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를 결심할 때, 기부한 돈이 투명하게 쓰일까?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잘 전달될까? 이런 걱정이 앞서게 되고, 그것을 알아보며 많은 기부단체를 돌아다니다 시간에 쫓겨, 실행을 다음으로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큰 국제단체든 지역의 작은 단체이든 선행을 하기 위해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홍보도 해야 하고, 단체를 운영하기 위해 이것저것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심지어 물품의 택배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얼마 전 또 영원회귀처럼 기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나는 마음만 앞서 기부단체를 찾아보고 있다가 '곧장기부'를 알게 되었다.

단 한 푼도 빠짐없이 전액 또는 기부받은 금액으로 구매한 물품이 모두 아이들에게 전달된다고 했다. 어떻게? 지금 보고 있는 광고비도 내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하지?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전액 기부할 수 있도록 모든 비용을 행복나눔재단에서 부담하고 있고, 그 행복나눔재단은 SK그룹으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카카오페이로도 기부할 수 있고, 카카오톡과도 잘 연동되어있는데, 카드 수수료도 지원한다.


곧장기부는 항상 3개의 기부 목록이 있고, 하나가 완료되면 다음 기부가 나타난다. 100원도 가능하다. 모금 금액은 50만 원 선이다. 그리고 모금 중인 곧장기부를 들어가 보면, 센터 소개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들 필요한 물품에 대해서 자세히 보여주고, 기부한 사람들의 목록 (익명처리해서)과 그분들이 남긴 응원의 메시지도 볼 수 있다.


매월 얼마의 기부금을 자동이체 걸어두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내가 기부한 금액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게 되는지 알 수 있고, 기부하고 싶을 때마다 적은 돈이든 큰돈이든 기부할 수 있어서 좋다. 기부가 완료되면 전달할 물품의 배송 상태도 볼 수 있고, 받은 후의 사진도 볼 수 있다.

기부를 하고 지난 기부를 보다 아이들이 받은 간식거리들을 들고 찍은 사진을 보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올해의 곧장 기부 신청은 모두 끝났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저 쿠팡에서 주문해서 다음 날 받는 것을, 또 누군가는 어렵게 기부 신청을 해서 긴 시간 동안 기다려 받고 또 그것을 고맙게 생각해서 사진을 찍어 남겨야 하고 그 두 누군가는 똑같은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특히 아이들을 사랑하라, 그들 또한 천사처럼 죄가 없으며, 우리를 감동시키고 우리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일종의 지표로서 살고 있기 때문이니라. p101

-알라딘 eBook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중에서


조시마 장로의 담화와 연설문 편에서도 '아이들을 사랑하라고 한다.' 우리를 정화하고 감동하게 하고 또한 그 아이들의 우리 사회의 지표라고 한다. 그러면서 죄 없는 아이들이 그 자리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고통받는 것을 비난하고 바로잡아야 함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이야기한다.



기술 기업이 장애인의 장애를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아닌 '고쳐질 수 있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감동을 전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현실에서 당장 시급하게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을 미래의 어느 날로 미루기 때문에 강하게 비판되어야 한다는 '사이보그가 되다'의 두 작가의 논지를 나는 굉장히 공감하고 그들의 고견에 찬사를 보낸다.




Life is an opportunity, benefit from it. People are often unreasonable and self-centered. Forgive them anyway. If you are kind, people may accuse you of ulterior motives. Be kind anyway.If you are honest, people may cheat you. Be honest anyway. If you find happiness, people may be jealous. Be happy anyway.The good you do today may be forgotten tomorrow. Do good anyway. Give the world the best you have and it may never be enough. Give your best anyway. For you see, in the end, it is between you and God. It was never between you and them anyway p275


마더 테라스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더 테레사 공식 사이트에서도 그녀의 시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 작자 미상의 이 시에서,


If you are kind, people may accuse you of ulterior motives. Be kind anyway. p273

'친절하게 굴면 사람들은 숨은 동기가 있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친절하라."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하더라고 우리는 그 의도를 찾으려고 하고 그것이 어리석지 않음의 방법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재단을 후원하는 SK의 의도를 생각해봐야 할 수도 있다.

어떤 기업은 '장밋빛 미래'로 '현재의 돌아 봄'을 가린다. 하지만 또 그 비판적 시각이 의도를 띨 수밖에 없는 기업의 사회 환원 활동을 주저하거나 조심스럽게 함으로써 '현재의 돌아 봄'을 지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아는 분이 여유가 되면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써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읽지 않았지만, 이 책은 '과거만큼' 현재에는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지 않다를 사실 (Fact)로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래서 주저하게 된다. 팩트풀니스가 전달하고 싶은 '의도'도 있겠지만, 아직 책을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세계의 절반이 왜 아직도 굶주리고 있는지, 아직도 사지를 절단당하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하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그런 사실들을 외면할 만큼, 그 의도가 인류에게 중요한지 또 생명보다 고귀한지  모르겠다.


Be kind anyway.

작은 기부를 시작하면서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읽는 우리들은' 그 읽음으로 정보를 취하고, 그 정보를 구조화해서 지식화한 후에 지혜를 가진다. 그 지혜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혜는 나의 바깥에 있는 세상이 투영한 책에서 나에게로 전해져 나의 가치관으로 내재화되어 자리 잡고, 다시 세상을 향한 나의 행동으로 분출되는 것이지 않을까?


정보는 사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고, 지식은 뒤죽박죽 섞인 사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혜는 뒤얽힌 사실들을 풀어내어 이해하고, 결정적으로 그 사실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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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3 23: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작은 기부 너무 좋네요. 이걸 읽으신 책과 연결하는 초딩님은 더 대단하신거 같아요. 저도 곧장기부 찾아봐야겠어요 ^^

초딩 2021-06-15 23:54   좋아요 1 | URL
^^ 앗 아닙니다. 우리 함께 기부 많이 해보아요 ^^
훈훈한 북플입니다. :-)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6-13 23: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지표!
공감입니다.

초딩 2021-06-15 23:54   좋아요 0 | URL
네 ^^ 저도 조시마 장로 편이 생각나서 한참 찾다 ‘아이들은 사회의 지표‘를 재 발견하고 아주 좋았습니다 ^^

페넬로페 2021-06-14 00: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기부단체 정말 좋은것 같아요.
사실 우리가 기부한 돈이 광고비로 엄청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mini74 2021-06-14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끊임없는 잡음에 여기로 옮겼다가 저기로 옮겼다가 그러다 얼마 안 되는데 유난 떠나 싶다가 ㅠㅠ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좋는 곳이 있군요. 고맙습니다 ~

붕붕툐툐 2021-06-15 0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읽기와 기부를 엮어버리는 클라스~👍👍👍
곧장기부 참 좋네용~ 초딩님 멋지세용!!👏👏👏👏

독서괭 2021-06-15 1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be kind anyway! 좋은 표어 알아갑니다. ‘곧장기부‘라니, 직관적이고 좋네요. 저도 검색해봐서 기부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Book] 사이보그가 되다
김원영 외 지음, 최승훈 외 낭독 / 사계절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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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사람. 이 말을 줄여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장애인'과 '장애우' 아니면 다른 어떤 말? 장애인보다는 장애우가 더 존중하고 함께한다는 뜻이었던가? 그런데 장애우는 예전 한때 그렇게 불렀던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청중도 독자도 아직 없고, 글을 저장하지 않았는데, 단어의 선택이 소설가의 첫 문장 선택만큼이나 어렵다. 아무렇게나 부르면 안 될 것 같고, 배려하고 어떤 존중을 해야 할 것 같고. 이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문제마저도 아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 일기에 쓸 때도 같은 망설임이 생길 것 같다.

그래서 김초엽 작가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 - 나는 이렇게 길게 풀어 쓰기로 했다 - 에 대해 이 책을 쓸 때 조심스럽다고 고백한다.

지나치게 사변적이지 않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주제를 이야기하지는 않는지 초반에 걱정했고, 초고 이후 글을 쓰다 보니 그런 걱정이 덜했다고 한다.


이 책은 말 줄임에 고민하듯이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끊임없이 고려하고 가정하고 그것들을 또 수정하며 읽게 된다. 수긍을 하다가도 비판을 하게 되고 어느새 고개를 흔들며 지우개로 글씨를 지우듯이 생각들을 지워서 불어 버린다. 비판적 사고를 하고 나면 무언가 잘 못 한 것 같고,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될 것만 같아서 세차게 지운다.


장애를 고칠 수 있는 약이 있어도 약을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일본 장애인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부정적인 면은 모두 감춘 채 희망 고문처럼 슬로건을 내걸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하는척하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회사나 정치인 운동가들을 강하게 비난하며 얘기했을 것인데, 이 책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일관한다. 그렇게 말하는 장애인 운동가를 20대의 목 척추 이하 전신 마비 환자가 그런 약이 있으면 간절히 먹기를 바라지 않겠냐고 대조하는 의도는 잘 모르겠다.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발할 때는 성능과 같은 비기능을 고려할 수 없고, 또 해서도 안 된다. 기능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온통 그것에 매달려  비기능을 함께 생각하며 기능 개발도 제대로 못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어설프게 비기능을 고려한 코드는 결국 전체 구조 조정 (리팩토링)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두 작가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고려하지 못한 최신 기술의 한계나 맹점을 지적할 때, 그들이 아직 부족해서 그래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돌봐야 하는 사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 사랑으로 대해야 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기업의 캠페인에 대해서도 두 작가는 불편함을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 관심과 애정은 동정이 되기 쉽고, 그것은 곧 다름을 틀린 것 부족한 것으로 보고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더라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캠페인을 많이 하는 것 자체가 필요하다고 한다.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영리를 추구하고 온갖 전략으로 경쟁하는 기업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일 것이다.


두 작가님이 장애를 가지지 않았다면 이 책은 나에게 어떻게 읽혔을까? 두 분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좀 더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면 어땠을까? 또 정반대로 더 장애와 관련한 역사와 기술, 철학, 사상에 대해서 다루면 어땠을까?


그리고,

내가 만약 장애인이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이 책을 어떻게 읽고 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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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6-11 00: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읽고파요. 지금은 장애우라 하지 않고 장애인이라고 해요. 저는 둘째가 경계선지능이라 장애 강의를 몇번 들었고 장애인 엄마들과 모임도 했답니다. 장애는 병이 아니에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요. 그래서 고치는 게 아니고 개선하는 거라고 말해요. 암세포처럼 떼어낼 수가 없거든요.
동정적인 시각은, 흠, 사라지진 않겠지만 서서히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도 하고요. 기술발전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답니다. ^^

초딩 2021-06-11 10:48   좋아요 2 | URL
장애인이라는 말과 개선이라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박하다’라는 말을 하잖아요.
그리고 또 우리는 과거에 지배를 받고 얽매이기도하잖아요.

그래서 주위 환경 (정치, 경제, 사상 등) 이 많이 변했는데,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원하는 쪽으로만 변화를 인지하는 편향이 있는 것 같아요. 더 다양하게 보지 못한 것들을 봐야할 것인데요.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참 좋은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6-11 07: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딩님의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가 의견이 인상적이네요~!! 실제 보는것과 체감하는건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긴하네요. 역시 이북 낭독을 들으신거군요. 낭독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ㅋ 운전할때 저도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초딩 2021-06-11 10:47   좋아요 2 | URL
앗 격려 감사합니다 :-)

이북 들으면서, 종이책도 함께 보는데요,
이북의 최대 좋은 점은 모든 것을 다 듣는다인 것 같습니다. 책을 ㅜㅜ 읽다 흥미가 떨어지거나 딴생각이 많이 나면, 눈으로만 쓱 보고 지나가기도하는데, 오디오북은 내용을 놓칠까봐 더 신경쓰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근데 이 책 종이책도 정말 좋아요 ^^ 오디오북에서는 볼 수 없는 사진도 많고요 ^^

그리고 운전할 때 정말 좋아요 오디오북 :-)

바람돌이 2021-06-11 14: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편견과 한계를 깨주는 이런 책 정말 좋아요.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생각의 방향을 틀어볼 수 있는 글들이 나오는 듯합니다. 좀 더 올바로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도록요.

초딩 2021-06-15 23:52   좋아요 0 | URL
독서는 편협한 생각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책 저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생각을 아주 많이 하게 해주는 책들이요 ^^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1-06-15 0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면 그걸 무척 안 좋게 여기고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처음부터 장애인이었던 사람은 그걸 그렇게 불편하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불편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소설이 현실과 같지 않을지 몰라도 어떤 소설을 보니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아이는 그게 괜찮았는데, 엄마가 귀가 들리게 해주려고 해요 지금은 귀가 잘 들리지 않을 때 하는 게 있다고 하던데, 그걸 한다고 비장애인과 똑같이 듣는 건 아니더군요 예전에 저는 그런 거 하면 똑같이 들린다고 여긴 듯합니다 소설속 아이가 사는 세상은 조용했는데, 나중에는 시끄러운 세상에 살게 됐습니다 다른 장애는 기술이 좋아지면 좀 나아질지... 나아지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것도 있겠습니다 좋은 쪽이 되기를 바랍니다


희선

초딩 2021-06-15 23:53   좋아요 0 | URL
아!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사례가 이 책에서도 다루어집니다. 비장애인들이 그들의 입장과 잣대로 장애인이 원래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강제함으로써 야기되는 이슈에 대해서 다룹니다.
그리고 고치는 것이 아니고 개선하는 것이라고 행복한 책읽기님이 말씀해주셔서 또 아주 좋습니다.
^^ 좋은 밤 되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compassion 연민

Beautiful people do not just happen.

가장 아름다운 이들은 패배를 아는 이들이다. The most beautiful people are those who have known defeat.

본문에서 depths는 깊이가 아니라 힘들 때 빠지는 수렁이나 늪, 구렁텅이 등으로 이해해야 한다.

There are no shortcuts to joy 기쁨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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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eemed 구원받은

betrayal 배신

거짓 친구들의 배신을 참으라.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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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북도 있었다면 들었을 것이다. 드디어 다 읽었다. 틈틈이 전자책으로 보고 시간이 허락하면 종이책으로 읽었다. 역시 종이책이 광속으로 그리고 필요하면 이곳저곳을 점프하며 읽을 수 있었다. 밑줄을 정말 많이 그었다. 덕분에 '독보적' 랭킹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이다. 에릭 와이너는 기차를 사랑하고 기차로 여행하며 14명의 철인 이야기를 한다. 그는 철학이 어디 먼 상아탑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일상에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물론 그래서 마지막에 핸드폰 액정이 깨어진 것을 여러 철인을 동원해서 결국 그 금 간 것이 예술품 같다며 그것을 바라본다. 철학이 삶에 스며든 것일 수도 삶이 철학에 다가간 것일 수도 있다.

핸드폰 액정이 깨졌으면 이런저런 사유하지 말고, 어서 갈아야지 아내에게 문자 보낸다고 피까지 흘리고 있남이라고 일상에 스며 들려는 철학을 오해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님을 안다.

철학은 우리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 존재하고, 그 삶 속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제대로 대응하고 또 수용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다. 14장을 어떻하든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의 무지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우연히 골라서 멋진 책을 만났다며 즐거워하게 해주었다. 이 훌륭하고 유명한 책을 이제 알게 되었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또 그만큼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종이책은 평이 더 좋은 이화 북스 최신 완역판을 중고로 샀다. 다른 출판사의 책은 가격을 갑자기 올려서 평이 아주 좋지 않았다. 어제의 세계도 오디오북도 있어서 대기열에 넣어 두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다 듣기 직전에 사이보그가 되다를 선택하게 되었다. 알라딘 서점 및 북플에서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도 하지만 아주 어려 보여서 섣불리 손이 가지 않았는데, 북친께서 좋다 하셔서 바로 들었는데 역시 좋다. 초반을 조금 들었는데, 예수께서 일어나라고 한 말 보다 너의 방식대로 일어나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연이어 첨단 기술로 장애를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처럼 대체해주기 이전에 우리 일상에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살기 좋을 것이다.

우리가 '타이틀' 사회에 살고 있어서 안타깝다. 타이틀 사회는 내가 만든 말이다. 우리는 멋지고 창대하고 근사한 타이틀 아래에 있는 일만 하려고 하고 또 인정하려고 한다. 그래서 디테일이 부족하고, 추상화된 타이틀을 너도 나도 쓰다 보니 획일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나 서비스 상품이 동떨어지고 그것을 발의한 사람이나 제공한 사람을 위한 것일 뿐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요일 늦은 오후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휴일을 안타까워함과 동시에 이제는 대범하게 다음 밀물에 몰려올 다음 주말을 계획하기도 한다. 아무튼 휴일의 늦은 오후를 기리기 위해 잠실 교보에 주차하고 주차비를 위해 '사이보그가 되다' 종이책과 휴먼카인드 종이책을 샀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 이런 내용을 여기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 8시가 되면 잠실 교보 주차장에서 일하시는 분이 퇴근하신다. 게이트를 열어두고.


휴먼카인드와 질서너머를 고민했다. 사이보그가 되다를 이미 골랐으니, 둘 다 두 시간의 무료 주차를 위한 책값으로는 충분하다. 난 평점 인간이라 알라딘 평점 9.4를 달리고 있는 휴먼카인드를 샀다.

그리고 발을 재촉하며 알라딘 잠실점을 갔다. 알라딘 잠실점 앞 공용주차장은 중고 책 사는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주차비로 나의 패턴은 이렇다. 잠실 교보에 주차하고 알라딘 잠실에 가서 마음껏 중고 책을 사고 다시 잠실 교보로 와서 새 책을 조금 사고 (3만 원 넘게) 무료 주차 2시간 이내에 집으로 가는 것이다. 아무튼 알라딘 잠실에 도착했을 때 본능적으로 방금 팔고 간 책 코너로 간다.

그리고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득했다! 얏호! 도련님 이후 다음 소세키 책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행운이다. :-)

물론 너무 묵직한 (두께도 내용도) 책들이 갑자기 나에게 와서 어떻게 읽고 소화할지가 걱정이다. 물론 이러고도 다음 주가 되면 평일에는 스트레스 받는다고 사고 주말에는 주말이라고 또 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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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7 02:1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과 전자책과 종이책을 횡단하시는 초딩님 멋져요. ^^ 아 저는 듣는거에 약해서 오디오북은 생각도 못해요. ㅎㅎ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저도 기대하고 있는 책인데 초딩님의 멋진 정리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휴먼 카인드는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책인데 역시 초딩님 평가가 기다려지네요. ^^

초딩 2021-06-08 10:10   좋아요 2 | URL
듣는게 처음엔 정말 잠시만 딴 생각해도 훅 지나가버려서 다시 돌려 듣고 또 어디서부터 놓쳤는지 몰라서 헤매고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자주 듣다 보니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
듣기 능력이 향상되었어요 ㅎㅎㅎㅎ 암튼 오디오북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열심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새파랑 2021-06-07 06:5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도 전문가인신 초딩님~!! 주차는 교보, 구경은 알라딘! 알라딘은 구경하는 재미가 너무 있어요. 주말에는 알라딘 한번씩 가줘야 합니다^^ 저도 가면 항상 방금 팔고간 책 먼저 가는데 ㅋ 그 다음은 중고음반 갔다가 무한 구경 ~!! <광기와 우연의 역사> 읽어야 하는데 ㅜㅜ

초딩 2021-06-08 10:10   좋아요 3 | URL
정말 정말 일주일에 한 번씩은 알라딘 가줘야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 물론 교보도요.
중고음반도 좋네요 ^^ ㅎㅎㅎ
광기와 우연의 역사 정말 강추 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6-07 09: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타이틀 사회. 평점 인간. 초딩님 어록 멋져요.^^ 초딩님 덕에 저 오디오북에 관심이 생기고 있어요. 올해는 아무래도 입문할 듯한 ㅋㅋ

초딩 2021-06-08 10:11   좋아요 1 | URL
^^ 우앗 격려 감사합니다~ ^^ ㅎㅎㅎ
입문 추천 드립니다.

사실 제가 ㅜㅜ 사람들이 말하면 중간 좀 지나면 말을 자르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게 참 고치기 힘들더라구요.
근데 오디오북을 권당 10시간 이상씩 듣다 보니, 경청하는 습관이 길러졌어요 ㅎㅎㅎ

blanca 2021-06-07 1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 빌려 읽었다는 것 아닙니까...플래그만 수십 장. 너무 후회했어요. 사서 읽을걸... 잠실 교보 주차장을 그렇게 이용하시는군요!. 저는 강남교보를 가는데 여기 주차장 들어가는 골뱅이 최강입니다. 어찌나 좁고 굴곡이 심한지...심장이 두근반세근반 주차하면 등에서 진땀이 흐른답니다.

초딩 2021-06-08 10:14   좋아요 2 | URL
아 정말 저도 소크라테스 책은 줄을 진짜 진짜 많이 그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은 정말 소장용하나 읽는용한 이렇게 구매해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종이책은 비닐에 아주 예쁘게 싸여져 있어서 소장하기도 더 좋은 같아요.
아 그리고 저도 강남교보도 자주 갔었는데, 진심 그 주차장 최강인 것 같습니다. 갈 때 마다 심장이 어찌나 쫄깃쫄깃해지는지.
그리고 ㅜㅜ 벽에 차들의 상흔이 더 무섭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 좋은 건물에 주차장 들어가는건 왜 그렇게 만들어뒀는지 ㅜㅜ

그레이스 2021-06-12 19:00   좋아요 0 | URL
저는 읽고도 좋으면 사요~^^
이래서 사고 저래서 사고 ㅎㅎ

mini74 2021-06-07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게이트를 열어두고 퇴근하신다고요? 질서너머 ㅠㅠㅠ 안 사시길 잘했다고 살포시 이야기하고 싶어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전 고양이가 나오면 그렇게 좋더라고요. 영향을 줬다고 하는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보다 저는 소세키가 더 좋았어요 ~~

초딩 2021-06-08 10:18   좋아요 1 | URL
(앗 댓글 썼는데 ㅜㅜ 어디 갔지.. ㅎㅎ)
게이트의 질서 너머 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질서너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양이 빨리 읽고 싶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mini74님~

희선 2021-06-08 02: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는 건 다른 것보다 좋은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네요 늘어나는 책을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그걸 볼 생각을 하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겠지요 주차비를 아껴서 책을 사는 것도 멋집니다 초딩 님이 사신 책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초딩 2021-06-08 10:16   좋아요 3 | URL
^^ 책이 늘어나서 이리저리 정리하는 것도 또 즐거운 것 같아요 ^^
그리고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레삭매냐 2021-06-09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의 책들은 표지를 바꿔서
계속 나오네요...

<고냥이>는 읽다만 지라 다시 이어
읽기 해야지 싶습니다.

초딩 2021-06-09 23:51   좋아요 1 | URL
역자와 출판사가 다르긴 한데
추바이크만 생각하면 그 표현을 다양하게 번역한게 많아 좋은 것 같아요
근데 어느 출판사처럼 책값을 갑자기 올리지만 않으면요 ㅎㅎ

독서괭 2021-06-10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와 광기와우연의역사가 그렇게 좋단 말입니까. 어휴 못 읽은 좋은 책들이 많아서 기쁘기도 슬프기도..ㅎㅎ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초딩 2021-06-15 09:12   좋아요 0 | URL
시대별로 철학과 인물을 다룬 책 중에서 (제가 읽어 본 것 중에는) 이 책이 너무 넓게도 너무 깊게도 다루지 않아서 읽기 좋았고, 특히 생활과 연결시켜서 더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아요 ^^
강추 드립니다 ㅎㅎ

초란공 2021-06-12 1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제목 앞에 (책을 사고...)가 생략되어 있었네요 ㅋ 책을 사왔는데 구석 어딘가애서 같은 책을 발견하시는 모습을 기대했지 말입니다~ ^^

초딩 2021-06-15 11:36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근데 요즘 곧 그렇게 될 것 같아요 ㅜㅜ 알라딘이 구매한 것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그래서 더 알라딘에서 사게 되는 것 같아요 ^^
좋은 하루 되세요~

초란공 2021-06-15 09:35   좋아요 1 | URL
알라딘도 사람들이 자꾸 같은 책을 사가서 안타까웠던 모양입니다~ ㅋㅋ

김용덕 2021-06-15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감하는 마음이 행복을 줌니다

초딩 2021-06-15 09:15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