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속 수도원이 고적하여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흑백은 상상하게 만든다.
그러나 가는 길 풍경은 칼라사진이라서 수도원사진과
선명하게 대조된다.
사진들을 찬찬히 다시 본다.
저 거리, 저 햇살, 저 모퉁이를 기억한다.
시간 속에 붙어 있는 기억들이 걸어서 나온다.
시간은 언젠가 망각될 것이다.
기억은 언젠가 시들해질 것이다.
어느 순간 그저 개략적인 인상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여행은 백일몽 같은 것.
그러나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미련이 많을수록,
번민이 깊을수록모질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
사진은 그날 움튼 미련과 번민의 자국들이다. - 본문중에서
8등급 관리로 다니던 직장을 친척한테 600루블 유산을 상속받는
즉시 2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것도 안하고 지냈다.
지금 마흔 살이다. 책은 많이 읽었다.
1부는 자기생각을 주절주절 읊조린다.
2부는 직장생활과 동창생에 얽힌 이야기
첫 문장이 “나는 아픈 인간이다”로 시작된다.
SF소설
폐허의 도시에서 홀로 사는 여인이
어느날 에밀리라는 소녀를 부모에게서 강제로 떠맡게 되어 함께
생활하게 된다.
에밀리와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에밀리는 필요에 따라
가까이와 멀리를 되풀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