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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부탁해 - 2024년 제3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일공일삼 114
설상록 지음, 메 그림 / 비룡소 / 2025년 2월
평점 :
생명을 돌보고 키워내고, 잘 이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아이들의 웃음과 기대, 우정과 갈등이 버무려진 동화.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작가님이 실제로 교실에서 달걀 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경험들에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수는 멋진 배움의 기회'라는 사실. 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에는 병아리처럼 작고 여린 아이들을 용감하고 멋진 호랑이로 거듭나게 해줄 마법같은 힘이 있었다. 초등학생 어린이들에게 추천한다.
학교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한 장면을 매우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사회적 의미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가 가지는 이야기의 매력이 살아 있다. (심사위원_ 황선미, 김유진, 김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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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5학년 4반의 '달걀 부화 프로젝트'. 아이들은 정말 어미 닭이 된 것처럼 달걀을 보살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주와 수진이가 부화기 주변에 깨진 채 떨어져 있는 달걀을 발견하는데......
유력한 용의자는 검은 모자다.
"자자. 선생님 보고 집중해 보렴. 우리 중 누구든 '검은 모자'가 될 수 있단다. 우리 모두 다 실수할 수 있고, 알을 돌려 주다가 깰 수도 있어. 그럴 때 우리는 어떤 기분이 들까? 지금 우리가 슬픈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선생님은 알이 깨져서 슬퍼하는 것과 알을 깨고 사과하지 않고 도망친 검은 모자에게 화나는 감정을 구분했으면 좋겠어. 우리는 지금 슬퍼하는 걸까? 화를 내고 있는 걸까?" (54쪽)
선생님의 말에 화부터 내던 아이들은 검은 모자의 입장을 헤아리기 시작한다. 만약 나라면 선뜻 사과할 수 있었을까. 남은 알들을 온 마음을 다해 돌 본 끝에 세 마리의 병아리가 태어났고, 병아리들은 호랑이라고 불리며 하루가 다르게 자랐다. 이제 두 달 전 달걀 부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정해져 있던 '입양'의 시간이 다가왔다. 헤어짐은 슬프지만, 호랑이들이 조금 더 행복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 무거운 마음으로 완성한 홍보물과 입양 신청서가 학교 곳곳에 붙었다.
'호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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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에 "깨진 달걀보다 다친 네 마음이 더 걱정이야."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 목소리가 떠올랐다. (165쪽)
기분이 이상했다. 보이지 않는 친구의 마음은 알겠는데, 뭐라고 위로해 줘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럴 때 말하는 방법은 추리 소설이나 과학책보다는 사랑 이야기에 나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12쪽)
'같이 있으면 시간이 멈추는 사람.'
놀라운 광경을 봤을 때 시간이 멈춘 듯 느껴지는 것처럼 같이 있으면 너무 좋아서 시간이 멈추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별로 이상하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도 이상형이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120쪽)
#연못지기37기 #3차도서 #호랑이를부탁해 #비룡소
@birbirs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