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혁명으로의 초대 IFS - 내 마음속 독재자로부터 탈출하는 법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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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혁명으로의 초대 IFS》는 IFS 심리치료의 창시자 리처드 C. 슈워츠 박사의 책이에요.

우선 이 책을 옮긴 권혜경 박사는 뉴욕대학교 임상 외래교수이자 트라우마 클리닉 임상 감독을 역임했고, 한국인 최초 IFS 연구소 트레이너이자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인데, 2014년 세월월 참사가 일어난 뒤에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 및 참사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트라우마 심리치료 워크숍을 만들어 한국에 왔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어쩌다 우리는 반복되는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었을까요. 권혜경 박사는 IFS를 심리치료를 위한 하나의 도구가 아닌 우리 삶을 살아가는 데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이 책은 IFS 창시자가 직접 쓴 책이기 때문에 치료사들이 IFS 트레이닝을 받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며 어떻게 IFS 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쉽고 간결하게 알려주는 IFS 입문서라고 하네요.

리처드 슈워츠 박사는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내담자들과 함께 내면의 지형을 탐구하던 중에 참나 Self 라고 부르는 손상되지 않는 치유의 에센스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이 책에서 묘사하는 영적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IFS 모델 Internal Family System Model, 즉 내면가족체계 모델이라고 부르는 심리치료 접근법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요. IFS 모델은 먼저 내면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우리 내면의 모든 파트들을 알아가고 친해지고 이끌어가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맺기처럼 내면에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소위 생각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 안에 있는 각기 다른 마음과 나누는 내면의 대화라는 거예요. 사람들은 자신의 극단적인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고 이로부터 분리될 때,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두 좋은 리더십의 특징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고 해요. 내면의 목소리와 자신이 형성해 온 관계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파트들을 향한 참나의 특성들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자신이 이 훨씬 더 큰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최종 목표인 거예요. 사람마다 두려움의 수준, 속도, 마음의 짐의 무게가 다 다르기 때문에 치유 과정이 얼마나 걸릴지 시간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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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놀라운 물리학
유리 비로베츠 지음, 리사 카진스카야 그림, 김민경 옮김,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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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놀라운 물리학》은 흥미로운 물리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우선 우리는 물리학을 왜 배워야 할까요.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물리학을 떠올리면 어려운 문제를 푸느라 골머리를 앓던 기억뿐이지만 지금은 과학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네요. 우리 주변에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이해하려면 물리학을 알아야 해요.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 우리 주변에 물리학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놀라워요.

이 책에서는 인류의 천재들이 밝혀낸 세상의 은밀한 작동 방식, 즉 물리학 법칙과 공식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막연하게 물리학을 어렵다고 여기거나 이제 물리학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무척 도움이 될 책이에요. 친절하게 물리학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입문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의 인터뷰를 보면, "나는 각 단원 하나하나가 낚싯바늘처럼 사람들의 호기심을 낚아 올리는 책을 쓰고 싶었다. 몇 페이지를 읽고나면 독자가 '와, 바로 그거야! 그렇다면 이건 ···?'이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다음 궁금한 것들을 찾아 나서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예전과는 다르게 호기심만 충분히 있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지식의 바다가 디지털 공간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책 뒷날개)라고 했는데 역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적 호기심'인 것 같아요. 다만 디지털 공간이 아닌 실물로 직접 만지고 펼쳐볼 수 있는 종이책을 통해 물리학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흥미로운 여정이라고 강조하고 싶네요.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무엇이든 검색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자칫 배움 자체의 즐거움과 열정을 앗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보면 될 것 같아요. 귀여운 그림들과 함께 만유인력의 법칙, 마찰력, 상대성 이론, 아보가드로의 법칙, 베르누이의 법칙, 파스칼의 법칙, 열역합 법칙, 전자기 복사, 도플러 효과, 양자 물리학 등등 물리학 법칙에 대해 핵심을 깔끔하게 설명해주네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물질 사이에는 단 네 가지 상호 작용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상호 작용(강력), 약한 상호 작용(약력)으로 강력과 약력은 오직 원자 내부에서만 관측되고 우리에게 익숙한 규모의 세계에서는 중력과 전자기력만으로 상호 작용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 무게는 물체와 이를 지탱하는 저울 간의 상호 작용에 따른 값이라는 것. 마찰력은 우리 몸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것을 서로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우리가 사는 온 세상은 물리적 장들로 가득 차 있고, 물질을 빈틈없이 구성하는 입자들은 다양한 장의 영향으로 미세하게 진동하는 응집체라는 것. 세상의 모든 물질은 질량을 지닌 입자들로 구성되므로 우리가 만지거나 무게를 잴 수 있지만 광자처럼 질량이 없는 입자는 정지 상태로 존재할 수 없고 빛의 속도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특정한 빈도(주파수)로 진동하여 주파수의 크기에 따라 광자의 에너지가 결정된다는 것.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큰 물체는 시공간을 휘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질량이 큰 물체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데 그 결과 지구의 시계가 위성의 시계보다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 위대한 과학자들과 놀라운 물리 법칙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더 많은 호기심이 생긴다면 진짜 물리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어요. 뭐든 재미있어야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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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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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다가 모네의 정원에 푹 빠져버렸어요.

파리 근교에 위치한 작은 마을 지베르니에는 모네가 43년간 살았던 집과 정원이 있어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인 클로드 모네는 예술가적인 감각을 발휘해 자신의 정원을 직접 가꿨다고 해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클로드 모네의 집과 정원을 본 뒤로는 짝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던 와중에 이 책을 발견했으니 우연이라면 행운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화가의 좋아하는 그림에 좋아하는 정원 속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수채화로 만날 수 있는 책이라니, 제게는 특별한 책이네요.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은 박미나 작가님의 수채화 아트북이에요.

저자는 여행과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꽃과 식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수채화 작가이며, 매해 다수의 전시회를 통해 개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모네의 그림과 예술 철학을 사랑하고 존경하여 프랑스 지베르니에 직접 다녀와 책 속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이 책에는 모네가 사랑했던 꽃과 나무들을 수채화 일러스트로 보여주고, 각각의 식물마다 모네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명언이 한글 영문으로 수록되어 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누어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에서 피고 자라는 식물들의 모습을 박미나 작가님이 그린 아름다운 수채화 작품으로 만날 수 있어요.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찬 지베르니 정원은 어느 곳에 눈을 두어도 꽃과 나무, 연못, 그리고 풀과 벌레까지 세심하게 디자인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늘 친근하게 보아왔던 봉선화도 로즈마리도 세이지, 천일홍, 국화, 코스모스조차도 이곳에서는 새로운 느낌을 받게 했다. 모든 꽃은 저마다 아름다운 색상을 가지고 있지만 어깨동무를 하듯 서로 어우러진 꽃들이 선사하는 색의 조화는 다채로운 향연을 만들고, 추억이 투영된 색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빛깔로 그 시간과 함께 기억된다." (12p)라는 저자의 소감은 모네의 정원을 더욱 더 꿈꾸게 만드네요. 귀스타브 제프루아는 "모네의 성격, 내면,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 등 당신이 진짜 모네를 알고 싶다면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를 봐야만 한다. 그가 일생을 쏟아부어 만들고 완성한 그의 집과 정원은 또 하나의 명작이다." (36p)라고 했대요. 모네는 "사람들은 그림에 대해 논쟁을 하고 그림을 이해한 듯 보이려고 하지만, 사실 필요한 건 그림에 대한 '사랑'뿐이다." (108p)라고 했는데, 결국 삶과 예술을 빛나게 하는 건 사랑인 것 같아요. 모네는 기차를 타고 지나던 길에 지베르니를 처음 보고 한눈에 반해 이곳에 살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해요. 첫눈에 반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들로 인해 우리는 기쁘게 살아갈 수 있어요. 책 맨뒤에는 지베르니 정원 지도와 함께 모네의 집, 꽃의 정원과 물의 정원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요.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빛과 색채의 예술이 뭔지를 알 것 같아요. "매일 나는 더욱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아름다움에 매료당한 나는 모든 것을 그리고 싶어진다. 그런 생각으로 내 머릿속은 터질 것만 같다." (148p) 라는 모네의 말처럼 우리 역시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면 그 순간들은 반짝반짝 빛이 날 거예요.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지베르니 정원을 색다르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수채화로 그린 꽃과 나무가 건네는 순수한 감동과 힐링을 느낄 수 있었네요. 지치고 피곤할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보게 될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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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무엇에 집중하는가 - 존 맥스웰의 리더십 특강
존 C. 맥스웰 지음, 이종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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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시기, 특히 위기상황일수록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게 되네요.

결정적인 순간에 리더의 선택은 조직과 사회의 운명을 가르고 세상을 뒤바꿀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사람들은 리더의 탄생을 고대하지만 좋은 리더는 탄생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해요. 현재 리더가 아니라도 리더의 생각에 주목하고 리더의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성장한다면 리더로 거듭날 수 있는 거예요. 존 맥스웰은 지난 50년간 전 세계 180개국에서 600만 명 이상의 지도자를 훈련시킨 리더십의 대가로서, "좋은 리더를 키우면 모두가 상생한다." (6p)라며 평생 리더를 육성하는 일을 해왔어요. 그는 수많은 리더들이 비즈니스와 세상의 변화를 이뤄왔지만 대부분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목표와 성과를 달성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새로운 리더를 양성하는 일에 관심을 잃었는데, 더 늦기 전에 리더 양성에 몰두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리더가 리더 육성을 멈추는 순간 조직의 성장도 멈추기 때문에 리더 양성이 조직을 성장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거예요.

《리더는 무엇에 집중하는가》는 존 맥스웰의 리더십 특강을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리더 육성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리더십 전문가로서 저자는 리더를 발견하고 키우는 10단계 원칙을 소개하고 있어요. 첫째, 탐색하기는 리더로 성장할 인재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둘째, 인재 모으기는 서로 교류하고 자극할 수 있는 성장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고, 셋째, 경청하고 이해하기는 무작정 리드하기보다 먼저 들어주고 교감하며, 넷째, 동기 부여하기는 목표를 찾도록 돕고 이를 이룰 수 있게 격려하고, 다섯째, 훈련시키기는 한 사람의 온전한 전문가로서 준비시키고 트레이닝하며, 여섯째, 권한 위임하기는 자율성을 주어 자신의 가능성과 일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고, 일곱째, 적재적소에 배치하기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주어 가치를 더 빛나게 하는 것이고, 여덟째, 멘토링하기는 최적의 피드백으로 최선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것이며, 아홉째, 리더십 문화 조성하기는 인재 양성을 1순위로 두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열번째, 시너지 발휘하기는 새로운 리더들과 함께 최강의 조직으로 거듭나는 거예요. 리더가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잠재력을 발휘할 유일한 방법은 구성원을 리더로 육성하는 것이므로 잠재 리더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좋은 리더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좋은 리더의 리더십 멘토링 수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조직이 커져서 리더의 책임이 막중해질수록 중압감도 커지는데 어떤 리더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잊는 실수를 저질러요. 리더십은 언제고 사람이 먼저이며, 사람이 없으면 리더십을 펼칠 수 없어요. 좋은 리더는 늘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그들에게 가치를 더할 방법을 궁리한다고 해요. 반대로 사람을 뒷전에 두는 리더는 리더로서 방향을 잃은 것이므로 그 조직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할 거예요. 리더가 좋은 리더를 육성할 때 모두가 상생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됐어요. 서로 교류하고 자극할 수 있는 성장의 장을 마련하는 리더십 문화야말로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누구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좋은 리더를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존 맥스웰의 특별한 리더 육성 과정을 통해 훌륭한 리더십이 무엇이며, 좋은 리더의 기준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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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앤드 산문집 시리즈
이소연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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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없는 삶을 생각하면 몹시 삭막하지만,

문학보다 중요한 삶이 도처에 있다는 건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시인이 되어서 즐겁다는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 장래 희망을 적는 날에 시인이라고 적은 아이는 나 하나뿐이었다." (6p)


중학교 시절 백일장을 앞두고 시 부문을 준비하던 친구가 떠올랐어요. 아니, 그 친구를 바라보며 '어떻게 시가 쓰여지는 거지?'라며 궁금했던 그때가 생각났어요. 아쉽게도 친했던 아이가 아니라서 시에 대해서도, 장래 희망에 대해서도 물어보질 못했지만 어디에선가 시인으로 살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었어요.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는 이소연 시인의 산문집이에요.

이 책은 시인이 들려주는 일상과 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시인으로 살며, 이런저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괜찮다. 마음만큼 잘되진 않아도 망한 적은 없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심사도 하고, 낭독회도 꾸준히 한다. 동네 책방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일은 시인의 일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시로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날 설레게 한다." (7p) 어쩐지 시인의 삶이 가까운 이웃의 모습 같아서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사실 시인이라고 해서 보통의 삶과 다를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막연하게 시인의 이미지를 상상했던 것 같아요. 시인은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시로 쓰고 싶고, 시를 쓰면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왜 시를 읽고 쓸 수밖에 없는지를 들려주고 있어요. "나만이 쓸 수 있는 시, 그 누구만이 쓸 수 있는 어떤 시가 한 사람의 마음을 열고 걸어 들어가는 상상을 한다. 시를 읽는 사람들이 문장마다 멈추어 서서 그 문장이 가져다 주는 떨림에 몰입하고 매달리고 질문하고 감탄하기를 바랐다. 호들갑 떠는 일이 은근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고요한 호들갑. 점잖은 사람들의 내면에도 감탄과 경탄의 호들갑이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좋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말은 왜 우리가 한 권의 책보다 단 하나의 문장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깨닫게 한다." (29-30p) 시인의 글을 읽다보면 '설렘, 떨림, 호들갑, 감탄'이라는 단어가 크게 와닿더라고요. 순수한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그 마음이 한 편의 시가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가 있다면 '포란(抱卵)'이다. 동물이 알을 품는 행위를 뜻하지만, 나는 이 단어를 봄과 나란히 둔다. (···) 얼마 전 '듀엣 낭독회'에서 만난 고명재 시인이 떠오른다. 낭독을 듣다가 그렇게 울어 본 적이 없었는데, 나뿐만 아니라 함께 듣던 많은 사람이 울었다. 마지막으로 산문을 낭독했을 때는 그 숱한 『슬픔의 방문』에도 울지 않던 장일호 작가가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사람이 사람을 품었다고밖에 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이 나를 다시 울렸다. 그 자리에 모인 우리가 함께 울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내 안의 깊숙한 응달 속에 남아 있던 눈덩이가 따스하게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128-129p) 한때는 울지 않아야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마음이 울리면 수도꼭지마냥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히려 따뜻한 눈물을 흘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감동을 준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다'는 시인의 마음이 좋았어요. 우리가 아름답고 예쁜 것들을 더 많이 마음에 품을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 시를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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