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사색가이자 딜레탕트인 변호사 아처와 그의 약혼자 메이, 그리고 메이의 사촌이자 자유분방한 면모로 아처에 마음을 사로잡은 앨런의 삼각관계를 다룬 소설. 아처는 들끓는 욕망과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관행 사이에서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깨닫게 된다. 책의 마지막 장면, 앨런을 만나러 올라가지 않고 호텔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은 ‘순수’의 개념이 무엇인지 다시금 진중하게 생각하게 해준다.
죽음에 관하여 다룬 톨스토이의 세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 「세 죽음」, 「습격」. 세 편의 이야기는 죽음을 받아드리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경의 격정적인 변화를 아주 세밀하게 말해주고 있다. 책을 덮음과 동시에 내 인생을 재평가하게 되는 책. 나는 나에게 찾아온 죽음 앞에서 내 인생을 온전히 살았노라고 당당하게 고백할 수 있을까.
마약 중독자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흥미로운 책. 화자이자 작가인 ‘리’는 자신이 어떻게 마약에 중독되었는지, 중독자의 삶은 어떠한지 책을 통해 세상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나 책의 마지막에서 야기하는, 새로운 마약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리의 모습은 충격 속에서 내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처럼,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이 이해 못할 마약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나는 어떤 마약에 중독되어있는 것일까? 돌아보게 만들어 준 책.
작가의 부정적인 면모로 이루어져 탄생 된 주인공 ‘리’,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치부를 한 치의 미화도 없이 세상에 드러내고 있다. 우아함이나 숭고함은커녕 도리어 추잡함의 끝을 보여는 극 중 ‘리’의 모습은 오히려 밑바닥이기에 숭배하고 싶다는 역설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작가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안고 글에 임해야하는지를 경각심을 일깨워 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