잘 못 달아 지우다 날아가버렸네요 ㅎㅎ
크눌프 권혁준님 번역과 해설 정말 좋더라구요. 크눌프가 헤세 자신을 많이 투영해서 더 그렇겠지만, 크눌프의 해설만으로도 헤세를 참 잘 이야기해주시더라구여~
출판사와 역자 잘 비교해서 읽겠습니다. 을유 알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에이바 2016-02-16 17:38   좋아요 1 | URL
북플이 자주 그래요... 전 그래서 피씨로 거의 쓴다는....ㅋㅋㅋ 크눌프 권혁준 번역가 기억할게요. 다음에 저도 이 번역으로 읽겠어요!
 
화재감시원 코니 윌리스 걸작선 1
코니 윌리스 지음, 김세경 외 옮김 / 아작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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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윌리스와 그녀의 단편모음집의 찬사가 작품 중 하나인 `내부 소행`에서 영매가 접신해 말하듯 화려하다.어쨌든 SF의 `그랜드 마스터`상까지 받았다하니.리뷰도 별오(5)에 한결같다.1984의 사회처럼. 하지만, 내겐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입담 좋은 그녀의 글이 부담스럽다. SF정의를 다시찾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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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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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는 분명 살인을 해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죄와벌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배여 있는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고는 어떻게 기괴한 살인자의 심리를 그리고 그 심리를 표출하는 대화속 말들을 이리도 섬뜩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비범인'에 속하는 사람은 어떤 단계를 넘어 인류를 위한 행동을 하기 위해 사소한 범죄 (범인에게는 살인과 같이 무거운)를 저질로도 된다는 논리로 주인공 - 살인자가 주인공이다! - 라스콜니코프 (로쟈)는 전당포의 노파와 그 동생을 도끼로 무참히 살해한다. 완벽하게. 자신이 자수하지 않았다면 끝내 드러나지 않게. 책은 온통 살인자 주인공과 주위 사람 몇명의 엄청난 대화와 그 대화 속 심리 묘사로 서사된다. '이렇게 말이 많은 책은 처음 읽어 본다'라고 지나가는 행인에게라도 토로하고 싶은 심정으로 1권을 읽었다. 책이 마치 거품을 물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본명에 애칭에 별명으로 친구들 이름만 외워도 영재교육일 것만 같은 러시아의 수억만리 긴 이름을 위해 친절하지만 버거운 '등장인물' 페이지를 정신없이 왔다갔다보면 주인공은 노파를 죽였고 예심판사 포르피리와 본격적인 대 심리전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문예출판사가 책 가운데가 참 잘 벌어지고, 조금 싼티나게 번뜩거리는 표지의 느낌과 촌스러운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역자 김학수 교수님 때문에 선택했다. 1권을 읽고나니 역시 문예답게 책 마지막 장이 떡하니 벌어져버렸다. 하지만 김학수 교수님의 번역과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까지 다룬 해설에 찬사를 보내며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소장본으로 한셋트 더 구매하고 싶을 정도다. 문예를 욕하지만 책장을 보면 문예가 많다.



책속의 밑줄로 사색의 부스러기들을 더해본다.


"사소한 것, 사소한 것일수록 중요하다! 이런 사소한 일이 왕왕 전체를 망쳐버리거든..." p14


"그때도 이렇게 햇빛이 비치겠지!" p17

이렇게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회상을 하는 말들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그 시점에 빨리 도달해서 무슨 일이 생겼을까 궁금증을 유발하게도 한다. 하지만 그 시점은 책을 다 읽고도 모호하게 어느 때인지 또 더 먼 미래인지 알수가 없다.


"고작 맥주 한 잔, 빵 한 조각으로... 이렇게 금방 머리가 명석해지고 의식이 맑아지고 의지도 확고해지니 말야! 쳇, 세상만사가 이렇게도 어리석다니!" p21

이런 것을 보면 데이비드 실즈의 '우리는 언제가 죽는다'처럼 러시아의 대문호도 인간은 기본적인 욕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역시 동물이다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 욕구의 표출이 동물의 그것보다 좀 더 신경질적이고 더 억울하게 - 그 표출을 좋든 싫든 받아야하는 상대에게 - 표현될 뿐인 것 같다.


"어떠한 인간이든 적어도 발길 돌릴 데쯤은 있어야 하잖겠어요?" p28

책의 초반에 지나가는 행인일듯 나오는 하지만 책의 마지막까지 영향을 주는 주정뱅이 마르멜로도프의 말이다. 이 문장이 머리를 때리는 순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까지 그 띵함이 가시지 않았다.


"그저 어깨와 몸이 들먹일 뿐이었쬬... 그런데 나는 여전히 그대로 누워 있었습니다" p34

직장에서 쫓겨나고 술로만 세월을 보내는 마르멜로도프의 딸 소냐가 생계를 위해서 창녀가 된 첫날이었다. 소냐는 마르멜로도프의 딸이었다. 재혼한 카체리나 이바노브나의 딸이 아니었다. 소냐가 창녀가된 첫날 벌어온 30루블을 카체리나 이바노브나에게 주고 벽쪽으로 쓰러져 누워서 우는 것을 서사한 대목이다. 카체리나 이바노브나는 밤새 소나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그 발에 입을 맞추었다. 하지만 주정뱅이는 서사된 것처럼 여전히 그대로 누워 잔 것이다. 희망이라고는 '유지'의 미약한 힘이라고는 다 타버리고 물까지 끼얹은 아궁이의 재에 불빛이라고는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것처럼 '존재하지 않는 가정'이다.


"인간이란 비열해서 무엇에나 곧 익숙해진다니가!" p48

그렇다, 한줌의 빛도 남지 않는 그 가정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죽음을 향해서가 아니고 죽지 않고 살아간다.


"그 착실한 두네치카가 것 같다와 결혼하다니..." p68

'것 같다'와 결혼하다니. '것 같다'와.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가 그녀가 일했던 집의 안주인 소개로 루쥔과 결혼하려할 때 라스콜니코프가 탄식하며 뱉은 말이다. 사랑보다는 사랑아닌 것들을 위해 결혼하는 두냐에 대한 이 통탄. 우리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의 허위를 정확하게 찌르는 뱉음이었다.


"그것을 끝낸 다음 날 가도록 하자. 그것을 끝냈을 때,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었을 때 ..." p85

그것. 라스콜니코프가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인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살해하는 계획이다. 그것은. '그것'이 이 책의 주요한 제재이며 그것을 통한 내적/외적 갈등과 사유 마음의 동요를 라스콜니코프와 주위 사람들에게 일으킨다. 그 동기와 결과가 추적 60분에 나올만큼. 그래서 표창원 교수가 그들의 심리를 설명해야할 만큼. 그래서 표창원 교수는 이 책을 매년 애/정독 하는지도 모르겠다.


"조그만 범죄가 몇천의 좋은 일로 보상될 수는 없을까? 단 한 생명으로 몇천의 생명이 부패와 타락에서 구제되는 거야." p103

히틀러와 나폴레옹식 사고 방식이다. 수단을 거룩한 목적으로 장식하고 정당화하려는 라스콜니코프의 생각이다. '영웅 (비범인)'이라면 더욱이 당연한 논리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리고 범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자신은 '영웅'이 아님을 알게된다.


"거짓말은 모든 유기체에 대한 인간의 유일한 특권이니까요. 거짓말을 함으로써 진리에 도달하는 겁니다!" p297

인간만이 말을 할 수 있고 또 인간만이 그 말을 이용해서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상대를 자신을 향한 그 허위의 말들을 거치며 진실에 - 거짓말을 처음 시작할 때는 결코 알지 못했던 - 다가갈 것이다.


"결국 일어날 건 일어나게 마련이에요." p 355

나는 운명론자이지만, 나는 숙명론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어날 일들은 일어날 것이다. 불.가.피하게. 그 일을 걱정한들 피하려 애쓰든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저 잊고 '지금'을 살아갈 뿐이다.


"도대체 무엇으로 범인과 비범인을 구별합니까?"

라스콜니코프와 포르피리 (예심판사)와의 엄청난 심리전이 시작된다. 1권의 후반부에. 포르피리의 날카로운 - 우리가 어떤 행동에 대한 이기적인 변명과 같은 어떤 류의 사람들에 대한 비굴한 정의와 분류에 대한 - 지적이다.


"사소한 것, 사소한 것일수록 중요하다! 이런 사소한 일이 왕왕 전체를 망쳐버리거든..." p14

"그때도 이렇게 햇빛이 비치겠지!" p17

"고작 맥주 한 잔, 빵 한 조각으로... 이렇게 금방 머리가 명석해지고 의식이 맑아지고 의지도 확고해지니 말야! 쳇, 세상만사가 이렇게도 어리석다니!" p21

"어떠한 인간이든 적어도 발길 돌릴 데쯤은 있어야 하잖겠어요?" p28

"그저 어깨와 몸이 들먹일 뿐이었쬬... 그런데 나는 여전히 그대로 누워 있었습니다" p34

"인간이란 비열해서 무엇에나 곧 익숙해진다니가!" p48

"그 착실한 두네치카가 것 같다와 결혼하다니..." p68

"그것을 끝낸 다음 날 가도록 하자. 그것을 끝냈을 때,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었을 때 ..." p85

"조그만 범죄가 몇천의 좋은 일로 보상될 수는 없을까? 단 한 생명으로 몇천의 생명이 부패와 타락에서 구제되는 거야." p103

"거짓말은 모든 유기체에 대한 인간의 유일한 특권이니까요. 거짓말을 함으로써 진리에 도달하는 겁니다!" p297

"결국 일어날 건 일어나게 마련이에요." p 355

"도대체 무엇으로 범인과 비범인을 구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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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13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책들 같은 출판사 인기의 그늘에 조금 가려서 그렇지 문예가 역사적으로 오래된 출판사입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서 책 홍보를 열심히 하고, 이벤트도 많이 합니다. ^^

초딩 2016-02-13 19:13   좋아요 0 | URL
아 :-) 저도 모르게 보니 문예가 책장에 많더라구요 :-)
페북도 열심히 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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