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향수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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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장의 이 사진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자신의 천재성과 은둔자와 같은 기이함을 투여한 그르누이를 통해 무엇을 전하려고 했을까?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의도했을까?

한쪽 도시의 끝에서 다른 쪽 끝의 도시에 있어도, 몇 개월 아니 몇 년이 지나도 맡았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다시 기억해 낼 수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이 기괴한 천재는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최고의 향수를 제조하기 위해 25명의 아름다운 소녀들을 무감각하게 살해하는 잔인함을 가지고 있다.

그의 재능으로 부와 명성과 탐욕을 얻었던 이들은 모두 죽으며, 마지막엔 25번째 피해자의 아버지는 그르누이의 향수 때문에 딸을 죽인 살인마인 그를 무척 사랑하게 되고 아들로 삼고자 한다. 탐욕으로 그 대상을 얻고 난 비극적 종말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냄새를 알고, 어떤 향수든 만들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은 냄새가 나지 않아 결국 인간 냄새까지 만드는 모순된 천재의 비애를 그리려고 했을까?

8년 이상 독일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머무르며 49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2천만 부 이상 팔린 이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는 왜 그토록 팔리고 읽혔을까?

역자의 말대로 '향수'는 소재가 특이하고, 18세기 풍속도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고, 독일 특유의 철학과 문학을 결합했지만, 난해하지 않고 쥐스킨트의 치밀한 문장력으로 독자를 작품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첫 작품이며 또한 대표작이다.

그런데, 이 18세기 프랑스의 한 남자로 무엇을 전하려고 한 것일까?


18세기 프랑스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혐오스러운 천재들이 적지 않았는데, 그는 그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이면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

단지 그의 천재성과 명예욕이 발휘된 분야가 역사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냄새라는 덧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중에서, p6


시각이 컴퓨터 네트 속도인 초당 1,250MB의 속도로 정보를 처리하면, 후각은 청각과 함께 초당 12.5MB이다. 그리고 우리 뇌는 시각을 처리하는데 더 많은 영역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The bandwidth of our senses by Tor Norretranders.


오늘 아침을 떠 올려본다. 일어나기 전 베개를 중심으로 몸을 비틀어 자고 있어서 어깨와 허리에 기분 좋은 비틀림이 느껴진다. 아침의 부산스러운 소리가 백색소음처럼 잠을 깨우지는 않고 들려온다. 십 년은 넘게 함께해온 친근한 매트리스가 요는 어디로 간데없어 내 손바닥에 그대로 느껴진다. 비가 와서 그런지 여느 때 보다 촉촉하다. 축축하지는 않고. 눈을 뜨기 시작하면 시각에 온통 집중되어 나머지 감각들은 존재를 인지하기 어렵다. 콘푸로스트에 우유를 붓고 한입 뜨니 우유가 달다. 국처럼 들어 우유만 또 마셔본다. 그리고는 운전을 좀 했다. 논슬립패드형 주차번호판의 숫자 하나가 어디로 달아나버려 집에 있는 하얀색 둥근 주차번호판을 대신했더니, 그 번호판은 앞 유리에 반사되며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뽐낸다. 공중에 UFO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후각은? 후각은 잠자는 동안도 잠에서 막 깨어날 때도 아침을 간단히 먹을 때도 운전을 할 때 느껴보지 못했다. 그리고 의도해서 후각을 발휘하기 위해 그르누이처럼 콧구멍을 벌렁거려봤지만, 난 그의 천재성과는 무관하다. 콧구멍을 좀 만져보지만, 수염의 촉감이 기회다 싶어 내 손가락에 자신을 어필한다.

일상에서 후각은 특별한 순간에만 찾아오는 것 같다.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쁠 때. 그리고 다른 감각의 원시적이고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생존'과 '종의 번식'에 따라 후각은 자신의 제역할을 충실히 할 뿐인 것 같다. 안전한 사회가 되고 일상에서 '종의 번식'에 관계된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 향 좋은 핸드크림이나 방향제를 통해 잠시 느끼다 익숙해져 그마저도 느낄 수 없다.

향수.

특별한 모임이나, 치료, 남녀의 만남에서 어렵게 후각이 주요 등장인물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때는 '향수'가 있다.

우리의 오감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의 오감이 제 기능을 덜하거나 못할 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한시적으로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우리는 잘 적응하지 않는가?

인간이 인지하는 일상에서의 빈도와 중요성은 그 인간의 삶의 수준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정치도 패션도 생각할 여유가 있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후각과 그 후각의 고도화에 서 있는 향수는 인간이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어야 생각해볼 수 있는 감각 같다. 그리고 그것을 수준 높게 (?) 쥐스킨트가 향수에서 다룬다.

'감각하다'는 다음과 같이 외부 세계를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던가. 그르누이는 냄새의 천재이지만, 정작 자신의 냄새는 맡지 못한다. 그리고 최고의 향수를 만들고 모든 바깥세상의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됨을 느끼지만, 그 추한 모습에 정작 얻은 것이 이런 것이냐며 실망하고 자신의 몸에 "그가 병마개를 열었다"라는 문장과 함께 향수를 붙는다. 공동묘지의 온갖 하층민들은 달려들어 그를 서른 조각으로 나누어 식인한다.


감각하다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리다.


sense

a faculty by which the body perceives an external stimulus; one of the faculties of sight, smell, hearing, taste, and touch.


인간 세상이 발전하면서 후각의 비중이 커진 하나의 모습으로 그르누이가 등장한다.

외부 세계를 무한히 감각하지만, 자신은 느낄 수 없었다.

이제, 감각하는 것을 넘어 외부 세계가 자신을 감각하게하고, 자신을 느낄 수도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조정되는 외부 세계는 추하고 실망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자멸한다.

'도를 넘었다'는 말이 어울리며, 그것은 우리 인간이 어떤 자연스럽게 설계되고 의도된 것을 넘어설 때, '자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쥐스킨트는 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이 위대한 책의 '던짐'을 유추해본다.

그가 병마개를 열었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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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04 17: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논문을 읽는 기분이 드는 리뷰에요. ‘후각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 ㅎㅎ
이 작품은 책도보고 언젠가 영화도 본것 같아요. 전 후각이 둔한걸 보면 발전형 인간은 아닌거 같아요 ㅡㅡ

초딩 2021-07-04 22:23   좋아요 2 | URL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저도 오래전 봤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기억납니다. 향수를 자신에게 붓자 사람들이 달려들었고, 형체도 없이 사라진 그르누이를요.
전 이 책 덕분에 제게 후각이 있는지 미안하게 인지했네요 ㅎㅎ
좋은 밤 되세요.

mini74 2021-07-05 15: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뭔가 향수가 이성적으로 해부된 느낌 ㅎㅎ 색다르고 재미있어요 리뷰가. *^^*ㅎㅎ 저는 향수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콘트라바스 참 좋아했어요. *^^*

초딩 2021-07-05 19:00   좋아요 2 | URL
색 다르게 봐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요즘 또 뇌과학책을 읽다 얼마전 시각화 관련 내용이 생각나서 같이 버무려 봤어요 :-)
좋은 저녁 되세요~
 

'향수'를 거의 다 들어서 다음 오디오북을 고르다 '작가는 처음이라'는 오디오북이 있어서 들었다. 초보 작가들을 위한 첫 책 내기와 출판 생태계를 소개해줘서 흥미롭게 들었고, 전자책도 사고 밑줄 긋고 빠르게 참고하기 위해 종이책도 샀다. 다 샀다. 저자나 문장은 고려할 필요는 없었다. 책의 콘텐츠에 관심 있었고 한 번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자책이 그은 밑줄만 추려서 목록 형태로 본다든지 검색을 하는 것은 탁월하지만, 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스캔하듯이 내용을 훑어보거나 띠지를 3M 플래그로 표시를 해서 찾아가는 것은 종이책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효율적이다.

아무튼, 마흔 살까지 열심히 살았고, 책과 신문을 꾸준히 보고 평소 글쓰기를 게을리하지 않아 상도 탄 작가가 굳은 결심으로 책을 썼고, 투고한 후에는 화장실에 앉아 그동안의 노력과 그 노고의 결과물로 인한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그 과정에서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성찰한 감회의 감정들이 어우러져 옆 칸의 사람을 의식하지도 않고 울었다는 이야기는 어떤 보통 사람이면서 보통 사람이 아닌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을 한 그래서 나도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동기부여를 뜨겁게 해 주는 사람을 우연히 중고거래에서 생각보다 좋은 물건을 들고나온 아저씨를 만나는 것 같았다. 거래 후에도 이제 내 소유가 된 물건에 대해 절약과 소유의 타협에서 오는 만족함을 즐길 때면 함께 생각나서 그 만족함을 더 해주는 그런 아저씨 같았다.



책을 내려는 목적부터 출판의 형태, 어떤 독보적인 주제를 가져야 하는지, 기획은 어떻게 하고 자료수집과 목차구성 추천사, 프롤로그, 에필로그, 문장을 쓰는 법, 글을 쓰기 위한 시간 확보, 진도 체크, 동기 부여법, 출판사에 책을 내기 위해 투고를 하는 메일의 구성, 출판 시장, 서점의 생리 등, 책을 내기 위한 모든 것을 다루었다. 물론 이 모든 내용의 깊이는 다소 부족하고 진부한 내용도 산재해서 책을 주의 깊게 읽지 못하고 통독하게 했다.

이 책이 세 번째 책이라고 했는데, 흔히 말하는 '대중서' 세 권을 썼다. 마흔 살이 마흔살에게 전하는 위로를 쓴 책과 유대인 교육, 그리고 이 책이다. 저자의 전문성도 아쉬웠고 좀 더 깊이 있는 내용도 접하고 싶어 책 쓰기 책을 검색했다.


그래서 이 책을 찾았다. 12년 차 편집자가 책을 쓰는 것에 관해 썼고 다루는 내용은 유사했지만,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직접 책을 편집하고 내는 일을 12년 한 사람의 목소리는 훨씬 더 체계적이었고 전문적이었고 신빙성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정독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다음 문장을 보니 생소하지가 않았다. 152와 225 그리고 20과 225 마지막 특히 마지막 단지 2cm 가 그 흐름이 이 문장의 구조가 두 번 읽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분의 책이 나온다면 그 넓디넓은 공간에 가로세로 152x225mm(평균적인 단행본 사이즈)의 공간만이 주어집니다. 이조차도 길어야 2주이지요. 신간 매대에 놓였다가 책 판매가 저조하면 바로 서가에 꽂힙니다. 주어진 공간은 가로세로 20x225mm 정도가 되겠군요. 네! 20mm, 그러니까 2cm 말입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p35

-알라딘 eBook <출판사 에디터가 알려주는 책쓰기 기술> (양춘미 지음) 중에서. 종이책 출간 2018년 8월


그래서 첫 책에서 152를 검색하고 아래 문장을 찾았다.


다시 말하면 내 책이 나오면 서점의 넓은 공간 중에 평균 단행본 크기로 가로 152mm, 세로 225mm 좁은 매대 공간만이 할당된다. 그것도 길어봐야 2주다. 판매가 신통치 않으면 신간 매대에서 바로 서가에 꽂힌다. 공간은 가로 20mm, 세로 225mm 정도로 더 줄어든다. 20mm, 그러니까 2cm다. 이것이 출판계의 냉정한 현실이다. p245

-알라딘 eBook <작가는 처음이라> (김태윤 지음) 중에서. 종이책 출간 2020년 9월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지만, 몇 번을 읽어봐도 하나의 문장과 그 문장의 복제본임을 부정하기가 힘들었다.

시중에 나온 책 쓰기 책이 현실에 맞지 않고, 책 쓰기 학원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본인과 같은 일반인에게는 너무 동떨어진 내용도 많다며 친근하게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이 첫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냈다고 하는 '작가는 처음이라'는 책이 '출판사 에디터가 알려주는 책 쓰기 기술'을 지나치게 참고한 것 같다. '작가는 처음이라'의 저자는 당연히 표절에 대해서 다룬다. 불행하게도 위 두 문장은 한 문장을 보고 '아이디어를 가져와 다시 정리' 한 것 같지도 않고, 자신의 사색과 철학으로 재정리한 것 같지도 않다. 자신만의 언어로 문장표현을 바꿔준 것 같지도 않다. 자료 수집 과정에서 모아 둔 것을 옮겨 쓴 느낌이 지배적이다. 혹시라도 위와 같은 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문장표현을 바꿔준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몹시 나쁜 짓을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한 권만 표절해도 사실상 작가에게는 치명적이다. 표절은 문장을 그대로 베낀 것을 말한다. CtrlC+CtrlV를 통해 글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문장을 갖다 붙였다면 명백한 표절이다. 즉 저작권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문장 표현이 다르면 표절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가져와 다시 정리했다면, 법이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 또한 원래의 글을 자신의 사색과 철학으로 재정리해도 된다. 자신만의 언어로 문장표현을 바꿔주면 된다. 저작권은 문장표현을 보호한다. p167

-알라딘 eBook <작가는 처음이라> (김태윤 지음) 중에서


책 쓰기와 출판의 생태계를 처음으로 접하게 해줘서 '작가는 처음이라'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오디오북, 전자책, 종이책을 모조리 산 것도 아깝지 않다. 그런데, 표절에 가까운 문장을 발견하니 책의 나머지에도 의구심이 든다. 저자가 말하는 '3개월 안에 책 내기'를 하다 보니 생기는 실수일까? 사실 그래서 오타도 있고 자음과 모음이 아예 깨진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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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7-02 23: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헉! 너무한데요??? 문단이 통째로…

초딩 2021-07-02 23:13   좋아요 5 | URL
좀 많이 놀랬어요. ㅜㅜ 정말 ㅜㅜ
그리고 이렇게 바꾸는군 괜찮나라고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지금도요)
근데 이 책이 책쓰기 가이드책이라니 ㅜㅜ 좀 화도 나고 우려도 되었습니다.

붕붕툐툐 2021-07-02 2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전 이걸 찾아내신 초딩님의 읽기가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깊이 있게 읽으시고 공부하는 모습 배워갑니다. 저건 진짜 대놓고 문장 좀 고치며 베낀 걸로 보이네요~ㅠㅠ

초딩 2021-07-03 12:35   좋아요 2 | URL
:-) 항상 저를 춤추게 칭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이 결국 차지하게 되는 2cm 라는 공간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표현을 이즈 잘 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음책에서 바로 또 만나서 누가 누구를 참고했는지 찾아보고 이렇게 포스트를 썼습니다. :-)

초란공 2021-07-03 0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학~~.ㅋㅋ 눈 밝은 독자님이십니다^^ 생각해보니 국내 출판 도서들은 참고문헌 정리도 안된 책이 많아서 항상 불만이었어요. ‘도대체 이 소리는 어디서 한건지‘ 확인이 불가능 해지는 것이 답답했는데, 자신이 참고한 문장이나 내용을 떳떳하게 참고문헌으로 정리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좋은 작가, 필자가 더 많이 나오겠지만 짜집기해서 책을 써내는 사람도 더 많아지겠지요. 어떤 주장을 페이퍼에 참고해서 쓰려고 해도, 원 출처가 어디인지 국내 서적은 참고문헌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초딩 2021-07-03 12:37   좋아요 2 | URL
우아 “눈 밝은 독자” 표현 넘넘 좋아요 :-)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인용 참고 한 것에 대한 원저자를 밝히는 것에 아주 인색한 것 같아요.
글들에 각주나 레퍼런스를 열심히 달면 훨씬 더 보기가 좋던데 … :-)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맑음 2021-07-03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너무 멋져요~!! 언제나 초딩님을 응원합니다~!!!!!

초딩 2021-07-03 12:37   좋아요 0 | URL
맑음님 ~ 항상 맑음님이 오면 재 서재가 맑아져요 :-)
좋은 하루 되세요~

자성지 2021-07-03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개월 안에 책 내기를 하다 보니 오타가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는 말에서 미소가 번집니다. 면밀히 살피는 독자들이 있어 표현 하나에도 더 신중을 기하며 지내는 것일 텝니다.

초딩 2021-07-03 16:16   좋아요 1 | URL
ㅎㅎㅎ 넵 :-) 저의 오타나 잘 못 된 것 보다 남의 것이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작가는 그전에 올바른 독자여야 한다는 말 좋았어요 ㅎㅎ

베터라이프 2021-07-03 15: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많은 북플러 분들은 자기만의 책을 내고 싶어 하시죠. 그건 정말 값비싼 스포츠카를 갖고 싶은 것과 비슷한 욕망이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초딩님~~~

초딩 2021-07-03 16:14   좋아요 2 | URL
사람들 상황에 따라 기획 자비 독립 출판을 할 수 있을 건데,
1인 미디어 시대에 따라 출간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점점 증가하는데, 그걸 또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용하는 이도 많아 지는 것 같아요. 문제는 잘못된 정보나 올바르지 않은 길로 출간하고 싶은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 같아요

베터라이프 2021-07-03 16:20   좋아요 2 | URL
초딩님 댓글에 다시 첨언을 드려봅니다. 저번에 출판된 극우 유튜버의 책 출판을 좀 알아보니 요즘은 일반인들도 정치인의 회고록 출판과 같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더라구요. 이러한 출판 형태가 양면성이 있어서 일반 독자들에게도 의미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아요. 다만, 사람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어하기에 스스로 많은 고려와 숙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

초딩 2021-07-03 16:27   좋아요 2 | URL
네 :-) 그말 양춘미 편집자이자 저자가 서두에 강조했어요.
그리고 그래서 나무에게 미안하지 말아야한다고요 ㅎㅎㅎ 초판 1~2천부가 팔리지 않으니 창고를 가지고 있지 못하는 중소규모 출판사들은 일정 기간 지나면 딱지 붙여서 모두 소각한다고요. 물류비 때문에 ㅜㅜ

베터라이프 2021-07-03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은이로부터 책 출판과 관련된 비용이 들어오니까 소규모 출판사들은 그런 조그만 수입이라도 얻고 싶어하더군요. 정부에서 지금도 소규모 출판사에게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 1인 독서률이 처참한 수준에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확대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정부는 안 그렇지만 다른 부류의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스스로를 교육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에 시기는 지금이 딱 좋지 않나 싶네요. 아까운 책들이 소각장으로 가는 건 안타깝긴 하네요.

초딩 2021-07-10 16:00   좋아요 0 | URL
출판사에서 인용이 바로 잡힐 것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로 방금 글을 올렸는데요, 일이 잘 해결된 것 같습니다.
ㅜㅜ 말씀하신대로 사람들이 책 읽는 것을 더 즐기고 책 사는 것에 책 내는 것에 덜 부담되는 좋은 정책이 절실 한 것 같습니다.
 
[eBook]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Call me Ishmael

"나를 이슈메일이라고 불러 달라"를 어떤 보편성을 살려 "내 이름을 이슈메일이라고 해두자"라고 명 번역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슈메일은 히브리어로 읽으면 이스마엘이 된다. 유대민족의 시조 아브라함은 아내가 자식을 낳지 못하자 하녀에게서 아들 이스마일을 얻지만, 후에 아내가 아들을 놓자 하녀와 이슈메일은 추방되어 팔레스타인의 사막을 방랑하게 된다. 그리고 작가는 그 이스마엘, 즉 이슈메일을 어떤 특정한 이유 없는 니힐리즘적인 도망자의 보편성을 뜻하며 이름 지었다고 한다. 보편성이란 무엇인가. 보편성은 '모든 것에 두루 미치거나 통하는 성질'로 universality 로 볼 수 있다.


Universality: the quality of involving or being shared by all people or things in the world or in a particular group.

세상이나 한정된 그룹 안에서 모든 사람 또는 모든 것에 관계되는 성질로, 즉 우리 모두에게 당연시되는 것을 말한다.


본처가 아닌 하녀에게서 '대체'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본처의 자식이 생기면 그 '대체'의 영광은 아무런 이유 없이 허무하게 버려지고 마는 것은 저 유명한 프랑켄슈타인에서 인용한 실낙원의 절규를 우리 모두가 공리처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가 청했습니까, 창조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끌어올려달라고?

- 실낙원", 프랑켄슈타인


그래서 "Call me Ishmael"은 이 땅 위의 우리 인간이면 누구나 짊어지고 있을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을 것이다. 그래서 역자는 그 보편성을 함축한 첫 문장을 '가정', '전제'로 "내 이름을 이슈메일 이라고 해두자'로 번역한 것이다.


그 방랑자이자 도망자는 구약성서 '열왕기'에 포악한 왕으로 등장하는 아합을 영어식으로 읽은 '에이해브' 선장의 배를 탄다. 에이해브는 자신의 다리를 앗아간 모비딕을 죽음과도 바꿀 만큼 증오하고 쫓는다. 쫓는 자, 공격자인 에이해브도 결국 우리 인간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증오로만 이루어진 심장을 가졌고, 복수로 된 말만 하고, 가차 없이 종횡무진 하지만, 복수 대상 종족의 뼈를 추하게 박고 있는 외다리만 가진 에이해브와 스타벅의 대화를 보라. 복수심에 눈이 멀어버린 에이해브를 제압해서 자신과 모든 선원과 피쿼드호를 구하려 했던 성직자 같은 스타박은 에이해브와 가장 큰 대립 구도를 가지는데, 이제 모두 수장의 소용돌이에 모든 것이 자명하게 빨려 들어갈 것이 명확한 추적 셋째 날에 그 둘은 모든 것이 해갈되었지만 그 해갈은 끝은 비극을 용해하고 뚫고 나아가지 못한 채 가슴 아프게 대화할 뿐이다.


“어떤 자는 썰물에도 죽는다. 어떤 자는 얕은 물에도 빠져 죽고, 어떤 자는 홍수에도 죽는다. 나는 지금 가장 높은 물마루에 도달한 파도 같은 기분일세. 스타벅, 나는 이제 늙었네. 자, 우리 악수하세.”

“오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고귀하신 분이여, 가지 마세요. 제발 가지 마세요! 보세요. 용감한 사나이가 울고 있습니다. 당신을 설득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p910


에이해브의 복수심과 증오와 분노가 모멘텀을 서서히 가속시켜 '행동'이 가열되어 나아간다. 그 감정들은 감정일 뿐. 시간이 지나고 바닷새와 지고 뜨는 해를 보고, 자신과 무관한 자연의 바다와 그 바닷속의 생명을 보다 보면 그 감정들은 결국 시간 앞에서 그 허무함의 베일을 벗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감정으로 이미 가속된 모멘텀은 이제 그 연료였던 감정이 없어도 더욱더 빠르고 광폭하게 돌아갈 뿐, 결코 멈출 수 없다. 그 모멘텀에 연결된 행동도 그리고 그 행동의 끝에 말려져 걸려있는 운명마저도 멈출 수 없다. 그래서 에이해브는 자신에게 두 에이해브가 있다 했던가.


어제의 영광은 원래부터 없었고 알 수도 없는 이유로 사라지고 내몰리어 목적지도 안식처도 없이 방랑하는 이슈메일은, 동력을 지속시킬 연료와도 같은 분노도 증오도 모두 사그라져 버렸건만 이제 그 모멘텀의 불가항력적인 가속으로 덧없지만 벗어날 수 없는 이룰 수 없는 그리고 죽음만이 결과로 기다리고 있는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에이해브를 '관찰'한다.


이 소설에서 이슈메일은 결코 주인공들에 낄 수 없다. 그가 이스마엘로서 자신의 삶이라고 여겼던 무대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아닌' 방랑자가 되었듯이, 이슈메일은 에이해브를 스타벅을 스터벅을 퀴퀘그를 그리고 그들의 피쿼드호를 바라보고 서사할 뿐이다.


고래의 분류와 신체 각 부위, 몸속의 장기와 머릿속, 습성 등에 대한 온갖 지식과 고래의 어장, 포경선과 보트, 각종 도구, 잡은 고래의 처리 과정과 그 귀한 기름의 정유 과정, 회사 등 포경에 대해 총망라한 서사와 고래에 관한 수많은 역사와 인물 등 그 모든 것을 고래의 분수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물줄기처럼 쏟아내지만, 정작 모비딕을 만나 싸우다 덧없이 이슈메일을 제하고 모두 수장되는 것은 몇십 페이지일 뿐이다. 이 또한 얼마나 허무한가. 수백 페이지에 걸친 모든 지식의 분출은 잡힌 고래든 도망친 고래든 모든 쫓는 자들을 산산조각 낸 고래든 그 모든 고래에게서 뿜어져 나와 저 대양에 그들 각 고래의 운명과는 무관하게 흩어져버린 물줄기처럼 덧없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최초로 백인에게 항쟁하다 전멸한 최초의 부족 이름을 딴 피쿼드호를 타고 우리 인생의 니힐리즘을 내용과 전개가 천차만별의 다층성과 인물과 사물의 이름이 중의적이고 복잡한 중층성 의미를 그 '허무함'을 가득 실어 그 수장의 소용돌이로 마치 우리의 죽음의 그 끝의 홀로 두텁게 내던진다. 그 첫 문장의 보편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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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1-07-0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7-10 16:03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감사합니다 ^^
행복한 하루되세요~

월천예진 2021-07-10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일 있으시군요. ^^ 인사가 늦었습니다. 축하드려요..♡♡♡

초딩 2021-07-10 17:18   좋아요 0 | URL
아 예진님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오늘도 맑음 2021-07-11 2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초딩님^^ 이게 머선일이고~!! 2관왕~!! 정말정말 축하드려요~!!! 넘 자랑스럽슴돠^^

초딩 2021-07-11 22:22   좋아요 0 | URL
우아 맑음님이 이리 좋아하고 축하해주시니 좋으네요~
어데고? ㅎㅎㅎ 친근하네요 :-)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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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최신 완역판) - 키케로에서 윌슨까지 세계사를 바꾼 순간들 츠바이크 선집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어떤 순간.

내 바로 눈앞에서 찰나가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진다. 나의 행동은 그 느려진 시간이 아닌 일상의 시간에 있는 듯한 착각으로 손을 뻗어 보지만, 그 손은 그 발은 그 몸은 멈추어있다. '안돼'의 모든 자음과 모음이 늘어지지만 '돼'의 마지막 모음이 여운을 마칠 때,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


또 어떤 순간.

여느 때처럼, 문을 닫고 딸깍 소리가 났다. 부드럽고 불협화음 없이 '딸각'. 그런데 그 문만은 닫히는 순간 들어와 버린 안에서는 영원히 다시 열 수 없는 문이 되었다.


반복되는 순간

2년 전 같은 주제로 이야기했던 그 사람이 같은 미소를 짓고 같은 제스처를 취하며 같은 주기로 몸을 앞뒤 좌우로 흔들며 장소만 바뀌었을 뿐 앞에서 그대로 재현한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반복을 마쳐버렸고, 마지막 재현이라는 것을 안다.


예기치 못한 순간

지난주와 같은 수요일을 만들지 않은 예기치 못한 순간이 왔다. 그것은 그마저도 한 주보다 더 큰 지름을 가진 원의 패턴이 되기는 한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기억하는 순간들은 어떤 것들일까? 우리는 그 기억되는 순간만을 특별히 기억하는 것일까? 그것이 어떤 사고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의 순간이기 때문에? 그것이 윤회하듯 반복하다 이제 종지부를 찍던 순간이기 때문에? 그것이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순간만을 기억하는 것일까?


우리의 모든 순간은 평등하다. 기억되어질 고른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그것이 어떤 순번이거나 부합되는 조건에 따라 소환될 뿐이지 않을까?


보통은 느긋이 앞서거나 뒤서거니 일어나던 것들이 단 한 순간 안에 응축되는 경우, 이 순간은 모든 것을 규정하고 결정짓는다.

별처럼 빛나는 순간들을 기억해보려 한다. p5


어떤 순간을 회상하는 그 순간은 현재이지만 그 과거에 속하는 것일까? 그 과거가 가미되어 다른 지금과는 다른 변형된 순간일까?

대관절.


구급차가 온몸으로 받은 도로 요철의 덜컹거림이 서스펜션으로 많이 필터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단절된 단차만을 가진 틈으로부터 짧고 강하게 '쿵' 소리와 전달되는 '흔들림'과 그 '흔들림'에 신음하는 이와 그를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함을 넘어 그저 손잡고 있는 것을 현재와 아무런 연관 없이 기억해 내는 것은 대관절 무슨, 그리고 어떤 순간인가.


단지, 서사되어졌고, 의도되어서. 선택되어졌고, 또 의도되어서. 선택되어졌고, 하지만 아무런 의도가 없이.

그래서 특별하다고 말한다 해도 정말 그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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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24 00: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른 번역자분의 책은 읽어봤는데
이 책은 사두기만 했어요^^* 초딩님 🌟 이 5개에 이런 리뷰를 쓰시다니 기대됩니당!ㅋㅋㅋ

scott 2021-06-24 00:15   좋아요 5 | URL
미미님 이책은 완역!입니다
다른 번역자 분은 몇개 챕터가 빠졌습니다.

미미 2021-06-24 00:16   좋아요 5 | URL
어쩐지! 뭔가 허전했어요.오옷😊👍👍

coolcat329 2021-06-24 10:36   좋아요 3 | URL
저는 정상원 이 역자가 참 맘에 들었어요. 이화북스에서 계속 츠바이크 번역되서 나오면 좋겠어요.

미미 2021-06-24 11:02   좋아요 2 | URL
전에 본 책은 역자사진이 보통 작가사진 두는 자리에 있고 번역도 제가볼땐 어색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샀지요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6-24 00: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정말 등단하시라니까요^^
이 심오하고 철학적인 글은 저같은 사람이 완전히 이해하기 역부족입니다
저 이 책 선물받아 고이 모셔두고 있는데 어서 읽어야겠어요☆☆☆☆☆☆

새파랑 2021-06-24 00: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마치 산문처럼 느껴지네요 ^^

scott 2021-06-24 00: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등단 강력 추천 합니다!!

초란공 2021-06-24 08: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츠바이크의 매력을 ‘광기와 우연‘으로 시작할까 봅니다!

coolcat329 2021-06-24 10:3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조카나 중딩이상 자식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입니다.

mini74 2021-06-24 2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응축된 순간 ~~ 뭔가 딱 맞는 표현같아요 구급차 비유도 멋집니다. *^^*

붕붕툐툐 2021-06-25 0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엔 엄청 생활글도 세밀하게 잘 쓰시더니 이런 글도 잘 쓰시고~
초딩님 진짜 내공이 장난 아니십니다!!

얄라알라 2021-06-25 11:49   좋아요 1 | URL
이런 초고수님들 글 읽으러 북플 중독자 자처합니다^^

페크pek0501 2021-06-25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은 보관함에 있을 거예요. 꼭 사서 볼래요.
 

왜 긴 이야기여야 하는가? 사실이나 감상이나 느낌이 오랫동안 각인되고 또 그것이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줘서 행동에까지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몹시 길거나 저자의 생각의 길을 곤욕스럽게 따라가거나 정말 의도적으로 전문적인 내용을 참고로 곁들인 난해한 내용에 묻혀 허우적거리거나 몇 페이지에 걸친 문장을 겨우 헤엄치고 나와야만 오롯이 이루어지는 것 같을까? 특히 마치 뼈에 각인시킨 것처럼 오랫동안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 남겨지고 그것이 이 어떤 다른 책을 보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사소한 일상의 일들을 볼 때 문득문득 되살아나 다시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감회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긴 이야기여야만 될 것 같다.


'어제의 세계'는 몹시 길고 그래서 오디오북은 20시간이 넘는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에 매료되어 그의 자서전 격인 '어제의 세계'까지 듣고 읽고 있다. 어떤 길이에 따른 결과론적인 계획이 무색한 페이지수와 또 그 보다 더 깊고 광대한 사건과 생각과 인물이 무수히 등장하고 변화하고 또 사라지기도 한다.

500쪽이 넘는 '어제의 세계'는 1차 세계대전 전 평화롭고 학문적 지식과 그 지식으로부터의 점잖은 교양 그리고 무한한 예술의 사랑이 그 어떤 위해도 없이 만고불변 지속할 것 같은 하지만 매우 보수적인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평화 시대부터 1차, 2차 세계대전을 거쳐 1940년대까지 서사하는 어제의 세계는 그 모든 어제의 세계와 오늘의 세계가 단절됨을 말하려고 한다. 오스트리아가 지난날의 광기 어리고 원시적인 잔인함과 폭력이 가득한 전쟁 따위는 이제 단절되었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 멸종되었다고 생각하다 1, 2차 세계대전의 오늘을 겪듯이 츠바이크는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이제 지난 두 세계 대전이 끝난 어제가 막 어제가 되었고 오늘의 새벽이 마치 오늘만 있을 뿐이라는 듯이 시작 되었을 때, 그 단절로 착각에 사로잡히는 우리에게 명징한 경고를 하고 있다.



세계사의 큰 이벤트 중에서 츠바이크가 선정한 14개의 역사적 사건을 서사한 '광기와 우연'의 역사도 '14'라는 숫자가 책의 페이지에 비해 그리고 수많은 역사적 사건에 비해 왜소하게 보일 수 있다는 그래서 세계사에서 겨우 14개의 사건만 다루어 부족을 넘어 결핍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 '14'는 세계사 그리고 그 너머 역사 또 더 넘어 '인류사'라는 단 하나의 포괄적이고 원래부터 하나뿐이었을 '1' 앞에서는 '많다'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14개의 사건이든 단 하나의 사건이든 140개의 사건이든 츠바이크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제목 그대로 인류의 '광기'와 '우연'에 의한 우리의 역사, 미화되고 인과관계가 명확해 반면교사로 삼고 항상 명료한 배경과 원인과 결과를 배워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그 역사의 이면을 주저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제시를 위해 14개라는 숫자는 충분할 뿐이다. 그의 해박하고 조예가 깊은 지식과 지혜의 바탕 위에 그 어떤 시인이나 작가와도 견주어 손색없는 감성과 그 어떤 이야기꾼도 울고 가게 할 스토리 텔링으로 서사 되는 14개의 사건에서 우리는 역사 속의 우리 인간의 '광기'와 '우연'을 배울 수 있다.



3개월 전 온갖 준비를 했다. 포경선이 완전한 정유 시설을 갖추고 넨티컷의 좋은 물을 가득 실어 모비딕을 잡기 전까지는 돌아오질 않을 것처럼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종이책을 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잠시의 시간에라도 한 페이지 아니 한 문단이라도 읽기 위해 전자책을 샀다. 아쉽게도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도 진도를 나가기 위한 오디오북은 없어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허사이다.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완독하지 못하고 여전히 200여 페이지가 남았다. 더 문제는 전자책 기준으로 700여 페이지를 읽었지만, 유사 이래 모든 인간의 행동, 풍습, 문화, 선행과 악행, 그리고 그도 저도 아닌 일상까지 모두 담고 포경에서 의학, 공학, 해운, 천문, 법학, 조세, 철학, 종교, 역사 그리고 음악의 거의 모든 학문을 끌어들이고,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온갖 원시 부족까지 다 구겨 넣은 이 거대한 책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향유고래의 머리에서 기름을 퍼내다 그 속에 빠져 죽을 뻔한 타슈테고처럼 인류의 모든 점도 높은 기름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도 못한 채 숨을 쉴 때도 그 농밀한 기름이 공기처럼 들어와 버리는 그 기름에 빠져 있다. 심연으로 가라앉아 이제는 향유고래와 함께 시체가 될 운명뿐인 타슈테고를 퀴퀘그가 고래 머리를 칼로 찢어 산파가 다리부터 나오려는 아이를 거꾸로 돌려 머리부터 빼서 아이와 산모의 생명을 살리듯이 구한 것처럼,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나를 그렇게 이 고래의 종이와 기름의 글자로부터 꺼내주기를 바랄 뿐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이 문장을 낳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초반에 달리는 기차에 사람이 떨어져 죽은 그 시작처럼 안나는 기차에 뛰어들어 죽고 만다. 이 두 사건의 사이에 안나와 브론스키, 키티, 레빈 등의 여러 인물이 나와 긴 서사를 이루며 세 권에 달하는 분량이 자리하고 있다. 그 '영지'라는 곳에서 파티에서 저택에서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인물들의 생각과 갈등, 독백과 대화를 수없이 밑줄 치고 읽고 또 읽었건만, 그 모든 읽음과 줄 침은 그 첫 문장의 끓으면 형태를 알 수 없이 마지막 음식에 바쳐지는 재료처럼 온데간데없다. 읽는 동안 너무나 사랑스러운 커플인 키티와 레빈은 초등학교 때 절친 이였는데 우리가 무엇을 함께하고 어떤 대화를 했는지 도저히 기억할 수 없고 설령 기억한다고 해도 그것이 정말 꿈속에서 잠시 있었던 일인지 심지어 다른 사람과의 일이었는지 그래서 두려워 우연히 만나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겨우 유도 질문을 통해서만이 접근할 수 있는 추억만을 간직하고 좋았던 모호하지만, 그런대로 따뜻한 감정의 덩어리만을 운이 좋다면 공유하고 있는 그런 오래전의 사람 같다.

그런데 난처한 것은 세 권의 책으로 다져서 읽고 그 유산처럼 남게 된 첫 문장의 의미를 정말 어떻게 해석하고 내 삶에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호한 것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 실효성은 내가 세 권이나 되는 톨스토이의 그 유명한 그래서 문동 고전의 첫 번째인 안나 카레니나를 완독했다고 떠벌리는 것보다 더 나은지 말하는 것은 망설여진다. 하지만 세 권의 안나 카레니나를 '나는 두 번이나 읽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 보다 그 첫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재독해서 얻는 것이 더 나을지 의문이 들어, 차마 또 손을 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단편을 쓰는 것이 더 어렵다고 했을까? 1,000페이지로 겨우 말 할 수 있는 것을 단 몇십 페이지로 동일하게 전달해야 하니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여기에서 고민해볼 대목이 있다. 대성당에서 레이먼드 카버는 자신이 단편을 쓰게 되는 때는 '무엇인가를 깨달을 듯 말 듯 모호할 때'라고 한다. 즉, 어떤 인생의 진리를 혼자 춥고 눅눅하고 어두운 골방에서 한여름의 바깥으로 갑자기 나가 풀 내음과 함께 강렬한 태양 빛을 온몸으로 한가득 받고 야외를 즐기는 인파 속에 있을 때, 잠시 이전의 외로움과 기분 나쁜 한기와 습함과 어두움이 이제는 다 사라져 버렸다고 기뻐하자마자, 일 순간, 강렬한 햇빛으로 피부가 따끔거리고, 몸을 녹여 불운하게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처럼 땅에 고이게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과 같은 땀이 수도 없이 흘러내리고, 가끔은 그 흘러내리는 땀을 태양이 강렬하고 빠르게 상전이 시켜 염분으로 피부에 자욱이 남게 하며, 풀을 밟고 뛰어놀기도 하고 그늘에서 미풍과 함께 낮잠을 자거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자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일순간에 이전의 그 어두운 곳과 지금의 이 밝은 곳의 차이가 흑백처럼 명백하지만 결국 나에게 달라진 것은 하나 없다는 것이 새로운 삶의 정수를 발견한 것 같지만, 대관절 누구나 다 익숙하게 겪는 이런 상황에서 값진 보물이라도 혼자 찾아낸 듯이 그 정수를 세상 사람들에게 들어 보이며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들어 올려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삶의 정수라고는 하지만 그 발견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또는 과거의 행동이나 사고에 어떤 관계를 주는지 도무지 명확하게 알 수 없을 때. 그런 때라고 한다.

이것은 열린 결말 또는 여러 가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빵집 주인이 새벽에, 그 빵집에 빵을 사러 갔다가 사고로 죽은 아이의 부모가 자신을 원인의 하나로 생각하고 원망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빵을 건네는 대목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할까? 이것은 무엇을 느껴야 할까라기보다는 무엇이 느껴지느냐는 질문이 더 올바를 것이다. 나는 이 단편의 이 대목을 읽고 참을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었다. 마치. 마치 나는 그 부모가 되어, 그 원망 섞인 분노의 화살을 따뜻하게 안은 채 위안의 김이 나는 빵을 건네는 빵집 주인으로부터 위안을 받았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처럼 뜨거운 눈물은 흐르지 않지만, 마치 좀 전까지 그때의 뜨거운 눈물이 가득 담겨있다가 방금 비워진 듯한 내 마음속의 용기에서 열기로 인해 다소 건조해졌지만 그래도 한때 눈물을 담았음을 증거하는 막 증발한 증기가 느껴지는 표면이 그리고 그 표면의 곡선이 느껴진다. 황갈색.

이 짧은 단편이 그리고 명확하게 무엇이 느껴지는지 모호한 이 단편이 수년이 지난 지금도 천 페이지가 넘는 장편과 함께 깊게 여운이 남는 것은 왜일까? 레이먼드 카버가 이야기했듯이 안개 속의 뿌연 노란 등이 모든 세상의 명징한 것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더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일까?


물론, 로알드 달처럼 타고난 이야기꾼의 반전의 일격이 단 한 번에 영원히 뼛속 까지 각인될 수도 있으니, 츠바이크도 톨스토이도 카버도 속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날로그의 반격은 LP판도 종이책을 파는 서점도 미술관도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서 멸종할 것 같은 이 현대의 시대에 왜 창고에 먼지가 쌓여 다시는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LP판 생산 기계를 찾아내는 것도 모자라 이제 그 기계마저 재생산에 들어가고 현재를 극명하게 말하는 스위프트가 최신 앨범을 예전 방식으로 디지털의 도움 없이 녹음하고 그 비싼 뉴욕 땅에 서점들이 다시 생겨나고 사람들은 여전히 미술관을 끊임없이 찾는지 그 아날로그의 반격을 보여준다. 왜일까? 이와 같은 맥락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재의 우리가 키보드로 글을 쓰는 것을 가장 퇴화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후쿠하라 마사히로의 하버드의 생각수업 후반 부에 우리가 왜 미술관에서 꼭 명화를 봐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아무리 큰 모니터가 크고 해상도가 높고 천연색에 가깝게 색과 빛을 표현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몇 번의 검색으로 수 분 만에 명화를 찾아서 볼 수 있다 해도, 바쁜 일상의 시계를 힘겹게 맞춰 예약을 하고 밀리는 차에서 하릴없이 지루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답답한 인파 속에서 긴 줄을 서서 밀려오고 밀어내야 하는 관람객에 섞여 촬영이 허용되긴 했지만, 도무지 사람들의 머리가 자꾸 프레임 안에 나와 사진을 찍기도 힘들고 그래서 맨눈으로 온전히 감상하기도 힘든 명화를, 직접 봐야 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지금 이 순간도 마음만 먹으면 단 몇 분 만에 마크 로스코의 ‘마티스에 대한 경의(Homage to Matisse)’를 볼 수 있지만, 그 용이함으로 찰나에 본 명화는 마찬가지로 우리 뇌의 극히 일부의 뉴런을 자극하고 사라져 버리고, 그것이 디자인적인 영감을 주거나 스티브 잡스에게 그랬듯이 어떤 혁신적인 UX를 창조하게 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예약이 갈망을 기다림이 절실함을 시야를 가리는 관객이 절박함을 가져다주면서 본 그 '마티스에 대한 경의'만이 나에게 좀 더 깊고 울림 있는 '감상'을 줄 수 있다. 



출처: Homage to Matisse, (1954) by Mark Rothko


그래서 장대한 긴 이야기가, 삶의 정수를 심연의 압력으로 압축한 단편이, 천재적인 반전의 강한 자극의 단편이 우리에게 저자의 그 전하고 싶음을 활자로 올곧이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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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20 08: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 너무 좋죠~♡ 저도 <어제의 세계>사두었는데 500페이지 이상은 시작하기가 두렵네요(ㅋㅂㅋ)

초딩 2021-06-20 11:01   좋아요 4 | URL
^^ 정말 맨 페이지로만 읽기는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 그 미끄러져 내려가듯이 읽히는 건 대단한 것 같아요. 참 잘 쓰는 것 같아요.

그렇게혜윰 2021-06-20 08: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 읽기 모임 있으면 가입할텐데요 ㅋㅋ

초딩 2021-06-20 11:02   좋아요 5 | URL
ㅎㅎ 넵. 정말 츠바이크로만으로 독서 모임을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파이버 2021-06-20 11: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 추천 100개 드리고 싶은... 요즘 시간이 없어서인지 두꺼운 책은 이제 선뜻 도전하기 어렵더라구요.... 저는 안나 카레리나 마지막 약 100페이지를 아직 남겨두고 있습니다 ㅠㅠ

초딩 2021-06-20 11:55   좋아요 6 | URL
^^ 100개에 또 천 번의 좋아요를 하고 싶네요 ^^
100페이지면 이제 많은 것들이 해갈되고 해소되는 국면의 어디일 것 같은데 ^^ 역시 종잡을 수 없네요 그 장대한 세권에서는 ㅎㅎㅎ
두꺼운 책을 단거리 하듯이 읽다 지치기 일쑤인 것 같아요 ㅎㅎ ‘피로사회‘에서 말하는 그런 쉼과 여유가 있음 좋을텐데 말이에요 ^^
‘여유‘로운 일요일 되세요~

새파랑 2021-06-20 11: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단편은 누구나 쓸수는 있지만 누구나 잘 쓸수는 없는것 같아요. 반면 장편은 아무나 쓸 수 없는 것 같고...
하지만 결론은 잘 쓴 글이 좋다는 거겠죠?
그리고 요즘 LP와 같은 아날로그의 반격 너무 좋더라구요^^

초딩 2021-06-20 11:56   좋아요 5 | URL
‘단편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잘 쓸 수 없고, 장편은 아무나 쓸 수 없다‘
우아 이거 정말 좋네요 ^^
역시 새파랑님!!! ㅎㅎㅎ
그리고 LP 표지가 예뻐서 좀 모았었는데 다시 듣고 싶네요 ㅎㅎ

초란공 2021-06-20 12: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초딩님 글 스크랩 기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초딩 2021-06-20 13:21   좋아요 4 | URL
절대 공감합니다.
구매평 남길 때 마다
스크랩 기능이랑 맥 리더에서 pdf 줄긋기 해달라고 탄원 올리고 있어요 ㅎㅎ
좋은 날 되세요~

그레이스 2021-06-20 13:1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첫문장으로 유명한 안나 카레니나와 모빅딕 함께 들어있네요!!!
로알드 달은 원서로 읽었는데 조금 소재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성당은 지극히 사실적인 현실묘사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구요
츠바이크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구요
어제의 세계는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

초딩 2021-06-24 15:39   좋아요 2 | URL
내 이름은 이슈메일 이라고 해두자.
그 첫 문장을 말씀하시는 거죠?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하녀 사이에서 태어나 쫓겨난. 방랑자! 세상에서 추방당한 자!
사실, 방랑자, 추방당한자 ‘이슈메일‘ (이스마엘) 그것에 매료되어 읽기 시작했어요 :-)

그레이스 2021-06-24 16:04   좋아요 1 | URL
예 출판사마다 번역이 조금씩 다른데,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한 듯 해요

Socool 2021-06-20 15: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광기와 우연의 역사 강추입니다. 흥미진진한 내용이 14편이라 짬짬이 읽기 좋아요.

초딩 2021-06-24 17:50   좋아요 1 | URL
^^ 내 보고 또 봐도 좋은 것 같아요. ^^ 그리고 반갑습니다~

Angela 2021-06-20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로스코 예요. 애정하는 작가, 작품!

초딩 2021-06-24 17:51   좋아요 2 | URL
네 ^^ 저도 애정하는 작가요~ 잡스 때문에 알게되어 그의 얇은 책도 하나 봤는데,
정말 천재적이고 그의 작품은 예술의 전당에서 봤을 때 정말 그 숨막힘이란 ㅎㅎㅎ 대단했어요 ^^

베터라이프 2021-06-21 1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슈테판 츠바이크의 인생 역경은 발터 벤야민과 흡사하죠. 반대로 테오도르 아도르노와는 상반된 운명에 처한 인물입니다. 지금도 츠바이크를 생각하면 뭔가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파시즘이라는 것이 이토록 평범한 삶을 짓밟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초딩 2021-06-24 17:53   좋아요 2 | URL
제가 댓글 주셨을 때, 딱 히틀러 대목을 보고 있었거든요.
정말 이 대단하고 위대한 위인이 그 힘틀러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 가슴아팠아요 ㅜㅜ
정말 짓밟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scott 2021-07-07 15: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수요일 해피데이!!

그레이스 2021-07-07 16:30   좋아요 3 | URL
저도 함께 축하합니다~♡

새파랑 2021-07-07 16:32   좋아요 3 | URL
이 멋진 페이퍼 기억이 나네요 ^^ 축하드려요👍

초딩 2021-07-07 23:47   좋아요 1 | URL
우앗 Scott님도 축하드려요 ^^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scott님의 열정과 꾸준함에 항상 큰힘 얻습니다!

초딩 2021-07-07 23:47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새파랑님도 넘넘 감사드려요 ^^
행복한 밤 되세요!

얄라알라 2021-07-07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무리는 로트코로! 초딩님 이번달에 당선작 뽑히실지 알고 있었어요^^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7-07 23:48   좋아요 0 | URL
로스코 ^^ 넘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북사랑님의 예견 그 자체로도 넘넘 감사드리고
이렇게 축하해주셔서 또 감사드립니다~

모나리자 2021-07-08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제가 오늘 아침 제가 본 책에서 마크 로스코를 접했어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뜨기 얼마전에 매료되었다는 화가더군요.
디자인의 심플함에!!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ㅎㅎ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초딩님~7월도 화이팅 하세요~^^

초딩 2021-07-08 10:31   좋아요 1 | URL
앗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
저도 잡스가 애플 디자인에 많이 영감을 받았다고해서 로스코 책도 보고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더 매료되었었어요 ㅎㅎㅎ
방가 방가요~
좋은 하루 되시고
모나리자님 당선작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