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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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드디어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었네요. 요즘처럼 세계 정세와 국내 상황에 집중하던 때가 있었던가 싶네요. 그만큼 국내외를 비롯한 전 세계가 지정학적 질서가 재편되고 경제적으로는 저성장 국면, 인공지능 기술의 폭발적 성장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요. 다양한 변수들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라서,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를 다룬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네요.

《달러 이후의 질서》는 하버드대학교 국제경제학 교수이자 국제통화기금 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네스 로고프의 날카로운 분석서라고 하네요. 저자는 특별히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은 달러 블록의 미래에 가장 핵심적인 나라" (14p)라고 표현하면서, 트럼프가 징벌적 관세와 조건으로 한국의 뺨을 후려친 것에 대해 친구와 적을 구별하지 않는 기벽을 탓하면서, 미국의 동맹이자 아시아 독재국들에 맞선 보루로서 한국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란다고, 어쩌면 그가 가진 장점인 실용주의와 유연성으로 곧 깨달을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는데 오늘의 뉴스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원래 이 책의 원제 "우리 달러, 당신 문제 Our Dollar, Your Problem"는 1971년 미국 재무장관 존 코널리의 발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미국 달러를 고정 비율의 금으로 바꿔주는 금 태환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격분한 유럽 지도자들에게 재무장관이 된 코널리가 미국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보다 유럽이 더 손해를 볼 거라는 적반하장격 발언을 했다고 해요. 결론적으로 코널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네요. 50여 년 전의 닉슨의 선언은 베트남전 때문에 재정 압박과 인플레이션의 고통에 시달린 결과였고,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달라진 점이 있어요.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독보적인 미국의 지위가 달러를 스스로가 스스로를 보증해주는 화폐로 만들었지만 현재 트럼프 정부는 점점 신뢰를 잃고 있어요. 트럼프의 무모한 관세 전쟁은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야기했고, 내부적으로는 미국 소비자물가를 뛰게 만들었으니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어요. 달러 패권이 2015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 트럼프의 관세 무역 전쟁 때문만은 아니지만 아시아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한 가지 요인이 되었고, 트럼프 2기에 실시된 여러 변화가 달러 패권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 아차 잘못하면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질 수 있어요. 과연 관세 전쟁에서 누가 살아남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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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서양철학사 - 탈레스부터 보드리야르까지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기
강영계 지음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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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 이것이 철학함이라는 것을 배웠네요~ 서양철학사를 통해 철학의 힘을 깨닫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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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서양철학사 - 탈레스부터 보드리야르까지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기
강영계 지음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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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좀 더 일찍 철학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애초에 철학이 무엇인가를 몰랐기 때문에 엉뚱한 오해와 편견으로 철학을 멀리 했던 것 같아요. 철학사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과 '철학함'이 동일한 건 줄 알았어요. 어려운 철학 이론들을 읊어대면 똑똑하게 느껴지니까요. 근데 이 책에서는 단순히 서양철학을 소개하고 전달하는 차원이 아니라 매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네요. 철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흔히 철학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진짜 철학은 어떤 구성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철학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처음 시작하는 서양철학사》는 탈레스부터 보드리야르까지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책이네요. 저자는 현재 건국대학교 철학과 강영계 명예교수이며, 2000년 초판을 수정하고 보충하여 2025년 개정판을 펴냈네요. 초판 서문과 개정판 서문을 보면 관점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요. 서양철학사를 인간과 세계의 의미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써 본인이 철학해 온 여정을 철학 이야기를 풀어냈던 것이 초판이라면 이번 개정판에서는 서양철학사를 통해 전하고 싶은 철학의 핵심은 널리 인간을 두루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요.

이 책은 탈레스의 그리스철학으로 출발하여 종교적 색채가 강해진 중세철학에서 자연과학의 성장으로 등장한 르네상스철학, 과학의 급속한 진전이 시작된 근대 인식론의 근세철학에서 현대철학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주목할 부분은 칸트철학을 상세하게 다룬 내용이네요. 서양철학사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등 위대한 철학자들이 있는데, 저자가 이마누엘 칸트를 꼽은 이유는 18세기에 영국경험론과 대륙합리론, 프랑스 계몽철학을 종합하여 독자적인 철학을 구성했고 오늘날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에요. 칸트는 『논리학』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원해도 좋은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 네 가지 물음을 던졌는데, 앞의 세 물음들을 종합한 것이 네 번째인 '인간이란 무엇인가'이며, 종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비판하고 미래의 형이상학을 정립하고자 했던 '철학함'의 자세가 바로 비판철학의 본질이며, 삶의 윤리적 가치인 자유를 강조했다고 하네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철학의 흐름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건 인간을 바람직하게 이끄는 사유의 힘이 곧 철학함이라는 거예요. 지금이야말로 철학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서양철학은 문명과 문화의 무기가 되었고, 서양을 대표하는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대변하는 서양철학은 거의 '학문의 왕' 행세를 해왔다. 그러나 철학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질식시키는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권력이 되어서도 안 된다.

현대에 들어와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나 보드리야르의 허무주의 사회철학에서 일차원적 철학, 다시 말해서 비밀리에 정치 경제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하면서 으스대던 철학이 해체되는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 나는 지금 서양철학사를 다시 음미하면서 과연 그것이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하며 철두철미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 가장 나쁜 정치 형태는 전체주의 정치, 공산주의 정치, 독재주의 정치 등이다. 이런 정치 형태에서는 깨어나지 못한 자가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깨어나지 못한 백성이 감옥 생활을 한다. 나는 인간의 자각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 ··· 철학은 바람직한 인간의 삶을 창조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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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혁명 - 멈춰버린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프린키피아 5
에밀리아 부오리살미 지음, 최가영 옮김, 이시형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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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시형 박사님의 세로토닌 요법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책이 더 눈에 띈 것 같아요.

역시나 이 책의 감수자로서 "병원 밖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백신 같은 책" (7p)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호르몬 혁명》은 핀란드 출신의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호르몬 지식을 전파하는 대표적인 의학 인플루언서인 에밀리아 부오리살미 박사의 책이네요.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사랑 호르몬의 심오한 의미와 가르침을 이해하고자 연구에 몰두했고 드디어 호르몬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하네요. 일단 호르몬은 내분비계의 화학적 전령으로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신체 부위에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에너지를 배분하여 에너지 균형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사랑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삼총사가 균형을 이룰 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저자는 세 가지 호르몬의 특징을 단번에 알 수 있도록 도파민은 방향의 호르몬, 세로토닌은 안전의 호르몬, 옥시토신은 연결·유대의 호르몬이라고 명명하면서 각각의 호르몬이 어떤 호르몬인가를 설명하면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요. 이 책은 사랑 호르몬을 통해 각자 몸과 마음에 감춰진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여 내면의 진정한 자아를 만나도록 도와주고, 각 호르몬의 건강한 균형을 찾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여 새로운 차원의 인생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지침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의 감정들을 캐릭터로 표현하여 우리에게 감정과 기억, 마음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면, 이 책에서는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 삼총사를 통해 뇌와 신체의 놀라운 능력을 단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놀라운 것 같아요. 읽다 보면 중간에 '돌아보고 실천하기'라는 글 상자가 있는데, 이 내용들이 마음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건강한 도파민, 세로토님, 옥시토신 흐름을 위한 To Do List 는 매일매일을 더 행복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게 만드는 실천목록이라는 점에서 꼭 챙겨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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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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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몸은 아프면 치료를 받고 회복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데 마음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수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지만 완전히 해결된 경우를 보지 못했어요. 어쩌면 마음이 아픈 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고통은 삶의 일부라는 것, 그걸 인정해야 버티고 살아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만났네요.

《의미들》은 스잰 스캔런의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을 기록한 책이에요. 저자는 현재 시카고예술학교 등 여러 학교에서 창작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고,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있는 작가인데, 이 책에서는 스무 살에 자살 시도를 한 뒤 정신병동에서 보낸 삼 년의 장기 입원 시절을 회고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병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당시 저자의 상황이 불안정해보인 건 맞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갇혀 있을 정도로 심각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중요한 건 그때의 시간들을 저자는 낭비된 시절로 기억하고 있으며, 다시 떠올릴 때 거대한 수치심을 느꼈다는 거예요. 의사들 입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입원을 시켰을 텐데, 환자인 당사자는 지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는 거죠. 다행히도 그녀는 그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줄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치유된 것 같아요. 저자의 말처럼 정신 질환자로 불리는 대신에 자기돌봄의 기회를 가졌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괴로운 상태에 처했을 때 보살핌을 요청하고 보살핌을 받는 것이 병원이 아닌 다른 곳이라면, 만약 보살핌을 위한 따스한 공간이 존재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들이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당시의 남편과 - 시인인 그의 뉴욕 시내 강연차 - 뉴욕에 갔다가 닥터 B를 찾아 갔다. 나는 닥터 B에게 내가 그 병원에 왜 그렇게 오래 있었던 거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모호하게, 그게 당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한동안 그 말에 관해 생각했다. 닥터 B가 하려 한 말은,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말이었다. 그것은 내 병을 정의하는 한 방식이다. 죽고 싶지 않았던 나의 한 부분은 당시 내가 취할 수 있던 최선의 선택이 병원이었다는 데 동의했다. ··· 아직도 우울증에 빠지고, 이따금 마비되거나 멈춰 서거나 삶에 압도되며,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정신과 약을 먹고, 잠을 못 자고, 자다가 공황 상태로 깨어나는 나의 일부로부터 나 자신을 떼어내기까지 - 수년에 걸쳐 노력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 수년에 걸쳐 치료를 다시 시작하고 다시 그만두기를 수차례 반복하고서야 마침내 나는 내가 제정신이라고 온전히 믿을 수 있었고, 내가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다고, 정신과 환자가 아닐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됐다." (395- 3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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