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확히 말하면, 애초에 다른 사람들은 내 생각을 안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른 국가에서 보내는 이틀은 익숙한 환경에서 보내는 30일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극작가 유진 이오네스코의 여행 공식에 동의했다.

나이가 들면 특이하고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생각에 신경 쓰지 않게 되는 것이다.

최근 연구들은 2000년 전에 에피쿠로스가 한 말이 사실임을 증명해준다. 바로 우정이 행복의 가장 큰 원천 중 하나라는 것.

젊은이들에게 친구는 중요하다. 나이 들면 친구는 더욱더 중요해진다.

없음nothingness은 과거에 존재했던 것과 지금도 존재하는 것에 따라 정의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이 죽을 확률은 정확히 오차범위 0의 100퍼센트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수영장에 던져진다.

우리 시대에 죽음은 몽테뉴가 살았던 때만큼 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지만 그렇다고 큰 위안은 못 된다. 짧은 그림자라고 해서 그만큼 덜 어두운 것은 아니다.

"이 세상 모든 지혜와 이론의 핵심은 결국 바로 이것이다. 우리에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

나처럼 몽테뉴도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나와 달리 자기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선다.

공허와 빈자리는 같은 것이 아니다.

크세주Que sais-je.3 ‘나는 무엇을 아는가?’ 이 짧은 문장은 몽테뉴의 철학과 그가 살아온 방식을 깔끔하게 압축해 보여준다.

몽테뉴에게는 자신의 우연한 철학을 담을 문학 형식이 필요했다. 그런 문학 형식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몽테뉴는 직접 하나를 만들었다. 바로 에세이다. 프랑스어로에세이assay는 ‘해보다’라는 뜻이다.에세이는 실험이자 시도다.

죽음의 해결책은 더 긴 삶이 아니다. 절망의 해결책이 희망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죽음과 절망 모두 같은 약을 필요로 한다. 수용이다.

익숙함은 경멸을 낳지 않는다. 마비를 낳는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고향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

다 카포.
처음부터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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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캠프의 첫 번째 날, 스토아철학에 대한 내 생각이 전부 틀렸음을 깨닫는다.

인정머리 없고 냉정한 스토아철학의 이미지는 에피쿠로스학파의 식도락가 이미지만큼이나 사실과 거리가 멀다. 스토아학파는 차가운 사람들이 아니다. 강렬한 감정을 억누르지도, 안으로는 벌벌 떨면서 겉으로만 용감한 표정을 짓지도 않는다. 이들은 모든 감정을 다 내던지지 않는다. 불안, 두려움, 질투, 분노, 그 밖의 다른 ‘정념’처럼 오직 부정적인 감정만 내던진다(정념이라는 의미의 pathe는 ‘감정’과 가장 가까운 고대 그리스어 단어다).

"즐거워하는 스토아학파"는 모순적인 표현이 아니라고, 라이트 주립대학의 철학 교수이자 스토아철학을 실천하는 윌리엄 어빈이 말한다.

성격 나쁜 쇼펜하우어와는 달리 스토아학파는 우리가 가능한 최선의 세상,유일하게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스토아학파는 유리잔에 물이 반이나 차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에게 유리잔이 있다는 사실을 기적으로 여긴다.

철학은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문제 자체가 아니라 그 문제에 대한 그들의 판단이다."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달렸고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 너무나도 참인 동시에 너무나도 명백한 문장이다.

에픽테토스는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몸을 맡기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말한다. 터무니없지 않나?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매일 마음속에서 하는 일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

자기 소설이 출간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대신 자신이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하고 진실한 소설을 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바라지 말 것.

대부분이 자기 통제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 부도 명성도 건강도 통제할 수 없다.

스토아철학은 이처럼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과 성과를 "무관한 것"이라 칭한다.

지난 일을 돌아보면 이런 스토아적 태도가 결과를 바꾸진 않았음을 롭도 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롭이 고통을 견디는 방식을 바꿔주었다.

그러므로 스토아철학은 무관한 것들에 ‘무관심’하다.

이 최초의 충격은 감정이 아니라 당황했을 때 얼굴이 빨개지는 것과 같은 반사 반응이다.

인상에서 동의로 이어지는 끈을 잘라내야만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크라테스식 멈춤(나는 이를 "위대한 멈춤"이라 부른다)이 도움이 된다.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한다. "선명한 인상에 빠져들지 말고 이렇게 말하라. ‘인상이여, 잠시 기다리게. 네가 무엇인지, 무엇을 나타내는지 살펴보게 해주게. 너를 따져보게 해주게.’" 고난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내리는 선택임을 깨달아야만 더 나은 선택을 내리기 시작할 수 있다.

몸이 경험한 것을 마음이 경험하고 증폭시키도록 두지 않았다.

"어느 면에서든 불평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자발적 박탈의 목표는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다. 때때로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을 스스로 거부함으로써 우리는 그것들에 더욱 감사하게 되고, 덜 얽매이게 된다.

자발적 박탈은 용기를 길러준다. 또한 그리 자발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의 박탈에 대비해 예방 주사를 놔준다.

바뀐 건 호텔이 아니었다. 나였다.

에픽테토스는 우마차에 묶인 개를 비유로 든다. 우마차는 움직이고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움직일 것이다. 개에게는 선택지가 있다. 땅에 질질 끌려갈 것이냐, 우마차를 따라 달릴 것이냐. 나는 달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스토아철학의 핵심에는 깊은 숙명론이 있다. 우주는 내가 쓰지 않은 대본에 따라 움직인다.

에픽테토스는 기원후 55년에 오늘날 터키 지역에서 노예로 태어났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다.

어려운 시기의 철학인 스토아철학은 재앙 속에서 태어났다. 기원전 300년경 제논이라는 이름의 페니키아 출신 상인이 배를 타고 아테네의 피라에우스 항구로 향하다 난파되었고, 자색 염료를 실은 귀중한 화물을 전부 잃었다.

롭은 스토아주의자로서 더 도움이 되는 아빠, 더 나은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스토아철학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긴 하지만, 더 다정한 아빠가 되었다.

고대 그리스에는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가 두 개 있었다. 바로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크로노스는 일반적인 시간이다. 시계 속의 분, 달력 속의 달이다.카이로스는 딱 맞는 적절한 때를 의미한다.

보부아르는 스물두 살에 최연소로 그 어려운 철학 교수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사르트르에 뒤이은 차석이었다.

보부아르가 보기에 노화는 타인이 내리는 문화적·사회적 판결이었다.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단어는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이우텐테스authentes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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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전자책의 오디오북 카테고리에는 지금 현재 (2021년 6월 5일 오후 3시 18분) 2,527개의 상품이 있다. 하지만 매번 곤혹스럽다. 오디오북 대문 페이지의 MD's Choice, 배너 광고, 화제의 베스트셀러, 새로 등록된 오디오북, 테마 추천 오디오북은 이미 외울 판이라서 새 오디오북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결국 또 오디오북 전체 카테고리의 전체 목록에서 끝없는 페이지를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이 목록도 외울 지경이다.

새 오디오북을 찾아서 들어가는 간다는 기치는 이미 사치가 되었다. 그저 호감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던 오디오북을 이것마저 다 들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선택한다. 2,527권을 거의 다 들어간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책이 있는 것과 읽고 싶은 책이 있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이지 않은가.

이 읽고 싶은 오디오북의 절대적 부족은 편향된 독서를 어떻게든 고쳐서 전자책과 종이책만 보았다면 결코 들지 않았을 책들을 보게 함으로써 넓은 독서 습관을 어찌 되었든 길러준다. 스피치 아카데미 광고에 말하고 있는 말하기 스킬들은 정말 대화하기 싫은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길러주는 이 책을 왜 보겠는가. 그리고 일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이등에게도 삼등에게도 또 저 아래 등수를 쓰기 무안한 책에도 읽어보게 해줌으로써 독서의 '아량'과 '자애로움'을 길러준다. 영어 단어의 어원과 그 문화에 관심 있어 손에 든 책에 민족주의와 배일 감정이 가득한 책을 그래서 단어 기원 분야에서 어느 자리에 매김하고 있는지도 모를 그런 책을 왜 읽겠는가.

운전해야 하는데 뒤차 불빛만 보며 그날 하루에 새로 등장한 원수의 순위와 보잘것없고 소심한 복수를 계획 -나는 초딩이니 노트에 이름을 쓰고 위에 낙서 동그라미를 하는 식의 - 와 그날도 이해하지 못할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내가 얼마나 앉은 자리에서 감정을 비효율적으로 성대에 전달해서 목소리를 낮추었는지 대견해하는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단어로 여러 가지 옷가지며 일상의 소소한 것들의 유래를 훑고 지나가 보고 - 정말 제시어 던지듯이 지나가 버려 구글과 함께 읽는 것을 권장한다 - 인간의 말이 양쪽 귀에 들어와서 뇌를 거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 흔히들 말하는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알라딘과 제작사와 특히 성우님께 무한히 감사하게 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 같은 최고의 - 활자로는 성우님의 낭독이 담는 생동감과 감정을 절대 느낄 수 없는 - 오디오북을 만난다. 이럴 경우는 관련된 모든 콘텐츠 타입을 다 사게 된다. 전자책과 종이책을 말이다.

인공지능 낭독이 보편화되면 우리 성우님들의 수익원이 줄어들어 안타깝고 남의 일 같지 않고 또 미안하지만, 더 풍부한 오디오북이 생기게 될 것이니 기대된다. 오늘도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하고, 새 해바라기꽃이 피기 시작한 화분에 물을 주고, 밥을 차리고 치우고 화장실 청소를 할 때, 누군가 부르면 왼쪽 에어팟을 두 번 두드려 정지했다 재생하며 광기와 우연의 역사 마지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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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05 1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원래 안 들을법한거 몇개 있지요.ㅎㅎ오디오북 카테고리도 좀 정리가 필요하고 고전소설, 희곡도 늘림 좋겠어요. 시(詩)
도 오디오북으로 들음 너무 멋질듯해요!

초딩 2021-06-05 18:10   좋아요 3 | URL
ㅎㅎ 넵. 카테고리도 좀 정리되면 정말 좋겠어요
그리고 시는 전자책으로도 잘 안 나와서 ㅜㅜ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ㅎㅎㅎ
아무튼 여러가지 컨텐츠로 책이 많이 쏟아지면 좋겠어요 ^^
좋은 오후 되세요.

희선 2021-06-06 0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가지인가요 책은 여러 곳(책방)에서 팔잖아요 오디오북도 하나를 만들고 여러 곳에서 팔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게 아주 없지는 않겠지요


희선

초딩 2021-06-06 22:23   좋아요 2 | URL
출판사가 직접 한 것도 있고, 무슨 무슨 제작소에서 만들어서 컨텐츠를 여러 경로로 파는 경우도 있는데, 번역처럼 성우도 다르고, 번역본도 달라서 좀 다양합니다. 근데, 지금은 양을 늘리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

레삭매냐 2021-06-09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내에서는 아직 오디오북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
아서 그런지 초큼은 아쉽
네요.
 

몇 번의 전투를 이겨내고, 패배도 몇 번 해보고, 상실도 경험해본 이들을 위한 철학이다. 크고 작은 인생 역경의 시기를 위한 철학이다. 고통과 질병, 거절, 짜증나는 상사, 건조한 피부, 교통체증, 카드빚, 공개적 망신, 지연되는 열차, 죽음 같은 것들. 스토아학파를 낳은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철학에서 무엇을 배웠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모든 행운에 준비되는 법."

소로의 저항 정신은 10대의 마음을 끈다. 니체의 불꽃같은 강렬한 아포리즘은 젊은이들을 끌어들인다. 자유를 강조하는 실존주의는 중년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스토아철학은 나이 든 사람을 위한 철학이다.

스토아철학의 핵심 교리(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여라)는 격동의 시기에 더욱 매력을 뽐낸다.

견유학파는 고대의 히피들이었다. 이들은 아주 조금만 먹었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으며 권위에 도전했다.

스토아학파가 주랑, 즉 스토아에서 모였기에 이 철학자들은 스토아학파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배가 난파됐을 때 난 정말 좋은 항해를 했어."2 이 말은 훗날 스토아학파의 핵심 주제가 된다. 바로 고난을 통해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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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에서 완전히 공부벌레였다.

I was completely the eager beaver in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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