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혼자가 아니니라 - 신현림
그대 슬픔 한 드럼통 내가 받으리라
감미로울 때까지 마시리라 평화로운 우유가 되어
그대에게 흐르리라 또한 태풍같이 휘몰아쳐
그대 삼키는 고통의 식인종을 몰아내고
모든 먹고 사는 고뇌는 단순화시켜 게우리라
술에 찌든 그대 대신 내가 술마시고
기쁜 내 마음 안주로 놓으리라
그대 병든 살 병든 뼈 바람으로 소독하리라
추억의 금고에서 아픈 기억의 동전은 없애고 말리라
그대 가는 길과 길마다 길 닦는 롤러가 되어
저녁이 내리면 그대 가슴의 시를 읊고
그대 죽이는 공포나 절망을 향한
테러리스트가 되리라 신성한 연장이 되어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리라
하느님이 희망봉일 수 있다면
물고기가 되어 교회로 헤엄쳐 가리라 험한 물결
뛰어 넘으리라 간절히 축복을 빌리라
그대는 혼자가 아니리라
영원히 홀로치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