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미카의 거짓말
에미코 진 지음, 김나연 옮김 / 모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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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거짓말쟁이, 미카
부끄러운 진실보단 완벽한 거짓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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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미카의 삶은 그야말로 엉망이다. 연애는 최악으로 끝났고, 친구 집에 얹혀사는 신세. 직장에서는 또 해고당했다. 진지하게 심신 미약 상태에서 받은 한 통의 전화.

"저는 페니라고 하는데요. 페넬로페 켈빈이요. 제가 그쪽 딸인 것 같아요."
(24쪽)

열아홉 살에 낳은 후 입양 보낸 딸이었다. 내심 이런 순간이 오기를 바란 적도 있었다. 딸의 목소리를 듣게 될 날. 페니는 미카에 대해 알고 싶어 했고, 미카는 탁한 물에 천천히 가라앉는 돌멩이같은 삶 대신 이야기를 꾸며내며 자신을 더욱더 밝게 칠했다. 거짓말, 그게 딸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페니가 만나러 온다고 하기 전까지는. 미카는 거짓말을 현실로 만들기로 한다.

"그 애가 자기 친엄마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 난 그 애가 존경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195쪽)

거짓말로 쌓아 올린 완벽한 세상은 미카의 엄마가 나타나는 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진실과 거짓, 뭐가 더 나은 걸까. 부끄러운 진실보단 완벽한 거짓이 낫지 않은가? 미카는 잃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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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입양, 성폭력, 거짓말과 같은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재밌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수많은 사랑과 우정, 희망이 있다. 딸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읽다가, 또 나의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미카의 이야기에 몰입했다.

20년 전쯤 아기를 입양보낸다던 한 고등학생 엄마도 생각나고..... 그 아기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페니처럼 잘 자랐을까.

세상에, 토머스랑? 보수적인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달달한 흐름도 그들의 감정을 서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공감하면서, 마구 응원하게 된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진짜 원하던 삶을 되찾길. 소설 속 모두의 행복과 피터의 불행을 빈다.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본 듯하다. 500쪽이 훨씬 넘는 완벽한 거짓말은 책을 덮고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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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참 따뜻했고, 네가 나를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 나는 미안하다고 속삭였어. 너를 너무도 원했지만,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렇게 1분 정도 너를 꼭 안았던 것 같아. 그리고 보내줬어.
(11쪽)

미카는 다른 사람들과 페니를 공유하고 싶었다. 미카가 춤을 출 때 엄마가 느끼던 감정,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만든 사람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미친 충동이 아마 그런 것이었을까. 그 아이의 모든 것을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었던 걸까.
(169쪽)

딸은 엄마의 두 번째 기회가 아니다.
(509쪽)

#완벽한미카의거짓말
#에미코진
#모모

#2024_08_20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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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신기하고 볼수록 빠져드는 바다 탐험 엄청나게 신기하고 볼수록 빠져드는
에밀리 본 지음, 레이철 손더스 그림, 신인수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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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는 신개념 과학 사전
놀라운 지식이 가득한 신비로운 바다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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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과학 사전 [엄청나게 신기하고 볼수록 빠져드는] 시리즈. 우리 몸, 우주, 동물, 날씨에 이어 이번에는 바다로 탐험을 떠난다. 최신 과학 지식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말랑말랑한 글과 풍성한 일러스트로 풀어낸 책은 아이의 마음에도 쏙 들었나 보다. '낱말풀이'와 '찾아보기' 페이지까지 열심히 읽는다. 괴혈병, 블롭피시, 섬에 버리기, 컨테이너선, 플랑크톤.... 하나씩 읽고 모르는 단어는 책을 뒤적이며 다시 찾아보는 아이. 덕분에 엄마의 바다 관련 지식도 쑥쑥. '섬에 버리기'는 뭐지? 규칙을 어기는 해적이 받는 가장 흔한 벌은 무인도에 버리기였다고 한다. 먹을 것이나 물도 없이 사람을 내려놓고 그냥 떠나 버린다니, 정말 가혹한 벌이다.

황소상어는 이빨이 50줄이나 있다. 이빨에 뿌리가 없어서 날마다 몇 개씩 빠지는데, 이빨 하나가 빠지면 곧바로 안쪽에 있던 이빨이 앞으로 이동해 빈자리를 채운다. 안쪽에는 새로운 이빨이 또 자라고. 이빨이 약 3만 개나 난다니 너무 부럽다.

녹은 젤리처럼 흘러내린 얼굴에 넓적한 코, 작은 눈 덕분에 블롭피시는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물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블롭피시의 진실을 알게 된다면 못생겼다는 말은 취소해야만 한다. 놀려서 미안해.

아이의 눈이 가장 똥그래졌던 이야기는 '여자는 선원이 될 수 없었어요'. 8살 아이의 시선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긴하다. 약 100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가 선원이 되려면 남자로 변장해야만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해 가며 배를 탔던 대담한 여성들을 소개한다. 왜 여자는 선원이 될 수 없었어? 어떻게 남자로 변장했을까? 머리는 어떻게 했지? 앤 보니와 메리 리드는 해적이었대. 수염이 없는데 들키지 않았을까?

33.5미터 대왕고래, 9미터 거대태평양문어, 다리 길이 3.5미터 키다리게. 바다에서는 물이 몸을 지탱해 주기 때문에 육지에서보다 더 크게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육지에서는 자신의 무게에 몸이 뭉개져 버릴 거라고.

엄청나게 신기하고 볼수록 빠져드는 책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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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엄청나게신기하고볼수록빠져드는바다탐험
#어스본코리아

#바다탐험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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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스포츠 100가지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100가지
앨리스 제임스 외 지음, 페데리코 마리아니 외 그림, 송지혜 옮김, 마틴 폴리 외 감수, / 어스본코리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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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역사, 과학 지식까지
상식과 이슈를 넘나드는 흥미진진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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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과학>, <사회> 교과부터 최신 정보까지 담아낸 신개념 교양서,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100가지」 시리즈. 이번에 만난 주제는 '스포츠'다.

- 치타와 장애인 달리기 선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 패널티킥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 운동하는 동안 뇌에서 많이 분비되는 화학 물질은?
- 높이뛰기 선수들은 왜 배면 뛰기를 할까?
- 후지산에서 배드민턴을 치면 어떻게 될까?

스포츠에 관한 교과서 속 지식과 꼭 알아야 할 지식을 폭넓게 탐구할 수 있는 100가지 주제가 담겨 있다. 스포츠를 잘 몰라도,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덤덤하게 펼쳤다가 흥미진진한 내용에 푹 빠져서 한참을 봤다.

배드민턴 셔틀콕은 양쪽 날개의 깃털을 섞지 않고 반드시 한쪽 날개의 깃털만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똑바로 날아가지 않아서. 수영 선수 몸에 난 털은 방해가 되기 때문에 온몸의 털을 민다고 한다. 털 하나하나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니.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끝난 뒤 낡은 공은 야생 쥐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사용자의 움직임을 지도에 표시하는 스포츠 앱 때문에 일급 비밀 기지의 위치가 드러났던 아찔한 이야기, 트랙 사이클 선수들의 자전거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놀라운 이야기 등 몰랐던 스포츠 상식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하루에 한두 장씩, 궁금한 주제를 골라 읽다 보면 우리도 스포츠 똑똑박사!

#초등학생이알아야할스포츠100가지
#어스본코리아

#연못지기36기 #1차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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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문구의 비밀 난 책읽기가 좋아
길상효 지음, 심보영 그림 / 비룡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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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질 틈이 없는 담이의 필통
킥킥 웃음 나면서도 한없이 다정한 세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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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깊은 밤 필통 안에서>의 네 번째 이야기. 달빛문구의 비밀? 깊은 밤 필통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제목부터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킨다. 필통 속 연필들은 담이의 일기에 드러난 일만 알 수 있다. 궁금한 것들이 많지만 담이가 일기에 적지 않으면 연필들은 알 길이 없다. 마음을 담아 정성껏 일기를 쓰는 담이와 그 일기 한 줄에 울고 웃는 필통 안 친구들 모습이 사랑스럽다.

일기가 쓰고 싶어지는 동화. 연보라색 네모난 필통 안 친구들도 유정이의 이야기가 궁금하겠지. 매일 밤 필통 속은 시끌시끌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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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났다, 지우개

지우개 따먹기 대장인 민서가 담이와 소은이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전학 가기 전에 둘과 꼭 붙고 싶다고. 담이와 필통 속 친구들은 무슨 일이 생겨서 시합을 피하고 싶었다.

① 학교가 갑자기 임시 휴교를 한다.
② 민서가 배탈이 나서 결석한다.
③ 내가 배탈이 나서 결석한다.
④ ... 또 뭐가 있을까?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7전 17승 민서와 펼치는 지우개 따먹기 시합. 연필 친구들은 지우개를 지킬 수 있을까?

●연필 가는 데 지우개 간다

필통 속 친구들이 담이의 일기장을 보고 걱정하기 시작한다. 나도 똑 부러지고 싶다, 요즘 자다가 자꾸만 가위에 눌린다, 이제 나는 연필을 꺾을 거다. 심상치 않은 문장들 때문에 연필들은 필통이 열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담이가 우리를 꺾을 거라니.....

●달빛문구의 비밀

"어서 와. 달빛문구에 온 걸 환영해."

물방울 연필이 달빛문구의 커다란 연필꽂이에 담겼다. 온갖 학용품들이 주인을 기다리는 곳. 어리둥절한 물방울 연필이 잠들지 못하던 밤, 어둠 속에서 누군가 중얼거렸다. 두툼한 공책 한가운데에 꽁무니만 내놓은 채 끼어 있는 연필 한 자루였다. 잠을 잊은 두 연필은 어둠 속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꽁무니 연필이 백 년 가까이 써 온 장부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물방울 연필은 담이의 연필이 된다. 물방울 연필의 긴긴 이야기를 들은 담이 필통 속 친구들은 꽁무니 연필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어떤 연필도 백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장부를 쓸 수는 없다며. 생각할수록 귀신에 홀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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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추천합니다.

#달빛문구의비밀
#글_길상효
#그림_심보영
#비룡소

#깊은밤필통안에서 #북스타그램
#난책읽기가좋아 #연못지기35기 #6차도서

@birb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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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생이 많네 동시야 놀자 19
허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비룡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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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의 따뜻한 교감
그리고 엉뚱, 발랄, 상큼한 이야기!

아이가 좋아하는 동시야 놀자 시리즈. 이번 동시집은 제목부터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내가 고생이 많네. 시를 쓰는 아빠가 8살 늦둥이 딸 민재와 겪은 알콩달콩 재미난 일상을 동시에 담았다. 민재의 일기장을 살짝 들춰 보는 기분. 동시 옆 짧은 만화는 동시를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아이의 기분을 솔직하게 써내려간 동시와 찰떡같은 그림들은 2학기부터 그림일기를 쓰는 딸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평범한 일상도 사랑스럽게 바꿔주는 마법 같은 동시들은 넌지시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민재의 이야기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는 8살 친구의 시선으로 바라본 다양한 이야기들에 공감하면서 푹 빠져서 읽었다. 맞아, 맞아, 나도 그래. 나도 고생이 많네. 엄마에게도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의 일상은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다시 되돌릴 수 없고, 생각보다 짧고,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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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매하게 오지 마세요

아빠는 나랑 놀아 주고 싶기는 한 걸까?
늘 내가 기다리다 지쳐서
잠이 들려고 할 때 와서
수염 난 얼굴로 뽀뽀를 해서 잠을 깨운다
아빠랑 놀고는 싶지만 이미 잠이 잔뜩 와 있다

화난다
아빠는 민재가 보고 싶어 빨리 달려온 거라지만
너무 애매한 시간이다

아빠 제발
애매한 시간에 오지 마세요

#내가고생이많네
#시_허연
#그림_소복이
#비룡소

#동시야놀자 #연못지기35기 #5차도서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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