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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 벤츠에서 테슬라까지, 150년 역사에 담긴 흥미진진 자동차 문화사전
루카 데 메오 지음, 유상희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온통 사랑하는 대상으로 보인다고 하잖아요.
얼마나 인생을 잘 살았는가는, 누구든 무엇이든 진심으로 사랑해봤는가라는 질문과 같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인생은 행복하고, 사랑하는 취미가 있다면 그 인생은 즐거운 법이죠. 여기 덕업일치로 성공과 행복을 거머쥔 주인공의 특별한 책이 나왔네요.
일곱 살 소년은 유명한 레이싱 드라이버가 몰던 차를 시승해보는 특별한 기회를 얻었고, 그 레이싱카 사진에 직접 사인을 받는 순간 자동차와 사랑에 빠졌다고 하네요. 그날 이후로 매일 자동차를 그렸고,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이 디자이너라고 믿었기에, 언젠가는 꼭 디자이너가 되리라 다짐했고, 평생 자동차 산업 속에 살면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으니, 그가 바로 루카 데 메오예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그룹 경영자이자 전략가인 루카 데 메오는 뼛속까지 자동차광으로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하여 《자동차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썼다고 하네요.
이 책은 단순히 자동차의 세계를 소개하는 내용을 넘어 저자의 깊은 애정 못지 않은 자동차 사랑을 품은 기업가, 모터스포츠의 지도자, 전직 레이서, 광고 전문가,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등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보태졌다는 점에서 공동의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감동이 있네요.
"요즘 젊은 세대가 자동차에 등을 돌렸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단순히 '세대가 변했다'는 식의 이야기로 정리할 문제가 아니다. ··· 나는 젊은 세대가 자동차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지 않는다. 그 증거는 이미 존재한다. 넷플릭스의 F1 다큐멘터리는 젊은 층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유튜버 스퀴지가 르망에서 주최한 포뮬러4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만큼 혁신적이고, 놀랍고, 멋진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심어줘야 한다. 놀라운 동시에 더 저렴한 차를 만들자. 그러면 그들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33-34p)
자율주행자동차가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해도 직접 운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예요.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모터스포츠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니, 새로운 신기술의 혁신과 엔터테인먼트의 조합이 지닌 영향력이 놀라울 따름이네요.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에르제가 기적처럼 돌아와 <땡땡> 시리즈의 마지막 한 권을 더 만든다면, 어떤 자동차들을 등장시킬까? 아마도 그 차량들은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일 것이다. 여성 운전자가 더 자주 등장했을 테고, 보행자에게 덜 위협적이고, 덜 파괴적인 모델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까?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긴 하지만, 그건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두겠다." (95p)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하고 폭넓은 자동차 이야기 덕분에 자동차만의 매력이 뭔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네요. 이제는 어느 한 분야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도 결국에는 AI 로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자동차와 함께 시대를 읽고, 미래를 상상해보는 값진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