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아,
데아.
데아...


부를 필요가 없을 때, 이름은 무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추억할 필요가 없을 때, 사진은 찍지도 간직할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행복할 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날짜를 헤아릴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글은, 그래서 부족함이 없고 불만이 없고 심연을 마주할 일이 없다면 쓸 일이 없다고 합니다. 사유할 필요가 없다면.


이름을 부르고
사진을 간직하고
시간을 셈하고
글을 씁니다.



- 웃는 남자. 그윈 플레인
익살광대, 남작이자 후작이며 로드.
그리고 노인 우르소스, 늑대 호모.

소경인 데아는 그윈 플레인을 통해 낮과 밤을 압니다.
그윈 플레인은 자신이 로드 (귀족) 인 것을 알게 되었다가 다시 돌아 간 것을 아래에서 위로 간 것이 아닌, 밑에서 다시 위로 올라 온 것임을 데아를 통해 압니다.



팔백아흔아홉날에.


이십며칠전 뉴욕 JFK 공항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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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6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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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에서 도착한 김포공항. 공항이기를 마친 어색한 2층. 하지만 존재감을 끝까지 알리고 싶은 3층의 세븐 일레븐.

단 2일만에 온도는 영하가 익숙해져있습니다.

'익숙'과 '낯섬'은 속수무책인 변화에 대한 감상일까요? 그 '변화'라는 것도 그저 감상일까요? 신이 운명이 그저 가여워 동정하듯 - 하지만 더 가혹한 - 던져준 위안일까요?


'해픈 자는 소경입니다. 처음은 보되 끝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학자는 소경입니다. 자신의 무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p483


우리 모두는 소경이고, 소경인게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면에서는 보지 못하는 자들이 볼 수 밖에 없는 자들 보다 다행이라는 억측도 해봅니다.

날씨가 이렇게 추워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것들이 오지랖으로 걱정입니다.

나는 그 '걱정'이 다른 이에게 '사치'와 '위선'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혹독하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사랑의 진정한 이름은 노예 상태이다. 남자는 한 여인의 영혼을 통해 포로가 된다. 그녀의 살을 통해서도 포로가 된다. 때로는 영혼보다 살을 통해 더욱 꼼짝 못하는 포로가 된다. 영혼이 정인이라면, 살은 안주이다." p545


역시 무슨 소리인지 무슨 괘변인지 모르겠지만, '모르겠다'고 쓰는 나는 공범입니다. 나는 공범이고 맹신자에 억측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어떤 일이 닥쳐도 닥치지 않은 것 같은 순간이 있다." p548


어떤 극과 극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그건 순간이 아니고 일상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그것에 걸맞는 존재이고, '사람'은 그래서 비참하고 슬프고, 'Human being"은 현학적이고 가식적으로 부정하고, '연인'은 냉혹한의 그저 한 과정의 체류상탱인 것 같습니다. 


"5. 기억한다고 믿으나 망각한다" p661

생각해봅시다. 두 절이 앞뒤를 바꾸든 혼자 있든, 그저 진실을 조금 더 흐릴 뿐이지 않을가요? 망각한다고 믿으나 기억한다. 절대 진리는 그 역도 참이라고 합니다. 그 증거를 나는 찾으려 애썼는데, 애쓸 필요가 없네요. 절대 진리대로 내가 종속한 세상은 예외 없이 돌아가고 있으니깐요.


 

아키하바라역 다리 건너 저 길 언저리에서 나는 재잘 거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서 말했습니다.

그것들은 대사에서 방백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또 그 역으로 나의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데아는!"

p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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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
알베르 카뮈 지음,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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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을 이방인들로 ‘나‘를 ‘우리‘로 확대하려는 카뮈의 순수한 인류애적 욕심에 옮긴이는 형용사를 모두 빼버렸다. 해변의 총성은 ‘우리 도시‘의 축제를 위한 폭죽소리로, 단 한사람을 향했던 총구는 불특정 다수와 지나가던 개에게 향하게 했지만, 카뮈는 독자가 무감각하게 읽어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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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7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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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1984가 전체주의 전체를 역사 책처럼 그리고 언어와 법을 거론하며 정교하게 서사했다면, 동물농장은 그보다 인물에 더 중점을 두고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묘사했다. 그래서 동물농장은 극적 요소도 강하다. 그 끝은? 그 끝은 아무것도 없다. 1984처럼. 오싹한 적막만이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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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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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15: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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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08: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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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0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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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0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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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08: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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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11-17 11:15   좋아요 0 | URL
사이러스님은 분명 몇번씩 언급했습니다. 서평단에 들기 위해 서평을 쓴다는 식으로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목적을 위해 방법이 훼손되는 느낌이 짙었습니다. 사이러스님이.
그래서 저는 북플이서 구독을 중단했구요.
말씀허신대로 분명 읽고 있는 신간이라했고
잘못 기재하셨다했는데 수정하지 않으셨네요 ㅜㅜ

2016-11-17 1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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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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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1: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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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2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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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2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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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7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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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 갈등이나 반전은 없다. 순수하게 따라지 인생에 대해 서사한다. 그런데 책장이 잘 넘어가는 것을 보면 오웰은 분명 이야기꾼임에 틀림없다. 1984와 동물농장을 그렇게 써 내려간 재담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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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2016-11-15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지 오웰 좋아해요! 잘 지내셨나요?

초딩 2016-11-15 13:48   좋아요 0 | URL
한달 정도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방랑님도 잘 지내시죠?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작년 이맘때 방랑님을 뵈었죠? :-)

방랑 2016-11-15 13:57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그게 벌써 일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해야 할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