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 + 모더니즘 +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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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의도인지 편집자의 편집능력인지는 몰라도 ‘가볍게 커피로 시작해 무거운 종교로 끝나는’ 이 책은 구성이 상당히 좋다. 학생에서 어른까지 누구나 읽기에 편하고 쉽게 쓰였는데, 쉬운 것만 아니라 재밌기도 하다. 다 읽고 속표지를 펴보자 아니나 다를까 2009년 초판을 발행한 책으로 내가 본 것이 벌써 22쇄였다. 이정도 퀄리티라면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 보듯이 이 책은 세계사를 ‘다섯 가지 코드’로 잡고 분석했다.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사회주의/자본주의/파시즘), 종교문제. 내가 감탄한 건 바로 이 순서다. 1챕터인 욕망에서는 커피와 홍차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오 재밌네.” 라는 소리가 나오게 만들더니 2챕터로 가면 “그럴듯한데?” 가 되고, 3장에서는 세계사에서 배웠을 법한 내용들에 낯선 이야기들이 추가되면서 지적호기심을 자극한다. 후반부인 4장과 5장은 다소 무겁고 저자의 생각과 의도가 많이 담겼는데, 3장까지 읽어왔다면 어느새 거부감 없이 쭉 읽을 수 있게 된다.


이 사이토 다카시라는 인간 뭔데 이렇게 능수능란한지 봤더니 굉장히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더라. ~하는 힘(질문의 힘, 공부의 힘, 가난의 힘... 은 좀 황당했다.) 시리즈가 굉장히 많더라. 다른 책들은 제목만 봐서는 사고 싶지 않은 계열로 보이지만 세계사만큼은 방대한 지식과 자료가 있어야하는 만큼 믿고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많은 책을 써온 작가의 능력+방대한 역사지식이 따분하지 않고 대중독자를 배려하는 좋은 책을 만든 게 아닐까.


너무 칭찬만 한 것 같은데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좋은 책을 읽으면 관련된 다른 책도 읽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이 책에는 참고도서 부분이 없다. 그렇다고 작가가 책을 추천해주는 것도 아니고 책 뒷날개에 책 광고도 없다. 뜨인돌 출판사는 무슨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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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언어 - 국어의 변두리를 담은 몇 개의 풍경화, 개정판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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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글은 도도함(나쁘게 말하면 엘리트의식)이 느껴져서 싫다. 미안한 얘기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작가 김훈과 닮았다. 책의 내용은 좋았는데 문체가 기분이 나빴다고 할까.


“모든 것을 다 아는 고독한 선비 코스프레” 라고 해두자. 코스프레라고 하기엔 저자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지만...


책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말을 강제로 바꾸려는 순수주의자들에 대한 비판. 언어에 순수한 것은 없으며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다른 언어와 합쳐지는 감염의 단계를 거쳤다는 것. 이것을 억지로 바꾸려고 해봐야 되도 않을뿐더러 민족주의적이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모든 말을 순우리말로 바꾸는 북한의 독재정권을 예로 들었는데 그럴듯했다.


영어공영어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고종석은 영어공용화에 찬성하는 입장인데 그것의 이유로 권력을 든다. “언어를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지배한다.” 라는 논리인데, 푸코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어를 못하면 가장 첨단의 정보를 받아보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고, 도태된다는 것. 고종석은 별로지만 책은 좋았던 것처럼, 영어는 싫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한자도 공부하란다. 우리말 어휘의 최소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자를 2천자정도만 알면 한글을 더 풍부하게 음미할 수 있다나. 선비라고 느낀게 괜한 게 아니다.


나는 김훈의 글도 싫어하는데 자전거 탄 풍경, 밥벌이의 지겨움, 칼의 노래, 단편집 화장까지 읽어봤지만 도무지 이입이 되지 않았다. 흔히들 김훈을 이시대 최고의 문장가로 꼽는데, 그래 문장가라고 치자. 그런데 감탄한 것은 ‘문장’ 일 뿐 내용은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 내가 김훈에 공감할 중년의 나이가 아니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폭넓은 세대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그가 훌륭한 작가라고는 할 수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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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세계사 1 - 인류 탄생에서 중세 시대까지, 개정증보판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역사
김상훈 지음 / 다산에듀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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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고등학교 때 암기왕이었다. 수학은 진저리를 쳐서 점수가 늘 바닥이었지만 국어, 도덕, 기술가정, 국사 등 외우는 건 정말 잘해서 놀랍게도 암기과목만으로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외운 것 중에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깍두기처럼 한 입에 넣을 정도로 알맞게 토막난 지식들 뿐. 나 같은 사람이 어디 나뿐일까? 당시에 밤늦게까지 외웠던 것들이 다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내가 학교를 다닌 이유가 무엇인지 회의감에 빠지는 것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중고등학교는 정말이지 쓸모없었다.(어느 정도는 공부를 벼락치기 날라리로 한 내 투정이다.)


그래서인지 늘 갈망이 있었다. 특히 세계사(국사를 포함해서)를 알아야 하는 건 어찌 보면 상식 아닌가. 단지 갈망만 오래가지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게 됐고 손에 쥐었다. "~란다." "~였던 거야." 식의 친근한 반말투는 어른이 보기에는 조금 거북했다. 그러나 상식을 채워준다는 면에서 이 책은 꽤 훌륭하다. 쓸데없는 사족도 많지 않고, 굵은 흐름으로 나아간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작했겠지만 어른에게도 좋겠다. 역사 이야기만 나오면 슬금 뒤로 빠지던 어른, 요새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다 알아볼 수 있다며 무식을 자랑하던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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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사이언스 북 - 엉뚱하고 기발한 과학실험 111
레토 슈나이더 지음, 이정모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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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 표지부터 노랗고 빨갛고 예쁘게 만들어져 있다. 황당하고 기괴하고 웃긴 실험이 111가지나 되는데, 사실 이걸 다 정독하게 되지는 않는다. 어른이라면 잡지처럼 흥미로 넘겨보는 책이다. 인간의 잔인한 면도 보여서 다소 씁쓸하긴 하지만...  가장 재밌었던 실험 몇개를 떠올려보면


1. 실제 신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나쁜 사마라이안 실험

2. 아무것도 모르는 배우에게 학생들에게 엉터리강연을 하게 한 폭스 박사의 명강연

3. 정신병원에서 어떻게 하면 빨리 퇴원할 수 있는지 실험한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여덞사람' 실험


몇개 더 있는데 실험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난다. 

이 책은 아마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말했다시피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서 한창 지식을 뽐내고 싶어할 초등고학년 ~ 중학생 정도라면 딱 좋겠다. 요즘 과학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르지만 이이 책을 보면 애들이 선생님에게 황당한 실험을 하자고 나서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창의력에도 다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나중에 자식이나 조카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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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본 후로 바퀴벌레 인간이 몇 번 꿈에 나왔다.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적인 비주얼이 생각 이상으로 강력했었나 보다. 1권에서 뒤를 짐작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 누구 하나 사정 봐주지 않는 폭력과 죽음, 마치 이 한권으로 모든 것을 끝내버리겠다는 듯한 폭발력에 반해버렸었다.


반면 2권은 좀 지루했다. 1권에서 나온 인물들이 대부분 죽고 새로운 인물이 유입되는 시점이라 그랬겠지만 아무래도 전권에 비교하면 평화롭게 스토리를 깔았고 한템포 쉬어가자는 느낌도 들었다.(하긴 1권에서처럼 계속 미친 듯이 폭주해 달려가면 몇 권 안에 완결이 나버릴 테니까. 그만큼 1권의 완성도는 좋았다.) 그래도 3권을 위한 스토리를 충실하게 깔아서 3권이 기대가 됐다.


기대했던 3권은 나쁘지 않았다. 다시 화성으로 돌아간 인류와 20년 전보다 더욱 진화한 바퀴벌레의 싸움. 작가는 또 사정없이 인간들을 죽여 버린다. 그걸 대비해서인지 1권에서는 열명 남짓했던 승무원을 100명 넘게 화성으로 태우고 간 것을 보면...(얼마나 많이 죽일까) 이번의 화성탐사 이야기는 다음권 이후로도 꽤 길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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