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한계선 - 박 정 대

 

 

풍경들을 지나서 왔지

지나온 풍경들이 기억의 선반 위에

하나둘 얹힐 때

생은 풍경을 기억하지 못해도

풍경은 삶을 고스란히 기억하지

아주 머나먼 곳에 당도했어도

끝끝내 당도할 수 없었던 풍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리운 풍경들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네

풍경의 건반 위에

그대로 남아

풍경처럼 살아

풍경, 풍경

생을 노래하지

 

 여우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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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에 대하여

 

글쓰기에 관심있는 일반인보다 작가 지망생에게 들려주는 선배로서 친절한 조언

 

 모든 작가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방금 전에 읽었던 그 책의 작가를 절대 실제로 만날 수 없으니까요.

 출간할 때가 되면 책을 썼던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고

 없지요. 71쪽

 

 더들리 영의 성스러운 기원의 어느 평범한 문장입니다.

 한때 크레타 섬에서 문명을 꽃피웠던 미노스 사람들이

 문헌을 남기지 않은 것은 죽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아서라는

 내용이지요.

 글쓰기 자체가 무엇보다도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말입니다. 220쪽

 

모든 작가들은 죽은 자들로부터 가르침을 얻습니다.

계속 글을 쓰는 한, 작가는 앞서 글을 썼던 작가들의 작품을

끊임없이 탐구하게 됩니다.

동시에 그들에게 평가받고 질책당한다고 느끼지요

 

 

     심장은 마지막 순간에

 

은 부부 스탠과 샤메인은 경제의 몰락으로 실업자가 되어 대출을 갚지 못하여 집을 잃고

갈 곳은 없고 자동차마저 빼앗기면 안 되니까 도망친다. 세상은 약탈, 강간, 살인이 판을 치고

어둠이 내리면 섣불리 자동차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볼 일도 차 안에서 해결한다.

포지트론 프로젝트광고를 보고 프로젝트에 지원하기 위해 컨실리언스 마을로 간다.

일단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가 없다.

밑바닥 인생에 의식주가 급선무라서 짧은 생각 끝에 둘은 서명을 하게 된다.

한 달은 집에서 거주하면서 마을에서 일을 하고 한 달은 교도소에서 죄수생활을 한다.

교도소에 있는 동안은 대체인이 살게 되고 모든 물건은 공유하고 대체인과의 접촉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어느 날 스탠이 냉장고 밑바닥에서 쪽지를 발견하고 대체인이 맥스와 재스민이라고

생각하고 재스민에게 호기심이 발동한다.

스탠의 호기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보여준다.

컨실리언스안에서는 신체 기관 밀매, 섹스 로봇 제조, 뇌신경 개조가 일어난다.

위 일들이 현실과 그렇게 동떨어진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작가의 다른 책에 비해 말랑말랑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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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당신을 구성하는 원소들이 자유로운 상태에 있을 때,

당신이 그것들과 마주친 순간의 감정일 것이다.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자유 상태에 있는 원소들이 무궁무진하다.

     조지프 브로드스키의 베네치아의 겨울빛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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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 이 하루 - 이태수

 

 

 

어디를 헤매다가 마음아,

곤죽이 되어 돌아왔니? 구겨진 길들

발목에 매단 채 봉두난발(蓬頭亂髮),

해진 옷자락으로 되돌아왔니?

하늘의 푸른 잉크 빛 속으로 아득하게

새들이 빨려 들어가는 유월 한낮.

모란이 뜨락에서 꽃잎을 떨어뜨리는 동안

가까스로 햇살에 몸을 맡겨

제정신이 드는 마음아,

이 풍진(風塵) 세상을 어찌하리.

누군가 산을 넘고 물 건너 멀리 가보아도

끝내 눈물 흘리고 돌아왔다 하지 않니.

바람 잘 날 없어도 낮게 비워보면

작은 꽃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을.

실로 가련한 마음아, 네가 깃들여

길을 트고 걸어야 할 지금 여기는

그래도 땅에 발을 붙이고

하늘 올려다보는 사람들 때문에,

그늘지고 헐벗어도 다스한 가슴들이

한낮에도 조그맣게 불을 밝혀주어,

물러서던 길도 환해지고 있지 않니?

나무들이 껴입은 초록빛에 스며들며

물방울처럼 글썽이는 유월, 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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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서 장기 체류를 하거나 짧게 머물렀던 그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거의 같은 척도로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했던 것 같다.

어느 쪽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118쪽

 

 물과 안개의 도시.

 겨울이 되면 베네치아로 온다.

 17번의 방문

 여행객과 토박이가 느끼는

 감정을 섞어놓은 것 같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된다.

 베네치아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시화집

 사랑의 의미를 찾는 프루스트 시에  

 제임스 애벗 맥날 휘슬러그림이 함께한다.

그림은 여인과 바다가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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