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는 나의 취향이 아닌가 보다.

나무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나무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는다.

차라리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산에 가서 그 곳의 나무를

찬찬히 보는 게 더 나겠구나 싶다.

야생화가 피고 지고 할 때 잠깐 눈을 돌려 나무를 보면

연두색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거리면 봄이 한창이구나 하다가

그 잎이 짙은 초록으로 변해가면 이제 여름이 오고 있구나.

그러다 잠시 잊고 있다가 가을이 오는 느낌이 들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간다.

이때부터 갈 때마다 나무들은 조금씩 모습이 달라진다.

이제 기다리면 된다.

찬란한 절정의 날을, 그리고 그날이 가고 나면 나무는 필요 없는 것들은  미련 없이 버린다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걸으면 이상해!

관목이나 돌이 모두 혼자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든 나무가 저 혼자다.

 

내 삶이 아직 환하던 때

세상은 온통 친구로 가득 찼었지.

지금 안개가 덮이니

아무도 보이질 않아.

 

피할 길 없이 나직하게

모두에게서 자기를 떼어놓는

어둠을 모르는 사람은

그 누구도 지혜롭지 못해.

 

안개 속에서 걸으면 이상해!

삶은 홀로 있는 일이네.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니

모든 사람이 저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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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 숨다 - 류 시화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 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 감을 두려워한다.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 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무를 수는 없는 것
시간이 지나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속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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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사진 속 수도원이 고적하여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흑백은 상상하게 만든다.

 그러나 가는 길 풍경은 칼라사진이라서 수도원사진과

 선명하게 대조된다.

 

 

 

 

 

 

 

 

 

사진들을 찬찬히 다시 본다.

저 거리, 저 햇살, 저 모퉁이를 기억한다.

시간 속에 붙어 있는 기억들이 걸어서 나온다.

시간은 언젠가 망각될 것이다.

 기억은 언젠가 시들해질 것이다.

어느 순간 그저 개략적인 인상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여행은 백일몽 같은 것.

그러나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미련이 많을수록,

번민이 깊을수록모질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

사진은 그날 움튼 미련과 번민의 자국들이다.   - 본문중에서

 

 

 

8등급 관리로 다니던 직장을 친척한테 600루블 유산을 상속받는

즉시 2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것도 안하고 지냈다.

지금 마흔 살이다. 책은 많이 읽었다.

1부는 자기생각을 주절주절 읊조린다.

2부는 직장생활과 동창생에 얽힌 이야기

첫 문장이 나는 아픈 인간이다로 시작된다.

 

 

 

 

 

 

 

 

 SF소설 

폐허의 도시에서 홀로 사는 여인이

어느날 에밀리라는 소녀를 부모에게서 강제로 떠맡게 되어 함께

생활하게 된다.

에밀리와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에밀리는 필요에 따라

가까이와 멀리를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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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이 도는 여름 - 이상국

 

 

역병이 도는 여름

이웃집 백일홍이 피자 동네가 환해졌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 다니든 말든

때가 되면 꽃은 사정없이 핀다.

 

꽃은 사람에게 겁먹지 않는다.

사랑하지도 않는다.

저 자신이 꽃일 뿐.

 

저들도 병들고 아플 때도 있겠지만

꽃은 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얼굴을 가리고

벌 받은 것처럼 조용한 여름

백일홍 꽃숭어리들이 바이러스처럼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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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막상 줄거리라도  대강 기억하고 있는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대사까지 기억할 수

책을 읽으면서 대사랑 장면이 매치가 안되니까 답답하다.

이 대사가 어떤 장면인지, 다시 영화를 보아야 하나

 

 

 

 

 

 

기억은 기록이 아닌 해석이다. 메멘토 2000

 

기회를 얻으려고 앞으로 나가면, 백인들은 항상 결승선을 앞으로 옮기네요.

 

차별과 평등은 달라. 당연하게 보면 바로 잡을 수 없어. 네가 옳은 행동을 하면,

너 옳은 거야.   히든 피겨스 2016

         

이 지긋지긋한 여름은 언제 끝나지? 영화라면 벌써 끝났을 텐데.

 따분한 여름은 금방 사라지고 곧바로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장면으로,

 정말 완벽할 텐데 말이야!   시네마 천국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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