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믹 쿼리 - 우주와 인간 그리고 모든 탄생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유쾌한 문답
닐 디그래스 타이슨.제임스 트레필 지음, 박병철 옮김 / 알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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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평소에 질문이 많은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호기심은 적은 건 아니에요.

진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상대방이 없을 뿐, 그럴 때 좋은 방법은 바로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보는 거예요. 우주와 인간 그리고 모든 탄생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유쾌한 문답이 담긴 《코스믹 쿼리》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과 물리학과 교수 제임스 트레필이 함께 만든 교양 과학서예요. 저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다수의 미디어를 통해 과학 교육 대중화에 앞장서 왔는데, 2015년부터 지금까지 팟캐스트 '스타 토크 Star Talk'를 진행하면서 청취자들로부터 특정 주제에 대한 질문을 수집하여 방송 중 답변을 제공하는 '우주적 질문'이라는 코너가 꽤 인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여기에 착안하여 진짜 '우주'에 관한 질문, 특히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에 대하여 독자들이 품었던 질문들 중 열 가지를 뽑아서 '가장 그럴듯한 답'을 제시하는 책을 펴냈다고 하네요. 과학자의 입에서 '가장 그럴듯한 답'이라니, 비과학적인 표현 같지만 이보다 더 적확할 수 없네요. 과학적 사실은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면 가차없이 수정되거나 대체되니까요. 그러니 이 책에 나오는 우주에 관한 답변들은 2025년 기준에선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줄 유일한 해답이네요.

"우리는 우주를 상상할 때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두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아는 것이 없어서 질문조차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_ 닐 디그래스 타이슨 , 2020년 7월 5일 오후 5:04 , 트위터 (37p)

막상 질문을 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에서는 가장 근본적이고 심오한 질문 열 가지에 대한 친절한 답변이 나와 있어요.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지, 지금 알려진 사실들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우주는 왜 지금처럼 진화했는지,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지,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생명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인지,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우주는 어떻게 종말하는지, 모든 것과 무(無)는 어떤 관계인지를 사진과 도표, 다양한 자료를 통해 설명해주고 있어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문제만 따라가다 보면 삶의 에너지가 금세 소진되고 말아요. 그럴 때일수록 하늘을 봐야 해요. 낮에 보는 하늘은 파랗고, 밤에 보는 하늘은 어둡지만 그 두 개가 다른 것은 아니잖아요. 아무것도 모를 때의 하늘은 그냥 하늘일 뿐이지만 우주적 질문에 관한 답변들을 알고 나면 이전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하늘이 보일 거예요.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즐거움 속에 빠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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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월든 - 정여울이 직접 걷고, 느끼고, 만난 소로의 지혜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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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월든, 정여울 작가님과 함께 하는 월든은 힐링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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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월든 - 정여울이 직접 걷고, 느끼고, 만난 소로의 지혜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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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친구의 연락을 받은 느낌이랄까요.

마치 어제도 만났던 것처럼 친근함은 여전한데 내심 설레는 이유는 뭘까요.

정여울 작가님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다시 만난 월든》을 읽으면서 눅눅했던 마음에 환하게 햇살이 들어온 느낌이었네요.

이 책은 2022년 출간된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의 개정판이라고 하네요. 그때도 읽고 난 뒤의 감동이 컸는데 이번에도 마음이 일렁이더라고요. 정여울 작가님은 특유의 다정함과 세심함으로 우리에게 2025년의 『월든』을 안내해주고 있어요.

"너무 많은 걱정을 짊어지고 살아가던 우리에게 '정말 그 모든 짐을 혼자 다 지고 갈 건가요?'라고 묻는 듯한 장소가 있다. 걱정을 내려놓고, 부담도 욕심도 내려놓고, 그저 티 없이 맑은 나를 만나볼 용기를 준 장소, 그곳이 바로 월든이었다. ··· 고요하고 평화로운 월든 호수의 매력은 바로 우리를 '아름다운 고독의 방' 속으로 초대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소로가 1845년부터 약 2년 2개월 동안 머물며 '첫 책'을 썼던 바로 그곳. ··· 나는 소로처럼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드는 용기'야말로 인생을 제대로 사는 용기의 정수임을 믿는다. 월든을 향한 여행은 바로 아직 나에게 남아 있는 '내 삶의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진짜 나 자신'을 만나고픈 열정을 발견하기 위한 내면의 모험이었다." (8-11p)

책 속에는 소로의 고향인 콩코드 지역과 월든 숲, 호수, 오두막 풍경 사진이 담겨 있는데 가을의 어느 날에 그곳을 거니는 상상을 해보았네요.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곳, 지금은 사진과 글을 통해 만날 수 있어요. 정여울 작가님은 도심 속 자연에서도 산책을 하며 내 안의 숨은 월든을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잠시 스마트폰을 끄고, 천천히 산책하며 꽃과 나무를 관찰하거나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는 거죠. 디지털 기기를 통해 오가는 수많은 메시지와 정보들과 애매한 관계들 속에 쌓여가는 스트레스로 지친 마음을, 우리는 그 마음을 돌봐줄 시간이 필요해요.

"사람들은 자꾸 의심한다. 월든의 오두막에서 소로는 너무 외롭지 않았을까. 혹시 그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인간혐오증 환자가 아니었을까. 그는 괴짜이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는 이방인이라, 그저 혼자 사는 게 더 편했던 것이 아닐까. 이 모든 것은 『월든』을 제대로 읽으면 저절로 풀리는 오해다. 그는 결코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미친 듯이 바빴다. 인간들의 세상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할 수 없었던 자기만의 과업, 자기만의 꿈을 실현하느라 너무 많은 일들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로소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 완전한 집중의 시공간을 가짐으로써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글을 썼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창조적인 사유를 할 수 있었다. 태양은 혼자이지 않은가. 달은 혼자이지 않은가. 아름답고 찬란한 것들은 모두 혼자다. 그러니 혼자임을 아파하지 말자. 혼자임을 진심으로 즐기고 사랑할 줄 아는, 눈부신 단독자로 거듭나자." (310-311p)

외딴 오두막에 혼자 있으니 외로울 거라고 넘겨짚는 사람들에게 소로는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왜 외로울 거라고 생각하나요? (···) 물리적으로 가깝다고 해서 우리가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아니랍니다. 한 사람을 다른 동료들과 갈라놓고, 그 사람을 따돌려 외롭게 만드는 것은 과연 어떤 종류의 공간일까요? 아무리 부지런히 두 다리를 움직여보아도, 멀어진 두 사람의 마음이 더 가까워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습니다." (312p) 사랑하면서도 거리를 두는, 관계 맺기의 성숙함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사랑할수록 더 가까이 가려다가 관계가 틀어졌던 경험이 아프지만 교훈을 주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적절한 거리를 둘 줄 아는 여유를 갖고 난 뒤에 관계가 훨씬 나아지더라고요. 나무와 나무 사이처럼 우리들도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것 같아요. 햇빛과 바람이 오갈 수 있는 틈, 그리고 적절한 온도.

"나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나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싫어할 수 있는지, 이름조차 모르는 그 사람에게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타인을 오랫동안 찬찬히 살펴보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얼마나 타인을 오해하고 있는 것일까. 『월든』의 소로처럼, 우리가 좀 더 오래오래 서로를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래도 한 번 더 서로의 슬픔과 두려움과 기쁨의 설렘을 읽어냈으면 좋겠다. 소로는 역사, 시, 신화야말로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가장 아름다운 프리즘임을 알았다." (319p)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는 결국 좋은 사람들 덕분에 아물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성급한 마음은 좋지 않아요. 찬찬히 오랫동안 살펴보라는 저자의 조언에 공감하네요. 불안하고 초조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평화롭게 만드는 『월든』의 마법, 이제는 내 안의 월든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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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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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에서 잡초 뽑기, 불안 극복을 위한 가이드북이네요.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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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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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냐?"

"난 위대하고 무서운 오즈야."

작은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죽이지 마. 제발. 해달라는 대로 다 할게."

친구들은 놀라고 실망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난 오즈가 커다란 머리라고 생각했어." 도로시가 말했다.

"난 오즈가 아름다운 여인인 줄 알았어." 허수아비가 말했다.

"난 오즈가 무서운 짐승이라고 생각했어."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난 오즈가 불덩이인 줄 알았어." 사자가 외쳤다.

"아니, 모두 틀렸어. 내가 그렇게 믿도록 만든 거지." 오즈가 온순하게 말했다.

"믿게 만들었다고? 아저씨는 위대한 마법사 아닌가요?" 도로시가 외쳤다.

"그렇게 크게 말하지마. 누가 듣기라도 하면 내 인생은 끝장이야. 다들 내가 위대한 마법사인 줄 알고 있거든."

"그럼 아니란 말이에요?" 도로시가 물었다.

위대한 마법사인 줄 알았던 오즈가 그저 평범한 아저씨, 아니 사기꾼이었음을 알게 되는 장면이네요. 우리 삶을 뒤흔드는 불안에 관한 책을 읽다가 불현듯이 《오즈의 마법사》에서 결정적인 이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저마다 오즈를 다른 모습으로 상상하며 무서운 존재라고 믿었듯이, 불안의 정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라는. 물론 불안이 오즈처럼 사람들에게 녹색 안경을 쓰게 만든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쓰고 있던 녹색 안경을 벗어낼 수 있었네요. 불안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 나약함을 탓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정작 몰랐던 건 나 자신이었네요.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임상심리학자 키렌 슈나크 박사의 불안 극복을 위한 관리서라고 할 수 있어요.

20년 이상 수많은 성인과 아동의 정신 건강을 관리해 오면서 저자가 목격한 놀라운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불안을 극복하고 인생을 바꿀 능력이 있다는 거예요. 수십 년간 여행 불안증에 시달려 온 82세 환자가 호전 가능성이 있겠냐며 저자를 찾아온 적이 있는데 그해 크리스마스에 불안을 극복하고 35년 만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고 하네요. 해당 환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단계로 나누어 차근차근 변화를 추구하여 성공한 사례 중 하나이며 우리도 이러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다만 신체적 증상이 있다면 자가 진단 대신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따르는 것이 좋다는 점.

이 책에서는 '불안이란 무엇인가?'로 출발하여 불안의 근본 원인을 탐색하고 불안 문제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수단과 전략을 제공하고 있어요. 책의 구성은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는 치료 방식과 동일한 순서를 따르고 있어서 실제 환자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불안을 더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여기에 소개된 전략은 인지행동치료, 수용전념치료, 노출 및 반응방지법, 호흡 훈련, 마음챙김 훈련과 같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에 토대를 두고 있어요. 막연하게, 그러나 무겁게 짓눌러온 불안의 정체를 알고 나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요. 오즈의 마법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 똑똑한 뇌, 따스한 심장, 강인한 용기 그리고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이미 여기에 있고, 우리는 그걸 잊지 않으면 돼요. 저자의 말처럼 불안 극복은 단 한 번의 실천으로 끝나는 일회성 작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습과 유지 관리가 필요해요. 우리의 마음을 정원에 비유하자면 불안은 잡초, 아무리 뽑아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잡초라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그다음은 잡초를 발견하면 제거하면 되는 거예요. 우리는 불안을 직접 다룰 수 있고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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