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 오세영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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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향하여 -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未知修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 신년!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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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자극제 같아서 내가 가진 걸 흔들어 놓기만 하고,

또 어떤 책은 음식 같아서 그 물질이 나라는 물질 안에서

변한다. 내 고유의 본성은 거기서 말이나 생각의 형태들을

길어낼 것이다. 아니면 한정된 수단이나 이미 만들어진

대답을 길어내든지.

            “폴 발레리의 문장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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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呂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듯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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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좀 빌려줄래도 어린이자료실에 있었는데 

 이 책도 어린이자료실 신간코너에서 발견했다.

 어린이용이라서 설명은 간단명료하다.

15명의 여성예술가를 소개하는데 아는 이름는 몇명되지 않는다.

 미술관련된 책을 꽤나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다.

 그동안 한쪽으로  편식하고 있었구나.

 작품과 내용을 추가하여  어른용으로 나오면 좋겠다.

  도서관 가면  어린이자료실 신간코너도 가끔 들러야겠다.

 

 

 

 

이 시대 이야기를 하는데 느낌은

 예전 책을 재독하는 것 같다.

 

 

 철학책 읽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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