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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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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을 우구적 우구적 먹으며

건강 따위는 잠시 옆에 제쳐놓고 (제로가 절대아닌) 콜라를 쪽쪽 빨며


친구처럼 만난 이혼 위기의 초등 동창 남자가,

지적이고 고상한 대화를 나누며 사회적 지위는 다르지만

같은 시간만큼을 살아온 두 여인으로서 이제 막 친해지려는 멋진 그 여자분의 남편이었다는

말도 안되는 우연이 난무하고,

중고차로 산 겨우 굴러갈 것 같은 차가 갑자기 말을하며 지구를 지키는 로봇으로 변하는 황당함이 가득하며,

공장 하나에서 생산한 총알 정도는 모조리 다 쏴야 탄창을 바꾸는

그리고 그 공장 열개 만큼에서 생산하고 비수기에 모아둔 총알까지 다 쏟아져야

팔 하나에 총상을 입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책이에요.

-_-;

재미있는 소설책이라는 뜻이죠. :)


책을 집어 든 순간부터 이런식의 (참 뻔한) 사진으로 후기를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했었어요 :)

요즘 큰 애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부르는 "코카콜라 맛있었어~ 맛있는 건 ~" 이라는 유치한 음악과 거의 동급임을 알면서도

이미 SD카드에서 사진을 옮겨 편집을하고 있었네요.




400페이지까지는 시속 400KM의 광속으로 읽다,

남은 100페이지는 때 아닌 (약간의 실망과 함께)

"제발 제한 속도만큼이라도 달릴 수 있게해줘"라고 중얼거리게 되는 정체를 만났지만

그래도 주말나들이를 하고 온 것 같이 재미있게 책을 읽었답니다.





이 책에서는

일단 새로나온 등장인물은

여러분이 지구의 온난화를 걱정해서 곧 어떤 캠페인을 벌일만큼 심각하지 않다면

웃음선을 가득 자극시켜줘요.



예를들면,

주인공 100세 할배 알란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니 와얀 락스미" (이게 이름이라네요)는

용모는 예뻤지만 집안 형편이 여유롭지 않아 지참금이 없고 게다가

지능이 코드크 (발리어로 개구리, 이 여자는 발리의 호텔 웨이트리스였어요) 수준이어서 결혼을 못하고 있었어요.

그녀의 아버지는 진작 그녀를 걱정해서 15살이 될 때 생일 선물로

외국어 교본을 선물해줬어요.

외국어 하나를 잘 한다면 그녀의 티미한 미래가 좀 더 밝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당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식믹지였기 때문에 더 필요했을 거에요.

그래서 그녀는 4년 동안 열심히 그 교본과 씨름을 해서 언어를 익혔는데,

어느날 집에 네덜란드 손님이와서

갈고 딱은 그녀의 네덜란드 언어를 발휘하려 했죠.

.

.

.

.

그런데 -_-;

그녀가 손에 들었던 그 책은

독.일.어

교본이었답니다.




아,

이 예가 적절하게 웃음선을 건드리지 못했다고 실망하지는 마세요.

등장인물이 꽤 많고

100세할배가 돌아다닌 곳이 전세계적이어서 에피소드가 정말 많답니다.



등장인물이야기가 나와서

근질근질한 입을 조금만 더 열면,

-_-; 알란이 "니 와얀 락스미"를 발리에서 만나게된 것은 아래와 같아요.


스탈린에게 초청되어 멋진 만찬을 하다~ (이런 황당무개한 설정이 그럴싸한 인과관계로 가능해요 이책에서는)

동요하나를 잘못 불러

블라디보스토크 굴라그에서 5년 3주동안 강제 노역을하다

우연히 같이 노역을하게 된

알베르토 아인슈타인의 이복동생 헤르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굴라그를 탈출하고 (블라디보스토크는 화재로 통째로 날려버려요 -__- 콜라한잔 더~)

북한으로 건너가 (북한이 나와서 또 콜라 한잔 더)

김정일 (당시 꼬맹이)을 만나고 김일성도 만났는데,

거기서 도주 중 차와 제복을 훔쳤던 메레츠코프 원수가 화가나서 알란을 잡으러 김일성을 만난자리에 나타나 목숨이 위태해진답니다.


이 때 (정말 엄청난 등장인물과 엮이는 스토리...)

해리 트루먼 (이쯤 되면 예상되는 그 트루먼 대통령 맞습니다요)의 부탁으로

중국에서 장제스의 부인 쑹메이링을 돕던 중

쑹메이링의 폭정에 진절머리가나 그 때 포로였던 "아밍"을 구출해서 쑹메이링을 떠났는데

그 때 구출해준 아밍이 마오쩌둥의 아내였어요! 


이 순간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데 책의 1/4이상의 스토리가 거론되었네요 ㅎㅎ

아무튼 그래서

곧 죽을 운명이었던 알란이 최고의 손님이 되어

마오쩌둥과 김일성, 메레츠코프 원수가 토의한 끝에 알란의 선물로

엄청난 돈과 함께 발리로 보내진 것이랍니다. (머 이런식의 책이에요 ㅜㅜ)



저자의 첫 책인데도 불구하고

인구 9백만의 스웨덴에서

백만이 이 책을 읽어버렸고

전 세계적으로 5백만부가 팔렸답니다.

그리고 영화도 나오고




요나스 요나손

15년간 기자 (이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 중엔 기자 출신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생활 후

세운 미디어 회사가 직원 100명을 고용할 만큼 커졌는데

고질적인 허리 통증과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2007년 스위스 티치노로로 이주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책은

알란이 요양원에서 100세 생일 때 창문을 넘어 도망친 이후부터의 이야기와

알란의 어린시절부터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방식으로 전개되어 마지막 장에서 만나게 된답니다.


한 번에 두개의 재미난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아요 :)


-_-;

물론 2명의 갱이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해도) 죽고,

알란의 100세 인생동안

알란에 의해서

전쟁에서 어쩔 수 없이 죽이게되는 것을 제하고도

알란의 전공인 폭파로 직접적인 거론은 되지 않았지만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답니다. 

실수로 폭발이 너무 커져서 수십척의 군 수송선들이 모두 폭파하면서 블라디보스토크 전체가 불다가 되었다면 아주 많은 사상자가 났겠죠?


노벨이 살아서 요나스가 집필할 때 옆에서 교정을 봐줬다면

이야기의 내용이 조금 수정되었을 것만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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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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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무라카미 하루키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9년 만의


그 말만으로도 이 책을 집어 들지 않을 이유는 전 우주를 뒤져봐도 없을 것이다.

사실, 제목은 (제일 위에 가장 큰 폰트로 또 가장 밝은색으로 쓰여져있었지만)

맨 마지막에 형식적으로 내 눈에 인식되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

일단 사고 보자.





 비판적 책 읽기 보다 더 삐딱하게 봐지는 찬사글이 다행히도 책 뒤편에 없었다.

그저 (고맙게도) 본문을 발췌해서 붙여 놓은 것이다.

그리고 제목 뒤에서 제목 보다 더 제목다운 한 구절이 내 두 눈과 마음을 사로 잡아 버렸다.


그 세계에서 당신은 "여자 없는 남자들"로 불린다. "한없이 차가운 복수형으로"


샤넬 (헤르메스)이나 포르쉐, 애플에서 오랫동안 비밀리에 준비한 (몇 번의 실패로 다시 시작하고 또 시작해서 끝내 모두를 만족시킨)

이 지구상에는 한 번도 없었던

최고가의 신상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9년 만의 신작을

마치 9년 만에 책을 읽으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는 병을 고친 사람처럼.






여자 없는 남자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책이라면 정신 없이 읽었다.

책속 곳곳에 투영된 그의 모습을 보며

(따라할 춤과 노래는 없었지만)

또래 보다 정신연령이 1.5배 이상 높고

내가 나이를 훨씬 더 많이 먹게되어도 결코 모를 것 같은 것들을 아는

그런 친구 (꼭 한 명씩은 있는)처럼 그를 동경했다.



책은 


드라이브 마이 카

예스터데이

독립기관

셰에라자드

기노

사랑하는 잠자

(한국어판 특별 수록 섹션으로 변신의 역과 같은 (곤충에서 사람이 된) 시작이다)

여자 없는 남자들


이렇게 7개의 서브 섹션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섹션들이 첫 번째 섹션으로부터의 과거 회상인지,

마지막 섹션을 향해 달려가며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졌는지는

-__-; 아직도 모르겠다 (후자 일듯하지만).


이 모호한 정체의 섹션처럼

이 책은 만약 이름이 조금이라도 덜 알려진 작가가 썼다고하면,

각 섹션의 앞/뒤 부분 상당한 페이지를 집에 놔두고 가운데 페이지들만 출판사에 맡겨 만든 책이라고

비난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정체모를 노란 가방이 C자 두개가 겹쳐진 눈 마크가 있어 좋아보이는 것처럼

하루키의 이름은 그 비난을 부끄럽게 만들어준다.



조금 더 고상한 전개와 등장 인물과 결말

(특히, 결말은 수영장 같은 욕조에 보라색 입욕제 단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처럼 흐릿한 결말)을

예상했지만 (동시에 아닐것이라고도 생각했지만),


정부와 정남 그리고 아내와 남편

넷이서 한 자리에 모여

(8시 뉴스에 나올 폭력사태는 전혀 일어날 기미가 없이)

가끔 식사를 해버리는

그런 일본의 (나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미래사회 같은) 약간 오래된 부부 중

특히 낡은 한쪽 날개인 남자들의 이야기다.


시간에 정확히 비례해서

더 나약해지고

더 불안해지고

(술기운이 없어도 드디어 맨정신에) 감성적이기 시작한 (오히려 몽상에 가까운)

낡은 남자들의 이야기다.




가끔은 (그의 책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현란한 칼춤을 정신 없이 보다 코를 살짝 베여도 모를 듯이

하루키의 글춤에 미아 (MIA)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소감이나 교훈은?

앞에서 말했듯이

그저 내키는대로 (하지만 작가의 섬세한 계산하에) 원고지 한묶음의 글들을 쏟아서 엮은 것 같이

낡아가는 남자 (그래도 남녀 평등이니 인간이라고 해보자)들의

한 모멘트 (Moment)를 이야기한 책이다.

그저 그 것 뿐이다.

내일부터 무엇을 해야겠다느니

과거의 어떤 행동에 대한 뉘우침

현재 생각하는 것에 대한 재고 따위는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책을 읽고나면 덮어주고,

나만 가진 것 같은 교양을 비밀리에 손에 넣은 듯한 만족감으로

다음 일상을 재개하면 된다.



세수가 충분하고, 법정에서 술을 핑계로 머리를 조아리는 부.도.덕.자.들을 보기 싫은 정부가

금주령을 내려 오랫동안 맛 보지 못한

술을

하루 종일 서울을 가로지르며 한 데모나

온몸이 땀으로 젖는 아웃도어 운동을 하고

마신것처럼

맛있는 책이다.



할 이야기도 생각할 것도 많겠지만

술맛이 너무 좋을 땐 그 것들을 하지 않는 법이니깐.






이책이 링거처럼 필요한 사람들


9년만에 독서를 하는 사람들

하루키의 책은 모두 읽었는데 또 읽고 싶은 사람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고 감상적이고 싶은 사람들

전생에 칠성장어 였다면 현세에서 어떤 행동 패턴과 사고 방식을 가지는지 궁금한 사람들


그 세계에서 당신은 "여자 없는 남자들"로 불린다. "한없이 차가운 복수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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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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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포레스타 녹색 테이블에서~>

 

 

어느 날 아이가 나도 모르게 자라서

"유신 정권이 머야? 무신 정권도 있어?"

라고 물어보면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


네이버링으로 "어 잠깐만~"으로 겨우 번 시간 안에

답을 명쾌하게 못찾아

시간을 벌 말과 답을 함께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정말 요즘 나온 책 같지 않은 다소 구린 표지 디자인과

두꺼운 종이나 금박, 은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재활용지로만 만든 것 같은데, 가격은 무려 2만원에 가까운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를 사서 읽게 되었답니다.

 



정치와 종교의 "색깔"이 들어가게되면,

으레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그러다 앨코홀이라도 들어가는 날엔

무한 반복의 반복의 시간이 도래하게 되는 것을 잘 알고 또 보아와서


평소 그 두 분야에 대해서는 무색으로 일관되게 지낸답니다.

사실 두 분야를 논할 만한 얄팍한 지식 조차도 전 없답니다. -_-;


무튼~

전 정말 순수하게 제일 첫번째 이유를 선봉에 세워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좀 알아보려고 책을 들었는데,

책 표지의 "나의"가 왜 흰색으로 강조되었는지 알았어요.


100명의 역사가가 있다면 각자의 100가지 조금씩 또는 많이 다른 역사를 쓸 수 있는 것이죠 :)




이 후기를 쓰다 책을 다시 뒤적거리면서 발견한 아래 문장을 좀 더 주의 깊게 봤더라면,

한국현대사의 다른 책을 샀겠다 싶었어요 :)


"이 책에는 독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_-; 전 그런 독자가 아니었어요 ㅜㅜ


그리고 저의 그런 후회를 아래 볼드체가 쐐기를 박아 주었답니다.

"사실을 많이 담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잘 알려진 사실들에 대한 생각을 말하려고 노력했다."



1/3지점까지 작가님의 엄청난 많은 생각들을 끊임없이 듣다보니,

충혈된 제 눈은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하지만 어디선가 귀동냥으로 들은

"한 번에 3줄씩 읽기 신공"을 시도하고 있었어요. lol

"이러면 안돼!"라고 정신을 가다듬고,

정말 400여페이지를 마라톤하듯이 완주했어요. orz...




색깔이 있고, 중요하고, 또 꼭 짚고 넘어가야할 많은 일들과 인물들을 다룬 책인데,

제가 ㅜㅜ 너무 모자라서

이런식의 후기밖에 쓰지 못하네요.



한국현대사를 잘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역사책인줄 알고 집어들었다가 혼줄이 난 이야기였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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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베고자는남자 2015-06-02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리뷰에 상당한 공력을 쏟으시네요. 그만큼 책도 전력을 다해 읽으시는 것 같아요. 단 한권이라도 나를 던져서 말이죠. 전 바쁘기도 하지만 타고난 성격이 게을러서 대충 읽도 대충 몇 자 적는 것도 벅차답니다. 이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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